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 삶의 방향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성장해나가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업계의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 "이런 혁신을 이루겠다" 같이 뚜렷한 지향점이 있으신 분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저는 제가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 기여하고 싶은 가치를 찾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 현재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 그 목표는 어떻게 발견하게 되셨나요?
  •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특히 기술 업계에 계신 분들이라면, 여러분의 기술적 배경을 어떻게 의미 있는 가치 창출로 연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직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조금 외롭게 느껴지네요. 여러분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GeekNight에서 발표했던 GeekNews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왜 긱뉴스를 만들었나요?

긱뉴스를 만들게 된 이유는 "국내에서 편하게 최신 기술 뉴스를 습득하는 경로가 없다" 였습니다.
그래서 뉴스 제목과 요약만이라도 계속 보면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었고요.
저의 경우는 해외 기술 뉴스를 주로 보다 보니, "실리콘밸리와 우리의 차이점"을 생각해봤습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게 Y Combinator가 운영하는 HackerNews 였어요.
해커뉴스에는 매일 수백개의 뉴스가 올라오고, 그중에 많은 투표를 받아서 상단에 올라오는 차지한 링크는 수십만의 트래픽이 쏟아집니다.
여기서 공유되는 뉴스들은 다시 수백/수천개의 테크뉴스레터 및 다른 어그리게이터들에 공유되면서 몇주간 반복적으로 회자됩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과 트래픽을 얻은 회사들은 그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고, 그 결과로 얻은 경험들을 서비스에 반영하고 회고한 기록을 통해 또 다시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선순환 구조를 생성합니다.

즉, 새로운 서비스,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 초기 오픈 소스들도 기술업계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채널이 있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으로 생각되었어요.

게다가 해커뉴스에선 단순히 기술만 공유되는게 아니라, 이를 통한 열띈 토론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특정 글에 대해서는 별도의 반론 글을 블로그에 적고, 그게 다시 재공유 되는데요.
이를 통해서 구독한 것만 봐야하는 RSS 들과 달리 좀더 다이나믹한 기술 습득 과정을 가지게 됩니다.
해커뉴스에서 어떤 회사의 기술적 이슈에 대해서 누군가 지적하면 그 회사의 CTO나 테크리드가 직접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는 에코시스템 자체가 부러웠어요.

그래서 긱뉴스를 만들었고요. 10년만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했는데 이제 6년차에 접어드네요.
지금까지 5년이 넘는 기간동안 주 7일 하루도 빠짐없이 1~5개의 뉴스를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20만명이 방문해주시고, 국내에서 약 4천개가 넘는 회사들이 슬랙봇을 통해서 긱뉴스를 받아보고 있는데요.
슬랙봇이 1만개가 넘어가면 의도했던 대로 국내에서 만든 서비스와 오픈소스들도 충분히 관심을 받고 더 쉽게 성장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실리콘 밸리를 보면 몇천만원-몇 억단위의 소규모 인수건이 꽤 보이는데요.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제품화 하는 사람과 그 제품을 더 키우는 사람, 그리고 그런 제품을 인수할만한 많은 회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내의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이 VC투자나 정부지원 받아서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의 사이드 프로젝트나 소규모 비즈니스도 돈을 벌고, 몇천만원에서 1~2억, 나아가 몇억까지의 작은 인수가 활발히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긱뉴스가 그런 에코시스템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면 좋겠습니다.

정말 대단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향후에 lobste.rs도 추가하실 계획이 있나요?

원 질문과 상관없이 제 댓글 얘기가 길어지는게 조금 부답스럽네요 ^^;
lobste.rs 는 제가 그냥 가끔 둘러보면서 관심 가는 링크만 추가하고 있습니다.
상위링크에 올라오는 글들이 해커뉴스와 종종 겹치더라고요.

와우.. 혼자 고민하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털어놓은 글에 훌륭한 답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어떤 문제 의식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경험담과 목표하고자 하시는 것이 느껴져서 저에게도 큰 영감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만들어갈까'를 고민하게 되네요.

이렇게 따뜻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멋있고 감사합니다. 4년 안에 1만개 회사를 넘어가길!!!

멋진 마인드시네요. 많이 배웁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라 저의 사례도 남겨봅니다.

제가 가장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보다 자기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삶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쉽게 이리저리 휩쓸리고, 결국 남이 하는 선택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삶을 살게 되니까요.

저에게는 이 문제가 너무도 중요한 문제고, 지금은 이 미션을 가지고 창업을 하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건 귀납적으로 발견했는데요, 대학생 때부터 이런 종류의 활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한다든지, 대화가 통하는 친구들과 모여 정기적으로 세션을 연다든지, 관련 주제의 뉴스레터를 운영한다든지 등,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제가 큰 열정을 갖고 임했던 활동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니 "개개인이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지금은 하나의 앱 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은 위에 말씀드린 뉴스레터였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구독자들이 하나둘 생기며 초기 오디언스가 되어주셨습니다. 이 분들을 위해 조금씩 고도화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어쨌든 내가 진정으로 좋아했던 것,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열심히 했던 것이 무엇이 있었는지 고민해보고, 왜 그렇게나 좋아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조금 더 확실한 방향성을 찾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추가로, 비슷한 맥락이지만 본인만의 내적동기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이나 영향력, 명예 같은 것 외에 나를 강력하게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또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일/분야는 무엇이 있는지 깊이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터라 yjo1104 님의 말씀이 크게 와닿네요.

