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P by GN⁺ 2일전 | ★ favorite | 댓글 3개
  • 오늘의 시대정신(zeitgeist) 을 사람의 관점에서 성찰하며, 개인·소규모·대규모·거대 시스템으로 나뉜 사회적 상호작용의 4단계를 제시함
  • 소규모 조직은 던바 수 이내에서 정서 충족과 영향력 체감을 제공하지만, 경제적 규모의 한계로 대규모 조직에 경쟁에서 밀릴 위험이 큼
  • 대규모 조직은 규모의 경제와 시스템 영향력은 크지만, 비인격적 상호작용과 낮은 개인 영향성으로 정서적 만족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음
  • 현대의 시스템·인센티브·기술은 개인을 약간, 대규모 조직을 크게 강화하는 대신 소규모 조직의 사회적 생태계 내 비중 축소를 초래했다는 가설을 제시함
  • 해결의 단초로 새로운 풀뿌리 공동체의 비경제적 가치와 매개 기능을 재조명하고, 이를 대규모화할 때의 트레이드오프를 더 자각하자고 제안

개요

  • 글의 동기는 저자의 최근 메타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에서 촉발된 관찰임
    • 24시간 내 소규모 협업 수학 프로젝트들의 활발한 커뮤니티를 다수 확인했고, 관련 목록이 MathOverflow 에 정리됨
    • 그러나 글의 관점은 수학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사회 관찰임

사회적 상호작용의 4단계 구분

  • 인간 사회를 대략적으로 네 가지 규모의 상호작용으로 생각할 수 있음
    • 1) 개인
    • 2) 소규모 조직화된 인간 그룹(가족, 친구, 지역 종교·사회단체, 동호회, 소상공인·비영리, 애드혹 협업, 소규모 온라인 커뮤니티)
    • 3) 대규모 조직화된 인간 그룹(대기업·정부·국제기구·프로 구단·대형 정당·대형 소셜미디어)
    • 4) 거대 복합 시스템(세계경제·환경·지정학·대중문화와 "바이럴"주제·과학과 기술의 집합 상태)
  • 큰 조직의 지원 없이 개인 인간은 상당히 원시적인 수준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픽션에서 묘사되는 바임
  • 소규모와 대규모 조직 모두 규모의 경제와 분업을 통해 현대 세계에서 당연시되는 대부분의 물질적 편의를 제공
    • 풍부한 식량, 전력 접근, 깨끗한 물, 인터넷; 저렴하고 안전하며 저렴한 장거리 여행 등
  • 또한 이러한 그룹을 통해서만 인간이 속한 가장 큰 규모의 시스템과 의미 있게 상호작용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소규모 조직의 기능과 역학

  • 소규모 조직은 일정한 규모의 경제를 제공하면서, 던바 수 이하의 친밀성으로 정서적 필요영향력 체감을 충족함
    • 그 역학은 극도로 건강한 것부터 극도로 역기능적이고 독성적인 것까지 다양하지만, 문제가 있으면 개인의 변화 시도탈퇴가 상대적으로 가능함
    • 개인은 조직 방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느끼기 쉬움

대규모 조직의 기능과 한계

  • 대규모 조직은 더 큰 규모의 경제시스템 영향력을 보유해 소규모 조직이 제공하는 경제적 상품을 능가할 수 있음
    • 또한 평균적인 개인이나 소규모 조직보다 글로벌 시스템에 더 큰 영향을 미침
    • 반면 사회적·감정적 서비스는 덜 만족스럽고 진정성이 떨어짐
    • 개인이 극도로 부유하거나 잘 연결되거나 인기 있지 않다면, 소규모 조직을 중개자로 삼지 않는 한 대규모 조직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음
    • 특히 대규모 조직이 역기능적일 때 그 과정을 수정하는 것은 극도로 좌절스러운 작업이며, 조직이 매우 크면 탈출 비용이 크고, 교정하는 것도 어려움

