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 by GN⁺ | ★ favorite | 댓글과 토론
  • SaaS 주식이 32% 하락하고 기업가치가 절반 가까이 꺽인 "SaaSpocalypse" 현상을, AI 시대 애플리케이션 계층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가늠하는 소재로 활용
  • "Vertical SaaS가 부진한 건 성장이 멈췄기 때문"이라는 통념은 틀렸으며, 130개 종목 분석 결과 수직형(14.1%)과 수평형(14.7%)의 성장률은 거의 같고 실적과 주가도 따로 노는 것으로 확인
  • 시장이 보상한 건 오직 사용량만큼 돈 버는 과금 모델과 "AI 에이전트가 거쳐 가는 인프라"였고, 워크플로 장악력·독점 데이터·규제 같은 눈에 안 띄는 해자(moat) 는 외면
  • 같은 수직형이라도 해자 종류에 따라 운명이 갈려, 독점 데이터 보유 기업만 72% 프리미엄을 지킨 반면 단순 규제 장벽이나 "수직 시장 장악" 내러티브에 기댄 기업은 오히려 할인 거래로 추락
  • 시장은 지금의 파괴 국면만 가격에 반영했을 뿐 차세대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부상은 놓치고 있으며, 전문가 머릿속에만 있는 도메인 데이터를 쥔 기업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

무슨 일이 있었나 - SaaS 주가 대폭락

  • 공개 SaaS 주식이 중앙값 기준 32% 하락하는 급격한 재평가(repricing)를 겪음
    • 기업가치를 매출로 나눈 배수가 9.1배에서 4.8배로 42% 쪼그라들었고, 전체 종목의 86%가 이 배수 하락을 겪음
  • 단, 주가 흐름만 보고 미래를 단정하기는 어려움 - 같은 하락도 "애플리케이션 계층이 죽는다"는 나쁜 신호일 수도, "차세대가 빠르게 갈아탄다"는 좋은 신호일 수도 있음
  • 특히 불확실한 시기의 시장은 감정에 휘둘리는 "인기투표 기계" 에 가까워, 10~20년 단위로 보는 투자자에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잡음일 수 있음
  • 이 글은 폭락 이후 퍼진 통념 중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오해들을 하나씩 반박하는 것이 목적

통념 1 - "Vertical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안 큰다"

  • Tom Tunguz는 Vertical SaaS의 부진 원인을 "성장이 느려서" 로 진단
    • Veeva, AppFolio, Procore처럼 규제 장벽·산업 운영체제급 통합·축적된 도메인 데이터라는 진짜 해자를 가진 기업들조차 가장 크게 할인됐는데, 그 이유가 빠르게 못 크기 때문이라는 주장
  • 실제로 Vertical 기업은 수평형보다 평균 10년쯤 더 오래된 노포(老鋪) 가 많음
    • Dye & Durham(1874년 설립), FICO(1956), Agilysys(1963), Tyler(1966) 같은 인터넷 이전 세대가 평균 업력을 끌어올림 (75분위 기준 수직형 42년 vs 수평형 27년)
  • 그런데 "느려서"라는 설명은 사실이 아님
    • 130개 종목을 봤더니 최근 1년 성장률 중앙값이 수직형 14.1%, 수평형 14.7%로 거의 같음
    • 실적과 주가는 따로 놀았음 - 매출 성장률과 주가의 상관계수는 0.07, EBITDA 마진은 -0.03으로 사실상 무관
    • 심지어 Vertical 안에서 주가 하위 15개 기업이 상위 15개보다 마진도 성장률도 더 높았음

통념 2 - "Vertical은 AI 해자가 약하다"

  • Tom의 요약: "올해 Vertical은 43% 빠졌고 DevTools는 21%만 빠졌다 - 이 격차가 시장의 속내"
    • 표면적으론 맞지만, "산업 특화 소프트웨어는 LLM으로 쉽게 베낄 수 있다"는 결론으로 번지는 게 문제
  • 이 결론은 두 가지 현실과 어긋남
    • 사실은 소수 수평형이 'AI 곡괭이·삽' 대접을 받은 것

      • 격차의 상당 부분은 "AI 시대에 돈 버는 인프라"로 찍힌 소수 수평형 기업이 50% 넘게 오른 데서 나옴
        • Bandwidth(통신 API), Datadog(모니터링), MongoDB(DB), Twilio(통신 API), Fastly·Akamai(CDN), JFrog(소프트웨어 공급망), Innodata(AI 학습 데이터)
    • Vertical은 여전히 수평형보다 비싸게 거래됨

