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 by GN⁺ | ★ favorite | 댓글 1개
  • Chapel Hill에 사는 한 사진가는 고향에서 거의 촬영하지 않으며, 사진 찍기와 그곳에 머무르기를 동시에 하기 어렵다고 봄
  • 동네 황혼길에서 흰꼬리사슴 수컷이 울타리를 넘어 달려가는 순간에도, 카메라는 놀라움 자체보다 포착할 준비를 먼저 요구함
  • 1972년 아들의 출생을 촬영한 경험은 전환점이 됐고, Tri-X 필름과 50mm 렌즈를 든 그는 아내의 고통과 신생아의 탄생을 사진 구도로 먼저 바라보게 됨
  • 이후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카메라를 들지 않기로 했고, 대화 중 갑자기 프레임을 찾으며 생기는 빈자리와 거리감을 줄이려 함
  • 스마트폰에 사진 1만 장을 저장하는 시대에도, 사진은 특정 순간을 고정해 기억 방식을 바꿀 수 있으며 사진 사이의 가꾸지 않은 공간이 기억의 토대가 될 수 있음

Chapel Hill에서 카메라를 들지 않는 이유

  • Greensboro, North Carolina의 회고전에서 한 사진가가 전시된 100장 넘는 사진 중 “Chapel Hill”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한 장뿐이라는 점을 질문함
  • Chapel Hill 출신이자 거주자인 그는 그곳에서 거의 촬영하지 않음
    • 이유는 “거기에 살기 때문”이며,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다고 봄
  • 휴대폰에도 카메라는 있지만, 쓰임은 스냅샷에 머무름

포착 욕망과 놀라움 사이

  • 황혼 무렵 동네를 걷던 중, 뿔이 큰 흰꼬리사슴 수컷이 20피트도 안 되는 거리에서 정원 울타리를 넘어 어두워지는 거리로 달려감
  • 그 순간에도 먼저 사건을 사진으로 상상했고, 이는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도록 배운 습관과 이어짐
  • 사진으로 포착하려면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 준비는 예기치 않은 아름다움에 깜짝 놀라는 경험과 같지 않음
  • 사진은 놀라움에서 돌아와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한 뒤에야 가능함

1972년 출산 촬영이 남긴 장면

  • 1972년 아들이 태어난 날, 그는 병실에서 아내 Susan을 돕는 동시에 아이의 탄생을 촬영하려 했음
    • 카메라에는 Tri-X 필름이 들어 있었고, 50mm 렌즈가 장착돼 있었음
    • 자연분만 수업에서 배운 호흡법을 상기시키고, 진통 중 격려하는 역할도 맡고 있었음
  • Susan이 분만실로 이동하자 긴장감이 높아졌고, 아기가 3주 일찍 태어나는 상황에서 작은 인큐베이터가 알루미늄 카트 위에 놓여 있었음
  • 그는 조도계를 확인한 뒤 방이 충분히 밝아 1/125초로 찍을 수 있다고 판단함
  • 의사와 간호사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시야를 가리자, 촬영 구도가 방해받는 데 좌절감을 느낌
    • “비켜 달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러고 싶었음
    • 아무도 촬영자를 신경 쓰지 않았음
  • 뷰파인더 속 잠재적 사진의 사각형 안에서 아내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았고, 먼저 떠오른 감정은 사진가의 “Yes!”였으며 곧바로 셔터를 누름
  • 1분 뒤 의사가 몸부림치는 신생아를 들어 올렸을 때 다시 셔터를 누름

