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P by spilist2 2021-11-02 | favorite | 댓글 13개

사업부에서 설정한 데드라인은 요즘은 거의 의미가 없음. 소프트웨어를 릴리즈하는 게 너무 쉽고, 그래서 릴리즈 한번 한번의 비용이 너무 작아졌기 때문.

도메인별로 중요한 이벤트(교육이면 입학 시즌, 스포츠면 리그 시즌, 이커머스면 블랙프라이데이 등)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데드라인은 환상이다. 두려움과 불안에서 비롯된, 가짜 긴급함(false urgency)에서 비롯된 것.

거꾸로 말하면, 팀에게 실제로 긴급한 무언가가 있다면, 그리고 데드라인을 지킴으로서 얻는 이득이 크다면 설정하면 된다. 근데 설정한다고 끝이 아니다. 팀원들이 모두 같은 모드로 일하려면 이 데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한지 잘 싱크되어야 함. 예를 들어 펀딩받은 돈이 떨어져간다는 식의 불편한 대화이더라도 해야 함.

그래서 데드라인을 동기부여하는 채찍으로 쓰는 건 안 좋음. 데드라인을 잘 사용하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가 있음.

1.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약으로 사용
- 제약을 가할 때 그 상황에 맞는, 또는 그를 극복하기 위한 창의성이 잘 발휘되기도 함. 특히 프로덕-마켓 핏을 찾아가는 초기 단계에서 데드라인은 과한 계획과 설계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됨.
- 다른 예시로, 인프라 개발팀을 리딩했던 경험에서도 데드라인이 유용했음.
- 인프라 개발 업무는 일반적인 프로덕 개발 업무보다 훨씬 걸리는 시간도 길고,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보여줘야 하는 것도 많으며, 처음 의도했던 것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도 많음. 그래서 인프라 업무는 가성비 분석이 어려움.
- 그러다보니 많은 인프라 팀이 본인들의 리드에게 전체 플랫폼을 2년간 재작성하는 따위의 작업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느낌. 당연히 이런 작업은 거의 항상 실용적이지 않음.
- 그래서 나는, 6주에 한번씩 팀이 데모를 보여주도록 데드라인을 설정했음. 완전히 동작하는 무언가를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신뢰를 받을 수 있을 수준으로는 만들도록 함.

2. "giving"을 관리하는 도구로 사용
- 세상에 3종류의 사람이 있음.
- giver는 이득을 고려하지 않고 남을 도움
- taker는 남을 생각하지 않고 이득을 취하고자 함
- matcher는 그 중간. take하고 나면 give하고, give하면 take하고자 하고.
- 회사에서 퍼포먼스 기준으로 줄을 세워보면, 고성과자 giver도 많은데 저성과자 giver도 많음.
-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드는지 살펴보니, 탑 giver는 언제 give할지, 언제 내 일을 할지 giving을 관리하는 법을 안다. 이 때 데드라인이 유용한 툴이 됨.
- 우리는 대부분 giver와 일하고 싶어하며, giver가 많은 조직은 이직도 적음. 이런 조직에서는 giver들이 저성과자가 되지 않게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고 데드라인을 그 도구로 사용하면 됨

1번에 대해서는 저는 좀 부정적인 생각이긴 합니다. 데드라인을 설정했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Lean하게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에 데드라인이 있을 때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이 자..우리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데드라인을 잡아볼까 한다고 창의성의 발휘될까요? 다만 이터레이션이나 스프린트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비슷할 수는 있겠네요. 근데 이것조차도 제대로 활용하는 조직을 제대로 못봐서...

giver /taker / matcher 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었는데, 이걸 데드라인과 엮어서 보았을 때, 왜 데드라인 사용에 도움이된다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ㅠ

저성과자 giver 들의 퍼포먼스 증진 및 번아웃을 겪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데드라인을 도구 사용하면 좋다라는 뜻일까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좀 더 자세히 읽어보니 내용이 좀 이해는 되네요. 데드라인을 방법으로 사용하는 구체적 사례까지 있었으면 이해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네요

요약 + 의견
1. giver는 2가지 타입이 존재함
- 저 성과자
- 고 성과자

2. 고 성과자 giver들을 보면, 언제, 어떻게 giving(타인을 도와주는 것)을 할지 관리하는 법을 알고 있음
3. 반면에, 저성과자 giver들은 고성과자 giver보다 giving(타인을 도와주는 것)을 관리하는 측면이 떨어짐(예를 들면, 남을 도와주다가 본인 일은 잘 못챙긴다던지..)

4. 우리는 대부분 giver와 일하고 싶어하며, giver가 많은 조직은 이직도 적음
- 좋은 조직엔 giver들이 많고, 조직에서는 giver들이 많도록 유지해야한다
5.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더 많은 giver 수를 유지하면서, 저성과자 giver들이 고성과자 giver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이왕 giver 들이 많다면, 고 성과자 giver들이 많은게 좋으니까..
6. 그 방법으로 써, 데드라인을 도구로 이용하면 됨

7. 위 글에선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는 나와있지 않은데, 글의 내용으로 추측해보았을 때
- 데드라인 없이, 일을 맡겼을 때 저 성과자 giver들은 본인의 giving을 관리하는 능력이 상대적 고 성과자 보다 떨어지기 때문에(전제) giving 자체에 집중하면서, 본인의 일을 잘 못할 가능성이 높음
-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매니저 차원에서 데드라인을 명확하게 지정해주고 가이드를 주면 저 성과자 giver 입장에서는 giving 도 하면서, 데드라인에 맞춰서 본인의 일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우선순위를 두거나,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등등으로 일정을 관리해야만 함
- 이런 과정이 반복되었을 때, 저 성과자 giver가 고 성과자 giver 처럼 본인의 giving을 잘 관리하게 만들 수 있다

