22P by mokiman 2021-09-21 | favorite | 댓글 13개

최근 제 프로젝트가 스타트업이 되었고 저는 CEO의 역할을 맡을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제 팀원들에게 제가 좋은 CEO가 될 거라고 설득도 해야 돼요, 특히 제 비사회성때문에 팀원들은 그걸 엄청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좋은 학습 리소스 같은 게 있을까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때 저는 비추입니다. 일단 창업하신 회사의 규모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경험한 경우를 말씀드려 볼께요.

전 직원수20명 안밖이였고 개발팀은 앱개발자 포함 5명이 안되는 회사였습니다.
회사 대표님은 직접 개발도 참가하시고 창업할때 본인이 만든 사이트로 창업을 했구요.

개발팀에 팀장이 그만뒀고 대표님이 팀장겸 대표겸 모든걸 다 총괄했습니다. 채용부터 코드리뷰등등 모든것에 관여하였던 상황이였습니다.

회사 주사업이 쇼핑몰이다 보니 이벤트나 사이트 이슈가 생기면 즉각 대응이 많이 필요했고 야근과 철야등이 많았습니다. 본인은 대표이니 야근, 철야등을 해도 즐겁겠지만 직원 입장에서는 피곤한 상황이죠. 대표가 야근, 철야하는데 눈치보여서 퇴근도 못하고, 긴급 이벤트가 진행되서 디자인 수정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커밋수가 늘어나는데 왜 쓸데없는 커밋이 많아지냐고 딴지도 들어오고..

암튼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창업하시는 회사의 조직체계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직원입장에서는 대표가 코딩하고 관여하는게 편하지 않습니다. CEO의 역활만 하실수 있으면 추천하겠지만 개발에도 관여를 하셔야 하면 저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네요

그건 CEO를 하면 안좋은 이유가 아니라 좋은 이유인 것 같은데요...

직원 불편하게 하는게 CEO군요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7336637

도움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제 비사회성'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므로 팀장일 때의 비사회성과 CEO 일때의 비사회성을 동일시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으면 남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실리콘밸리 라는 외국 드라마도 추천드립니다. 얼떨결에 CEO가 된 개발자가 겪는 이런저런 사건이 나오는데, VC가 스타트업에 자기 사람을 꽂아넣는 등의 상황이 CEO 입장에서는 마냥 웃으면서 볼 순 없으실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실거예요.

조금 뜬금포이긴한데,
넷플릭스에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방법"이라는 독일 드라마가 생각 나네요 ㅎㅎ

무기명 사용자 간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을 만들던 고등학생이 모종의 이유로 다크웹의 마약 거래 사이트 사업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너디하던 친구가 사업을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꽤 유쾌하게 나옵니다 ㅎㅎ

https://leaddev.com/ 라는 사이트에 "엔지니어링 리더십"에 대한 좋은 글과 강연이 많더군요.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LeadDev/)도 있는데, 여러 회사의 리드급 개발자나 VP of engineering 들이 패널로 나와서 강연하거나 토론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와있습니다.

"CEO"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을 수는 있겠지만 기술역량을 지닌 리더로서 조직을 어떤 마음가짐과 방법으로 이끌지에 대한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본 영상 몇 개만 소개하면:
- Creating a career ladder for engineers: 개발자들의 커리어 사다리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운영하면 되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jA1Q94d2z10
- Building a successful and sustainable CI/CD pipeline: 지속적 통합/배포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구축하려면 툴이 아닌 아키텍처와 프로세스에 집중해야 하고, 조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해나가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9nIG-pFyQ_k

먼저 축하드립니다. 전 개발자분들이 CEO가 되는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적어주신대로 비사회성이 걱정되신다고 하면은 아마도 커뮤니케이션 쪽을 가장 신경쓰셔야 할 것 같은데요.

- CEO를 위한 운영 및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 https://news.hada.io/topic?id=1156

제가 위 글에 댓글에 간단히 번역을 해두었으니 참고하시고요.

CEO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게 중요합니다. "왜 이런 일을 하고 있고, 어디까지 했고, 앞으로 남은 일이 무엇인지" 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얘기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회사가 커지면 미션과 비젼이라는 거창한 것들을 만들고, 타운홀 미팅 부터 1:1 피드백 까지 여러 형태의 장치들을 만들게 되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직 초기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매일 오전 10분 티미팅" 처럼 가벼운 대화라도 꼭 진행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일리 스탠드업을 해야해" 라고 생각하면 부담스럽거든요.

