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을 이기는 날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날이 진짜 데드라인
(theargumentmag.com)"당신에겐 18개월이 남았습니다"
- AI가 18개월 내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새로운 기계 앞에서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을 퇴화시키는 현상
- 글쓰기와 독서는 깊은 사고의 쌍둥이 기둥이지만, Chat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학생들이 글쓰기를 외주화하고 책 읽기를 포기하면서 사고 능력 자체가 급격히 쇠퇴 중
- 미국의 평균 독서 점수가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엘리트 대학 학생들조차 한 권의 책도 완독한 적 없이 입학하는 상황
- 글쓰기와 독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간 사고와 지식을 재구조화하는 수단이었으며, 이의 쇠퇴는 복잡한 상징 논리와 시스템 사고 능력의 상실을 의미
- AI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핵심 역량은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읽는 인내심, 상충하는 아이디어를 동시에 유지하는 능력, 문장 수준의 치열한 씨름이며, 이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됨
사고의 긴장 시간(Time Under Tension)
피트니스 개념의 사고 적용
- 피트니스에서 "긴장 시간"이란 동일한 무게로 스쿼트를 2초 또는 10초에 걸쳐 수행하는 차이
- 후자가 더 어렵지만 더 많은 근육을 만듦
- 더 많은 시간은 더 많은 긴장, 더 많은 고통은 더 많은 성과
- 사고도 유사한 원리의 혜택을 받음
- 거의 연결되지 않거나 단절된 아이디어들과 인내심 있게 앉아 있는 능력
- 이를 통해 조합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엮어냄
에세이 작성 과정의 예시
- Jerusalem Demsas 편집장이 AI가 18개월 내 모든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에세이 요청
- 초기 반응: 예측이 너무 공격적이고 거의 확실히 틀렸으므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생각
- 하지만 프롬프트와 함께 앉아 있으면서 여러 퍼즐 조각들이 함께 미끄러지기 시작:
핵심 문제의 재정의
- 다음 18개월의 문제는 AI가 모든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학생들이 비인간 에이전트에게 경쟁에서 지는 것이 아님
- 새로운 기계 앞에서 우리 자신의 능력을 저하시킬 것인지 여부
- 기술이 우리를 능가할 방법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우리 스스로를 무능력하게 만들 수 있는 많은 방법을 놓침
18개월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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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더들의 예측
- 여러 주요 AI 경영진과 사상가들이 전하는 메시지: 2027년 여름까지만 인간이 AI에 대한 우위 유지할 것
- AI의 능력 폭발이 탄소 기반 생명체를 뒤처지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
- 최대 "모든 초급 화이트칼라 직업의 절반" 소멸 예측
- 노벨상급 두뇌조차 AI 설계자들이 "데이터센터 안에 천재들의 나라" 를 만들까 두려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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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의 불안
- 지난 몇 달간 부모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 "AI가 모든 것에서 우리보다 나아질 예정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 생성형 AI가 프로그래머, 방사선 전문의, 수학자보다 코딩, 진단, 문제 해결을 더 잘한다면
- 컴퓨터 과학, 의학, 수학 같은 전통적으로 "안전한" 전공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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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대한 재조명
-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
- AI가 어떤 상상의 날짜에 노동자들을 쓸모없게 만들지는 알 수 없음
- 하지만 기술이 지금 당장 우리의 깊은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이미 볼 수 있음