카메라 뒤에 숨는 거리감

  • 출산 이후 며칠 동안, 그는 그 방에 실제로 있었는지 아니면 카메라 뒤에 숨어 있었는지 되묻게 됨
  • 아이가 안전하게 태어나도록 의사들이 필요한 일을 하길 바라는 마음과, 사진을 망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같은 중요도로 공존했음
  • 만약 무슨 일이 잘못되어 Susan이 절박하게 방 안에서 자신을 찾았다면, 그녀가 보았을 사람은 눈앞에 검은 상자를 들고 있는 남자였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남음
  • 당시 그는 카메라 사용법을 배우는 중이었고, 친구와 걷다가도 좋은 대화를 끊고 무언가를 프레임에 넣곤 했음
    • 아직 자기만의 내적 시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모든 것이 시각적으로 그럴듯해 보였음
    •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좋은 대화가 흘깃 본 흥미로운 대칭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도 아직 깨닫지 못했음
  • 아들이 태어난 뒤, 눈에 카메라를 대고 먼 곳에 초점을 맞출 때 자신이 남기는 빈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기 시작함
  •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기로 하면서 그 거리감을 덜어냄

스마트폰 사진과 기억의 빈 공간

  • 스마트폰 세계에서 사진을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는 낡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임
  • 휴대폰에 저장된 1만 장의 사진은 그런 유보를 극적으로 반박하는 듯함
  • 작고 화면화된 이미지에 대한 끝없는 욕구 앞에서, 사진이 특정 순간에 우리를 고정하고 과거를 떠올리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무관해 보일 수 있음
  • 사진 사이의 가꾸지 않은 공간은 기억이 자라는 가장 비옥한 토대일 수 있음
  • 출산 사진은 한 장만 제대로 나왔고, 나머지는 평범했음
    • 의사가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머리부터 어머니에게 보여주며, Susan이 우는 신생아를 놀라서 바라보는 사진임
    • 50년 넘게 전에 한 장만 인화됐고, 지금은 다락 어딘가의 상자 안에 있음
    • 그 사진은 아내 외에는 공유하기에 너무 사적인 것이었고, 이혼 뒤 더 이상 가족 안에 자리 잡지 못한 가족사진들이 놓이는 림보에 들어감

댓글과 토론

Hacker News 의견들
  • 균형이 필요하다고 봄
    최근 뭐든 계속 촬영하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원글이 말한 이유들 때문에 우스꽝스럽게 느껴졌음
    이건 새롭지 않고, 내게는 스마트폰 확산 때부터 시작됐음. 그래서 사진 찍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10년 뒤 돌아보니 거의 아무 사진도 없는 게 후회됨. 특히 중요한 순간에 남길 만한 “좋은” 사진이 없음
    계속 모든 걸 찍을 필요는 없고, 행사 끝에 단체 사진 한 장 정도만 찍어도 충분할 듯함. 앞으로는 그렇게 해보려 함. 10년 뒤에 다시 보고하겠음