      • 실적을 감안해도 Vertical SaaS는 아직 수평형보다 프리미엄에 거래 중
      • 이번 하락은 그동안 붙어 있던 "내러티브 프리미엄"을 덜어낸 것 - 애초에 높이 떠 있던 만큼 떨어질 때 더 크게 떨어진(높이 나는 새가 더 세게 떨어지는)
      • 손익계산서에 바로 안 잡히는 해자의 값이 깎인 결과
  • 결국 Vertical의 방어력이 약해진 게 아니라, 옛날만큼 후한 밸류에이션 보너스를 안 줄 뿐이며 당장 눈에 보이는 AI 순풍에만 점수를 주는 상황

통념 3 - "시장이 장기 가치를 제대로 다시 매겼다"

  • 최근 몇 달 주가를 가른 가장 뚜렷한 변수는 사용량만큼 돈 버는 과금 모델이었음
    • 130개 종목을 6개 핵심 항목으로 블라인드 채점해 도출한 결론
    • 반대로 워크플로 장악력·독점 데이터·규제 복잡성처럼 눈에 덜 띄는 해자는 보상받지 못함
  • 시장이 본 해자는 사실상 한 가지 질문으로 압축됨 - "당신은 AI 에이전트가 거쳐 가는 인프라인가?"
  • 사례 비교 - Bandwidth vs Doximity

    • Bandwidth는 R40 점수가 6에 불과한데도 280% 급등한 수평형
      • Twilio 경쟁사인 CPaaS로, RingCentral·Zoom 등이 쓰는 음성·문자 API를 판매
      • AI 음성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 때마다 쓴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
      • Tom의 말처럼 "AI가 늘면 쿼리·임베딩·벡터 연산이 늘어나는, 구조적인 순풍"
    • Doximity는 65% 하락한 수직형 ("의사판 LinkedIn")
      • 제약사·병원이 의사 대상 마케팅을 위해 구독료를 내는 모델이라, AI 에이전트 시대에 어떻게 득을 볼지 당장은 안 보임
    • 그러나 이 단순한 시각이 놓친 Doximity의 진짜 해자
      • 네트워크 효과 - 의사의 80% 이상이 이미 가입했고, 다수 병원이 가입을 요구
      • 데이터 중력 - PeerCheck, Pathway Medical 등 독점 임상 데이터를 모아 기존 고객에게 즉시 가치 제공
      • AI에 강한 조직 - 380명 R&D 팀이 Scribe, DoxGPT 같은 도구로 병원 대상 신규 매출을 만드는 중
      • 원격진료·팩스·임상 문서와 깊게 엮인 워크플로, 그리고 HIPAA 규제 환경에서 나오는 규제 해자
  • 결국 폭락장에서 살아남은 건 "당장 매출이 보이는" 기업뿐이고, "내일 곧장 돈 되는 곡괭이·삽"보다 조금이라도 복잡한 AI 수혜는 통째로 무시됨
  • Ben Thompson(Stratechery): "파괴와 가치 창출은 동시에 오지 않는다" - 시장은 지금 눈앞의 파괴와 가속만 가격에 넣고, 시간이 걸리는 장기 가치 창출은 빼놓고 있음

통념 4 - "모든 Vertical 해자가 똑같이 무너진다"

  • 공개 Vertical SaaS 57개를 방어력의 출처에 따라 나누면 세 그룹으로 갈림
    • ① 독점 데이터형

      • Verisk, FICO, Cadence, Veeva, CCC 등 20개사
      • 남이 다시 만들 수 없는 데이터를 깔고 앉은 기업들 - 1년 전엔 같은 조건 수평형보다 220% 비쌌으나 현재 72%로 내려옴
      • 그래도 20개 중 18개사는 여전히 수평형보다 비싸게 거래
    • ② 데이터 없는 순수 규제 장벽형

      • Tyler Technologies, ADP, Constellation, nCino, Q2 등 16개사
      • 데이터가 아니라 법·절차로 진입을 막는 유형 - 프리미엄이 120%에서 15%로 거의 증발
    • ③ '수직 후광(vertical halo)'형

