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 by GN⁺ | ★ favorite | 댓글 1개
  • 18세기 Rome의 vedute 판화는 장소의 식별성과 넓은 시야를 동시에 살리지만, 사진 원근에 익숙한 눈에는 일부 구조가 어긋나 보임
  • Hugin의 Panini projection은 초광각 장면에서 수직선과 방사형 선을 직선으로 유지하지만, Piranesi와 동시대 작가들의 실제 표현 방식과는 다름
  • Piranesi의 트릭은 멀어지는 집·아치 같은 반복 객체를 실제 원근처럼 수렴시키지 않고, 가까운 객체를 먼 객체의 확대판처럼 그려 더 많은 정보를 읽기 쉽게 담는 방식임
  • 판화 위에 대각선을 그어 보면 소실점으로 모여야 할 선들이 일부 영역에서 평행을 유지하며, Canaletto의 그림에서도 같은 패턴을 볼 수 있음
  • 이 방식은 카메라나 일반 렌더링의 물리적 원근은 아니지만, 거리 입면도·조감도·지도형 풍경처럼 가독성이 중요한 이미지에서 더 읽기 쉬운 결과를 만들 수 있음

사진 원근과 다르게 보이는 Piranesi 판화

  • Giovanni Battista Piranesi는 18세기 Rome의 고전·현대 건축물을 그린 vedute 에칭으로 유명한 작가임
  • 당시에는 Grand Tour 기념품으로 쓰이는 건축·도시 이미지 산업이 있었고, Piranesi만 이런 그림을 제작한 것은 아니었음
  • Piranesi의 이미지는 예술적 완성도와 장소 세부 묘사가 뛰어나 실제 장소를 마주했을 때 식별성이 높음
  • 사진에 익숙한 현대 독자에게는 세 가지 특징이 두드러짐
    • 실제 장소의 느낌을 사진보다 잘 전달하는 경우가 있음
    • 한 장의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넓은 파노라마 시야를 보여주면서도 사진 가장자리 같은 왜곡이 거의 보이지 않음
    • 원근법이 약간 이상하거나 크게 틀린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사람들이 그렇게 봤다는 증거는 없고 Piranesi는 뛰어난 드로잉 기술로 유명했음

Hugin의 Panini projection과 역사적 vedute의 차이

  • Hugin 파노라마 스티처에 새 투영 방식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일반 사진 투영의 극단적 가장자리 왜곡이나 어안·지도 투영의 곡률 없이 넓은 화각을 표현할 방법이 필요했음
  • 그 결과물이 Panini projection이며, 때로는 vedutismo projection이라고도 불림
  • Panini projection은 다음 특성을 가짐
    • 수직선을 직선으로 유지함
    • 방사형 선도 직선으로 유지함
    • 가장자리 왜곡이 거의 감지되지 않음
    • 180°가 넘는 장면도 때로는 일반 사진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음
  • 다만 Hugin의 Panini projection은 Piranesi와 동시대 작가들의 원근 표현과 완전히 같지 않음
  • Hugin/Panini 원근을 제도판에서 구성하는 방법은 있지만, 역사적 작가들이 실제로 이 방법을 썼다는 증거는 없음
  • Panini 자신과 Vincent van Gogh에게는 이 방식에 가까운 사례가 있으나, Piranesi의 핵심 기법은 별도의 트릭임

반복 객체를 확대·축소하는 원근 트릭

  • 일반적인 직선 원근(rectilinear) 은 카메라, 제도판 투영, camera obscura 같은 역사적 원근 장치에서 나오는 기본 원근임
  • Piranesi의 트릭은 집이나 다리 아치처럼 비슷한 객체가 멀어질 때, 가까운 객체를 먼 객체의 단순한 확대판처럼 그리는 데 있음
  • 실제 원근은 이런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지만, 이 기법은 그림 안에 더 많은 요소를 넣으면서도 각 요소를 식별 가능하게 유지함
  • 한 점 원근에서는 시선 방향에 수직이 아닌 평행선들이 수평선 위의 소실점으로 모임
    • 건물 가장자리는 수평선 중앙의 소실점으로 수렴함
    • 건물의 대각선도 서로 평행하므로 위아래의 소실점으로 수렴해야 함
  • Piranesi의 일부 판화에서는 중앙부 대각선은 예상대로 위아래로 수렴하지만, 왼쪽 장면의 대각선들은 완전히 평행하게 그려져 있음
  • 이런 이미지는 카메라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제 원근 렌더링할 수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그림으로는 여전히 자연스럽게 작동함