    • 어릴 때는 네덜란드 코미디언 Youp van 't Hek의 영향을 받아, 관광객들이 피사의 사탑을 받치는 척하는 민망한 사진을 조롱하는 태도를 그대로 받아들였음
      그래서 몇 년간 뻔한 관광 사진을 안 찍으며 우쭐했는데, 나중에 보니 기념물 사진을 놓친 게 아니라 함께 있던 사람들의 사진을 놓친 거였음. 가족과 친구들이 더 젊고, 때로 더 행복하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때로는 아직 살아 있던 모습들임
    • 20년 뒤 보고를 해보면, 교환학생 시절에는 실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매일 밤 같이 놀고 파티하고 다음 날 사진을 다시 보며 또 즐거워했음. 지금도 그때 친구들과 사진을 주고받고 웃곤 함
      10년 뒤 보고로는, 요즘 Google Photos가 9살과 11살이 된 아이들의 몇 년 전 “추억”을 자주 보여주고, 절반쯤은 아내와 서로 공유하며 살짝 뭉클해지거나 즐거운 순간을 가짐
      사진을 최우선으로 두는 수준으로 과하게 몰입하지 않는 한, 사진을 찍는 게 왜 경험을 망친다는 건지 잘 모르겠음
    • 아들과 로마에 갔을 때, 사람들이 반드시 건져야 한다는 사진을 찍으려고 보이는 행동들이 정말 우스꽝스러웠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셀카들임. 도착해서 비행기 앞 활주로에서 둘이 찍은 사진 하나, 아무 거리에서 찍은 사진 하나
      아내를 암으로 잃었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상대적으로 사진을 너무 적게 찍은 게 후회됨. 가지고 있는 사진들은 정말 소중함
    •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는 게 좋고, 그 사진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음. 나도 비슷한 취향의 친구들과 공유하려고 사진을 만들고 고르는 걸 좋아함. 전반적으로 친사회적인 활동임
      그 글은 끔찍했고, 내게는 아이디어보다 글쓴이의 성격을 더 잘 드러냈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균형을 찾는 일이 정말 어려울 수도 있겠음
    • 사진을 찍고, 모아두면 됨. 굳이 공유할 필요도, 정성 들여 정리하거나 편집할 필요도 없음
      어딘가에 지난 세월의 사진 더미가 대략 시간순으로 있다는 것만 알면 됨
      무엇을 잊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함. 오래된 사진을 넘겨보면 머릿속에서 바로 꺼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했다는 걸 떠올리게 됨
      나이가 들수록 더 가치가 커짐. 기억의 해상도가 낮아진다고 느낄 가능성도 높고, 되돌아볼 과거의 해도 더 많아지기 때문임. 내 기억은 20대 후반까지 사진 같았는데 늘 그럴 거라는 가정은 틀렸음
      다만 전원이 빠진 SSD에 사진을 백업해두지는 말아야 함
  • “카메라 만지작거리느라” 순간을 놓치는 감각은 공감됨. 콘서트장에서 LCD 바다 너머로 보는 풍경도 비슷하게 인상적임. 이 도구가 우리를 순간에서 떼어놓는다고 생각하기 쉬움
    하지만 매일 동물원에 가는 입장에서 다른 관점을 말하고 싶음. 처음 몇 달은 카메라 없이 가고 가끔 휴대폰 사진만 찍다가, 35mm 이후 한동안 하지 않던 사진을 다시 시작했음
    전체 경험이 바뀌었고 동물들과 더 연결됐음. 주변 사람들이 “지루하네, 동물이 아무것도 안 하네”라고 생각할 때, 나는 “저 움직임 봐라, 조금만 더 기다리면 찍을 수 있겠다”라고 생각함. 동물들이 깨어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유일한 사람이 되기도 함
    직접 흥미를 잃은 뒤에도 30초 더 동영상을 돌리는 30초 규칙도 만들었음. 사진은 동물들과 더 가까워지게 했을 뿐 아니라, 인내와 우아함, 고정된 주의로 순간에 머무르는 철학적 훈련이 됐음
    그 블로그 글과는 정반대임

