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antipope.org)- 현재의 불안정과 사회적 불만은 돌이킬 수 없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비롯됨
-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정치, 경제, 기술 전반에 중대한 변화 유발
- 중국과 EU 중심으로 빠른 태양광 발전 확산과 신기술 도입, 화석연료 산업의 위기 심화
- 이 과정에서 식량 위기, 기후변화, 사회 시스템의 복합 위기(폴리크라이시스) 가 가속화되는 현상 발생
- 2025년이 전환점이 될 전망이며, 분산된 에너지 체계와 새로운 생태계가 부상하는 과도기 국면임
에너지 시스템의 대전환과 그 배경
- 오늘날 전 세계적인 불안과 급진화의 주요 원인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에너지 체계의 변환에 있음
- 1750년 이전까지의 인류는 근육, 바람, 물, 나무와 석탄, 그리고 소량의 고래기름 등 제한된 원시 에너지에 의존함
- 19세기 들어 내연기관과 동력기계, 펌프, 그리고 석탄 개질 가스에서 발전소용 전기로 이어지는 산업용 에너지 혁신이 이뤄짐
- 19세기 말에는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산업공정에서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하는 움직임 확산
글로벌 석유 전환의 역사적 분기점
- 20세기에는 장거리 군사작전의 필요성으로 석탄에서 석유로의 전환이 가속화됨
-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발틱 함대가 18,000 해리를 석탄으로만 항해한 사건으로 연료 보급의 비효율성이 강조됨
- 이로 인해 주요 강대국은 석유 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영국의 이란 진출과 그 후유증인 현대의 지정학적 분쟁으로 이어짐
20세기 에너지 모델의 문제점
- 자동차 중심 교외화, 식민지화된 산유국의 사회적 불안정, 대기 중 탄소 배출 증가라는 세 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남음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의 급부상
- 태양광 셀은 1839년 발명됐으나 21세기 이전에는 성능 저하, 높은 가격 등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됨
- 1970년대 $96/watt이던 태양광 발전 비용은 2012년 $0.62/watt까지 하락함
- 중국은 2024년까지 야심찬 태양광 도입 목표를 달성해 전 세계 공급망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함
- EU도 2025년 여름 기준 전기 생산의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함
화석연료 산업과 경제적 전환
- 화석연료 산업계는 기존의 수익 기반 붕괴 위기에 직면함
- 석유와 석탄, 가스 매장지의 자산 가치가 앞으로 좌초 자산이 될 위기
- 전기차, 고속철 등 운송 수단의 전기화로 화석연료 운송 자체가 점차 사라질 전망
전환기의 지정학·사회적 변화
- 재생에너지 중심의 시스템은 분산형 에너지 생산 모델을 강화함
- 농업과 태양광 결합, 비효율적 농경지의 활용, 스마트팜에서의 에너지·환경 통합 모델이 대두됨
-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과도한 고온, 기상변동, 작황 부진 문제가 나타나며, 곡물 생산에 심각한 타격 발생
사회·경제 시스템의 한계와 대응
- 기존 시스템으로는 여러 위기를 동시에 해결하기 불가능함
- 시장과 정부, 정치 엘리트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저항하는 현상 지속
- '크래피털리즘(Crapitalism)' 및 대형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 모델은 지속가능성 저하, 서비스 품질 악화, 소비자 선택권 제한 문제를 야기함
기술혁신의 한계와 2020년대 이후
- 무어의 법칙 한계, 컴퓨팅 성능 향상의 정체, 기술 거품론(예: AI, NFT)에 대한 경계감 증가
- 미래 성장동력으로 거론되던 핵융합, 양자컴퓨터 등도 단기간 내 돌파구 제공 가능성 낮음
- 태양광+배터리 기반 분산형 전력 인프라가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
2025년, 전환기의 분기점
- 2025년은 화석연료 시대의 종착점에 가까운 해로, 이후 새로운 분산형, 재생에너지 중심 체제가 본격 출범하는 전환점