- 저자는 사고하는 기계의 부상보다 사고하는 사람의 쇠퇴를 훨씬 더 우려
글쓰기의 종말, 독서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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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용한 부정행위의 만연
- 2025년 3월 New York Magazine의 표지 기사: 모두가 학교에서 AI를 사용해 부정행위를 함
- 대형 언어 모델이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어떤 주제든 에세이를 즉시 생성 가능하게 함
- 학생들의 실제 글쓰기 능력 평가에 교사들이 실존적 위기 직면
- 한 학생: "대학은 이 시점에서 내가 ChatGPT를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
- 한 교수: "대규모 학생들이 본질적으로 문맹인 채로 학위를 받고 직장에 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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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사고 자체
- 글쓰기의 쇠퇴가 중요한 이유: 글쓰기는 사고 후에 일어나는 두 번째 일이 아님
- 글쓰기 행위 자체가 사고의 행위
- 학생뿐 아니라 전문가에게도 마찬가지
- Nature 사설 "Writing is thinking": "전체 글쓰기 과정을 LLM에 아웃소싱" 하는 것은 과학자들이 자신이 발견한 것과 그것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는 중요한 작업을 박탈
- AI에게 글쓰기를 맡기는 사람들은 화면은 단어로 가득하지만 마음은 생각이 비워진 상태를 발견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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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능력의 더 심각한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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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문맹 상태
- 익명의 대학 교수 Hilarius Bookbinder: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능적으로 문맹"
-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그리고 과장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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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전반의 하락세
- 문해력과 수리력 성취 점수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서구 전역에서 하락
- Financial Times 기자 John Burn-Murdoch: 인간이 우리를 위해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바로 그 순간에 "뇌력의 정점을 통과" 했는지 의문
- 미국의 "Nation's Report Card" (NAEP 발행): 평균 독서 점수가 2024년에 32년 만에 최저치 기록
- 데이터 시리즈가 32년 전으로만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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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 읽기의 일상화
- 미국인들은 항상 단어를 읽고 있음: 이메일, 문자, 소셜 미디어 뉴스피드, Netflix 자막
-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더 큰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속적인 집중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 글쓰기 파편에 살고 있음
- 디지털 시대의 미국인들은 트윗보다 긴 것에 관심이 없거나 앉아 있을 수 없음
- 여가를 위해 책을 읽는다고 말하는 미국인의 비율이 2000년대 이후 거의 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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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학생들의 독서 포기
- The Atlantic의 Rose Horowitch 보도: 미국 최고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학교를 위해 한 권의 책도 읽어본 적 없음
- Georgetown 영어학과 학과장 Daniel Shore: 학생들이 심지어 소네트에도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교육 연구원 Nat Malkus: 고등학교가 표준화 시험의 독해 섹션을 준비시키기 위해 책을 조각냈다고 제안