    • 분명 몰입하고 있기는 하지만, 순간 자체보다는 사진을 찍는 행위에 더 몰입하는 것 같음. 피사체에 집중하게 해주긴 하지만 아주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 만듦
      설명 자체에서도 핵심은 사진을 건지는 데 있었음. 말 그대로 특정한 “렌즈”를 통해 사물을 보게 만드는 셈임
      그 순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중이라면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도 보임. 사진을 얻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실제로 그들과 함께 존재하는 데는 덜 집중하게 될 수 있음
    •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과 무언가를 그냥 바라보는 것은 다름. 능동과 수동의 차이임
      원하는 바에 따라 다르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음
      사진뿐 아니라 도시 풍경을 그리는 같은 창작 활동에도 적용됨. 앉아서 스케치할 좋은 각도나 전망을 찾고, 그 장면을 바라보며 스며들게 한 뒤 침대든 어디서든 장면을 재현하고 세부를 채워 넣는 식임
      추한 부분은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실제로 기억이나 창작 행위를 찾고 있었는지, 아니면 “내가 이런 멋진 곳에 있었다”는 사회적 인정을 찾고 있었는지에서 나온다고 봄
    • 카메라의 형태도 일부 영향을 준다고 봄. 납작한 모양에서 튀어나와 손에 진짜 카메라를 쥔 느낌을 주는 휴대폰 케이스 같은 게 있었으면 싶을 정도임
    • 나도 30초 규칙을 씀. 프레임 안에서 뭔가 더 일어날 수 있다면, 기다리는 게 보통 보상으로 돌아옴
  • “그 출산 사진들은 그럴 가치가 있었나? 잘 나왔나? 하나만 그랬다. 딱 하나”에 대해 세 가지로 봄
    A - 가치 있는 사진 하나를 얻으려면 사진 열두 장이 필요할 수 있음. 때로는 연사로 60장일 수도 있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면 그 자체가 다른 활동이 되고 좋은 사진 한 장에 더 공을 들이고 더 엄격해질 수 있지만, 사진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찾으려면 표본이 더 필요할 것 같음
    B - 어떤 사진이 잘 나왔는지는 나중에야 알 수 있음. 더 나아가, 신생아 옆에서 픽셀을 들여다보지 않고 순간에 살고 싶다면 결과를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냥 찍는 편이 낫다고 봄. 아이를 안고 있을 때는 카메라를 다루지도 못하니까
    모든 경우에 비슷함. 덜 방해될 때 사진을 여러 장 찍어두는 게 아직까지는 최선의 전략임
    C - 내가 정말 좋아한 사진과 예컨대 내 아이가 좋아한 사진은 당연히 달랐음. 10년 뒤 아이가 자기 출생 사진을 보다가 한 장 한 장 거의 1분씩 멈췄고, 가장 크게 와닿은 건 자기 사진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을 바라보는 아무렇게나 찍힌 사진이었음. 구도도 형편없고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진이었지만, 그게 아이에게 꽂힌 사진이었음
    그 사진을 안 찍었다면 너무 미안했을 것 같음. 참고로 나는 그 사진들에 거의 없고, 당시에는 그걸 생각하지도 않았고 신경 쓰지도 않았을 듯함

    • 첫째가 태어날 때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둘라를 고용했는데, 내가 배우자 곁에 온전히 머물 수 있게 과정 사진 몇 장을 찍어주는 서비스도 해줬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좋았고, 멋진 사진도 여러 장 건졌음
      둘째 때는 다른 둘라였지만 같은 요청을 했음. 안타깝게도 출산 순간에 그 둘라가 점심을 먹으러 가 있었고 전부 놓쳤음. 휴대폰으로 몇 장 찍긴 했지만 꽤 별로였음
      방금 슬쩍 다시 보긴 했지만, 솔직히 둘 다 거의 보지 않음. 두 경우 모두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신생아 사진은 모두가 조금 쉰 다음 날 아침 병원에서 찍은 것들임
  • “순간에 살아라” 쪽 사람들이 재미있게도 순간에 가장 덜 사는 듯함. 주변에서 누가 사진을 찍고, 포즈를 취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이는지를 제일 먼저 알아차림
    자기가 똑같이 하면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고, 때로는 속으로는 하고 싶지만 남에게 하던 판단이 자신에게 돌아올까 봐 멈추는 경우도 있음
    콘서트에서 누가 주변 시야에서 iPad로 촬영하는 데 화가 나서 콘서트 내내 그 얘기만 하던 친구가 있었음. 나중에 다른 친구들에게 콘서트를 이야기할 때도 그게 핵심 주제였음
    그냥 자기 삶을 살면 됨. 사진을 찍고 싶으면 찍고, 싫으면 안 찍고, Instagram에 인생 전체를 올리고 싶으면 올리면 됨. 삶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임

