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P by GN⁺ 4일전 | ★ favorite | 댓글과 토론
  • 장거리 달리기 경험을 통해 얻은 학습 원리와 자기 성장의 통찰을 정리한 글로, 신체 훈련과 정신적 태도의 관계를 설명
  • 타고난 재능이 부족한 영역에서도 꾸준한 노력과 호기심의미 있는 성취로 이어질 수 있음
    • 단순한 노력의 누적이 아닌, 체계적 자극과 회복의 균형이 중요함
  • 유산소·무산소를 분리해 자극하고, 중간 강도의 데드존을 피해야 하며, 속도 향상은 저강도·고볼륨고강도 인터벌을 병행
  • 성장은 체감되지 않다가 기준선 이동으로 드러나며, 과도한 측정 집착은 불안과 오판을 부르는 만큼 간헐적 점검과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함
  • 성장은 기본기(수면·영양·부상 예방·부하 조절)와 의도적 도전에서 오며, 프로그래밍에서도 인프라 이해·성능 직관·복잡도 관리 같은 기반 역량이 핵심임

서문: “점을 연결하기”와 배움의 태도

  • 스티브 잡스의 “점을 연결하기(connecting the dots)” 이야기로 시작, 과거 경험이 나중에 연결된다는 관점
    • 대학 시절의 서예 수업이 Macintosh의 디지털 폰트에 영향을 준 사례
    • “미래에 점들이 연결될 것이라 무언가를 신뢰해야 함
  • 사소해 보이는 경험도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가치 있는 배움이 될 수 있음
  • 이 글은 시리즈의 일부로, 이번 편은 장거리 달리기를 통해 배운 교훈들을 다른 삶의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설명
    • 유년기부터 달리기와 함께했고, 삶의 혼란·상심·평온의 국면마다 균형과 마음의 고요를 제공
    • 진지하게 잘하고자 하면서 학습하는 법 자체를 배웠고, 다른 영역에도 전이되어 ‘배우는 법을 배우는 과정’ 이 되었음

천부적 재능이 없는 일을 하는 가치

  • 키 166cm의 단단한 체격으로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운동 시 근육이 쉽게 붙어 체중 대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짐
    • 레슬링이나 체조가 체형상 더 적합하지만, 달리기를 더 사랑함
  • 타고난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도 끈기와 호기심으로 예상보다 빠른 기록을 세울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큰 의미를 발견
  • 쉽게 성취하는 타인을 보며 느끼는 좌절과 부러움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에 더 감사하고 타인의 어려움에 공감하게 됨
  • 성공과 인정 외에도 깊은 성취감에 이르는 여러 경로가 있음을 알게됨

실망으로 가는 지름길: 잘못된 노력

  • 초보 러너들이 흔히 빠지는 오류는 '은행 메타포(Bank Metaphor)' 에 기반한 사고방식
    • 운동량을 단순히 ‘노력의 저축’으로 보는 오류
    • 노력을 투입하면 그만큼 건강 레벨이 증가한다고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자극을 통해 신체 적응을 유도해야 함
    • 신체 적응(adaptation) 이 핵심이며, 개인별로 다른 자극의 종류와 강도가 중요
  • 달리기는 유산소 시스템(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생성)무산소 시스템(산소 없이 에너지 생성, 젖산 축적) 을 모두 사용
    • 두 시스템을 각각 타겟팅하는 훈련이 필요하며, 하나의 운동으로 둘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자극하기 어려움
  • 유산소 훈련은 "low and slow" 원칙: 낮은 강도로 긴 거리를 달려 심장, 폐, 근육 내 모세혈관 및 미토콘드리아 증가 유도
  • 무산소 훈련은 매우 높은 강도로 짧게 달려(예: 마일 반복 인터벌) 무산소 역치 상승 및 젖산 제거 능력 향상
  • 초보자들은 지루함과 불안감 때문에 적당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데드존' 에 머물며, 두 시스템 모두 충분히 자극하지 못해 발전하지 못함
    • 이는 선형적 사고를 비선형 시스템에 적용하는 전형적인 실수이며, 기술 업계의 '허슬 컬처'나 '996' 현상과도 유사