현대의 불균형 가설

  • 내 잠정적 이론은
    • 현대 세계의 시스템·인센티브·기술개인을 약간 강화하고 대규모 조직을 대대적으로 강화했지만,
    • 소규모 조직의 비용으로 인해 인간 사회 생태계에서 그 역할이 크게 축소되었음
  • 이 불균형 시스템은 상당한 물질적 편의를 제공하지만 (분배가 불평등하더라도) 제한된 주체성 감각을 주며,
    • 개인 수준에서 연결감 상실, 소외감, 고독감, 미래 사건에 영향을 미치거나 주요 도전에 대처할 능력에 대한 냉소주의나 비관주의를 초래
  • 예외적으로는 부유하거나 영향력 있게 되기 위한 무자비한 경쟁을 통해 개인으로서 소규모나 대규모 조직에 필적하는 지위를 얻고자 하는 경향이 생김
  • 대규모 조직은 소규모 커뮤니티의 공백을 메우기 시작했지만, 본질적으로 비인간적인 특성으로 인해
    • 만들어진 사회적·감정적 상품을 제공하며, 이는 더 영양가 있는 음식에 비해 고도로 가공된 "정크 푸드"에 비유될 수 있음(정통적 공동체 경험의 저영양 버전)
    • 특히 고급 알고리즘과 AI의 현대 시대에서 이러한 추세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음

논쟁의 전형적 프레이밍과 누락 지점

  • 현재 사회 문제에 대한 많은 논의는 다음과 같이 프레임 됨
    • 대규모 조직 간의 갈등 (예: 반대 정당, 또는 조직에 필적하는 지위를 가진 극도로 강력하거나 부유한 개인)
    • 대규모 조직과 평균 개인 간의 갈등
    • 또는 전통적 소규모 조직이 이전 역할을 회복하는 전통 시대에 대한 동경
  • 이러한 프레임은 유효하지만, 우리는 개인에게 "부드러운" 이점 (예: 목적 의식과 소속감)을 제공하고 대규모 조직 및 시스템과 의미 있게 연결하는 방법으로서 신흥 풀뿌리 조직이 수행하는 가치 있는 (보통 비경제적) 역할을 더 강조할 수 있음
  • 또한 이러한 조직을 더 큰 조직으로 전환하거나 (또는 더 큰 조직의 구성 요소로 흡수할 때)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있는지 더 인식해야 함

결론적 제안

  • 소규모 조직의 축소는 물질적 편익의 확대와 맞바꾼 사회적 생태 불균형
  • 풀뿌리 공동체의 재강조대형화의 비용 인식을 통해 개인의 에이전시 회복과 사회적 연결성 보강을 도모할 것을 제안

미국식 개인주의가 마치 이상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가족 사이 외엔 일절 주고 받는게 없어져 가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한국은 아직까진 이런저런 교류와 만남 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최근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것을 자기 나름의 이론과 함께 이야기해 주는 것이 반갑네요.

Hacker News 의견
  • 굉장히 좋은 글이라는 인상임, 많은 생각을 하게 함, 적극 추천함
    미국 연방정부가 과거에 민간 조직이 지나치게 강력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이 있었음
    예를 들어 Bell System의 해체로 인해 지역 기반 통신망이 만들어졌었음
    은행은 주경계를 넘을 수 없어서 금융 시스템이 인간 단위로 분산되어 있었음
    은행이 위험한 사업 진출을 금지당해서 체계가 분할되어 있었음
    독점 또는 과점이 단속되어 산업 전반에 집중도가 낮아졌었음
    이처럼 일상적으로 접하는 조직들이 더 작고, 더 지역적이며, 경쟁 상황에 노출되어 있었고, 전국 단위로 경제적·정치적 권력을 행사하기 어려웠음
    요즘은 권력과 자원이 훨씬 더 집중되어 있는 느낌임

    • 과거 미국 정부가 민간 조직의 파워 집중을 막으려 노력했다는 건 인정하지만, 사실상 정부 자체도 거대한 조직임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함
      결국 국가가 다른 조직을 다루는 제일 큰 조직이 되는 구조임
      물론 민주주의 국가는 민간 조직과 달리 정당성을 갖지만, 지금처럼 미국에서 극도로 정치적으로 양분된 상황에선 국가도 절반의 국민에게 대립 구도가 되기도 함
      그래서 "반독점" 프레임에만 집착하는 것은 이 문제를 너무 단순화하는 것이라 생각함
      현실적으로 소규모 자생단체, 즉 풀뿌리 조직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도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봄
      국가가 민간을 통제해야 한다고 믿더라도 어떻게 더 많은 풀뿌리 조직화가 가능해질지 고민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봄