- 독서 능력 평가를 최적화함으로써, 미국 교육 시스템이 우연히 책 읽기를 죽인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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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고의 쌍둥이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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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 Newport의 관점
- Cal Newport: 컴퓨터 과학 교수이자 "Deep Work" 등 베스트셀러 저자
- 글쓰기와 독서는 깊은 사고의 쌍둥이 기둥
- 현대 경제는 상징 논리와 시스템 사고를 중요시하며, 깊은 독서와 글쓰기가 이를 위한 최고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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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사고 능력과의 싸움에 참전한 최신 강자
- TV의 부상은 1인당 신문 구독 감소와 여가를 위한 독서의 느린 소멸과 일치
- 그 다음 인터넷, 소셜 미디어, 스마트폰, 스트리밍 TV가 등장
- "독서와 글쓰기의 원투 펀치는 깊은 상징적 사고라는 초능력을 얻기 위해 복용해야 하는 혈청" - Newport
- "그래서 나는 우리가 계속 혈청을 복용해야 한다는 경보를 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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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Ong의 통찰
- 학자 Walter Ong의 저서 "Orality and Literacy"의 관찰
- 문해력은 일시적인 기술이 아님
- 복잡한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인간 사고와 지식을 재구조화하는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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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vs 문자의 차이
- 읽거나 쓸 수 없는 사람들도 이야기를 암기 가능
- 하지만 Newton의 "Principia" 같은 것은 미적분 공식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 없이는 세대를 거쳐 전달될 수 없음
- 구술 방언은 일반적으로 몇 천 개의 단어만 가짐
- 반면 "표준 영어로 알려진 그래폴렉트는 최소 150만 개의 단어를 가짐" - Ong
- 독서와 글쓰기가 인간 두뇌의 논리 엔진을 재배선했다면, 독서와 글쓰기의 쇠퇴는 더 위대한 기계가 지평선에 나타나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의 인지 초능력을 배선 해제하고 있음
사고하는 기계 시대의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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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핵심 기능
- 어떤 특정 학생이 어떤 분야를 전공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가치 있게 여겨야 할 기능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
- 바로 쇠퇴하고 있는 바로 그 기능:
-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읽는 인내심
- 우리 머릿속에 상충하는 아이디어를 유지하고 그들의 부조화를 즐기는 능력
- 글쓰기 내에서 문장 수준의 치열한 씨름에 참여하는 능력
- 비디오 엔터테인먼트가 독서를 대체하고 ChatGPT 에세이가 글쓰기를 대체하는 시대에 이러한 것들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이제는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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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고 현존하는 위협
- AI가 풍부해지면서, 깊은 인간 사고가 희소해질 명확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존재
- 기술이 우리를 능가할지보다, 우리 스스로 능력을 퇴화시킬지가 진짜 문제
결론
-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AI의 기술 발전 그 자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깊게 읽고, 직접 쓰는 능력을 잃는 현상임
