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본래 파일 공유의 망이었지만, 쌓인 파일 속에서 쓸모 있는 것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검색과 플랫폼이라는 좁은 길에 모여 살게 되었고, 플랫폼들은 기차역처럼 집객으로 부를 쌓으며 정보를 담장 안에 가두었다. 각자가 발행하고 각자가 모아 보는 꿈은 전에도 있었으나 두 번 실패했다 — RSS는 발견의 부담을 인간 독자에게 지워서 죽었고, Solid는 형식의 부담을 발행자에게 지워서 보급되지 못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의 등장이 이 두 바위를 모두 치운다. 레벨로 공개 범위를 조절하는 개인 공유창고에 파일을 던져 넣는 것만으로 발행이 끝나고, 이웃 창고들을 정기적으로 살피는 내 AI가 새 파일을 트위터의 타임라인처럼 골라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때 핵심은 그 큐레이션을 플랫폼 주인의 AI가 아니라 내 설정대로 일하는 내 AI가 한다는 것, 그리고 발견이 전역 검색이 아니라 이웃 그래프를 타고 흘러 스팸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창고는 이웃 한 명만 있어도 가치가 있어 임계 규모가 필요 없고, 수신자는 창고 없이 앱만으로도 득을 본다. 실제로 구현해 보니 어렵지 않았다. 기찻길 위의 기차가 아니라 도로 위의 자동차처럼, AI와 결합된 공유창고의 망은 정보가 흐르는 길 자체를 바꿀 수 있다 — 남은 것은 다시 꿈꿀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