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el Hill에 사는 한 사진가는 고향에서 거의 촬영하지 않으며, 사진 찍기와 그곳에 머무르기를 동시에 하기 어렵다고 봄
- 동네 황혼길에서 흰꼬리사슴 수컷이 울타리를 넘어 달려가는 순간에도, 카메라는 놀라움 자체보다 포착할 준비를 먼저 요구함
- 1972년 아들의 출생을 촬영한 경험은 전환점이 됐고, Tri-X 필름과 50mm 렌즈를 든 그는 아내의 고통과 신생아의 탄생을 사진 구도로 먼저 바라보게 됨
- 이후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카메라를 들지 않기로 했고, 대화 중 갑자기 프레임을 찾으며 생기는 빈자리와 거리감을 줄이려 함
- 스마트폰에 사진 1만 장을 저장하는 시대에도, 사진은 특정 순간을 고정해 기억 방식을 바꿀 수 있으며 사진 사이의 가꾸지 않은 공간이 기억의 토대가 될 수 있음
Chapel Hill에서 카메라를 들지 않는 이유
- Greensboro, North Carolina의 회고전에서 한 사진가가 전시된 100장 넘는 사진 중 “Chapel Hill”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한 장뿐이라는 점을 질문함
- Chapel Hill 출신이자 거주자인 그는 그곳에서 거의 촬영하지 않음
- 이유는 “거기에 살기 때문”이며,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다고 봄
- 휴대폰에도 카메라는 있지만, 쓰임은 스냅샷에 머무름
포착 욕망과 놀라움 사이
- 황혼 무렵 동네를 걷던 중, 뿔이 큰 흰꼬리사슴 수컷이 20피트도 안 되는 거리에서 정원 울타리를 넘어 어두워지는 거리로 달려감
- 그 순간에도 먼저 사건을 사진으로 상상했고, 이는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도록 배운 습관과 이어짐
- 사진으로 포착하려면 준비가 필요하지만, 그 준비는 예기치 않은 아름다움에 깜짝 놀라는 경험과 같지 않음
- 사진은 놀라움에서 돌아와 카메라를 만지기 시작한 뒤에야 가능함
1972년 출산 촬영이 남긴 장면
- 1972년 아들이 태어난 날, 그는 병실에서 아내 Susan을 돕는 동시에 아이의 탄생을 촬영하려 했음
- 카메라에는 Tri-X 필름이 들어 있었고, 50mm 렌즈가 장착돼 있었음
- 자연분만 수업에서 배운 호흡법을 상기시키고, 진통 중 격려하는 역할도 맡고 있었음
- Susan이 분만실로 이동하자 긴장감이 높아졌고, 아기가 3주 일찍 태어나는 상황에서 작은 인큐베이터가 알루미늄 카트 위에 놓여 있었음
- 그는 조도계를 확인한 뒤 방이 충분히 밝아 1/125초로 찍을 수 있다고 판단함
- 의사와 간호사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시야를 가리자, 촬영 구도가 방해받는 데 좌절감을 느낌
- “비켜 달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러고 싶었음
- 아무도 촬영자를 신경 쓰지 않았음
- 뷰파인더 속 잠재적 사진의 사각형 안에서 아내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았고, 먼저 떠오른 감정은 사진가의 “Yes!”였으며 곧바로 셔터를 누름
- 1분 뒤 의사가 몸부림치는 신생아를 들어 올렸을 때 다시 셔터를 누름
카메라 뒤에 숨는 거리감
- 출산 이후 며칠 동안, 그는 그 방에 실제로 있었는지 아니면 카메라 뒤에 숨어 있었는지 되묻게 됨
- 아이가 안전하게 태어나도록 의사들이 필요한 일을 하길 바라는 마음과, 사진을 망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같은 중요도로 공존했음
- 만약 무슨 일이 잘못되어 Susan이 절박하게 방 안에서 자신을 찾았다면, 그녀가 보았을 사람은 눈앞에 검은 상자를 들고 있는 남자였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남음
- 당시 그는 카메라 사용법을 배우는 중이었고, 친구와 걷다가도 좋은 대화를 끊고 무언가를 프레임에 넣곤 했음
- 아직 자기만의 내적 시점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모든 것이 시각적으로 그럴듯해 보였음
-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좋은 대화가 흘깃 본 흥미로운 대칭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도 아직 깨닫지 못했음
- 아들이 태어난 뒤, 눈에 카메라를 대고 먼 곳에 초점을 맞출 때 자신이 남기는 빈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기 시작함
-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기로 하면서 그 거리감을 덜어냄
스마트폰 사진과 기억의 빈 공간
- 스마트폰 세계에서 사진을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는 낡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임
- 휴대폰에 저장된 1만 장의 사진은 그런 유보를 극적으로 반박하는 듯함
- 작고 화면화된 이미지에 대한 끝없는 욕구 앞에서, 사진이 특정 순간에 우리를 고정하고 과거를 떠올리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은 무관해 보일 수 있음
- 사진 사이의 가꾸지 않은 공간은 기억이 자라는 가장 비옥한 토대일 수 있음
- 출산 사진은 한 장만 제대로 나왔고, 나머지는 평범했음
- 의사가 아이를 한 손에 안고 머리부터 어머니에게 보여주며, Susan이 우는 신생아를 놀라서 바라보는 사진임
- 50년 넘게 전에 한 장만 인화됐고, 지금은 다락 어딘가의 상자 안에 있음
- 그 사진은 아내 외에는 공유하기에 너무 사적인 것이었고, 이혼 뒤 더 이상 가족 안에 자리 잡지 못한 가족사진들이 놓이는 림보에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