지속성(consistency)의 마법

  • 신체가 에너지를 투자해 강해지도록 설득하려면 꾸준함이 필수
    • 한 번의 힘든 달리기 후 한 달간 쉬면 일회성으로 인식되지만, 며칠마다 반복하면 신체가 환경 변화로 인식하고 적응
  • 지속성은 간단하지만 어려움: 매일 나타나는 것은 쉽지만, 수개월~수년간 초기의 열정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음
    • 연습이 삶의 일부가 되면서 포기하는 즐거움과 기억이 생기는 실질적 희생 수반
  • 그러나 충분히 오래 하면 습관이 되어 욕구로 자리잡고, 하루라도 거르면 불안해지는 지점에 도달
    • 습관은 복리처럼 쌓이며, 일단 추진력이 생기면 멈추는 것이 오히려 노력을 요구함
  • 뇌도 신체의 일부이므로 유사한 규칙을 따르며, 이 전략은 프로그래밍이나 수학 분야 학습에도 효과적
  • 꾸준함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 단 한 번의 극한 노력이 아니라, 올바른 훈련과 일관성을 유지한 채 18개월을 기다리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해낼 수 있음
  • 보조 원칙: 마일리지도 마법

    • 2023년 1~2년간의 꾸준한 발전 후 정체기에 진입했으나, 다양한 시도가 효과 없자 좌절
    • 파트너의 조언으로 단순히 더 많이, 더 자주 달리기로 전환
      • 주간 마일리지를 20마일에서 35마일 이상으로 거의 두 배 증가
      • 유산소 장거리 런을 더 길고 빈번하게(주 3~4일 → 6일) 실시
    • 이것이 유일한 변화였으며, 마일리지만으로 속도 향상 달성
    • 볼륨 증가는 성공의 필수적(충분하진 않더라도) 요소이며, 정체기에 전략 조정과 함께 대량의 시간 투입을 고려할 것

맥락 속에서 성과 평가하기

  • 고등학교 대표팀(주 챔피언 팀)에서 첫 레이스를 뛰었으나, 최선을 다했음에도 경쟁력 있는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음
    • 팀원들은 "첫 레이스치고 대단하다"며 격려했으나, 빠르지 않다는 사실에 실망
  • 2년 후 고등학교 졸업 시점에는 4~5분 빠른 기록을 달성했으며, 상위 7명(공식 집계)에는 들지 못했지만 꽤 훌륭한 페이스를 기록
  •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벤치마크 욕구가 자연스럽지만, 동일한 상황과 발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야 함
    • 초보자인 본인을 전문가 기준으로 평가해 절망적으로 뒤처졌다고 느낀 것이 문제
  • 같은 단계의 코호트 내에서 평균 이하라도 최종 판단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
    • 모든 사람은 각자의 경로를 걸으며, 큰 성장을 보이는 이도 있고 동력을 잃는 이도 있음

발전은 체감되지 않음

  • 가장 좋아하는 교훈 중 하나(첫 번째와 동점)
  • 훈련이 강력함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음
    • 발전은 항상 몰래 다가왔고, 꾸준히 노력하며 과정을 신뢰하는 동안 운동마다 향상을 체감하려 애썼지만 대부분 똑같이 느껴짐
  • 불안감이 쌓이다가 "더 강해진 느낌이 없으니 안 되는 건가?" 의심하는 시점이 오면, 그때 평범하게 느껴지는 달리기로 PR을 몇 분씩 단축하는 일이 반복됨
  • 실제로는 계속 나아지고 있었지만, 모세혈관 증가, 미토콘드리아 증가, 폐 기능 향상 등 느리고 보이지 않는 비선형 과정이었기 때문
  • 베이스라인이 점진적으로 변화: 쉬운 것은 쉬운 채로, 보통은 쉽게, 어려운 것은 보통으로, 더 어려운 것은 어렵게 느껴짐
    • 이전에 어렵던 일이 자동화되는 찰나의 깨달음이 있지만, 곧 새 베이스라인에 적응해 원점으로 돌아감
  • 각자는 자신의 성취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기술을 마스터하면 평범하고 하찮은 것으로 여겨짐
    • 지적으로는 오랜 노력으로 얻은 능력임을 알지만, 10년 전보다 똑똑하거나 빠른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고 여전히 '나'로만 느껴짐
  • 이 현상이 전문가들이 기술 설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일 가능성: 놀라운 성과가 그들에게는 평범하므로 반성적 사고가 어려움
  • 보조 원칙: 과도한 측정 피하기

    • 측정은 훌륭하지만, 측정 불가능한 것을 측정한다고 착각하면 문제
    • 모든 운동의 심박수와 시간을 추적해 거대한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으나, 매주 선이 하향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리고 불안과 우울에 빠짐
    • 더 나은 접근: 전략을 선택하고(예: 마일리지 증가, 스피드 훈련 실험) 효과를 판단하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내면화
      • 매 운동마다 측정을 중단하고 월 1~2회 측정으로 전환
      • 더 나은 결과와 정신 건강으로 이어짐