    • 다른 사람이 사진 찍는 걸 알아차리는 것도 어찌 보면 그 순간이긴 함 ;-)
    • “주변에서 누가 사진을 찍는지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는 건 맞음. 박물관, 역사 유적, 산행 정상, 실내 콘서트에서 자주 봄. 그리고 앞사람들이 뒤 사람은 신경 안 쓰고 iPad를 들어 올린 채 콘서트를 보게 만드는 건 원하지 않음
      하지만 “자기도 하고 싶지만 남의 판단이 두려워 못 한다”는 부분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움. 박물관 전시나 야외 장소 자체에 관심이 있어 갔는데, 같은 관심 지점 주변 사람들이 그 대상이 아니라 나를 향해 서 있는 모습은 매우 눈에 띔. 내 관점에서는 그 대상의 매력이 오직 셀카 배경으로만 보이는 듯해 낯설음
      물론 대상을 즐기고 빠르게 셀카 한 장 찍은 뒤 다음 장소로 가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런 사람은 그 순간 내내 대상 앞에 서서 남들을 향해 약간씩 다른 자기 사진을 필름 한 롤 분량으로 찍지 않으니 기억에 남지 않음
      “순간에 사는” 사람이 주변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것 자체가 판단은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만함. 반대로 콘서트에서 iPad로 중계하거나, 정보판을 읽는 사람들 옆에서 주변 인식 없이 기대어 셀카를 모으는 쪽은 확실히 남에게 영향을 줌
    • 이 댓글이 비판하는 태도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음. “그냥 자기 삶을 살라, 사진 찍고 싶으면 찍고 Instagram에 올리고 싶으면 올리라”는 부분은 맞음
      하지만 “그들은 남이 사진 찍는 걸 먼저 알아차리고, 사실은 자기도 하고 싶지만 남의 판단이 두려워 못 한다”는 식의 말은 오만한 투사에 가깝다고 봄
  • 몇 년 전 아내와 큰 여행을 갔고, 사진을 수만 장 찍었음. 지금은 그 사진들이 우리 Apple TV 배경화면
    슬라이드쇼에 새 사진이 뜰 때마다 기억과 작은 기쁨이 살아남
    여행이 배당금을 주는 느낌임
    물론 카메라에 붙어 있지는 않았고 여행도 즐겼지만, 분명 균형이 있음. 나라면 조금 과하게 기록하는 쪽을 택하겠음. 특히 그 기억들이 가끔 다시 떠오를 수 있다면 더 그렇음

    • Apple이 사진을 찍고, 정리하고, 다시 눈앞에 띄워주는 도구를 훌륭하게 제공하지 않았다면 휴가 사진 찍는 것에 조금 더 반대했을 듯함
      휴대폰과 시계 배경화면이 Apple이 고른 사진으로 바뀌는데 보통 훌륭함. 하루 중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하면 자주 잠깐 멈춰 10초 정도 그 기억을 떠올림
    • 나도 “순간에 살아라” 타입이었고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럼. 하지만 여자친구는 모든 걸 꼼꼼히 사진으로 남김
      Google Photos가 가끔 “3년 전 Merzouga” 같은 알림을 보내는데, 문구는 매번 다르고 장소나 주제도 다름. 덕분에 그 순간들을 다시 살고 기억 속에서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음
      그 사진들이 없었다면 그런 순간들은 흐려지고 결국 “아 맞다, 한 번 갔었지” 정도만 남았을 가능성이 큼
      다만 AI 사진 편집 유행은 싫음. 셀카에서 내가 눈을 감았거나 배경에 사람이 잔뜩 있었다면 그대로 남았으면 함. 결점을 지우면 기억이 바뀜. 그래서 남들이 수백 번 찍은 구도를 여자친구가 다시 찍어도 괜찮음. 우리가 그곳에 있었을 때의 “그 대상”이 어땠는지를 담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사진과는 조금이라도 다를 테니까
    • 과거의 무작위 사진을 보여주는 기능은 좋음. 예전에 Android 태블릿에서 유휴 잠금 화면 슬라이드쇼로 그런 기능을 썼음
      여러 프로그램 창에서도 배경에 무작위 사진이 깔리는 게 나쁘지 않음. 브라우저의 “새 탭” 페이지도 괜찮아 보임. Firefox에서 이렇게 설정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함
  • 10대 때는 “카메라 뷰파인더 너머보다 현실의 삶을 직접 보겠다”고 자주 말했음
    30년 뒤인 지금은 내가 얼마나 틀렸는지 앎. 가능한 모든 것의 사진을 찍지 않은 게 후회됨. 잃어버린 기억이 너무 많음

