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by GN⁺ 1일전 | ★ favorite | 댓글 2개
  • 어제 버스 정류장을 지나가다 Google AI 검색 광고를 봤음. 한 사람이 휴대폰 카메라로 라멘을 찍자 AI가 집에서 만드는 방법을 알려줌
  • 그건 수많은 레시피 작가들이 수년간 공들여 완성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함. 생성형 AI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갈아 넣어 얼핏 비슷하지만 신뢰와 영혼이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냄
  • 나는 Smitten Kitchen, Meera Sodha 같은 사이트를 RSS로 구독하며, 매번 검증된 훌륭한 레시피를 기대함. 반면 ChatGPT 같은 AI가 주는 건 여러 레시피의 평균값일 뿐, 각 작가의 경험과 취향이 담긴 개성은 없음
  • 요즘 ‘Google Zero’ 얘기가 많음. AI 검색이 필요한 정보를 다 보여주면 누가 실제 웹사이트에 오겠는가? 나는 사람들이 내 사이트를 방문해 다른 글과 링크, 내가 엮어둔 기묘한 주제들을 발견하길 바람
  • 일부는 광고 노출로 무료 고품질 콘텐츠를 유지함. 나 역시 내 글을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과 토론으로 이어지고, 때로는 컨퍼런스 발표 요청으로 연결되길 원함
  • 나는 사람을 위해 글을 씀. 내가 아는 것, 경험한 것, 느낀 것을 나누고 싶어서 씀. 글을 쓰는 데는 수 시간이 걸리지만, AI는 몇 초 만에 맥락 없이 요약함
  • 나는 사람들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곱씹고, 내게 반응해주길 바람. 그런 연결이 정말 즐거움
  • 하지만 나는 VC 자금으로 운영되는 대형 언어 모델이 와서 내 글을 가져가서 엉성한 모조품을 만드는 걸 원치 않음. 뉘앙스와 맥락을 모두 빼버린 요약은 전혀 가치가 없음
  • 이 웹사이트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며, LLM은 환영하지 않음

LLM은 환영하지 않는다는 웹사이트의 LLM 요약은 아이러니 하네요

Hacker News 의견
  • 나는 테마 스위처에 반해서 완전히 매료됨, 이런 것이야말로 퍼스널 블로그의 정석임, 콘텐츠도 훌륭하고 사이트 분위기도 방문하는 재미를 줌, 하지만 내 고민은 크롤러들이 robots.txt를 무시하며, 캡차나 휴먼 인증 체크박스도 뚫고 모든 콘텐츠를 트리 구조로 몇 분 만에 긁어간다는 점임, 자원 제한도 자바스크립트나 이미지 등 여러 에셋을 로드해야 해 효과가 없고, IP 블록도 람다처럼 동작해서 막을 수 없으며, User-Agent를 봐도 마치 크롬 유저처럼 보임, 캔버스 렌더링 방식도 우회되어버림, 결국 남은 방법은 인증을 통한 확인뿐임, 이런 현실이 슬픔

    • 내 개인 사이트에 타르 피트를 설치해볼까 고민한 적 있음, 난수로 가득 찬 랜덤 페이지와 내부 무한 링크를 내뱉는 스크립트를 robots.txt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해서 크롤러가 들어오면 그 안에서 헤매게 만들고 싶음, 거기에 레이트 리밋을 더하면 서버 부담도 줄어듦, 페이지에 혼란스러운 메시지까지 추가하고 싶음, 아직 실행하지 않았지만 그런 아이디어만으로도 왠지 뿌듯함

    • https://localghost.dev/about/도 확인해보면, 테마에 따라 프로필 사진의 배경까지 바뀜, 이런 세심한 디테일에 감탄함

    • CSS Zen Garden과 221개 테마가 생각남: https://csszengarden.com/, 예시로 https://csszengarden.com/221/, https://csszengarden.com/214/, https://csszengarden.com/123/, 전체 목록은 https://csszengarden.com/pages/alldesigns/에서 볼 수 있음

    • 이런 테마 디자인이 정말 예쁨, 독특한 디스플레이 환경에서도 잘 어울림, 이런 창의적인 시도 덕분에 인터넷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임