    • 지금 정부들이 거대 기업이나 독점을 더 이상 막으려 하지 않는 이유는 세계화 때문이라고 생각함
      한 국가가 자국의 독점기업을 무너뜨리면, 그로 인해 다른 국가의 독점이나 글로벌 메가기업이 더 강력해질 수 있음
      그래서 '이 독점이 싫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소속'이라는 마음가짐이 생긴다고 봄

    • 만약 Google이 Waymo 같은 프로젝트에 수십억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Apple이 TSMC의 차세대 노드 생산능력을 한 번에 사들이지 못했다면 TSMC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지, 오늘날처럼 100억 파라미터 이상의 LLM이 존재할 수 있었을지 궁금함
      이렇게 집중된 자원 덕분에 수년 또는 수십년 후의 수익을 위한 프로젝트가 가능해짐
      Bell Labs나 PARC에서 나온 기술들도 결국 이런 자원의 집중이 뒷받침됐다는 점에서, 작은 기업만을 옹호하면 오히려 단기적 시야에 갇힐 위험이 있다고 생각함
      요즘 스타트업들도 결국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으로 투자받는 구조임

    • 요즘 정부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느낌임
      소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이나 대형 기업들처럼 큰 보조금을 얻을 수 없음
      특히 코로나 시기엔 대기업은 영업 가능했지만 소기업은 영업이 안 되어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매우 혹독한 시간이었음

    • 반독점과 공정거래법이 중요하긴 하지만, 1970년대 이후 등장한 "스타트업"이 독점 기업과 경쟁하기 어렵게 만든 사례는 실제로 별로 없는 것 같음
      비교적 최근 시도의 '약탈적 인수' 차단 등은 크고 작은 기업 균형을 위한 정책이라고 볼 수는 있으나, 그로 인해 신생 기업 생태계가 정말 위축됐는지는 의문임
      오히려 핵심 플랫폼 유지에 소수(2~3개) 대기업이 있는 게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고, 중요한 것은 소규모 집단이 창업 또는 스타트업을 세우고 뛰어들 동기가 유지되는 것임
      경제적 측면에서는 현재 구조가 꽤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예외적으로 창업자 개인만 인수되는 최근 트렌드는 스타트업 생태계엔 위협임
      한편, 정치적 "스타트업" 즉 새로운 정책 지향 조직이나 신생 정당의 자유는 최근 1~2년 동안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느낌

  • 내 경험과도 딱 들어맞는 이야기임
    우리 아이가 다니던 협동 조합형 어린이집은 작년에 망했고, 기존 어린이집도 사모펀드에 인수되어 고전 중임
    이웃들에 따르면 고학년까지가야 자원봉사도 점점 줄어듦
    어린 시절엔 시민 센터 역할하던 프리메이슨, 스카우트, 4H, YMCA/YWCA, 볼링장, 스케이트장 같은 기관들도 예전만 못함
    내 생각에, 경제가 좋을 땐 소규모 조직이 생기는데 이는 사람들 여유 시간과 미래에 대한 안도감에서 비롯됨
    조직이란 어차피 다 작게 시작하니까
    하지만 힘든 시기에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게 소규모 조직임
    규모의 경제와 자본이 부족해서 버티지 못함
    코로나 이후로는 '희소성의 시대'가 되어 많은 소규모 조직이 사라지거나 축소됐음
    재밌게도 대형 조직은 힘든 시기엔 비효율적으로 변하지만, 자본이 넉넉해서 망하지 않음
    빅테크나 1970년대 미국 자동차 업계처럼
    그리고 다음 확장기에 신생기업에 경쟁력을 뺏기고, 경기침체가 오면 기존 대형 조직이 망하고 신생 조직이 덩치가 커짐

    • 사실 자원봉사 조직의 쇠퇴는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된 일임
      "Bowling Alone"이라는 책이 2000년에 이 변화를 이미 기록함
      이 트렌드는 지역 경기 상황의 등락과는 별개로 오래 유지됐음
      최근 미국의 2023~2025년을 '희소함의 시대'로 보는 것은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생각함
      오히려 사회가 부유할수록 개인주의적이고 분리되며,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제공해서 소규모 조직이 인재를 유치하기 힘들어졌다는 더 강력한 주장이 가능하다고 봄

    • 자원봉사와 시민참여가 사라진 큰 원인은 맞벌이 가구가 기본이 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함
      가족이 주 40~50시간 근무하는 것과 80~100시간(통근 포함) 일하는 것은 여유 시간에서 큰 차이가 있음