대각선으로 확인하는 시각적 증거

  • Piranesi 판화에는 세 개의 아치가 서로 같은 형태를 유지한 채 크기만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 사례가 있음
  • 이 트릭은 이미지 위에 대각선을 그어 보면 찾기 쉬움
    •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에 그리는 것이 좋음
  • 표준 원근에서는 반복되는 건물 구획의 대각선이 하늘 쪽 어딘가의 소실점으로 모여야 함
  • Canaletto의 그림에서도 같은 트릭이 나타남
    • 그림의 중앙과 오른쪽 부분은 사진적으로 올바른 원근에 가까움
    • 왼쪽의 긴 건물은 Piranesi식 트릭으로 확장되어 있음
    • 각 구획의 대각선을 그으면 명확히 평행
  • 수학적으로는 가까운 객체와 먼 객체가 같은 비율을 유지하도록 일련의 객체를 그리는 방식임
  • 이 조건을 만족하려면 소실점에서 임의의 두 특징까지의 거리 비율이 다음 두 특징에서도 같아야 함

이미지 편집과 지도형 조감도에서의 응용

  • Piranesi식 트릭은 전체 장면을 일반 목적 투영으로 렌더링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Hugin에 새 범용 매핑으로 넣기 어려움
  • GIMP 같은 이미지 편집기의 perspective tool은 직사각형 선택 영역을 homography matrix transform으로 왜곡하며, 사진적으로 올바른 직선 원근과 그에 따른 가장자리 왜곡을 만듦
  • Piranesi식 원근은 거리 입면도처럼 직사각형 객체가 있는 장면에 적용할 수 있음
    • 같은 거리 입면도를 Piranesi식으로 왜곡하면 먼 집이 더 잘 보이고 가까운 집도 심하게 왜곡되지 않음
    • 정규 한 점 원근에서는 좌우 건물이 원본 입면도나 Piranesi식 결과보다 더 심하게 왜곡됨
  • 이 방식은 2차원으로 확장해 두 점 원근 같은 형태의 이미지 편집 도구 프로토타입으로도 만들 수 있음
    • Piranesi가 직접 이런 2차원 확장을 한 것은 아님
    • 컴퓨터에서는 이런 일반 2D 재매핑을 시도할 수 있음
  • Piranesi식 결과는 “올바른” 원근보다 더 읽기 쉬운 경우가 있음
    • 사진, TV, 잡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Piranesi식 이미지가 더 자연스럽고 정규 원근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음
  • 평행한 대각선을 기준으로 보면 역사적 작가와 일부 현대 작가의 작품에서도 같은 트릭을 찾을 수 있으며, 이는 사라진 지식이 아님
  • 이 트릭은 조감도 형태의 풍경을 보여주면서도 지도처럼 읽기 쉽게 유지하는 데 흔히 쓰였음
  • London 지도를 Piranesi식 조감 원근으로 다시 그린 예시는 같은 지도를 “올바른” 조감 원근으로 보인 결과보다 더 읽기 쉬움
  • 2026년 5월 메모에 따르면, 이런 원근 뷰를 만들기 위한 자유 소프트웨어 도구가 brunopostle/piranesi로 공개돼 있음

댓글과 토론

Hacker News 의견들
  • "Piranesi"라는 책에 꽤 빠져 있음. 글에 나온 예술가 이름을 딴 주인공이 끝없는 고전 건축의 복도, 조각상, 계단만 있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임
    굉장히 차분해지는 경험이라 잠들기 전 오디오북으로 10번 넘게 들었고, 강력 추천함

