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ndle와 KDP가 출판 장벽을 낮춘 데 이어 AI가 글쓰기 비용까지 낮추면서, 쓰기는 어렵지만 출판은 쉬웠던 20년 미만의 창이 닫히고 있음
- 신인 작가의 240만 달러 선인세 계약이 AI 집필 의혹으로 취소되면서, 인간이 쓴 원고도 진위와 창작 과정을 입증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됨
- 대형 출판사는 결국 AI 도서를 편집·판매하고, 독자층은 제작 방식보다 재미를 중시하는 다수와 인간 또는 특정 AI의 책을 찾는 집단으로 나뉠 가능성이 큼
- 작가들은 집필뿐 아니라 조사·편집·표지·이메일·마케팅에도 AI를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인간 창작을 증명하는 기록 도구와 집필 생중계까지 등장할 수 있음
- 클릭이나 수익이 아니라 창작 자체를 사랑한다면 본질은 달라지지 않으며, AI처럼 보인다는 의심 때문에 고유한 문체를 버리지 말고 계속 써야 함
쓰기는 어렵고 출판은 쉬웠던 시기
-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글을 쓰는 AI의 등장은 작가에게 존재론적 위기, 독자에게 혼란, 출판업계에는 법적 분쟁을 가져옴
- 2009년 첫 소설을 완성했을 때는 Amazon이 Kindle을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었고, KDP·CreateSpace·ACX가 성장하기 시작했음
- InDesign과 Photoshop으로 출판 파일을 만든 뒤 KDP와 CreateSpace에 무료로 올려 실제 책을 제작할 수 있었음
- 출판 도구가 쉬워진 뒤에도 판매와 마케팅은 별개의 문제로 남았음
- 2007년 이전, 실제로는 자가출판의 낙인이 약해지기 시작한 2012~2013년 전까지 작가들은 질의 편지 작성, 에이전트 조사, 거절 통지를 견뎌야 했음
- 사기성 자비출판사·서평 사이트·콘퍼런스·작가 지원 서비스도 피해야 했음
- 일부는 평생 모은 돈으로 품질 낮은 책을 대량 인쇄했지만 거의 팔지 못한 채 차고에 쌓아두기도 했음
- 이 시기에는 출판은 저렴해졌지만 집필은 여전히 어려웠기 때문에, 노력해 원고를 완성한 사람이 기존 유통 장벽 없이 책을 낼 수 있었음
- 넓게 보면 이 창은 20년 미만이며, 자가출판이 정당성을 얻은 2014년경부터 AI 글쓰기 도구가 실용화된 2024년경까지로 좁히면 약 10년에 불과함
240만 달러 계약이 무너뜨린 신뢰
- 한 신인 작가의 미출간 소설은 출판사들의 경쟁 끝에 240만 달러 선인세 계약을 얻었지만, AI 집필 의혹이 불거진 뒤 계약이 취소됨
- 문체와 AI 흔적에 의문이 생겼고, 원고의 출처와 작성 과정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음
- 실제 인간이 쓴 책이었다면 AI 의혹 하나로 거액의 계약과 작가 경력, 영화·TV 판권, 해외 계약이 모두 사라진 사례가 됨
- AI가 만든 책이었다면 전문 편집자들을 설득하고 출판사 간 입찰 경쟁과 240만 달러 계약을 끌어낼 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뜻임
- AI 도서는 이미 문학상과 Amazon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으며, 이제 대형 출판사의 고액 계약까지 얻는 단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음
- 앞으로 신인 작가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책을 썼다는 사실을 완전히 증명하기 어려워지고, 모든 신간이 의심받을 수 있음
인간 문체까지 AI의 흔적이 되는 문제
- 긴 대시(em dash), 길게 흐르는 문장, 이어지는 문장 구조처럼 기존 작가가 즐겨 쓰던 특징도 이제 AI 문체의 증거로 오해받을 수 있음
- Proust를 읽으며 문장의 흐름을 익히거나 소네트를 암송해 약강오보격을 체화한 사람조차 봇처럼 들린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음
- 원고를 교정할 때 맞춤법과 작품의 품질·방향에 관한 기존 고민에 더해 “AI처럼 들리는가”라는 걱정까지 생김
- AI가 인간 작가처럼 들리는 것이지, 오랫동안 이어진 인간의 문체가 AI를 닮은 것은 아님
- AI 의심을 피하려고 긴 대시나 쉼표 연결 문장 같은 고유한 습관을 포기할 필요는 없음
출판사와 독자가 갈라질 미래
- 대형 출판사들은 초기 AI 스캔들을 겪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수익성을 우선해 AI 도서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함
- 처음에는 AI 원고에 편집 과정을 적용하고, 이후에는 거친 AI 문체를 다듬는 내부 도구를 개발할 수 있음
- 결국 기계가 만든 책과 인간이 만든 책이 같은 서점 진열대에 놓일 수 있음
- 대부분의 독자는 책이 어느 출판 임프린트에서 나왔는지를 거의 신경 쓰지 않듯, 인간과 기계 중 누가 썼는지도 크게 따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
- 시리즈가 입소문을 타고 독자를 몰입시키면 이야기의 출처보다 재미가 중요해질 수 있음
- 과거 자가출판 여부보다 작품 자체의 품질을 본 독자들이 자가출판 시장과 작가 경력을 가능하게 했음
- 일부 독자는 인간 책만 고집하지만, 다른 일부는 오히려 기계 책을 찾아다닐 수 있음