    • 코로나 전후 4년 동안 자원봉사 기회를 많이 찾았지만 실제로 활성화된 곳이 거의 없었음
      실제로 돈만 필요한 곳(또는 돈만 원하는) 느낌이었고, 몇몇 단체들은 아예 연락이나 안내 자체가 없었음
      프리메이슨은 도대체 뭘 하는 조직인지 모르겠고, 외부에 공개적으로 모집하지도 않음
      스카우트는 아이가 없어서 봉사 자체가 어렵고, 아이가 없는 상태로 활동하는 것도 이상한 느낌임
      YMCA/YWCA는 기업화된 느낌이고 자원봉사 모집이 안 보임
      코딩 교육 봉사는 연락하면 대출 마케팅만 받거나 드물게 연 2회 이벤트 안내만 받게 됨
      결국 내 경험상 제대로 참여할 수 있었던 건 실제 훈련이 필요한 EMS/소방/스키 패트롤 쪽이었음
      이런 곳은 기술만 있으면 확실하게 인력 모집하고 적극적임

    •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맥락에서 질문하고 싶음

      1. 소셜미디어가 시간 소모로 기여한 감소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2. 정치적 양극화가 중립적 공간까지 잠식하여 시민 조직 쇠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내 주변에서는 오히려 코로나 이후 정교회가 급성장하는 특이한 케이스도 있음
        개신교 쪽은 오히려 조직다운 조직이 사라진 듯하고, 내 지역 교회 성도의 1/3은 그리스계가 아닌 일반 미국인임
        서비스는 고대 그리스어로 1.5~2시간 진행되어도 다들 익숙해함
    • '경기가 나쁠 때 소규모 조직이 먼저 망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문임
      어려운 시기일수록 인간은 작은 지역사회적 집단을 더 많이 형성한다는 역사적 예도 많음
      자원봉사 감소는 평생 줄어들었음(좋은 시기나 나쁜 시기나 상관없이)
      우리 사회의 어떤 근본적인 힘이 이런 공동체주의를 파괴하는 중임

  • 소규모 조직은 주로 자원봉사로 존속이 가능함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봐도 실제 자원봉사는 전업주부에 의해 이뤄짐
    맞벌이 가구가 보편화되면서 작은 조직이 쇠퇴했고, 대형 조직이 그 빈자리를 좀 더 비효율적이지만 '시장 친화적' 방식으로 채우는 구조가 됐음

    • 20년 넘게 관찰한 바로는, 자원봉사는 은퇴자·자산가·취업이 불안정한 사람·전업주부가 주로 맡음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근로자(전일제)는 그런 일을 할 여유가 없음
      예전에는 전업주부의 덕분에 일하는 부모가 여유롭게 참여 가능했던 구조였던 듯
      내 생각엔 이 구조에 근본적 결함이 있었고, "Bowling Alone"에서 지적한 것처럼 1950년대 말~60년대 초가 변곡점 같음
      35~45년생 세대의 문화가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달라지면서 퍼졌다고 봄

    • 실리콘밸리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임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미래에, 사람들이 남는 여가 시간에 뭘 하게 될지에 대한 힌트가 될 만한 현상임

    • '시장 친화적 상품(product)'이 뭔지 궁금함

  • 1800년대 초 알렉시 드 토크빌이 미국의 번영 비결로 소규모 조직/협회를 꼽았음
    "민주국가에서 연합의 기술은 모든 과학의 어머니다. 모든 다른 분야의 진보는 이것에 달려 있다"
    관련 링크

    • 아주 적절한 연결임
      벤 프랭클린도 당시 소규모 풀뿌리 조직의 형성과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 기억함

    • 토크빌이 각 도시에 자체 지역 신문이 있는 점도 언급했었는데, 이제는 상업적 대중 미디어로 완전히 대체됐다고 느낌

    • 이 글을 읽자마자 토크빌이 떠올랐음

  • 이런 변화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는지 궁금함
    슬랙 커뮤니티, 서브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금 더 쉽게 만들고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느낌
    현실에서도 내가 사는 곳엔 다양한 지역 단체, 시의회, 학교 단체, 이민자 권익 옹호 모임, YIMBY/반YIMBY, PTA, 노숙자 지원 단체 등등이 많음
    대부분 같은 정치적 스펙트럼(내 경우엔 진보)에 있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 충돌/비판이 많고, '진보' 자체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어서 완전히 통일된 무언가는 아님

