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싸지만, 에어컨 수리는 왜 이렇게 비쌀까? [번역글]
(blogbyash.com)1. 핵심 한 줄 요약
-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오른 영역은 더 싸지고 더 많이 쓰이지만(제번스), 그와 경쟁하는 노동은 다른 분야 가격까지 같이 끌어올리는 방식(바몰)으로, AI 시대에는 “토큰은 싸지는데, 사람 손이 필요한 마지막 1% 일은 엄청 비싸지는” 기묘한 경제가 온다는 글입니다.
2. 왜 AC 본체는 싼데, 수리는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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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반도체·컴퓨팅처럼 생산성이 크게 오른 산업은
- 가격이 급락하면서 품질이 좋아지고
- 그 결과 수요가 폭발하고, 새로운 사용처가 끝없이 생깁니다(제번스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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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산성 높은 산업에서 고임금 일자리가 대거 생기면,
- 같은 노동시장 안의 다른 직종 임금도 따라 올라야 사람을 채용할 수 있고
- 그래서 생산성 향상이 거의 없는 서비스(수리, 집 수리, 돌봄 등)는 시급이 크게 올라 “체감상 엄청 비싼” 서비스가 됩니다(바몰 비용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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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에어컨 본체(제조품)는 싸지만, 그걸 고치는 기술자(서비스)는 같은 노동시장 안에서 데이터센터 HVAC, 다른 기술직과 임금을 두고 경쟁하므로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제번스 패러독스: 왜 싸질수록 더 많이 쓰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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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번스 패러독스(Jevons Paradox)는 19세기 석탄 사례에서 출발합니다.
- 석탄 생산이 싸지고 빨라질수록 석탄 총사용량은 줄지 않고 오히려 폭증했습니다.
- 더 싸고 효율적이 된 덕에 새로운 공정·산업·응용처가 계속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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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버전이 무어의 법칙입니다.
- 트랜지스터 가격이 1개당 1달러 수준에서 1센트의 백만 분의 1 이하로 떨어지면서
- 컴퓨팅은 군사·급여 처리 → 워드프로세서·DB → 온도조절기·축하카드 → 일회용 배송 태그까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사용처로 확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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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주장: 토큰 비용도 똑같은 길을 갈 것입니다.
- 계산 단가는 극단적으로 떨어지고,
- AI를 쓸 수 있는 업무·서비스·제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총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4. 바몰 효과: 왜 AI와 무관한 서비스까지 비싸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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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몰의 비용 질병(Baumol’s Cost Disease)은 1960년대 공연예술(현악 4중주, 연극, 오페라)에서 발견된 현상입니다.
- 4중주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직접 4명이 연주해야 해서 “시간당 산출량”이 거의 안 늘었습니다.
- 하지만 경제 전체의 다른 부문(제조, 기술, 금융 등)이 생산성 향상으로 고임금 일자리를 대거 만들면서, 음악가도 그 노동시장과 경쟁해야 했고 임금이 올라 공연 비용이 치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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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리는 AI 시대에도 반복됩니다.
- 데이터센터, AI 인프라 관련 고생산성·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나면
- 같은 동네에서 일하는 배관공, 반려동물 산책 서비스, 보모, 교사 등도 “그와 경쟁 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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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회 전체 부가 커지면서 “AI랑 상관없는 서비스인데도, 부자가 된 사회가 비싼 값을 감당하며 계속 소비하는 구조” 가 되는 것이 바몰형 효과입니다.
5. 제번스 vs 바몰: 같이 작동하는 ‘쌍둥이 메커니즘’
글에서는 이 둘을 한국어로도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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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번스형 효과(Jevons-type effects)”
- 생산성이 극적으로 오른 분야에서
- 가격이 떨어지고 품질이 올라가며
- 그 결과 수요와 활용 사례,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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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몰형 효과(Baumol-type effects)”
- 생산성 향상이 거의 없는 분야의 임금과 가격도
- 동일 노동시장 안의 비교 때문에 따라 올라가고
- 사회가 부유해졌기 때문에 그 비싼 가격을 감당하면서도 소비를 계속하는 현상입니다.