    • PoW 솔루션이 효과가 오래갈 것 같지 않지만, Anubis는 꽤 흥미로움: https://anubis.techaro.lol/, 한편 자신의 영혼을 기계 포맷으로 변환해 거대한 공유 머신에 올려놓고, 오직 제대로 된 퍼스널 머신만 그걸 받아준다고 기대하는 심정이란 참 묘함, 만약 모두가 울타리 친 정원을 원한다면 그런 곳을 만들 수 있음, 기여자에게 어떤 조건을 허락하고 이용자도 유지비용 분담(광고가 아닌 방식) 등에 참여하게 한다면 OpenFreeBook 같은 식의 새로운 모델도 생각해 볼 수 있음

  • 저자는 꽤 이상주의적임,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품질에 신경을 쓴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함, 내 경험상 요리 레시피 사이트를 찾으면 넘치는 광고와 잡다한 개인사를 건너야 결국 레시피 본문에 도달할 수 있음, 이렇게 부풀려진 워드프레스 페이지에서 원하는 내용만 빨리 얻고 싶을 때 챗봇을 쓰는 사람을 이해할 수밖에 없음

    • 광고가 왜 이렇게 넘쳐나는지에 대해, 예전엔 누군가 수고롭게 무료 정보를 제공했지만 회사들이 ‘이걸로 돈 벌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광고를 붙임, 이후에는 ‘광고 수익이 줄었으니 방문자 늘리고 SEO에 투자하고 광고 더 늘려야 같은 수준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함, 그래서 소규모 사이트들은 점점 조직화되거나 회사에 팔렸고, 더 많은 광고가 달림, 결국 지금 불편함을 느끼는 건 대부분 이런 회사에 팔린 사이트 때문임, 저자가 논의하는 건 사실상 광고 없는 진짜 독립 사이트임

    • 아쉽게도 대형 레시피 블로그 대부분은 사람을 위한 글이 아니라, 구글 검색 알고리즘(오랫동안 웹을 지배해온, 조작 가능한 그 알고리즘)을 위한 글임, 최근에야 LLM이 등장했을 뿐임

    • 끝없는 SEO, 광고, 페이지 엘리먼트 재로딩, 끊임없는 스크롤, 쓸데없는 자바스크립트 효과... 이런 것들이 AI 요약이 필요해진 진짜 이유임, 이런 환경에서 방문자의 시간 낭비를 싫어하는 걸 탓할 수 없음, AI 이전에도 이미 ‘리뷰’로 포장한 별 가치 없는 콘텐츠가 범람했음

    • 나는 광고차단기를 쓰지 않는데, 해당 블로그엔 광고도 없고 테마 외엔 어떠한 쿠키나 데이터도 저장하지 않는 점이 인상적임, 독립적 창작자의 시대는 거의 끝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제 남은 건 기생적 플랫폼을 견딜 수 있는 취미형 창작자뿐일지도 모름

  • "진퉁의 80% 퀄리티를 20% 비용으로"란 슬로건이 항상 발전을 이끌어왔음, 실제로 온라인 레시피를 보는 대부분의 이용자는 어느 버전이든 상관하지 않고, 그저 빨리 쓸 수 있는 레시피를 원함, 목적은 식사이고 레시피는 그저 중간 재료임, 집에서 가구를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장인을 존중하지만 대부분은 저렴한 파티클 보드 재질의 책상이나 의자도 충분히 만족함, 생성형 AI는 진짜 글쓰기와 파티클 보드 간의 관계와 비슷함

    • 파티클 보드는 수명이 짧고 교체 주기가 짧아짐, 가구 전체 퀄리티도 떨어지고, 오히려 고급 원목 가구 가격이 높아졌음, ‘80% 진퉁’ 이라는 말은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고, 전체적인 수준 하락을 불러온다고 생각함

    • “생성형 AI는 진짜 글쓰기와 파티클 보드와 같다”는 비유가 정말 절묘함, 내 머릿속 수사 창고에 저장함

    • 품질이 떨어져도 너무 많아진 이점을 무시할 순 없음

    • 제품에도 유통기한과 재질명시 등 예측 내구성을 표시하는 법이 생겼으면 함, 음식 성분표처럼 고지해줘야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음, 예쁘게 생긴 메탈 제품인데 내부 핵심 부품이 플라스틱이라면 그게 바로 문제임