기술 업계에 있다 보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들 속에서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아니면 그저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일까?' 하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되더라구요.
때로는 이런 고민들이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질문들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자기다운 삶을 향한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도 저만의 내적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러한 것이 나를 강력하게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의견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례 공유 감사합니다. 저도 요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먹고 사는 문제 외에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직은 추상적이지만 어려워서 하지 못했던 걸 할 수 있게 되면서 느끼는 달성감이라고 최근에 깨달았어요. 조금 더 구체화해서 저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형상화 하고싶네요.

저도 사는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하는대로 살아보려고 늘 노력중인데, 쉽지 않네요. ㅎㅎ
질문에 공감이 가서 저도 나름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 현재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 저는 CMS라 불리는 걸 만들고 있는데,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바둑을 취미로 하시는 분이 만들 바둑 커뮤니티, 키보드 좋아하는 분이 만들 키보드 커뮤니티 같은 사이트를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 있게 해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카페나 밴드처럼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고 기능들을 더 확장하실 수 있게요.

✔︎ 그 목표는 어떻게 발견하게 되셨나요?

  • 처음에는 그저 새로운 웹기술들을 시험해 볼 생각으로 기본적인 CMS를 만들었는데, 만들다 보니 요즘 시대에는 이렇게 CMS를 설치해서 쓰는 사람도 거의 없고 대부분 SNS에 본인이나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모여서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 당장은 그런 방식도 좋지만, 결국 데이터를 소유하는 건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는 SNS 서비스 업체들이고, 데이터 소유권은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있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뭐 거창하게는 그렇고 실제로는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플랫폼에 종속적이니까 디자인도 기능도 다 대동소이한게 약간 지루해 보였어요.

  • 그래서 이왕이면 누구나 쉽게 커뮤니티 사이트를 직접 구축할 수 있게 해보고 싶었고, 저도 마침 사진을 좋아해서 사진 커뮤니티를 내가 만든 CMS로 만들어보자는 생각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커뮤니티 사이트 외형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생기면서도 필요한 기능들은 다 있는 그런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 일단 CMS라는 걸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아는 (최신) 기술들이 없어서 그냥 아주 허접한 갤러리부터 뚝딱뚝딱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여쭤보고 피드백 받아서 또 고치고, 또 고치고, 뭐 하나 배우면 그거 써먹어보고, GPT 선생님 괴롭히고 그런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 내가 쓸 때 만족스러워야 남이 써도 만족스러울테니, 실력은 형편 없었지만 기준은 높게 잡았습니다. 그리고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계속 관찰하면서, 사용자들은 어떤 기능들을 주로 쓰는지 보고 모바일 기기에서는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도 계속 비교했던 것 같네요.

  • 잘 몰라서 그냥 재밌게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요. ㅎㅎ

CMS 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셨지만, 파고들다 보니 데이터 소유권이나 획일화된 UX 에 대해 발견하게 되셨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큰 목표를 가진 CMS 프로젝트로 발전시키셨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진정성 있는 관심을 가지고 깊이 들어가다 보면

그 분야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자신만의 어떤 독특한 시각이 생기면서..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동기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매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가시적이지 않으나 업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배워간게 정말 많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GN님 같은 분들이 사회의 멋진 어른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세상에 가치 있는 문제는 많습니다. 너무 많은데 일손이 모자라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게 "내가 해결할 문제가 없는 것 같다"면 아직 점을 찍어야 하는 단계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 경우에는 처음에는 에러가 너무 많다거나, 디버깅이 힘들다거나 하는 문제들을 겪고 테스팅이나 함수형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쩌다 프론트엔드를 하게 되었는데, 리액트는 함수형의 아이디어를 많이 도입하고 있었어서 쉽게 적응했습니다.
프론트엔드 테스트를 짜다보면 자연스럽게 접근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약간만 공부를 해도 세상의 많은 웹 사이트 / 웹 앱의 접근성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접근성과 테스트, 함수형에 대해 글도 쓰고 발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여기까지 오면서 너무 많은 문제들을 접했는데. 제 시간과 여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 접근성에 기반한 프론트 테스트를 가르쳐주는 글이나 책이나 강의가 거의 없습니다. 간단한 계산기나 장바구니 만들기 정도의 강의들인데. 이마저도 접근성 표준을 무시하고 테스트를 짭니다.
  • 접근성 스냅샷 같은 접근성에 기반한 테스트 도구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거나. 개발이 되어도 널리 알려지지 않아 거의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 대부분의 문서나 자료들이 영어인데, 한국어 번역이 없으니 시작부터 포기하는 분이 많습니다.
    ...

오픈소스도 그렇고 모든 일이 그렇지만 한 두 명의 영웅적이고 대단한 사람들이 삶의 사명으로 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인력은 부족하고. 모든 걸 떠받치던 영웅은 아프기도 하고 돈이 떨어지기도 하고 지쳐서 그만두기도 하더군요.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이 고창하지 않아도 조금씩 힘을 보태주기만 해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후원, 번역, 작은 PR... 무엇이라 해도 보통 시간 투자가 필요합니다. 웹 개발자라면 접근성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일지 모르죠...

저도 어렸을때 이런 본질적인 질문( 왜 사는가와 비슷한 ) 질문을 스스로 해본적이 있는데, 이건 개개인의 성향과 인사이트, 그 분야를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개인적인 분야를 찾았습니다. 잡스가 말한 점이 나중에 선에 이르르는 경험이랄까요. 대부분 인생을 바쳐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보통 일반 개발자들도 간단히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일 확률이 높고, 그러려면 지치지 않고 계속 하려는 개인적인 몰입이나 흥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다시 말해 자신이 무척 흥미있고 오랫동안 몰입할 만한 주제를 이것저것 조금씩 해보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