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서 10대시절을 보내고 상경하여, 현재 서울거주중인 30대 초반 신혼 개발자입니다.
부동산가격, 재택근무의 보편화, 지방소멸 등의 이유로 서울을 벗어난 삶에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생각의 끝엔 항상 "직장" 이라는 문제가 발목을 잡네요.
그러다보니 단순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삶이 아닌,
지방으로 내려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살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분들도 이런생각을 하시는지, 서울을 벗어난 삶에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
인구 10만 고향, 100만 학교, 그리고 직장 때문에 1000만 사는 서울에 올라온지 11년차인데요. 예전부터 가끔씩 "시골쥐와 서울쥐" 생각을 합니다. 차이점이라면 서울에 살고 싶어하는 서울쥐가 아니라, 강제로 서울쥐가 되어 버린거라 더 슬프달까요.
4인가족을 외벌이로 꾸리고 있는 입장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서 무언가를 한다는건 말 그대로 로망으로 남았네요 ㅎㅎ
애들 대학교 졸업하고 취직해서 지들 밥벌이 할 수 있을때쯤
은퇴하고 코딩하면서 살거라는 말은 종종 합니다.
저의 경험을 이야기해볼께요.
10대시절을 서울에서 보내고, SI업체에 취직하여 6년간 서울 생활했어요.
결혼후 대전에 신혼집을 구하여 정부대전청사로 출퇴하였고, 그후 세종시에서 대전으로 출퇴근했어요. 여기서 5년 근무했어요.
지금은 제주에서 풀재택근무하고 있어요. 이제 3년 지났어요.
서울을 떠나고자 마음을 먹은 건 1시간 이상되는 출퇴근시간이 너무 길고 힘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출퇴근을 1시간 이내로 줄이는건 꿈도 못꾸지요. 돈이 없으니..
대전으로 이직후 출퇴근 시간이 반 이상 줄어서 좋았고, 더불어 나의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여유가 생기니 사이드 프로젝트도 이것저것 진행해보게 되더군요. 이때 만든 가계부는 아직도 잘 쓰고 있어요.
크게 부족한게 없었어요. 서울에서 누릴수 있는 문화생활(?)을 제가 적극적으로 누리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렇게 느낄수도 있었겠지만, 대형 병원, 큰 마트, 영화관 등등 왠만한건 다 있었어요. 30분만 나가도 녹음을 볼 수 있고, 천도 있어서 저녁마다 산책도 가능했어요.
다만, 직장이 문제였어요. 거의 공공쪽 일들이라 제가 원하는 일은 아니었어요. 먹고 살려고 다니다가, 회사에서 눈치가 PM을 원하는 눈치라 어떻게된 되겠지하며, 퇴사했어요. 여차하면 판교로 출퇴근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전 직장 동료의 소개로 제주에서 풀재택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제주는 중소도시중에서 소도시라고 보면 되요. 대도시에 비해 기반시설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요. 쓰레기처리나, 하수처리같은 대도시에선 기본적인게 덜 되어 있어요.
개인적으론 꽤 만족하지만,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많아요. 직장문제로 돌아가는 사람도 꽤 있어요.
어쩌다보니 초대형도시, 대도시, 중소도시를 살아보게 되었네요.
결론은.
1. 지방에서도 먹고 살수 있다.
2. 사이드 프로젝트등으로 개인의 성장도 가능하지 않겠나..
3. 계속 더 좋은 직장 생활을 고민하고, 준비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아, 참고로.
전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없어요.
서울 근교로 생각하시고 계신건가요?
전 부산에서 대학까지 보내고 올라와서 서울에 몰려있는 직군에 종사하다보니..
완전 재택이 아닌 상태라면 서울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방도 지방 나름이라... 어디로 가실지에 따라서 인프라 시설과 병원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보시는것도 좋은 방법일 꺼같습니다...