  • “내가 좋아하는 Smitten Kitchen과 Meera Sodha 같은 곳은 항상 신뢰할 수 있고 맛있음. ChatGPT도 레시피를 추천해주지만 저자 개성에서 나오는 약간씩의 차이나 인간성은 빠짐” 같은 말을 보고 있음, 하지만 나는 오히려 ChatGPT의 ‘평균값’ 레시피가 더 좋음, 요리를 자주 하는 입장에선 오히려 저자만의 개성과 취향에서 비롯된 이상한 재료, 감미료, 지방량이 더 짜증남, 예전엔 15개씩 각자 변형된 버전을 읽고 공통점을 추출해야 했는데 지금은 ChatGPT에게 “플라토닉 이상형 레시피”를 바로 요청할 수 있음, 게다가 표준적이고 합리적인 변형 제안도 받음, 예술이나 음악에선 작가 개성이 중요하지만 평소 집밥에선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버전이 더 좋음

    • “어떤 저자만의 개성이나 취향을 제외하고 싶다”는 건 애초에 요리 문화 본질 자체를 오해함, 모든 레시피는 누군가의 경험과 취향이 누적된 것이고, 정통이나 절대치 같은 건 따로 없음
  • “AI 검색에서 원하는 답을 찾았다면, 굳이 실제 사이트를 방문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는 말에, 오히려 반대로 생각함, 내가 정보를 확실히 찾을 수 있다면 AI 중개자도 필요 없음, AI가 유용할 때는 원본 페이지 정보를 충분히 잘 요약해주기 때문임, 하지만 결국 AI 서치라는 것도 지금은 “유저 유치” 단계이고, 언젠간 투자자 욕심 때문에 “이익 극대화”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음, 그 순간부터는 AI 서치 품질이 심각하게 하락할 수밖에 없음, 적어도 현재까지는 AI 요약이 매우 쓸모 있긴 하지만, “내가 어떤 콘텐츠를 요약할지 직접 고를 수 있어야” 진정 가치가 큼

    • “어떤 콘텐츠를 요약할지 직접 고르는 게 중요하다”에 전적으로 동의함, 아쉽지만 95%의 유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봄, 이미 주변 개발자들조차 LLM이 내놓은 괴상한 코드를 곧이곧대로 복붙하는 경우가 많았음, Stack Overflow에서 엉터리 복붙 코드가 넘쳤던 것과 비슷함, LLM 코드 품질은 분명 올라갔지만, 결국 “괜찮아 보이는” LLM 코드가 대량 복붙될 텐데 그 장기적 결과가 어떨지는 솔직히 불확실함, 물론 나중엔 LLM이 스스로 해당 코드를 고칠 수도 있을 거라 조금 기대함
  • 현재 Google Zero(구글 검색 결과 내 나의 존재감이 사라짐) 위협을 체감하며, 이 문제는 단순히 레시피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이 큼, 누군가는 베를린 최고의 카페를 실제로 방문해 리뷰하고, 2007년식 Renault Kangoo 연료펌프 수리 방법을 문서화함, 누군가는 직접 만져본 신기한 버튼의 촉감을 설명하고, 상처받은 사람이 진심 어린 위로를 남김, 혹은 불친절한 고객 서비스에 실망해 후속 이용자에게 경고함, 이런 식으로 각자의 삶의 경험과 실제 후기, 마음을 나누는 게 인터넷의 진짜 멋이었음, 그런데 그 공유의 경제성이 무너진다면 결국 인터넷과 그 생태계를 만든 사람들의 삶 자체도 사라질 수 있음, 이것만큼은 정말 안타까움