- 현재의 과도기적 혼란은 불가피하며, 이후 2030년대에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됨
결론: 위기와 희망의 교차
- 기존 시스템의 유지는 불가능한 임계점을 넘었으며, 새로운 에너지·경제 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연적임
-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일부 엘리트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각종 사회·기술적 위기가 병행적으로 나타남
- 그러나 고도 분산된 에너지 구조와 기술, 농업·산업 융합 등 미래 사회에 대응할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열리고 있음
Hacker News 의견
- Charlie Stross 소설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링크를 준비함. Stross의 2005년 소설 Accelerando는 테크놀로지 특이점을 다루며, 저자가 무료로 공개함. 다양한 독립된 SF소설 외에도, Laundry Files와 Merchant Princes/Empire Games 시리즈가 있음. Laundry Files는 마법을 수학의 한 분야로 다루며, 영국 첩보기관의 관료주의, 러브크래프트식 공포가 혼합된 배경임. Laundry Files의 중편 "Down on the Farm"은 여기서 읽을 수 있음. 초기 중편 "A Colder War"는 여기서 제공됨. Merchant Princes 시리즈는 패럴렐 월드와 대체 역사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데, 저널리스트 Miriam이 평행 세계로 이동하는 혈통임을 알게 됨. Stross가 뛰어난 점은 만약 이 설정이 현실이라면 어떻게 될지를 SF적·경제적 시각으로 짚어보는 부분임. 단순 판타지가 아닌, 차원 간 마약·무기 밀수, 미국이 차원간 마약 테러리스트와 충돌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등의 스케일로 탐구함. 이 시리즈는 꽤 어두워짐
- 내가 가장 좋아하는 Stross 책은 "Saturn's Children", "Singularity Sky", "Iron Sunrise" 순임. "Saturn's Children"의 후속작은 "Neptune's Breed"임. "Singularity Sky"와 "Iron Sunrise"에서는 과거를 바꾸려는 타임트래블 시도를 막기 위해 여러 성계에 에이전트를 파견하는 AI의 컨셉이 매우 흥미로웠음
- 인류 전체가 겪은 에너지 전환들의 과거 사례를 통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가늠하는 게 의미있음. Stross가 언급한 내연기관 혁명은 도시화, 민주주의 확산(거의 군주제 종식), 도시 프롤레타리아 형성, 노예제도 종식, 인간 비행, 도시의 야간 조명, 식민지화를 통한 전 세계 문화 파괴, 빚만 늘어가는 회사 마을 출현 등 엄청난 변화를 가져옴. 그 이전의 유사한 사건은 신석기 혁명으로, 정착 농경이 시작되어 군주제, 도시, 문자, 금속, 노예제, 상상 이상 대규모 영양실조 등 오늘날 전통이라 여기는 거의 모든 게 등장함(도자기는 농경보다 훨씬 오래됨). 이번 변화는 더 클 것으로 봄.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 총량은 인류가 현재 쓰는 에너지의 7,000배가 넘음. 이제 너무 저렴하게 쓸 수 있음. 항상 불가능했던 수많은 일이 기실 가능해짐. 누군가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걸 실현할 거임. 덧붙여, 중국의 태양광 패널은 얇은 필름(thin-film) 기술은 아님
- 당신이 묘사하는 전환 이벤트에서는 그걸 경험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엄청난 불안정(전쟁, 혁명, 기근 등)이 빠져 있는데, 이게 Stross가 핵심적으로 짚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결국은 Stross의 시각이 맞음. 결과가 좋아질지는 모르겠으나, 역사적으로 확률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살아있는 우리'에게 더 좋아질 것인가는, 역사적으로 거의 그렇지 않음
- 인류의 노예제는 (대체로) 종식시켰지만, 노예제 그 자체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움. 석유는 인간을 노동력으로 노예 삼는 대신, 효율적 타겟(즉, 석유)으로 전환시켰음—기본적으로 기름 한 통이 한 인간이 8시간씩 10년간 일하는 에너지에 해당함. 우리는 단순히 노예제 자체를 완전히 끝낸 게 아니라 대상만 더 효율적인 존재로 바꾼 것임. AI 역시 실제로 인공지는 존재할 경우, 비슷한 경로를 따르려 할 것임