-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깊이 있는 사고력, 집중, 그리고 인내
Hacker News 의견
- 나는 AI가 개인마다 기존의 성향을 더 강하게 증폭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함. 연구와 학습, 머리보다는 반복 작업에 시간 소모되는 일에 AI가 엄청난 도움이 되었음. 그래서 정말로 사람 고유의 사고가 필요한 분야와 내가 더 즐기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어마어마한 성장의 로켓을 탄 기분임.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AI의 실제 업무 사본처럼 변해가는 것을 직접 지켜봤음. 똑같이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 불평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무의미한 과정을 반복하며 AI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넘겨줬다”는 것은 전혀 인지 못하고 있음. 왜 사람들은 스스로 이걸 자초한다는 걸 못 깨닫는지 아직 이해가 안 됨
- 이 글은 주로 지금 이런 도구와 함께 자라나서 습관과 성향을 형성 중인 젊은 세대를 주제로 삼음. 나 역시 LLM 나오기 전, stackoverflow에서 직접 검색하고 삽질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운 경험이 있음. 그래서 ‘무에서 유로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의 내재적 가치를 알게 되었음. 그런데 서구권 문화는 주로 외적 보상 위주라서 다음 세대가 이런 중요한 역량 학습 기회를 놓칠까 걱정임
- 사실 문제의 핵심은 많은 사람들이 원래부터 프로세스에 큰 가치를 추가하는 능력이 없다는 점임. 이건 “AI”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이어져 온 현상임. 사회 곳곳에는 잡일만 늘리거나, 잘못된 작업문화를 고집으로 망치거나,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되는 사람들이 많음. 어쩌면 AI가 그런 사람들을 더 잘 드러나게 할 수 있지만, 문제 자체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음. 그럼 이 사람들은 어디다 두어야 할까? 인간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모두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줄 방법이 있을까? 아니면 운에 맡기고 언젠가 진짜 잘하는 걸 찾길 기대해야 할까? 결국 UBI(기본소득)과 자율 탐색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임
- Steve Jobs가 말하던 “컴퓨터는 마음의 자전거”라는 약속을 진짜로 이뤄준 느낌임. 사람들은 AI로 인해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너무 걱정하는데, 사실 SNS 무한 스크롤로 사고력을 잃지 않았다면 AI로도 순식간에 못 잃음. 다만, 엄청 많은 사람이 오히려 SNS로 생각의 능력을 잃었기에 그게 더 큰 문제임. 사람들이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은, 내 머릿속에 어떤 정보를 집어넣을지 스스로 선택권이 있다는 점임. 수많은 알고리즘 추천 콘텐츠를 아무 고민 없이 넘기기에 앞서, 그게 내 신념·구매 습관·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먼저 판단해야 함
-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자기 직업에 무관심함. 그 주된 이유는 보상이 불공정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임. 그래서 자신의 노동을 AI에 맡긴다 해도 정체성 타격이 아니라는 점임
- AI 사용에 관해 나는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진 못함. 처음엔 “이건 나쁜 거야, 우리가 생각하는 힘을 외주화하는 거야” 같은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정말 다양한 작업을 엄청 빠르게 배우게 되었음. 만약 이런 ‘새로운 보조기구’ 없이 전부 기억했을까? 아닐 수도 있지만, 애초에 그 덕분에 아예 시작할 수 있었던 일이 더 많았음
- 나는 AI를 술과 같은 것으로 생각함. 과유불급임. 소량이면 편안함을 주기도 하고, 인류가 고대 위생 위험을 넘기는 데 소독·보존 효과로도 썼음. 하지만 누구에게는 불안 해소 차원에서 너무 의존하는 불건전한 버팀목이 되고, 극단적인 경우 중독이 심해져서 그것 없이는 아예 생존이 힘들어질 수도 있음. AI 중독이 곧바로 치명적일 가능성은 작지만, 이롭게 쓰일 도구도 때로는 심각한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는 의미임
