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Post Office Horizon 기소 스캔들은 현대 영국의 대규모 오판 사례로, 개인·조직 실패뿐 아니라 법과 법원 절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줌
- 법원은 반대 증거가 없으면 기계 장치가 정상 작동했다고 추정하며, 이 출발점은 컴퓨터 기록에도 적용됨
- 이런 증거 추정 아래에서는 컴퓨터 기록만으로 회계 부족액 같은 사실이 입증될 수 있고, 피고인이 오류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됨
- 1984년 Police and Criminal Evidence Act의 Section 69는 검찰이 컴퓨터의 정상 작동을 보여야 한다는 반대 규칙을 뒀지만, 1999년 폐지됨
- Section 69가 남아 있었다면 Post Office 기소의 진행 방식이 달라졌을 수 있으며, 폐지 이후 부담은 다시 피고인 쪽으로 넘어감
Post Office Horizon 스캔들과 법 절차의 책임
- Post Office prosecutions scandal은 현대 영국의 가장 큰 대규모 오판 사례로 꼽힘
- 사건은 개인적·제도적 실패가 겹쳐 있고, 법적 문서와 증거도 방대해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움
- 2019년 Mr Justice Fraser의 핵심 판결은 부록을 제외하고도 1,000개가 넘는 문단으로 구성됨
- Nick Wallis의 관련 책과 법정 조사는 사건의 경위와 재발 방지 방안을 추적함
- 많은 분석은 Post Office 경영진, 변호사, 소프트웨어 제공사 Fujitsu의 실패에 초점을 맞춤
- 그러나 적용된 법과 절차 역시 사건의 일부였고, 피고인에게 가혹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의사결정자들이 알았거나 알았어야 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벼워지지 않음
“컴퓨터는 정상 작동한다”는 증거 추정
- 법률가들이 말하는 추정(presumption) 은 반대 증거가 없을 때 법원이 특정 상태를 기본값으로 받아들이는 장치임
- 고전적 표현은 “반대 증거가 없으면 법원은 기계 장치가 관련 시점에 정상 상태였다고 추정한다”는 것임
- 여기서 기계 장치에는 컴퓨터도 포함됨
- 이 추정은 법원이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컴퓨터를 믿는다는 뜻이 아니라, 증거로 반박될 수 있는 출발점임
- 반대 상태가 입증되지 않는 한, 법원은 해당 상태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음
추정이 필요한 이유와 위험
- 법원이 추정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며, 추정이 없으면 많은 사건을 실무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움
- 추정은 사건의 쟁점을 관리 가능한 범위로 좁혀줌
- 계약은 가짜로 입증되지 않는 한 사기적 문서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음
- 피고인은 정신이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정신이상이 아닌 것으로 다뤄질 수 있음
- 핵심은 어떤 상태가 기본값이 되는지, 그리고 어느 쪽이 그 기본값을 깨야 하는지임
- 추정의 내용이 비현실적이거나 반박 조건이 지나치게 어렵다면, 추정은 사법을 돕는 장치가 아니라 오판을 낳는 장치가 됨
컴퓨터 기록이 유죄의 전제가 되는 구조
- 컴퓨터가 정상 작동한다고 보는 규칙은 증거 추정에 해당함
- 법원은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없으면, 컴퓨터 기록만으로 관련 사실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음
- 예를 들어 컴퓨터 기록이 우체국장 또는 우체국 여직원의 재정 부족액을 보여주면, 법원은 이를 실제 부족액의 증거로 받아들일 수 있음
- 이 전제를 흔들려면 피고인이 컴퓨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야 함
- 기소의 핵심 증거가 컴퓨터 기록일 때, 구조는 결국 “computer says guilty”가 됨
Section 69의 도입과 폐지
- 이 증거 추정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작동했던 것은 아님
- 1984년 제정된 Police and Criminal Evidence Act 1984 Section 69는 추정의 방향을 반대로 돌렸음
- Section 69 아래에서는 피고인이 컴퓨터 오류를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컴퓨터의 정상 작동을 보여야 했음
- 이 조항은 “반대 증거가 없으면 기계 장치가 정상 상태였다고 추정한다”는 기존 보통법 입장을 대체함
- Post Office가 우체국장·우체국 여직원들을 기소할 당시 Section 69가 남아 있었다면, 사건 진행은 달라졌을 수 있음
- Section 69는 1999년에 폐지됐고, 기존 보통법 추정이 되돌아옴
- 그 뒤로는 검사가 컴퓨터의 정상 작동을 먼저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컴퓨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야 하는 구조가 됨
- Section 69가 어떻게 폐지됐고 그 이유가 타당했는지는 이어지는 글의 주제로 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