지방이라고 해도 완전히 시골이 아닌 어느정도 시정도로 확인하시는게..
뚜렷한 계획을가진 생각은 아닙니다 ㅎㅎ
저나 tujuc 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벗어나는것이 쉽지않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서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지 벗어나지 않는 것일지에 대한 궁금증에 올려본 질문이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갖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살아볼까 하는 생각은 항상 드는데 막상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네요.
1. 지인들과의 만남과 즐거운 대화
2. 일주일에 두 번씩 하는 조기 축구
3. 서울에 혼자 계신 부모님.
4. 아직은 아니지만 나중에 아이가 크면 학교 문제.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만약 제가 결혼도 안했고 아이도 없다면 자유롭게 여기저기 다니며 살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족들과 일주일 짜리 지방 여행을 한두달 정도마다 다녀오는 걸로 만족하며 살고 있네요.
서울 살다가 오산 세교 쪽으로 이사해서 살고 있습니다.
집값 부담은 줄고, 비용 대비 더 넓은 집,
코로나 및 미세 먼지에 대한 위험은 줄고,
교통 걱정없이 놀러갈 곳이 많고,
어린이집 대기줄이 짧은 장점이 있었습니다.
동네 맛집에 줄서지 않고 바로 먹을수 있고 배달도 다 됩니다.
걸어갈수 있는 거리에 텃밭을 얻기도 했구요.
단점으로는 아이들 교육 문제가 있습니다.
학원은 다 있지만 서울-강남권의 학생들의 상위 대학 진학율을 무시할수는 없죠.
전 그부분에 신경쓰지 않지만, 와이프는 걱정하고 있는 편이긴 합니다.
기대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단순히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얻어지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어디든 비슷할수 있고 어떤 문제는 오히려 지방에서 더 크게 있을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것이라는게 정말 기존에 없던 것이라면 그걸 얻기위해
처음부터 셀프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라구요.
아이들 교육을 위해 가치관이 비슷한 분들과 어린이집을 직접 만든 분들도 봤는데,
일 외의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분들은 그만큼 원하는 것을 얻기는 했어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교육에 대한 부분은 저나 와이프나 크게 신경쓰지 않긴 합니다.ㅎㅎ
좋은 인사이트가 된것 같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혹시 handohee 님께서는 어떻게 서울에서 오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가치관 맞는 사람이 많은 마포나 은평, 일산 등에 가고 싶었지만,
직장하고 너무 멀거나 가격이 비쌌어요.
대신 자연 환경과 교통이 편한 곳을 찾았죠.
그리고 일년동안 돈안벌고 와이프랑 세계여행 다녔더니 임대아파트 입주 조건에 맞더라구요.
집은 없지만 빚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ㅎㅎ
추가로 자녀계획이 있으실까봐 말씀드리면,
교육에 욕심이 없어도 학원은 보낼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교육과정 이후의 남은 시간을 직접 다 채워야 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https://facebook.com/groups/hanbitreaders/…
남해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더라고요...
꼭 남해 아니더라도 언젠가 해보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저는 지방에서 오래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지방생활에 대한 약간 두려움이 있어요.
대학시절에 경기도 안성에 몇달 살았던 적이 있는데, 서울로 왔다 갔다 하느라 굉장히 진이 빠졌던 기억이 있거든요.
(고속버스로 딱 한시간 걸렸던거 같아요.)
근데, 저건 굉장히 오래전이고 요즘 같아선 충분히 지방에서 생활하는 것도 가능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원격근무가 충분히 가능해지기도 했고, 1인/소규모 온라인 스타트업이라면 더 잘 맞을 것도 같고요.
Patreon / GitHub Sponsor 같은 것들로 후원이나 다양한 방식들이 가능해진듯 해서,
특히나 개발자들에게는 서울을 벗어나서 사는 것들이 점점 더 많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라면 비즈니스에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로 https://xguru.net/2186
저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개발자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