    • 같은 작가의 전혀 다른 책인 "Jonathan Strange & Mr Norrell"도 아주 좋았음
      각주를 매우 효과적으로 쓰는 작품임
    • 책 때문에 글을 눌렀다가, 원근법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훌륭한 설명 때문에 끝까지 봄
    • 이게 Counter-Strike 맵 de_piranesi의 영감이었을 것 같음
    • 오디오북을 들을 때 주인공 때문에 꽤 답답했음. 이야기를 직접 듣던 순간보다, 다 듣고 난 뒤 남은 기억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됨
      세계를 퍼즐처럼 계속 “풀어내려” 했고, 순진한 인물도 답답하게 느끼는 편이라 그랬던 것 같음. 끝까지 마친 뒤에야 정말로 작품을 인정하게 됨
  • 가독성이라는 말이 핵심이라고 봄. Piranesi식 왜곡이 더 읽기 쉽고, 사진·TV·잡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쪽이 훨씬 좋아 보이며, “정확한” 원근법은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수 있음
    현대 화가의 사진 같은 그림을 두고 “실물처럼 완벽하다, 르네상스 화가들은 이 정도 기술이 없었다”는 식의 논의를 자주 보는데, 예술의 목적을 떠나 사진 같은 그림이 정말 더 현실 같은가라는 질문이 남음
    카메라가 보는 세계는 정확히 재현할지 몰라도, 인간이 보는 세계를 그대로 재현하는지는 별개임. 뇌는 세부를 채워 넣고, 그림의 대상에 집중하고, 왜곡하고, 색조를 “알고 있는 색”에 맞게 다시 배치함
    특히 렌즈 흐림은 눈이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과 전혀 다름. 우리는 흐린 영역을 돌아다니며 보지 않고 대체로 무시하다가, 그곳을 보려고 하면 초점이 맞아 선명해짐
    그래서 Piranesi의 원근법이 “정확한” 원근법보다 실제 지각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본 점이 좋음

    • 원근법과는 별개로, 화가들은 우리가 “봐야 하는” 곳에 더 많은 세부를 넣고 나머지는 흐릿한 스케치처럼 남기는 경우가 많으며, 눈도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에 오래 머물지 않음
      흥미로운 건 AI 그림은 이걸 잘 활용하지 못해서 모든 곳을 비슷하게 세밀하게 그리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알아볼 때가 많음
    •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Seeing Like a State"는 현대 세계가 거리와 공간을 인간 기준, 예컨대 “한 시간 걸음”, “여섯 부셸어치 작물” 같은 표현에서 측량 기준인 “3마일”, “5에이커”로 옮겨간 과정을 다룸
      현대인은 지도, 카메라, 나침반 같은 기술을 매개로 사물을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그게 예술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영향을 줌. 카메라 결과물과 맞으면 “사진적 사실주의”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우리가 그렇게 보는 건 아님
      중국의 대형 산수화도 흥미로운 예임. 보는 위치에 따라 원근이 바뀌어서, 작품 전체가 하나의 소실점을 공유하지 않지만 두루마리의 특정 지점과 그 주변만 보면 그 자리에서는 “맞게” 보임
      [1]https://bookshop.org/p/books/seeing-like-a-state-how-certain...
    • 강하게 동의함. 비슷한 물체들이 멀어지는 줄, 예컨대 집들이나 다리의 아치가 있을 때 가까운 것은 먼 것의 더 큰 버전처럼 그린다는 설명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짐
      자연이 동일한 아치의 연속을 보여준다면 그렇게 해석할 것임. 눈 뒤쪽에 실제로 투영되는 기하학적 형태로 해석하진 않을 것 같음
    • 좋은 포인트들이지만, 우리가 정말 카메라와 다르게 현실을 지각한다면 누군가 그걸 다룬 글을 썼을 것 같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실제 시야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임
      완전히 맞추기는 어렵지만 가능하고, 인간 눈의 광학도 꽤 잘 이해하고 있으니 카메라는 인간 시각을 그럭저럭 재현한다고 봄. 심리적 편향과 보완 작용은 모든 방향으로 왜곡할 수 있으니, 카메라는 평균적인 인간 지각을 보여주는 셈일 수도 있음
    • 사진적 사실주의는 관찰 가능한 현실을 재현하려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사진을 재현하려 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림
  • Panini 투영은 Unity와 Unreal에 내장되어 있음. Unreal 문서 [0]를 보면 본질적으로 잘라낸 어안렌즈 비슷한 투영이라는 걸 알 수 있음
    그 문서에는 두 투영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더 명확한 비교도 있고, 특히 첫 이미지 묶음에서 바닥의 정사각형 타일 배치를 보면 차이가 잘 보임
    [0] https://dev.epicgames.com/documentation/en-us/unreal-engine/...