    • ‘공유의 경제성이 파괴된다’는 걱정에 대해, 사실 대부분의 정보 공유자들은 애초에 돈을 못 벌거나 오히려 비용을 내면서 BBS, 유즈넷, 지오시티, 텀블러 등에 정보를 올려왔음, 다이얼업 시절엔 FTP로 정적 웹페이지도 무료로 호스팅할 수 있었음, 블로그와 MoveableType, Wordpress 등 다양한 도구들로 기꺼이 내 돈을 내고 정보를 공유해온 역사가 있음, 결국 ‘누군가가 봐서 알아야 할 내용’에 열정을 가지면 돈이 아닌, 공유 그 자체가 목적이었음, 정보 공유를 오로지 생계의 방법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때 오히려 품질은 떨어질 수 있음, 광고라는 거대한 중간자를 만들고, ‘게임’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보가 검색조차 안 되도록 시스템이 바뀌는 순간 공유는 점수와 수익 중심으로 변질됨, 그게 문제임, 정보 공유와 생계는 반드시 연결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음, https://en.wikipedia.org/wiki/Information_wants_to_be_free 문서 참고
  • 나는 반(反) AI 논의가 오히려 더 흥미롭다고 느낌, 찬성 입장 토론은 늘 뻔하거나 의미 없어 느껴지고, 차라리 SF소설을 읽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까지 듦, 반면 반대 입장의 논의는 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더 성실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며, 어떤 뭔가를 새롭게 고민하게 만듦, 어쩌면 반(反) AI 쪽에서 새로운 펑크 문화가 태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겠음, 실제로 나는 개인과 일 모두에서 AI를 잘 쓰지만, 내 의견이 스스로 너무 무미건조하게 느껴짐

    • 반(反) AI 논의의 가치는 우리가 무엇을, 왜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듦, 실생활의 다양한 요소와 철학이 섞여 있어서 읽는 맛이 있음, 내 감정과 논리가 그대로 전해지도록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는 어려움도 느낌

    • 나는 완전 반대 입장임, 반(反) AI 주장들은 AI 산출물이 쓰레기라거나, 영혼이 없다는 타성적인 이야기뿐임, 인간성 상실 운운도 구체적 근거 없는 경우가 많음, “다른 사람의 흥분을 꺾으려는” 논의 자체가 실은 더 열정이 없다고 느낌, 오히려 찬성 입장은 늘 새로운 사용사례나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그런 발견과 탐색이야말로 사람을 진짜 열정적으로 만듦, Rust 배운 후기나 여행기가 재밌는 것도 동일한 이유임

  • 인터넷의 역할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함, 첫째는 특정 정보를 배우거나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 리소스, 둘째는 인간적 연결의 장으로써의 소셜 네트워크적인 측면임, 정보를 찾는 쪽은 전자가 목적이지만, 정보를 직접 올리는 사람은 후자를 더 바라보기 쉬움, 전통적 검색은 이 두 가지가 통합되어 있었음, 탐색자는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간적 연결도 할 수 있었음, 하지만 정보만 원하는 입장에선 그런 맥락이나 개인적 이야기가 가끔 방해가 되어 여러 소스를 직접 읽고 융합해야만 했음, AI의 도입 이후 이 둘이 거의 완벽히 분리됨, 정보만 원하는 사람은 AI 및 웹 검색을 더 많이 선택하고, 인간관계나 탐색이 목적인 사람은 RSS, 블로그, marginalia, wiby 같은 서비스로 이동함, 실제로 이런 분화가 꼭 나쁘다는 생각은 없음, 오히려 장기적으로 각자의 목적이 더 선명해져 원하는 독자나 방문자만 남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음

    • 정보만을 얻으려다보면 적절한 이야기와 맥락이 함께 제공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함, 이런 맥락 때문에 기술 블로그가 옛날 포럼글보다 더 신뢰를 얻음, AI가 두 소스의 답을 섞어서 줄 때에는 그 맥락을 파악할 수 없어서 정보 해석의 근거가 사라짐

    • Gemini(검색용 AI가 아니라 텍스트 프로토콜)라는 생태계를 처음 들었을 때 비슷한 논의를 봄, 기술 검색/AI 세계(가칭 ‘infonet’)와 인간 중심 탐험/디지털 가든 세계(‘socialNet’)가 별도로 진화해 간다는 주장에 공감함, 앞으로 이런 분화는 더 본격화될 거라 생각함

  • 이 블로그는 정말 멋짐, 간결하면서도 개성 넘치고, 내 미래의 블로그 참고 자료로 삼으며, Penny라는 강아지도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음: https://localghost.dev/blog/…

  • https://localghost.dev/robots.txt: User-Agent: * Allow: / 로 설정되어 있음

    • 저자에게 실제로 연락해보니, 아무도 robots.txt를 지키지 않으니 설정에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함

    • 어차피 robots.txt를 그 누구도 지키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