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사람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일은 거절당할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의도적이고 인간적인 연결을 시작하는 가장 작은 행동이 될 수 있음
- 1971년 Ray Tomlinson의 첫 컴퓨터 간 이메일 이후 54년이 지난 지금도, 이메일은 소셜 플랫폼보다 지속성과 이동성이 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남아 있음
- 즉시 응답을 요구하는 메시징과 달리 이메일은 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각자의 시간에 생각을 다듬을 수 있어 대화가 깊어질 여지가 있음
- 지난 1년 동안 작가는 작가, 개발자, 블로거, 예술가, 사상가, 개인 웹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모두가 답한 것은 아니지만 받은편지함을 기대하게 될 만큼 많은 답장을 받음
- 좋은 낯선 이메일은 상대의 작업을 읽고 구체적으로 반응하는 데서 시작하며, 요구보다 호기심을 앞세우고 답이 없어도 자신의 가치와 연결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함
이메일을 보내기 전의 두려움
- 처음 낯선 사람에게 메일을 보냈을 때, 보내기(Send) 버튼 위에서 커서가 5분간 머물렀음
- 망설임의 이유는 상대의 시간을 빼앗는다는 부담, 질문이 어리석을지 모른다는 걱정 등이며, 결국 "나는 충분하지 않다"는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짐
- 거절이 두려워 먼저 스스로를 거절하면, 실제로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끝내 알 수 없음
- 두려움의 핵심은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는 공포스러운 미지(terrifying unknown)
이메일: 오래된 매체가 주는 안정감
- 이메일은 스마트폰, 하이퍼링크, 인터넷보다 더 오래 자리 잡은 매체임
- Tim Berners-Lee가 월드 와이드 웹을 구상하던 시기에 이미 프로그래머들은 서로 메일을 주고받음
- Ray Tomlinson이 1971년 한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첫 이메일을 보냈고, 발신자와 호스트를 구분하기 위해 @ 기호를 선택함
- 린디 효과(Lindy's law): 어떤 것의 미래 수명은 현재 나이에 비례하며, 오래 지속된 것일수록 더 오래 간다는 이론
-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빠르게 흥망하지만 이메일은 우편·인쇄된 책처럼 지속됨
- 공통된 특성은 덧없는 세상 속의 영속성(permanence)
- 편지는 서랍에 넣어 수십 년 뒤 다시 발견할 수 있고, 책은 저자보다 수백 년 더 살아남으며, 이메일은 보관·검색·소장 가능
- 유연성: 책은 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편지는 지구 가장 먼 곳까지 보낼 수 있으며, 이메일은 누구에게나 보낼 수 있음
- 떠날 때 모든 것을 가져가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으며, 이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불가능함
인간의 속도로 이뤄지는 소통
- 즉각성의 시대에 속하지만, 이메일을 다루는 방식은 영원한 지금(perpetual now) 의 조건을 따르지 않아도 됨
- 할 말이 있을 때 작성하고, 생각할 여유가 있을 때 답하는 인간의 시간(human time) 방식 가능
- 타이핑 표시나 읽음 확인이 주는 압박과 달리, 이메일은 생각이 머무를 수 있게 하여 초안 작성·재고·다듬기가 가능함
- 이로 인해 흩어지지 않고 깊어지는 대화가 만들어짐
- 지난 1년간 작가·개발자·블로거·예술가·사상가 등 수많은 이에게 메일을 보냈고,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이가 답장함
- 처음으로 받은 편지함(inbox) 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대하게 됨
왜 망설이는가
- 환영받을지 무시당할지 모른 채 메일을 보내는 일에는 취약함이 따르며, 청하지 않은 연락은 환영받지 못한다고 길들여져 옴
- 그러나 스팸과 진정한 노력(genuine effort) 은 다름
- 상대의 작업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것을 나누거나 물을 때는 침범이 아니라 인간적인 행동임
- 최악의 결과는 답장이 없는 것이며, 그 침묵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음
- 상대가 바쁘거나, 메일을 쉬고 있거나, 새로운 사람을 맞을 상황이 아닐 수 있음
낯선 이에게 메일 보내기 — 원칙
- 규칙이 아닌 원칙이며, 저자가 저지른 실수에서 비롯된 조언들임
- 친구로 여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연락하지 않기
- 상대에게 웹상의 공간이 있다면 둘러보고, 그가 누구인지·무엇에 관심 있는지·공통 관심사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 이는 주의를 기울이고 신경 썼음을 보여줌
- 나만큼 상대에 대한 것이 되도록 하기
- 좋은 대화 상대로 여겨지는 것은 사려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잘 듣고, 사소한 디테일에 주목하는 데서 비롯됨
- 간결하되 무뚝뚝해지지 않기
- 1600년대 후반 Blaise Pascal이 "시간이 없어 더 짧게 쓰지 못해 평소보다 길어졌다"고 편지를 맺은 것처럼은 하지 말 것
-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기
- 관련 질문에 대한 답, RSS 피드 링크, 88x31 버튼, 교환 등은 괜찮음
- 다만 상대가 환영하지 않는 한 직업적·상업적 요청은 피하고, 좋아서 하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
- 인내와 품위(patience and grace) 를 갖추면 상대가 말은 없어도 고마워함
- 제목 줄(subject lines) 은 생각보다 중요하며, 일반적인 표현을 피하고 열어볼 이유를 줄 것
메일 보낼 사람을 찾는 방법
- 글 저자의 받은 편지함(
hi@zacharykai.net)은 여러분의 첫 시도 공간으로 열려 있음 - Derek Sivers 는 자기소개를 받을 수 있도록 받은 편지함을 열어둠
- Indieweb 과 32-Bit Café 는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의 링크를 찾을 수 있는 곳
- Manu Moreale의 People & Blogs 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운영하며, 자신의 사이트에 글을 쓰는 사람들을 인터뷰함
- 많은 이가 공개 이메일을 열어둠
- 인터넷을 둘러보며 마주치는 사람을 의도적으로 살피기
소셜 미디어와 다른 경험
- 소셜 미디어의 소용돌이에서 온 사람에게는 다르게 느껴지지만, 적응이 필요할 뿐 나쁜 것은 아님
- 이메일은 알고리듬이 아닌 의도(intention) 로 시작되기에 더 풍부하게 느껴짐
- 플랫폼이 추천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공명했기에 서로를 선택함
- 이 연결은 우리가 통제하는 공간에 존재함
- Ava's Blog의 Ava는 "some things to (un)learn" 글에서 소셜 미디어가 부과하는 규범과 시적인 웹(poetic web)의 다른 기대를 다룸
- Ava "여기서 이메일은 낡거나 너무 격식 있는 것이 아니며 메시지처럼 써도 되고, 사람들은 이메일 받기를 좋아함"
마무리
- 글 작성 시점 기준 168번의 시도 후에도 새로운 사람에게 메일 보내기 전엔 여전히 긴장됨
- "이 사람을 내 생각으로 귀찮게 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목소리가 계속 따라옴
- 가장 큰 기쁨은 가장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며, 연결된 듯하면서도 단절된 세상에서 친구를 의도적으로 찾는 일이 더욱 필요함
- 이메일이 우리를 구원하거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지만, 거기 있으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음
-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을 한 사람을 찾아, 답을 원하는 질문을 하고, 보내기를 누를 것
- 최악은 침묵, 최선은 모든 것(every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