CEO는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외로운 자리입니다. 회사가 나아갈 길을 결정하는 건 끝내 자신이에요. 남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들도 한번 후기들로 봐두시고요. 다른 창업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개발자가 창업할 때 유의해야 할 세 가지 https://news.hada.io/topic?id=3016
- Dribbble 을 공동창업하고 배운 것들 https://news.hada.io/topic?id=23
- 삼성출신 스타트업 대표가 12억 날리며 깨달은 것 https://news.hada.io/topic?id=3015
- 자체 음식 배달 서비스 Sprig의 실패 경험담 https://news.hada.io/topic?id=2364

앞으로 몇년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특히 투자 관련에 대해서 먼저 봐두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 첫 2년 반 동안 스타트업이 걸어야 할 여정 (요약 번역) https://news.hada.io/topic?id=1703
-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 유치 전략 [197p PDF] https://news.hada.io/topic?id=3798

개발자에서 CEO가 되면 아마도 CTO로서의 역할도 어느정도 같이 수행하게 되실거 같은데요. 아래 글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CTO/VPE 가 첫 90일동안 해야할 일 https://news.hada.io/topic?id=1686
- Director of Engineering 은 무슨 일을 하나요 ? https://news.hada.io/topic?id=2029
- 뉴욕타임즈 CTO의 4년 회고 https://news.hada.io/topic?id=2016
- Segment CTO의 "B2B제품을 판매하는 법" https://news.hada.io/topic?id=2104
- SaaS CTO 보안 체크리스트 [27p PDF] https://news.hada.io/topic?id=2509

추가로 읽어두면 좋은 것들
- Toil 없애기 - Toil 이란 무엇인가 https://news.hada.io/topic?id=388
- 좋은 회사 기술 블로그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https://news.hada.io/topic?id=1698
- 신규입사자를 잘 온보딩 시키는 방법 - How to onboard a new hire https://news.hada.io/topic?id=233

그리고, 자료로서만 본다면 YC쪽께 가장 도움되지 않을까 하네요.
한국어 자료는 이정도로 방대하게는 잘 없는거 같아요.
- YC의 미래 창업자를 위한 Startup School https://news.hada.io/topic?id=3128
- YCombinator Startup Library 2.0 https://news.hada.io/topic?id=2624

혹시 팀원들에게 제가 CEO로 적합하다는 것을 어떻게 설득할 지에 대한 조언도 구할 수 있을까요? 왜 개발자 출신 CEO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만드신 스타트업이 어떻게 시작했는 지를 잘 몰라서요.
왜 CEO가 되는 것을 설득을 해야하는 상황인지요? 공동으로 같이 시작하셨는데 그중에서 질문자분이 하기로 하신 걸까요? 서로 CEO를 맡고 싶어하는 상황인지 어떤지가 궁금하네요. CEO에 적합한 사람인지는 솔직히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얼마나 그 아이템이 대한 애정과 비젼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발자 출신 CEO를 선호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MVP를 만들고 하느라 정신없지만 서비스를 런칭하고 사용자가 늘고 커지다 보면, 그 이후에는 개발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예로, 처음에는 다른 레거시가 없이 뭔가를 만드니까 매우 빠르게 기능을 만들수 있어요. 근데 이게 제품화 되고 사용자 늘어나면 기능을 하나 추가할 때 마다 기존 것과의 연결 및 확장성등을 고려하면서 점점 기능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급하게 만드느라 가지게 되는 기술 부채도 있고요. 개발자들은 이걸 어느정도 이해하는데요.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는 CEO라면 그때부터 불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왜 예전처럼 빨리 개발을 못/안하지? 개발팀이 실력이 없나? 노는거 아냐?"

설마 이러겠어? 싶지만 정말 많이 일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품에 대해서 처음부터 기획하고 개발까지 해본 사람이 비젼을 가지고 회사를 창업하고 키워 나가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설마가 아니라 10에 9정도 회사는 레거시를 알지만 이해를 못해요

기술부채 들어봤지만 모르죠 그러면서 점점 해당이슈가 언급되면 모르는 C 계열에서 나는 잘몰라 알고 싶지도 안아 그냥 해결해줘 라는 말을 반복하죠 본인이 C급임에도 불구하고요

그러인해 삐걱거리는 회사가 많으니 저는 개발출신이 CEO로 되면 뭐든지 승산이 많이 있다고 보고 사업 달릴 준비 중입니다.

권한 인계, 자유, 책임 이 3가지만 잘하면 누구나 좋은 CEO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초기 CEO들은 초반에 자기가 모두 핸들링 하려 하는데요 특히 이것만 조심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권한 인계를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잘 읽고 숙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