    • 수면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사물에 대한 장기 기억이 정말 좋았음
      뒤돌아볼 기준점이 있다는 건 좋음. 사진은 기억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고 봄. 하루, 밤, 한 주 전체를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패리티 데이터가 들어 있는 느낌임. 때로는 몇 비트만 있으면 기억이 온전하고 손상 없이 흘러나옴
    • 둘 다 할 수 있음. 음악 콘서트에 가서 즐기기보다 혼란 속에서 계속 촬영하려 드는 건 어리석음. 하지만 그렇다고 콘서트에서 친구들과 사진 몇 장 찍는 것까지 막을 이유는 없음
    • 지금이라도 따라잡으려 하지만, 모든 경험에 스마트폰을 끼워 넣어 실제로 포착하고 싶었던 순간을 망치고 싶지는 않음
      아주 작아서 꺼내고, 보지도 않고 찍고, 나중에 확인하려고 다시 넣어둘 수 있는 카메라를 많이 찾다가 단종된 DxO-One이 보석 같다는 걸 알게 됨. 좋은 카메라 하드웨어와 초소형 설계가 잘 섞였고, 지금은 말도 안 되게 낮은 가격임
      처음에는 약 700달러에 팔렸지만 실패하고 나중에 단종됐음. 지금도 새 제품을 약 110달러에 살 수 있는데, 대형 센서(1인치 센서)와 훌륭한 렌즈(f/1.8, 기계식 조리개)를 가진 카메라로는 이기기 어려움
      해킹하고 맞춤화할 잠재력도 꽤 있어서 관련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음 [0]
      [0]: https://github.com/rickdeck/DxO-One/wiki
    • “카메라 뷰파인더보다 현실의 삶을 보겠다”는 말에도 동의하고, 균형이 중요하다는 데도 동의함
      아버지는 디지털카메라 이전인 27년 전에 돌아가셨음. 지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분위기처럼만 남아 있음. 함께한 시간의 희미한 감정은 떠오르지만, 특정 순간을 붙잡아주는 사진은 없음. 10년 뒤에는 더 흐릿해질지도 모름
      지금 가장 소중한 사진들은 내 아이들과 고양이의 놀란 얼굴, 찡그림, 활짝 웃는 표정, 움직임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사진, 예를 들어 에펠탑 사진 같은 건 별로 소중하지 않음. 반면 아이들이 에펠탑을 “들고” 있는 듯한 좋은 각도의 사진이라면 가치가 있을 듯함
    • 내가 가본 가장 아름다운 두 곳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음. 첫 여행의 기억될 만한 장면들을 거의 잃어버린 뒤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두 번째 장소에서는 사진을 더 많이 찍었어야 했음
      사진만 찾아다닐 필요는 없지만, 좋은 장면을 보면 반드시 담아야 함. 아니면 6개월 뒤에는 잊게 됨
  • 예전부터 한국에 가고 싶었고, 정말 기대했음. 탐험하러 나섰는데 호텔에 휴대폰을 두고 나왔음
    그날 서울을 12시간 걸어 다니며 정말 많은 멋진 일을 겪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함. 하지만 사진은 하나도 없음
    모든 걸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안도감을 줬음. 모든 것을 2단계가 아니라 1단계로 받아들일 수 있었음. 그저 감탄하면 됐고, 감탄한 뒤 카메라를 들어 기록할 필요가 없었음. 어차피 나중에 그 사진들을 얼마나 자주 보겠나? 내가 본 것보다 어떻게 느꼈는지를 적은 일기를 참고하는 편이 더 유용함
    몇 번은 GPS가 도움이 됐겠지만, 없었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야 했음. 길을 잃은 덕분에 지도를 따라갔다면 절대 찾지 못했을 멋진 뒷골목들을 지나게 됨
    그래서 이제는 일부러 휴대폰 없이 여행함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은 느낌임. 연결에서 벗어나는 휴식임
    어떤 장소에 있다는 건, 어느 정도는 다른 장소에 있지 않다는 뜻으로 정의됨. 어딘가에 있으면 다른 어딘가에는 없는 것임. 하지만 휴대폰을 쓰면 어디에나 있게 됨. 친구들과 연락하고,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듣고, 어디서나 똑같은 화면을 보게 됨
    다른 모든 곳과 끊겨서 더 온전히 그곳에만 있는 건 멋진 일임
    시간도 모르고,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게 좋음. 시계와 지도는 유용한 발명이지만, 그것들이 없을 때 한 순간을 더 잘 보게 됨
    다시는 보지 못할 순간이라는 걸 알 때 그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됨. 그날 서울은 사진으로 가득한 대부분의 여행보다 더 잘 기억함