  • 정말 멋짐. “카메라”에서 멀리 떨어진 물체의 세부를 볼 수 있어서 더 좋아 보이는 듯함. 실제 현장에 있을 때 계속 여러 물체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일임
    이 원근법 트릭은 내가 그림의 어느 영역에 초점을 둘지를 나타내는 지도처럼 느껴짐
    이 방식으로 동영상이나 게임을 렌더링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함. 더 나은 그래픽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움직임이 망칠까?

  • panotools 위키에는 같은 사진을 여러 투영 방식으로 비교한 좋은 자료가 있음. Google Street View는 360° 이미지를 저장할 때 등장방형(equirectangular) 이미지를 쓰고, Panini도 또 다른 종류의 등장방형 투영임
    예시
    Panini: [https://wiki.panotools.org/File:Ben_Equirectangular_panini.j...](https://wiki.panotools.org/File:Ben_Equirectangular_panini.jpg)
    Equirectangular: [https://wiki.panotools.org/File:Big_ben_equirectangular.jpg](https://wiki.panotools.org/File:Big_ben_equirectangular.jpg)
    전체 목록: https://wiki.panotools.org/Projections

  • 대체로 인지되는 원근 오류는 넓은 시야각으로 찍은 사진을 더 좁은 시야각에서 보여줄 때 생긴다고 봄
    원근이 “왜곡된” 이미지는 화면에 코를 가까이 대서 사진이 시야를 더 많이 채우게 하면 더 현실적으로 보임. 중앙이 커지고 결국 가장자리가 눌리기 때문임
    Panini 투영이나 Piranesi의 아치 같은 트릭은 원래 장면보다 그림이 시야에서 덜 차지할 때도, 화면 가장자리의 특징들이 올바른 시야각을 차지하게 만드는 방법임. 직선을 휘게 하지 않으면서 가능하게 함

  • “이를 렌더링하는 카메라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면서도 “수학은 꽤 단순하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분명 프로그램을 쓸 수 있을 것 같음

    • 카메라나 컴퓨터로 하려면 Piranesi 원근법으로 그려야 할 물체를 식별해야 함. 물체를 배치하는 수학은 단순하지만, 래스터 이미지를 주요 물체들이 그런 원근을 갖도록 다시 렌더링하는 건 아마 불가능에 가까움
      일반적인 방식으로 이미지를 벡터화해야 할 텐데, 그 분야의 최신 수준은 모르지만 확실히 어려워 보임
    • 프로그램은 이미 작성되어 있음: https://github.com/brunopostle/piranesi
      문제는 이게 전체 3D 장면이 아니라 사각형을 투영하는 방법이라는 점임. 그래도 원근 트릭이 일어나는 중심축을 지정하면 전체 투영으로 확장할 수 있을 듯함
    • 그 부분이 나도 헷갈렸는데, “기존의, 즉 Piranesi식이 아닌 뷰를 Piranesi 원근으로 렌더링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했음
      처음부터 그리는 예술가라면 제시된 수학을 써서 할 수 있고, 일부 예시는 한 그림 안에서도 어떤 부분은 Piranesi 원근을 쓰고 다른 부분은 안 쓰는 것처럼 보임
      아마 저자는 전체가 “진짜” 원근법으로 그려진 작품을 프로그램으로 통째로 Piranesi식으로 변환할 방법은 없다고 말한 듯함
    • 오른쪽의 초록색 건물도 뭔가 이상함. “진짜 원근법” 뷰에서는 더 넓고, 직교 투영 뷰보다도 더 넓어 보임
  • Panini 투영 논문은 읽을 만함[0]
    Unreal Engine은 후처리 필터로 이를 지원하지만[1], 실제로 쓰는 게임은 잘 모르겠음
    [0]: http://tksharpless.net/vedutismo/Pannini/panini.pdf
    [1]: https://dev.epicgames.com/documentation/en-us/unreal-engine/...

  • Piranesi의 상상 속 감옥 연작은 볼 만함. 이런 판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표현된, 열병 꿈 같은 훌륭한 고딕 감옥들임

  • 훌륭한 소설에서 쓰인 시점 이야기를 기대하고 들어왔다가, 시각 예술에 대해 좋은 내용을 배우고 덤으로 책의 맥락도 더 알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