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번에 대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도 궁금하네요ㅎ :)

아무래도 저는 제가 경험한 사례에 비춰보게 되는군요. 제가 속한 팀에 굉장히 열정적인 한 팀원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타인을 돕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쳐서 여러가지 일을 벌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혼자 앞서 나가게 되거나 지나치게 일이 커지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결국 마무리가 잘 안되거나 만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이 들인 에너지와 시간에 비해서 성과가 잘 안나오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데드라인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는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하나의 참고할만한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7번에 대해서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꼭 데드라인이 핵심이라기보다는, 기버들이 제시간에 본인 업무에 성과낼 수 있게 업무 관리를 해준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아직은 못 봤는데 기버/테이커/매처 관련해서 더 긴 영상이 있길래 여기에 더 힌트가 있을지 보려고 합니다. (책을 보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https://www.youtube.com/watch?v=-egUK2zaZlo

1번은 전형적인 애자일 방법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와닿지 않네요. 요약만 읽어서 그런가..? 누군가가 조금만 더 부연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저는 2번이 조금 더 마음을 울리는 부분 같습니다. giving을 점수화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는 것 같아요. 2번에서 언급하는 giver, taker, matcher의 얘기는 https://www.youtube.com/watch?v=YyXRYgjQXX0 여기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가장 낮은 성과를 내는 사람도 giver,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도 giver라는 굉장히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풀어낸 ted 영상입니다.

덕분에 좋은 영상 잘 봤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실제 영상을 보시는 게 좋겠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 요약해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yXRYgjQXX0

===

3만 명 조사했다. 엔지니어, 간호사, 영업사원 등
- 분포가 기버 25, 테이커 19, 매처 56 정도 됨

테이커는 빨리 올라가고 빨리 망함
- 매처가 많기 때문에 눈에는 눈 전략으로 테이커를 망하게 함

기버는 고성과자와 저성과자 양쪽에 분포되어 있음. 저성과 기버는 남 도와주느라 자기 일 못해서 그러는 것

기버가 있는 조직은 여러모로 생산성과 만족도가 높음. 기버가 고성과를 내고 인정받는 조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기버가 번아웃되지 않게 해라
- 기버는 남 도와주느라 쉽게 지침. 이들을 지켜줘야 함
- 남을 과하게 도와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원칙을 제시해줄 수 있음. "테레사 수녀가 되는 게 아니라 5분만 선의를 베풀어본다" 같은 식.

2. 도움 요청을 장려하라. 기버에게 도움 받는 게 가치있게 되는 문화.
- 요청받은 걸 처리해주면 기버는 성과를 낼 수 있고, 감사받고, 행복해짐
- 그리고 75~90%의 기버는 도와주고자 할 때 "질문"부터 시작함. 즉 많은 도움이 묻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물어보는 거 장려하면 다른 사람들도 기버가 되기 쉬워짐
- 근데 보통 물어보질 않음. 무능해보일까봐, 좋은 질문 못할까봐, 바빠보여서 부담주기 싫으니까 등

3. 테이커를 팀에 들여오지 말고 솎아내라. 테이커 한명 들어오면 기버 여러명 떠나거나 도움을 중지함.
- 매처는 분위기를 따르기 때문에 테이커만 솎아내면 기버 문화로 만들 수 있음
- 문제는 테이커 솎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우호적이다agreeableness" 라는 게 기버의 좋은 신호이긴 하지만, 테이커도 우호적일 수도 있고 기버도 무뚝뚝할 수 있음
- 무뚝뚝한 기버를 성급하게 테이커라고 판단하지는 마라. 이들은 누구도 듣고 싶어하지 않지만 모두가 들어야 하는 중요한 피드백을 하는 사람들임
- 우호적인 테이커를 거르기 위해 면접 때 내가 자주 써먹는 질문은 "당신의 경력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킨 사람 네 명을 말해보세요"다.
- 대개 테이커는 아첨받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영향력과 권위가 높은 사람의 이름을 댐
- 대개 기버는 권력 구조의 아랫단에 있는 사람 이름을 많이 댐

요약감사드립니다.
테이커가 아첨받는 것에 익숙하기보단 아첨 하는것에 능숙하다(takers are great at kissing up)는게 좀 더 적확한 표현 아닐까요?

아 그렇네요. kissing up / kicking down 이었으니.. 감사합니다

좋은 정리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2번이 더 와닿긴 했습니다. ㅎㅎ;

저는 1번은, 매니저로서 데드라인을 설정할 때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하는 멘탈모델로 받아들였습니다. "일정 맞추라고 채찍질하는 용도보다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 도구로서 데드라인을 바라보면 좋다" 정도?
원문도 그렇게 길지 않아서... 더 깊은 함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찌보면 "잘게 끊어서 배포하기"의 장점을 다르게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요.

간만에 생각이 나서 해당 영상을 다시 봤는데, 8:20 부터 하는 말이 진국이네요. "giver를 뽑을 생각을 하지 말고, taker를 내버릴 생각을 하라". 정말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와 좋은 글이네요. 데드라인 활용법 부분 설명이 맘에 듭니다. 요약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