- 결국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문제임. 단순히 답만 얻고 넘어가느냐, 아니면 답을 얻은 뒤 왜 그게 정답인지를 더 이해하려 드느냐의 차이임. 나는 직접 Raylib으로 로그라이크류 게임을 만들면서, 사전 자료나 AI 없이 처음부터 최대한 혼자서 공부함. 시야 계산에서 벽 부딪힐 때마다 비직관적인 결과가 나와서 여러 번 헤매다가, 결국 copilot에 함수 생성을 맡겼고, Bresenham's Line Algorithm이 딱 나와서 이유까지 깨달음. 많은 이들은 이런 AI의 답이 왜 통했는지조차 궁금해하지 않을 테지만,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활용 깊이에 따라 충분히 뇌를 쓸 수도 있음
- 모두가 너처럼 평범하지는 않음
- 동감임. 일 추진력이 좋아진 뒤에는 새로운 기술을 다양하게 경험해봤음
- 이 부분이 문제임. AI가 어떤 이들을 전반적으로 더 멍청하게 만들고, 또 어떤 사람은 더 똑똑하게 만들고, 어떤 이들에게는 분야별로 명암이 갈릴 것임. 해당 글에서 일반화가 심했던 점이 아쉬움. 참고로 내 Claude 분석 결과 공유함. 난 Claude로 글을 분석하며 실제로 더 똑똑해졌는지, 덜 똑똑해졌는지 직접 판단해보면 좋겠음. (추가: Claude 프롬프트에서 저자 성별을 잘못 표기했던 것도, 내 AI 활용의 실질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음)
- 이미 이런 현상이 벌어진 예로, 길 찾기 소프트웨어 없으면 경로를 계획하거나 내비게이션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 실시간 정보로 우회도로를 안내받는 건 좋지만, 반복적으로 지침만 따라가다 보면 의존도가 너무 커지게 됨
- 나는 늘 길치가 아니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지도 없이 길 찾는 능력이 급격히 퇴화된 것을 깨달음. 그때 Human Being: Reclaim 12 Vital Skills We’re Losing to Technology라는 책의 내비게이션 관련 챕터를 읽다 멘붕 와서 아예 책을 덮고, 먼저 내비게이션 역량부터 회복시켰음. 지금은 지도만 보고도 도시 어디든 떠올릴 수 있게 됨. 스마트폰으로 길 찾는 시대는 졸업했음. 지금은 커뮤니케이션이 위기에 처할까 두려워, 그 챕터를 읽고 있음. 점점 더 기술에 의존했다가 각종 기초 역량 잃는 것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고, 사고력을 더 쓰겠다는 의지와 달리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는 현실임
-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실제 발생하는 문제로 이런 NPR 기사가 있음. 또, 이런 태도가 가치와 역량을 갉아먹는다는 교훈으로 아래 마린코 기사도 참고할 만함
- 나에겐 GPS가 전에는 엄두도 못 낼 곳을 갈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되었음
- 나는 내비앱 의존을 과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음. 대부분의 사람에겐 경로 계획 자체가 거의 쓸모 없는 역량임. 필요하면 언제든 쉽게 익히면 됨
- 그게 뭐 어때서? 그냥 의존해도 되는 거 아님? 내가 어릴 적 차에 지도책이 항상 있었고, 어떤 직업을 할 땐 매일 30분씩 4시간 운전경로를 종이에 그리며 계획했음. 페이지마다 연결된 도로 찾느라 시간이 많이 들고, 지도를 오래 써서 보던 표시와 실제 교차로가 달라서 혼란스럽고, 뒤차가 빵빵 거리던 기억이 있음. 그런 고생은 시간 낭비였음. 그게 나를 더 강하게 만들지도, 똑똑하게 만들지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지도 않았음. 지금처럼 종이 지도와 긴 나눗셈 없어도 괜찮음
- 최근 시니어 엔지니어 채용 과정을 겪으면서 눈에 띄게 실력 저하 현상을 보고 있음. 지원자의 80%가 GenAI 없이는 주니어 수준 코딩도 수행을 못함. 실제 업무에 가까운 코딩 과제를 내도 기본 데이터 구조 작업에서 막힘. 단순히 코딩 문제만은 아닐까 해서, 협업·아이디어 내는 쪽도 확인했지만, LLM에 의존하는 현상이 똑같이 심각함. 정말 실감하는 현실임. 그리고 “그럼 LLM 쓰게 하면 되지 않냐?”는 반론에 대해, 우리는 새 기술과 API 자체를 만드는 환경이라 LLM이 제대로 대응 못하는 실무가 많음. 결국, 이런 상태라면 시니어에게 고액 연봉을 줄 이유가 뭐가 있냐는 의문이 드는 상황임
- 사실 나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바이브 코딩할 때 AI를 많이 활용함. 만약 지금 LLM 없이 무작위로 코딩 인터뷰를 본다면 나 역시 적응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음. 그래도 며칠만 연습하면 바로 회복할 수 있고, 곧 대다수보다 더 잘할 자신은 있음. 숨겨진 잠재실력 때문에 실전 테스트만 보고 인재를 놓치면 아쉬운 결과가 생길 수 있음
- 왜 시니어에게 돈을 주냐고 물었는데, 요즘은 AI와 제대로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이 시니어의 차별화된 스킬임. 이건 문제영역을 제대로 파악하고 수많이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습득 가능함
- 직급 인플레이션이 회사에도 번짐. 몇십 년 전엔 ‘senior’ 자격도 못 받았을 사람이 이제는 ‘principal’ 타이틀 달고 있음