- 큰 흐름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개념적인 논조임.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예언에는 오류가 있다고 느낌. 변동성 있는 시기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저자가 진정한 '피벗'이 무엇인지 특정하진 못했다고 생각함. PV셀 하나만으로는 변화가 불가능하며, 사회는 그것만으로 갈리지 않을 것임. 그래서 에세이의 제목은 복수의 전환(Pivots)이 되어야 하지만 그러면 단순성, 센세이션, 낙관이 사라져 경제·사회과학 카테고리로 분류될 것임. 그래도 현재의 위험하고 지속 불가능한 현상 유지, 부패, 기후위기의 심각함, 사회의 취약성을 지적한 점은 좋음. "효율성은 회복력의 역수"란 표현이 특히 마음에 듦. Vaclav Smil의 연구가 떠오름
- PV셀의 개선 및 확산에 관한 에너지 업계 기관들의 예측치는 늘 번번이 틀린 것으로 유명해서 업계의 조크로 통함. 태양광은 계속 예상을 뛰어넘고 이미 거의 모든 용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임. 싸고 성능 좋은 배터리까지 확산되면서 태양광 보급의 범위가 더 넓어졌고, 추후에도 계속될 것임. "입증된 한계"가 뭔지 이해가 잘 안 됨
- 중국이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을 잘 쓰고 있고 추가를 원함(Altai 가스 파이프라인 위키). 서로 싸우지 않는 점에서 해당 국가들에 박수를 보냄. 그래서 결국 태양광, EV, 배터리 확장, 화석연료 성장, 그리고 기후 재난이 모두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음
- 올 한 해가 피벗이어도 그게 에너지 분야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음. 모든 분야가 동시에 변곡점을 맞이하는 느낌임. 화석연료 종말은 이전 같았으면 가장 큰 이슈였겠지만, 이제 화성의 생명 가능성 뉴스도 소수 기사로 지나갈 정도로, 모든 정치적 현상이 극심하게 일반화된 느낌임. 오늘 하루 종일 AI와 소통해 코드 짜면서, 화석연료 종말이 이제는 겨우 이 10년간 상위 10대 뉴스 중 하나겠구나 생각했음
- "전 세계적 유행 전염성 혈관계질환이 정부에 의해 조직적으로 무시된다"라는 표현이 궁금함. 코로나(혈관계?)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내가 모르던 다른 질병을 뜻하는지 궁금함
-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내가 이해하기로 SARS-Cov-2 바이러스는 ACE2 수용체를 통해 혈관 각종 세포에 침투함. 특히 폐 세포에 ACE2가 많아서 코로나 환자가 산소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것임. 하지만 모호한 "긴 꼬리" 증상들은 바이러스가 신체 여러 부위 세포를 감염시키는 결과임. 그래서 기술적으로는 혈관계 질병에 가까움
- 코로나임. 나도 롱코비드로 2년에 가까운 힘든 싸움을 겨우 끝낸 입장이라, 저자의 시점에 공감함
- 코로나는 여전히 존재하며,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있음. 우리가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여전히 신체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음
- 2020년 이미 Covid toe(코로나 발가락 증상)로 잘 알려진 사실임
- 혈관계라고 하면 아마 심장질환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함. 심장질환은 사망원인 1위임
- 오랜만에 신선하게 블로그 읽음.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atom feed가 파싱이 안돼서 내 RSS 리더기에 추가를 못 하고 있음
- "무어의 법칙 종말" 관련 저자의 논리가 모순적으로 보임. 무어의 법칙이 끝나면 소비자 PC 성능은 더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놓고, 앞으로 누구나 GPT-5 같은 대형 AI모델을 별다른 데이터센터 없이 집에서 돌리게 될 거라고 동시에 예측함. 나도 AI 인프라 투자는 거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기술적 돌파보단 수요 부족일 가능성이 커서 그럼