    • 내 생각엔 Tao가 말한 것은 소규모 조직 역할을 예전엔 작은 지역 커뮤니티가 했다면, 지금은 Discord, Slack, Twitter, Snapchat, YouTube, Fortnite, Roblox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임

    •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커뮤니티는 본질적으로 다름
      온라인 커뮤니티는 만들기도, 없애기도 쉬워서 안정성이 약하고 쉽게 쪼개지거나 극단화 쪽으로 갈 수 있음
      반면 PTA 등 오프라인 단체는 구성원이 분명하고 쉽게 분열하지도 않으며, 서로 타협하며 협력할 수밖에 없는 점에서 '끈끈함'이 강함
      쉬운 참여/탈퇴, 분열의 허들이 낮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초특정 소모임이 나오고 이것이 극단화/타인 비인간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함

    • 나도 시드니(호주)에 살고 있고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 단체나 커뮤니티가 충분히 많음
      이 글에서 언급된 현상이 테리(저자)가 캘리포니아에 사는 경험에 기반한 것 아닌지 궁금함

    • Tao의 글은 "던바의 수가 흥미롭지 않아?"라는 요약이 제일 호의적임
      본질적으로 "어른이 되어 친구 만들기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함
      특히 전공이 이론수학 같은 비주류거나, 자유주의 성향이면 더 그렇다고 느껴질 수도 있음

  • 저자는 기술 등 통제 불가한 요인들이 개인·대형 조직에 힘을 주되, 소규모 조직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준다는 인과관계를 근거 없이 전제한다고 봄
    '권력'이란 것이 진짜 제로섬 파이처럼 분배되는 건지도 의문임
    예를 들어 사막 등 누군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곳에서는, 언제든 새로운 힘을 가진 조직이 생길 수 있음
    더 단순한 설명은, 조직(특히 규모 크고 오래된)은 기본적으로 권력 방어 및 확장 성향이 있다는 점임
    미국은 이런 대형 권력에 대한 견제(부와 자유를 위한 것)를 중요시했으나 이제는 명목만 남기고 실질적으로 포기했다고 생각함
    모든 조직(정부·민간 포함)이 지역적으로 최적 의사결정하다 보면 사회 전체가 서서히 쇠퇴할 수 있음

    • 한편으론 사유재산권·자유시장 얘기하면서, 동시에 민간 조직의 힘을 견제(주체가 정부겠지?)하자는 게 모순 아닌지 의문임

    • 권력이란 진짜 제로섬임
      위계적 사회에서는 집중할 수 있고, 평평한 조직에서는 희석시킬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정된 권력이기 때문임

    • 기업이 사막에 진출할 수 있다는 예는 이미 확장할 사막이 남아있을 때만 가능함
      마르크스는 자본이 확장 공간이 한계에 달하면 자기자신을 잠식한다고 설명함
      정치적 원인 대신 시스템 자체가 지수적 성장을 요구하다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혀 발생한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러움

    • Tao가 '제로섬 게임'이라고 명시한 건 솔직히 찾지 못함
      Tao가 '기술·경제 발전이 현재 대형 조직의 파워를 과거 대비 훨씬 키웠다'는 기술결정론적 주장에 가까운 것 같음
      선사시대엔 집단 최대 크기가 50명 등 사례를 떠올리면, 이 논리가 일정 부분은 맞다고 봄
      오히려 원글 댓글이 Tao의 글을 자신의 관점에 맞춰 각색한 것 아닐까 생각함

  • Terry가 Roald Coase(20세기 중반) 이론을 참고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음
    왜 '회사'라는 형태의 조직이 있는가, 왜 시장이 아니라 고용을 선호하는가를 설명함
    계약 비용과 내부 관리 비용 사이에서 기업의 최적 규모가 결정됨
    그런데 내 생각엔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서 이 공식이 완전히 뒤집힌다고 생각함
    업무 프로세스를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해 고용 비용을 더 낮추면 대기업 구조에 더 유리해짐
    하지만 모든 직원이 소프트웨어에 능통해진다면 오히려 소기업이 대기업을 압도할 여지가 있다고 기대함