이 두 효과는 별개로 보이지만, 사실 제번스형 폭발(생산성·부·소비 증가) 이 먼저 일어나야 그 여파로 바몰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게 글의 핵심 논지입니다.
6. AI 슈퍼사이클에선 뭐가 싸지고, 뭐가 비싸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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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크게 바꾸는 영역
- 토큰·컴퓨팅 비용이 급락하면서,
- 문서 생성, 코드·마케팅, 일부 법률 서비스처럼 수요 탄력성이 높은 서비스는 10배 이상 사용량이 늘 수 있습니다.
- 이 부분은 제번스 패러독스에 따라 “더 싸지고, 훨씬 더 많이 쓰이는” 경로를 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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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향이 적은 영역
- 개 산책시키기, 아이 돌봄, 소규모 학급 교사, 집 수리, 간단한 수공 서비스처럼
- 현장 물리 노동·정서 노동이 필요한 서비스는 자동화 이득을 거의 못 받지만,
- 같은 도시에서 일하는 AI 인프라·테크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기준으로 가격이 형성됩니다.
- 그래서 “개 산책에 주당 100달러를 쓰지만, 그래도 감당 가능한” 세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는 설명입니다.
7. Reflexive Turbo-Baumol’s: 직업 안에서도 벌어지는 ‘마지막 1%’ 현상
글의 후반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한 직업 내부에서도 바몰식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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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안전 규정이 만드는 “사람 필수 구간”
- 정부와 규제기관은 안전·책임을 이유로 “이 안전 기능은 반드시 사람이 수행하거나 승인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 예: 웨이모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안전요원, 의료 영상 판독의 마지막 승인, 금융·법률에서 사람의 최종 서명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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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의 99%는 자동화, 1%는 사람만 가능
- Andrej Karpathy 인터뷰를 인용해, “직업의 99%가 자동화되면, 남은 1%가 업무 전체의 병목이 되어 엄청난 가치를 갖게 된다”는 시나리오를 들려줍니다.
- 방사선과 의사는 AI가 대부분 판독을 해줘도, 최종 확인·책임을 지는 1% 업무 때문에 오히려 임금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식의 추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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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까지 완전히 자동화되는 순간
- 그 직업군의 고임금 프리미엄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자율주행차 안전요원처럼, “99% 자동화되는 동안에는 비싸지다가, 마지막 1%가 사라지는 순간 수요 자체가 증발하는” 경로를 밟을 수도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 과정을 글에서는 다소 농담 섞어 “Reflexive Turbo-Baumol’s”라는 표현으로 부르며, 직업 구조가 기형적으로 재편되고 특이한 정치·경제적 동맹이 생길 가능성까지 암시합니다.
8. 결론: 이상한 가격 구조 뒤에 있는 ‘부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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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은 싸지만, 에어컨 수리는 왜 비싼가?”라는 질문은
- 제조·컴퓨팅 등 극도로 생산적인 분야에서의 제번스형 폭발과
- 서비스·현장 노동 등 상대적으로 덜 자동화된 분야에 나타나는 바몰형 임금·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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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슈퍼사이클이 진행될수록
- 토큰·컴퓨팅은 ‘물처럼’ 싸지고, 그 위에서 돌아가는 서비스는 엄청나게 늘어나며
- 동시에 “사람이 직접 해야만 하는 마지막 1% 일”(개 산책, 소규모 교사, 현장 수리, 규제가 묶어둔 안전 업무 등)은 더 비싸지고 더 정치적으로도 보호받는 직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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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마지막 메시지는,
- 이런 이상한 결과들이 있어도 핵심은 여전히 생산성 향상이며, 그것이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를 더 부유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 “밀물이 올라가면 모든 배가 뜬다”는 식으로, 바몰 효과는 부의 분배 메커니즘이자 어느 의미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형태의 공산주의” 같은 농담거리가 될 수 있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