- 저자는 Accelerando를 썼는데, 거기선 세상이 점점 빨라져서 특이점이 오고, 이후에는 전부 더 좋고 더 빨라질 거라고 묘사함. 지금 우리가 맞이할 피벗은 이후로 점점 더 나빠지고 더 빨라질 것이란 쪽으로 느낌을 받음. 그래도 '가속화'라는 측면은 여전히 살아있음. 결국 변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좋아진다/나빠진다"는 평가는 우리 각자(아주 소수일 수도 있고, 곧 사라질 세대일 수도 있음)가 하게 됨
- 사실 Accelerando의 세상은 정반대임. Stross 본인은 Accelerando 세계가 끔찍하고 참담한 곳으로, 대다수 인류는 거의 멸종하거나 그보다 더 끔찍한 신세로 전락한다고 언급함. 생존자 극소수의 시점이라 더 밝게 느껴질 뿐임. Accelerando 작가 본인 해설글 참고. 인용하면, 배경에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며, 인류는 거의 전멸했다가 'Vile Offspring'에 의해 임의로 변형된 채 부활함.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삼키고 경쟁 논리를 극단까지 밀어 인간이라는 존재가 더는 경쟁할 수 없게 됨. 이야기의 시점인 고양이 Aineko도 실제론 초지능 인공지능으로, 인간을 더 효과적으로 다루려 '고양이 인형' 탈을 쓴 괴물임. 결국 기술적 가속의 논리엔 인류의 자리는 없음. 질문에 답하자면, Accelerando 세계에서는 지구와 생물권 모두 소멸하며, 탈출 못하거나 머리를 업로드하지 않은 인류, 생명체도 궤멸함
- 내가 읽은 Accelerando도 점점 더 강력해지는 사기꾼, 더 파괴적인 권력다툼, 에너지 수요 증가로 가득 차 있었음
- 요약하면, 곧 석유는 끝(태양광 때문에), 무어의 법칙은 죽음(20년째), 그래서 테크 붐도 곧 끝, 지난 50~100년간의 엘리트들은 벽을 맞이하고 있고 방향성을 잃음. 그래서 점점 거대한 격변이 나타난다는 논지임. 완전히 틀리진 않지만, 중국과 인도는 오히려 석유 사용이 늘고 있고 미국도 최근 자체 석유 개발을 시작함. 결국 석유의 종말은 아직 멀어 보임. AI 붐은 30년 전 닷컴버블과 비슷해 보임—분명 거품이고, 언젠가는 터지거나 서서히 꺼지겠지만, AI/ML은 유용성이 남아 계속 진화할 것임. 결론적으로, 변곡점이 있다면 석유와 컴퓨터 때문이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의 엘리트 생산, 대학, 리더십,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다양한 계층 간 담론 변화 등 그 자체가 논점임. 즉, 전혀 다른 문제임
- 여기서 말하는 '테크 붐'이란, 기업들이 몇 년마다 소비자에게 신규 컴퓨터를 반복 판매하는 능력에만 국한된 것인지 궁금함. 무어의 법칙이 끝났다고 해서 지금 또는 가까운 미래에 테크 붐이 종료된다고는 보지 않음. 기술은 여전히 시작단계임
- 중국의 석유 소비는 2024와 2025년 감소함
- 경제가 전자시대로 변화한다는 합리적 논지로 시작하다가, 끝부분에서는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들이 늘어남
- 두 입장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함. 이 이슈들은 지구 전체에 장기적이고 거대한 변화임. 분산형 태양광은 정치 지형에 대대적 영향을 줄 것이고, 글로벌 규모로 개인들이 전력 인프라에서 벗어날 수 있음. 소위 '엘리트 양산'(예전엔 학력 끝나던 나이가 16세였다면 지금은 21세로 늘어남)과 더불어, 소셜 미디어, 사회 집단 분열(대중매체의 사망), 정치인/리더십 등도 큰 영향임. 하지만 이런 거대한 변화들은 구조적으로 전부 파악할 수 있는 이슈이고, 무한난제가 아님. 결국 근본적으로 수습하려면 혁신적 접근이 필요함. 다행히도 민주주의와 과학이 있으니 모두 힘내야 함
- AI 버블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함. 어떤 맥락에서는 주식시장이 터지고, 스타트업들이 망하고, 일부는 해고되는 상황을 말함. 여기서는 대공황 시기 수많은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유형의, 훨씬 대규모 사회적 여파를 말하는 것으로 보임. 그리고 증시 붕괴도 수반함
- "이 10년의 나머지를 농업붕괴, 핵전쟁, 글로벌 파시스트 독재, 석유상품가치 증발에 따른 국제금융 붕괴 없이 넘기면, 2030년대 문제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다"란 대목을 보고, 세계 평화는 로드맵에 안 들어가 있는 걸 발견함. 존재론적 위기 3~4개를 해결한 후에 평화에 쓸 시간이 남아있을지, 아니면 그냥 2100년 이후로 미뤄두는 건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