    • Coase는 '신제도경제학'의 창시자 중 한 명임
      Terry가 거의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듯함
      North, Wallis, Weingast의 "Violence and Social Orders"도 이 글과 연결되는 듯해서 나와 관점이 통한다고 느껴짐
      혹시 당신의 미완성 대작 요약본도 읽어보고 싶음

    • 흥미로운 개념적 연결이라고 생각함

  • 오늘 읽은 글 중 최고라고 생각함

  1. 소규모 조직은 개인주의화와 대형 조직화로 점점 자리를 잃음
  2. 그 결과 싸고 편한 상품엔 만족하지만, 의미 상실·비차별적 느낌이 강해짐
  3. Tao도 우리 모두가 풀뿌리 그룹에 참여하거나 만드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고 봄
  • "Tribe"라는 책이 이 주제를 잘 다룸
    인간은 커뮤니티 안에서 일정한 지위나 역할(예: 재무담당 등)이 있을 때 더 잘 산다는 근본적 진리를 설파함
    나도 게임 개발 그룹, 단골 바 같은 작은 조직에 속해 있긴 하지만, 그 외엔 확실하게 속한 소규모 조직이 없음
    오래 교회도 안 가지만, 교회가 주는 진짜 의미는 신 앞에서 출석 체크 때문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어울리는 소속감임
    역사적으로도 평생 한 지역에서 살면서 자연스레 지역 그룹에 속하는 게 일반적이었음
    지금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않음

    • 최근에 Sebastian Junger의 Tribe를 읽었는데, 참 좋은 책임

    • 로버트 의사규정(Robert’s Rules of Order) 1판이 나온 이후 미국에서 이런 소규모 조직이 폭발적으로 증가함
      이와 함께 노동조합, 민권 등 풀뿌리 민주주의가 성장했지만, 이후 주요 제도(노조가 건강보험 제공 금지 등)와 강력한 규제, 언론 통합 등 권력 집중이 의도적으로 이뤄진 것 같음
      개개인을 고립시키고, 공동체를 약화·파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함
      노동 유연화, 중소도시 및 소상공인 몰락, 인터넷 중심 사회 구조가 의도적으로 조장됐다 여겨짐
      미디어 통합·정부 결탁도 이 현상과 맞물려 간주함
      이는 흑인/소수자 등 약자의 공동체가 파괴되는 현상을 불러왔음
      결국 고립된 개인이 스크린을 통해서만 소통·명령을 받고, 심지어 이 대화조차 감시당할 수 있음
      언젠가 교회 등도 집중 통합해서 공격할 거라고 우려함

  •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함
    Amazon처럼 수많은 소상공인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되었고, 20년 전만 해도 월마트/베스트바이에서만 살 수 있던 맞춤형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음
    YouTube 같은 곳에선 수많은 소규모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예전에 없던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음
    전에도 대형 조직이 유통은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소영 조직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졌다고 느낄 수 있음

    • 유튜브의 '소규모' 창작자들을 많이 본다 해도 실제로 이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것도 아님
      Tao가 말한 '던바 숫자' 기준으론, 구독자 150명 미만의 진짜 밀착 소모임이 얼마나 될지 의문임
      예전엔 직접 만나서 작은 동호회로 모여야 했으니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음
      유튜브는 본질적으로 이전과에 다른 종류의 장임
      다만, 소셜미디어가 Discord/그룹챗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다시 작은 모임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함

    • 그런 소상공인은 대형 플랫폼(아마존 등)에 잘 통합되어 협력하기 때문에 Tao가 지칭한 '소규모 독립조직'과는 본질적으로 다름

    • 2차 세계대전 이후 대형 조직의 권력이 상대적으로 더 커진 것은 객관적 지표로도 확인 가능함
      예: 정부/기업 규모, 산업 내 집중, 상위 대기업이 차지하는 주식시장 비중, 소득·자산 불평등 심화 등
      만약 '대형 조직과 소규모 조직의 권력 역전' 이슈에 반론이 있다면 어떤 수치를 봐야 할지 의견 듣고 싶음

    • 대기업이 소규모 브랜드를 런칭해 진정성 있는 척 연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함

    • 20~30년 전에도 월마트/베스트바이 이외에도 잡지 광고 같은 곳에 온갖 희귀 상품들이 가득했음
      예를 들어 컴퓨터 잡지 한 면에 수백 개의 마이너 아이템 광고가 들어있던 기억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