- 체스 팬들이 특정 엔진의 사고방식과 경기 스타일을 좋아하고 엔진 간 대국, 업데이트, 새로운 오프닝과 갬빗에 열광하는 현상과 비슷함
- AI 책으로 독서를 시작한 사람이 이후 인간 책으로 관심을 넓힐 수도 있음
- AI 책과 인간 책, 제작 방식에 강한 의견을 가진 독자와 결과적인 감정만 중시하는 독자가 함께 존재하게 됨
- AI 책은 일반 문학상과 기계 책 전용 대회 모두에서 상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의 창작자로 인정받는 방식과 보상의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질 수 있음
모든 작가가 사용하게 될 AI 보조
- 기존 작가들도 집필뿐 아니라 자료 조사·표지 제작·편집·이메일·비서 업무·마케팅과 아직 발명되지 않은 여러 작업에 AI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함
- 단편을 쓰면서 “번역에 언어학자가 사용하는 도구”와 “모든 언어의 기본 요소”를 Google에서 검색했을 때, 블로그나 학술 자료 대신 AI 요약이 필요한 답을 제공함
- Gmail은 해외판 표지를 승인해 달라는 이메일에 이전 답변을 바탕으로
Looks great! Approved!라는 문구를 제안했고, 두 번의 클릭만으로 회신을 마칠 수 있었음 - 수년간의 블로그 글과 20편이 넘는 소설, 여러 단편을 학습한 AI라면 프롬프트 하나로 비슷한 블로그 글을 생성할 수도 있음
- 목표가 블로그 게시물이라는 결과물이라면 AI 시대가 유리하지만, 단어로 생각하는 즐거움이 목표라면 창작 행위 자체는 달라지지 않음
창작이 쉬워질수록 생계는 복잡해짐
- 많은 사람은 생각하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구독자 증가, 광고 수익, 업계의 관심 같은 외부 결과를 기대하며 글을 씀
- 예술가가 되는 일은 어느 때보다 쉬워졌지만, 예술가인 척하며 돈을 버는 일도 쉬워져 창작으로 생계를 유지하려는 사람에게는 더 혼란스러운 환경이 됨
- 로봇이 지루한 일을 맡고 인간이 창작·교류·학습·아이디어 공유에 집중하는 사회는 물리 법칙상 가능하지만, 인간 본성 때문에 그대로 실현되기 어려움
- 실제 미래에는 AI 책, 인간 책, 혼합 제작 방식과 서로 다른 독자 취향이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큼
인간이 쓴 책을 찾는 독자와 증명 도구
- 작품뿐 아니라 작품 뒤의 인간 경험을 중시하는 인간 책 애호가도 존재할 것임
- 작가의 항해 경험과 삶이 우주선을 모는 젊은 조종사의 이야기로 바뀐 과정처럼, 독자는 작품을 만든 사람의 생애까지 가치의 일부로 볼 수 있음
- 이런 독자에게 오탈자는 오디오 애호가가 바이닐의 잡음과 튀는 소리를 즐기듯 인간성의 흔적이 될 수 있음
- 출처와 제작 과정이 확실한 고전을 선호하거나, 작가가 AI 계약을 맺기 전후의 작품을 와인의 빈티지처럼 구분하는 문화도 생길 수 있음
- 차세대 인간 책은 아직 발명되지 않은 도구로 전체 집필 이력을 기록해 인간 창작을 입증할 수 있음
- 입력·삭제·수정과 타임스탬프를 장기간 기록하더라도 AI가 가짜 이력을 만들거나 웹캠 영상까지 속일 수 있어 완전한 증명은 어려움
- 필요하다면 집필은 공연 예술처럼 바뀔 수 있음
- 작가가 원고 작성 전체를 생중계하고, 독자들이 서로 다른 시점에 접속해 과정 일부를 확인하며, 기록은 YouTube에 보존될 수 있음
- AI를 이용한 검색과 이메일 응답처럼 피하기 어려운 보조 사용도 그대로 공개할 수 있음
- 블록체인이 집필 이력 입증에 사용될 가능성도 농담 섞인 디스토피아적 시나리오로 거론됨
공존하는 도구와 시장
- 인간 책을 더 쉽게 쓰고 출판하게 하는 도구와 기계 책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가 동시에 발전할 것임
- 인간 작가용 도구로는 오랫동안 구상해 온 Neo 워드프로세서가 개발되고 있음
- AI 생성물이 서점에 진입하고 수상하며 큰돈을 벌더라도, 모든 독자와 출판사가 같은 기준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임
- 제작 과정과 작가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시장, 이야기의 재미만 보는 시장, 특정 기계의 작품을 선호하는 시장이 병존하게 됨
새 시대에도 계속 쓰는 방법
- 시대가 바뀌기 전에 여러 컴퓨터와 이메일 계정에 흩어진 미발표 단편을 모아 편집하고 출판하는 작업이 진행됨
- AI처럼 들리는지를 계속 의식하게 됐지만, 오랫동안 사용해 온 문체는 AI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므로 그대로 유지해야 함
- 클릭, 돈, 상이나 영상화 성과를 얻는 타인을 질투할 수 있지만 그 감정을 쌓아두지 말아야 함
- 창작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하는 일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았으며,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앉아서 계속 쓰는 것임
- 새 시대는 직전의 자가출판 황금기보다 좋지 않지만, 서로 다른 형태의 책·도구·독자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열리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