      • ServiceTitan, Par Technology, Toast, Lightspeed, MNTN 등 15개사
      • "수직 시장 장악·높은 재구매율·확장성"이라는 이야기로 1년 전 41% 프리미엄을 받았으나, 지금은 수평형보다 40% 싸게(디스카운트) 거래
  • 눈에 또렷이 보이는 데이터 해자는 실적을 감안해도 여전히 높은 값을 받지만, 아무리 강한 데이터 중력도 이번 하락장에선 값이 거의 0으로 매겨짐
  • 글이 제시하는 방어력 점검 질문 - "데이터가 독점적인가? 규제로 묶여 있는가? 소프트웨어가 거래 자체에 박혀 있는가?"
    • 둘 이상 "예"면 대체로 안전하지만, 시장은 첫 번째(독점 데이터, 72% 프리미엄)만 인정하고 나머지 둘에는 거의 점수를 주지 않는 중

통념 5 - "애플리케이션 계층은 죽어간다"

  • 시장은 AI가 퍼지면서 생기는 충격(개발 비용 하락, 에이전트의 업무 대체)은 이미 가격에 반영함
    • 하지만 그 뒤에 올 차세대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아직 안 넣고 있음
    • 그래서 AI에 당장 매출을 대주는 파이프라인만 보호받고, 나머지 소프트웨어는 전반적으로 깎이며 생존을 의심받음
    • 데이터와 워크플로가 그 어느 때보다 값져지는 AI 정착 이후의 균형 상태까지는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음
  • 패닉과 달리, 지금은 아직 파괴 국면의 초입일 뿐
    • The Verticalist 인용: 일부 Vertical 소프트웨어는 사라지겠지만 그 수명은 수평형보다 훨씬 길고, 차세대 Vertical AI는 일부는 폐허 위에, 대부분은 빈 땅(green field) 위에 새로 세워질 것 - 기존 벤더를 갈아 끼우는 것만으론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기 때문
  • LLM은 학습 데이터를 키우는 것의 가치와, 강화학습으로 에이전트가 더 똑똑해진다는 점을 증명함
    • 다만 언어를 넘어서려면 AI엔 도메인 데이터와 의사결정 맥락이 필요한데, 이건 공개 인터넷 어디에도 없고 사고팔 수도 없으며 흔히 전문가의 머릿속에만 존재
    • 이 데이터를 잡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늘 있어온 게 Vertical 플랫폼
  • 비관론자들은 "AI가 Vertical 시장을 줄인다"고 보지만, 글은 정반대로 시장을 크게 키울 것이라 주장
    • 강한 해자를 갖고도 AI를 위해 자기 제품을 스스로 깨부술 각오가 된 일부 기존 기업은 살아남아 번성
    • 그러나 최대 승자는 레거시의 폐허뿐 아니라, 공개 시장이 아직 상상조차 못 한 새로운 용례·예산·버티컬 위에 세워질 차세대 AI 네이티브 기업

부록 - 채점에 쓴 6가지 기준

  • ① Proprietary Data Flywheel (독점 데이터 플라이휠)

    • 1년 안엔 절대 복제 못 할 데이터가 쌓이는가 - Verisk의 수십 년 보험 청구 기록은 5점, 데이터가 고객 소유인 Dropbox 저장소는 1점
  • ② Pricing Alignment (과금 정합성)

    • AI 에이전트가 활동을 늘릴 때 매출이 늘어나는가 - 사용량 기반 Bandwidth·MongoDB·Datadog은 최고점, AI가 사람 라이선스를 줄이는 좌석제 Asana·Monday.com·Workday는 최저점
  • ③ Workflow Replaceability (워크플로 대체 가능성)

    • 제품이 고객 업무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가(빼내기 어려울수록 고점) - Oracle ERP·ADP 급여는 5점, 일주일이면 갈아치우는 Dropbox·Amplitude는 1점
  • ④ AI Credibility (AI 신뢰성)

    • 챗봇만 붙인 게 아니라 진짜 AI를 만들 팀·투자·DNA가 있는가(R&D 비중·CEO 이력·AI 인수·실사용 제품 기준) - Palantir·Datadog은 5점, Tyler·Constellation은 2점
  • ⑤ Domain Complexity (도메인 복잡성)

    • 고객 환경이 얼마나 규제·전문성에 묶여 있는가 - Veeva의 FDA 임상 제출, Tyler의 CJIS 인증, FICO의 신용평가 규제는 5점, 장벽 없는 수평 시장은 1점
  • ⑥ Agent Ecosystem (에이전트 생태계)

    •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지휘하는 세상에서 더 쓰일지 덜 쓰일지 - 에이전트가 통과하는 DB·통신 API·보안·모니터링은 5점, 에이전트가 쓸 일 없는 태스크 관리·대시보드·파일 저장은 1점
  • R40(Rule of 40) = 매출 성장률 + EBITDA 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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