    • 그 방식으로 생생히 기억한다니 멋지지만, 내 뇌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음. 내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꽤 흐릿해지고, 사진은 회상에 매우 강력한 도움을 줌. 지난여름 아내와 프랑스에 갔던 사진들은 벌써 잊은 세부를 떠올리게 해줌. 지난달 일본 여행 사진들도 머지않아 똑같이 작동할 거라고 봄
      사진을 찍으면서도 완전히 그곳에 있을 수 있음. 카메라를 전혀 갖지 않는 것과, 거의 모든 것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느라 휴대폰 화면 너머로 세상을 보는 것 사이에는 수많은 지점이 있음
      많은 사람이 자기 기술과 관계가 너무 나빠서 내려놓지 못한다는 건 아쉬움. 나는 여행 중 지도와 내비게이션 같은 유용한 작업에 휴대폰을 쓰지만, 방해 금지 모드로 두고 집에서보다 훨씬 덜 신경 씀. 여전히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고, 자주 “길을 잃어” 흥미로운 것들을 우연히 만남. 완전히 단절된 건 아니지만 그걸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음
    • 내년에 세계 일주를 준비하면서, 목적지보다 짐 목록을 더 오래 곱씹고 있음. 강박적인 성향은 모든 것에 대비하고 필요한 걸 손에 쥐고 바로 떠날 준비를 하고 싶어함. X-Pro 3와 렌즈 여러 개, 플래시, 배터리, 호텔방에 돌아와 처리할 노트북, 백업 드라이브까지 챙기고 싶어함
      그러다 이 장소들을 보고, 이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것들을 시도하는 게 내 인생에서 유일한 기회일 수도 있다는 걸 떠올림. 더 많이 들고 갈수록, 소중한 순간에 주변 세계를 음미하고 즐기고 받아들일 정신적 공간은 줄어듦
      X100F를 가져가거나, 큰맘 먹고 GFX100RF를 살 생각임. 그게 전부임. 플래시도, 삼각대도, 노트북도, 국제 고속 데이터 요금제도 없음. 나와 똑딱이 카메라, 가끔 GPS 경로를 볼 무제한 EDGE 데이터만 있으면 됨
      기억이 흐려지거나 늙었을 때, 혼자 여행했던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게 하려고 사진을 쓰고 싶음. 사진가 모드가 아니라 순간 속 모드에 있고 싶음
    •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느냐에 달렸다고 봄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큰 이유는 일기를 쓰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고, 일부는 미래 세대를 위해 남기고 싶기 때문임
      멋진 경험을 했다는 건 좋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그 경험들도 결국 당신과 함께 사라질 것 같음. 자녀가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수 있음
      물론 설명한 방식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님. 그런 접근에도 가치가 있다는 건 확실히 느껴지고, 나도 기술 없이 1년을 보내는 상상을 자주 함
    •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겠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보다 당신과 여행하고 싶음
      카메라가 없을 때 사람은 세상을 전혀 다르게 보고 느낌. 카메라가 있으면 일부는 이미지 찾기에 사로잡혀, 그 장소에 있고 경험을 느끼는 데 온전히 머물지 못함
      여행 사진 경쟁이나 “그곳을 했다”고 말하는 대화에서는 밀릴 수도 있음. 하지만 나는 어딘가를 “해치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음. 조금 알게 되고, 살아보고, 현지인을 만나고, 그 장소와 감정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음
    • 삶에서 길을 잃는 것은 중요함. 말한 것처럼 더 많이 발견하고 더 많이 경험하게 됨
      무언가가 실제로 어땠는지보다 어떻게 기억하는지가 더 가치 있음.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당신이 경험한 진실로 변함. 화가가 눈앞의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본 것을 포착하는 것과 같음
      그 여정을 즐기면 됨
  • 사진을 찍는 이유는 나중에 다른 사람이 된 나로 돌아와,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세부를 보기 위해서임
    2006년에 처음 Chicago를 방문했고 사진을 많이 찍었음. 당시에는 전부 흐릿한 인상뿐이었음
    2017년에 Chicago 주민이 되자 그 사진들이 갑자기 새 의미를 갖게 됨. 세부를 더 잘 이해하게 됐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음. 2006년에 Metra 표를 좌석 위에 끼워두던 방식은 2019년에도 그대로였음. 반면 UChicago 캠퍼스는 2006년 첫 방문 이후 변했고, Evanston도 크게 달라졌음
    2017년 새 Chicago 주민으로서 2006년 사진을 새 눈과 새 지식으로 다시 보는 게 좋았음. 이제 Chicago 격자 도로 체계, dibs 문화, 딥디시가 실제로는 그렇게 깊지 않다는 점, Harold's Chicken Shack의 품질은 지점별로 다르다는 점 등을 알게 됐기 때문임