기본에 집중하기

  • Alan Stein Jr.의 Kobe Bryant 일화: Nike Skills Academy에서 코비의 개인 훈련을 관찰했을 때, 화려한 기술이 아닌 매우 기본적인 풋워크와 공격 동작을 극도로 정밀하고 높은 강도로 반복
    •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마무리는 여러 기본 동작들이 조합되고 협응된 유체 동작으로 완성됨을 이해
  • 이것만으로 코비 브라이언트가 될 수는 없지만(그랬다면 세상에 코비가 많았을 것), 저자의 경험상 유효한 조언
  • 달리기에서의 발전은 트릭이나 핵이 아니라 소수의 기본 사항을 매우 잘하는 것
    1. 일관성 유지
    2. 각 운동마다 특정 시스템 타겟팅
    3. 과훈련 피하기
    4. 충분한 양질의 식사
    5. 충분한 수분 섭취
    6. 부상 예방을 위한 크로스 트레이닝과 사전 재활
    7. 충분한 양질의 수면
    8. 신체가 특정 부하에 적응하면 부하 변경
  • 프로그래밍의 기본 원칙

    • 유사한(더 장황하고 주관적인) 리스트가 프로그래밍에도 존재
      1. 코드 아래의 인프라 이해: 하드웨어, OS,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2. 프로그래밍 언어의 작동 원리와 제공 기능(메모리 관리, 타입 시스템, 동시성 모델, 제어 흐름, OOP 지원 등) 이해. 인터프리터의 역할과 컴파일 vs 인터프리트 언어의 장단점 이해
      3. 어떤 문제가 쉽고 어떤 문제가 많은 투자를 요구할지에 대한 직관 개발
      4. 계획과 아이디어를 코드로 번역하는 능력. 숙련되면 중간 단계 없이 코드 관점에서 직접 사고 가능
      5. 프로덕션 환경에서 소프트웨어 운영과 발생 가능한 문제 이해
      6. 성능의 여러 차원과 고성능 소프트웨어 제작 요건 이해. 성능과 다른 고려사항 간 트레이드오프 이해. 고성능이 필요한 시점과 방해가 되는 시점 파악
      7. 작은 시스템이 큰 시스템으로 성장하며 복잡성이 발생하는 방식 이해. 복잡성 기울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 보유
      8. 대규모 시스템에서 빠르고 정확한 작업이 어려운 이유 이해. 변경하기 쉬운 코드 작성법에 대한 의견 보유
      9. 버그(특히 자신의 잘못이 아닌 버그) 추적 및 수정 방법 학습. 문제 진단에 과학적 접근법 적용
      10. 과도한 엔지니어링 피하기
      11. 자신의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관점 이해(매우 어려움). 복잡한 상황을 비기술적(또는 덜 기술적) 청중에게 설명하는 능력 연마
      12. 언제, 어떻게, 왜 깊이 파고들고 전문화해야 하는지 이해
  • 새로운 분야에 입문할 때 기본이 무엇인지 결정하면 그것에 집중하는 데 도움
    • 모두가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므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분야의 근본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개인 발전의 중요한 단계

도전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는다

  • 편안해지는 것은 정체의 지름길이며, 흔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여전히 문제가 됨
  • 대부분 편안함을 용이함과 동일시하지만, 확실성(certainty) 과 연관지어야 함
    • 어려운 일이라도 대처법을 100% 확신하면 여전히 컴포트 존 안에 있음
  • 예시: 매주 40마일을 달리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수면과 영양을 관리하며 모든 것을 올바르게 하고 있다고 느낌
    • 하지만 발전도 후퇴도 없음. 노력을 들이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Red Queen 효과: 열심히 일해서 퇴보를 막고 있지만(훌륭함) 더 강해지진 않음
  • 문제는 너무 자신감이 있다는 것: 주 40마일에 적응했고 신체도 적응함
    • 변화가 필요: 더 많은 마일리지, 더 높은 강도, 다른 운동 등으로 신체 반응을 완전히 확신할 수 없고 과훈련을 피하기 위해 주시해야 하는 수준까지 도달
  • 발전의 대가는 약간의 불확실성: 약간 뒤로 밀린 느낌, 감당하기 벅차고 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느낌
    • 이 정신 상태에서 향상을 볼 수 있음. 너무 편하면 정체, 너무 패닉 상태면 배우지 못하고 실패
    • 겨우 너무 어려운 경계선의 일을 하면 신체가 서서히 적응해 그것을 더 쉽게 만듦
  • 이것은 운동에만 적용되지 않음: 뇌도 신체와 마찬가지 ("desirable difficulty" 개념)
    •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은 상당하지만 바람직한 정도의 노력을 요구하는 학습 과제로, 장기 성과를 향상시킴
    • 어려운 과제가 초기 학습을 늦출 수 있지만, 장기적 이익은 쉬운 과제보다 큼. 단, 바람직하려면 과제가 달성 가능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