- 알아야 할 것과, LLM 검색만 해도 충분한 지식은 각자 견해 차이임
- “GenAI 없으면 주니어-level 작업을 못 함"이란 말이 완전 무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상세한 기억이 희미해서 약간 흐릿하게 남아 있다는 얘기일 수 있음. 주니어는 최근 공부 덕에 $알고리즘까지 완벽히 기억하지만, 시니어는 어떤 알고리즘이 있고 언제 왜 쓰는지, 찾아보는 방법만 어렴풋이 아는 경우가 많음. 일정 분야에서 더는 직접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면 기억도 사라지고, 그 대신 다른 역량에 집중했던 결과임. 즉, 직무 자체가 분화됐고 ‘주니어’와 ‘시니어’는 같은 스킬셋의 상하 단계가 아님. 실제로 회사에서 주니어와 시니어가 같은 일을 하는지, 각자 다른 영역을 담당하는지 확인해보면 명확함. 그리고 타이틀 인플레이션 역시 현실임
- <i>the Argument</i>라는 이름의 잡지임에도, 이 글에서는 “문제는 X가 아니라 Y”라 밝히고, X를 반박하는 내용은 없이 Y만 오래 주장함
- 보통 이런 식의 글은 '나는 X보다 Y가 더 걱정된다'는 스탠스라고 받아들이면 유용함. 그러니 독자는 굳이 X를 따질 필요 없이, Y가 진짜 문제인지에만 주목하면 됨. 이 글에서도 “AI가 일자리를 뺏을지는 모르는 일이나, 이미 지금 사고력 감퇴는 분명한 문제다. 나는 생각하는 기계의 등장이 아니라, 점점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증가가 더 걱정이다"라고 직접 밝힘. 따라서 글쓴이의 중점은 Y임
- X를 반박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애초에 주관적 입장이기 때문임
- 저자는 답에 가까운 얘기를 하면서도 그 의미를 자각하지 못하는 듯함. 예를 들어 스스로 체육관에서 턱걸이를 하는 상황을 보라. 등 근육 힘이 정말 생존에 꼭 필요한가? 20세기 이전처럼 모두가 육체노동을 하던 시기라면 따로 운동법 연구까지 시간 썼을까? 머리를 쓰는 일이 줄어드시 우리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생각 근육을 채워가려 할 수 있음. 결국 교육 없이도 학습과 창조, 관계를 위한 본능은 일부 비율에서 늘 존재할 것임
- 교육 체계 자체가 이미 구시대 유물임. 글에서 언급한 모든 점들은 현실의 교육이 “공공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빨리빨리 에세이 쓰고, 저임금 과로 교사가 급하게 채점하는 방식이 2025년의 최적 비판적 사고법"일 것이라는 전제가 깔림. 앞으로는 AI가 각자 속도에 맞는 개별화 교육 과정을 제시하고, 실시간 오답 유도 및 피드백까지 해주며, 더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해질 전망임. 나는 오히려 이런 변화로 협동·사회성 같은 부분에 결함이 더 생길까 걱정임. 그래서 인간 교사의 역할이 ‘지식전달자·채점자’보다 동기부여·관계 구축 등으로 더 중요해질 것 같음
- 부모 경험이 있냐는 질문임. 실제로 아이 키우는 걸 본 적 있다면, 열에 아홉 이상의 아이들은 부모, 교사, 또래 등 사회적 압박 없이는 과제나 학습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음. 학교의 본질은 이런 강제적 사회 분위기를 통해 적어도 생애 한 번쯤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을 기회를 부여하는 것임. 그나마 이렇게 백지 같은 성장기 시절에 사회가 최소한의 노력을 유도하자는 것이 학교임
- 환상적인 점은, 환각과 가짜 정보를 막 말하는 AI에게 교육을 맡기는 게, 저임금 과로 선생님보다 반드시 나은지 의문임. 오히려 해답은 교사의 처우 개선과 지원 강화임
- 왜 다들 한쪽 면만 말하는지 모르겠음. 지루한 일들을 AI한테 넘기지 못한다면 복잡한 과업을 누가 해결할까? 반복적 계산만 직접 하느라 이런 발전 가능했을까? AI 덕분에 인류는 무한 로그테이블과 손계산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
- AI는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흔한 ‘거대한 추상화 계층'임. 하지만 항상 진리는, 최고의 엔지니어는 추상화 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바닥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탐구할 호기심과 지능을 지녔다는 것임. TCP/IP 스택을 만들지는 않아도, 프로토콜 개념은 이해하고, DB도 내부 구현과 가용성/일관성 트레이드오프 정도는 알아야 훌륭한 엔지니어임. 결국 AI 역시 맹목적으로 지시에 따르기만 한다면 큰 낭패를 볼 위험이 큼
- 나는 최근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썼음. AI가 더 긴 과업을 척척 해결할수록, 인간의 주의집중력은 점점 짧아지는 현실임. 관련 포스트. 앞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AI 도움을 받으면서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유지할지 희망을 가짐. 사실 학교 과제 자체가 정말 실용적이진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