    • Stockholm으로 이사했을 때도, 몇 년 전 첫 방문 사진을 보며 비슷한 경험을 했음. 이제 맥락을 알게 된 랜드마크를 알아보고, 그 사이 바뀐 것과 그대로인 것을 발견하는 게 즐거웠음
      사실 가장 큰 후회는 사진을 더 많이 찍지 않은 것임. 특정 카페처럼 방문했던 기억은 나지만, 사진 기록보다 기억이 훨씬 흐릿해서 다시는 위치를 찾지 못할 것 같은 장소들이 있음
  • 수십 년간 사진을 찍다 말다 했음. 여기에는 요즘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전부 아니면 전무로 보는 사람이 많은 듯함
    상식과 절제만 조금 있으면 사진 찍기와 “그곳에 있기” 경험의 균형을 맞추는 건 꽤 쉬움. 특히 휴대폰 스냅사진은 더 그렇음. 경험을 기록하려고 수십 장, 수백 장을 찍을 필요는 없음. 몇 장 이하로도 충분함

  • 장기 기억력이 끔찍한 사람으로서, 사진과 일기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머릿속에 거대한 공백만 남지 않게 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됨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도 찍어야 함. 게으른 일요일 팬케이크, 등교길, 잠들기 전 아이들이 좀 누그러졌을 때 나누는 흥미로운 대화를 담으려고 방 한구석에 GoPro를 켜두기 시작했음
    어릴 때는 여행, 휴일, 낮이나 밤 외출 사진만 있었음. 집 안과 동네의 일상적인 것들에도 아름다움이 정말 많음. 당신의 일상 “루틴”도 20대에 했던 인터레일 여행만큼이나 삶의 일부임

    • GoPro를 습관처럼 켜두는 아이디어는 마음에 드는데, 관찰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 다 같이 행동이 바뀌지는 않는지 궁금함
      적어도 GoPro에서는 깜박이는 빨간 “녹화 중” LED를 끌 수 있는 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