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분야에 충분한 시간과 주의를 들이면 분별력은 높아지지만, 가능한 분야가 너무 많아 대부분의 판단은 전문가가 보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침
- 피아노 협주곡 리허설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는 문제를 못 느꼈지만, 피아노 솔리스트와 지휘자는 공연 전 조율이 필요하다고 판단함
- 조율사는 한 건반의 세 줄이 거의 맞아도 어택 순간의 미세한 흔들림, 해머 펠트 밀도 차이, 배음의 불균일한 비트 같은 결함을 구분함
- 전자 튜너는 목표 주파수에 가까워지는 데는 유용하지만, 줄 상태와 하프 휨 때문에 실제 조율은 배음 상호작용을 귀로 다듬어야 함
- 이런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 사라지면 모두가 문제를 정확히 알아차리지 못한 채, 조금 더 나쁜 피아노와 비슷한 결과물을 쓰게 될 수 있음
분야별 분별력의 격차
- 특정 주제에 시간과 주의를 바치면 그 주제에 대한 분별력이 높아짐
- 가능한 주제의 공간이 매우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제에서 사람의 분별력은 도달 가능한 수준보다 낮음
- “모든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기계”를 만들 때 이 격차가 더 심각해짐
- 함께 볼 글로 Reality has a surprising amount of detail와 You forget your own blind spots, shortly after you notice them.가 연결됨
피아노 조율사와 보낸 오후
- 바이올린 연주자로 오케스트라의 피아노 협주곡 리허설에 참여했고, 옆자리 연주자는 본업이 피아노 조율사였음
- 리허설은 좋았고 피아노 문제도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리허설 직후 지휘자와 피아노 솔리스트는 저녁 공연 전 조율을 요청함
- 조율사는 무리한 요청에 화가 나 높은 일요일 요금을 불렀고, 두 사람은 곧바로 수락함
- 자신의 음정 판별 능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커리어 피아노 솔리스트나 80세 지휘자가 가진 분별력이 별도 수준에 있었던 셈임
피아노 한 음 안에도 있는 결함
- 대부분의 피아노 건반은 해머가 같은 음높이로 조율된 세 줄을 동시에 때려 더 풍부하고 큰 소리를 냄
- 심하게 조율이 틀어진 피아노는 한 건반을 눌러도 세 개의 다른 음높이가 나고, 잘 조율된 피아노는 하나의 소리처럼 들림
- 피아노 음은 서로 간에 틀어질 수 있고, 한 음 자체도 내부에서 어긋날 수 있음
- 평균율에서는 여러 5도를 쌓아 다시 옥타브 배수로 돌아오기 위해 일부 간격을 아주 조금 조정해야 함
- 이 원리를 알고 있어도, 실제 피아노는 귀에는 서로도 자기 자신과도 잘 맞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음
“소리가 넘어가는 것”을 듣는 법
- 조율사는 한 건반을 누르며 “Hear how it rolls over?”라고 묻고, 손으로 새가 나는 듯한 동작을 보임
- 음 시작 부분에 약한 플랜저 같은 소리가 있었고, 음을 지속하면 빠르게 사라짐
- 반복되는 명확한 비트는 아니었으며, 음높이 차이가 너무 작아 긴 느린 비트의 시작 부분처럼 들림
- 이 현상은 고주파 배음의 진폭이 가장 큰 어택 순간에 가장 잘 드러남
- 해당 피아노는 음들이 평균적으로는 서로 맞고 각 음도 대체로 내부에서 맞았지만, 작은 편차만으로도 소리가 나빠질 수 있었음
해머 펠트와 음색의 밝기
- 조율사는 음계를 연주하며 특정 음이 다른 음보다 더 밝게 들리는지 물었지만,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았음
- 이어 해머를 꺼내 작은 도구로 해머 끝의 펠트 패드를 찔러 느슨하게 만듦
- 펠트는 사용하면서 압축되므로, 각 건반이 이웃 건반과 비슷한 밀도를 가져야 특정 음만 더 밝게 튀지 않음
- 해머를 다시 넣고 음계를 연주했을 때 변화가 크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조율사는 만족함
비트 속도의 매끄러움과 false overtones
- 조율사는 단7도 간격을 피아노 위아래로 병행 이동하며 연주했고, 낮은 음의 배음과 높은 음 사이에서 나는 비트를 들음
- 음정을 아래로 이동하면 비트가 느려지는 것은 예상 가능했지만, 문제는 그 속도 변화가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었음
- 지적을 받은 뒤에는 비트가 약간 불균일하게 느려진다는 점을 들을 수 있었지만, 무엇을 들어야 할지 스스로 알기는 어려웠음
- 여러 조정 뒤에는 하행 간격을 연주할 때 비트가 매우 매끄럽게 느려짐
- 높은 음역의 한 음은 줄끼리 잘 조율되어 있었지만, 줄 하나가 녹슬었거나 찌그러졌거나 약간 늘어나 강하게 쳤을 때 잘못된 배음을 냄
- 조율사는 이를 false overtones라고 부름
- 그날 남은 시간 안에는 새 줄이나 더 시간이 드는 작업이 필요해 해결하기 어려웠음
- 조율사는 최고급 콘서트홀의 Steinway만 듣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체로 이런 배음에 익숙해진다고 봄
전자 튜너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 고급 전자 튜너와 각 줄의 주파수 표를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율사는 그것이 가까이 가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답함
- 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결국 귀로 마무리해야 하며, 특히 일반적인 피아노에서는 배음 상호작용을 세밀하게 다듬어야 함
- 배음이 항상 이론대로 나오지는 않음
- 줄 두께 차이
- 줄의 늘어남
- 부식
- 찌그러짐
- 하프의 휨
- 조율사는 전체 작업을 “피아노와의 협상”에 가깝게 보며, 명령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좋은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고 말함
로봇 피아노 조율사가 생길 때의 조건
- 피아노 솔리스트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공연은 아주 조금 조율이 틀어진 피아노로 진행됐을 수 있음
- 관객 중 누구도 “가운데 C 위의 G에서 한 줄이 다른 줄보다 0.2Hz 틀어졌다”고 지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큼
- 일부 관객은 피아노가 더 좋게 들릴 수 있었다거나, 홀에 더 좋은 피아노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느낌만 받았을 수 있음
- 조율 후 피아노 소리는 더 좋아졌다고 느껴졌지만, 차이를 거대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음
- 현지 콘서트홀 피아노가 얼마나 나쁘고 정확히 어떻게 나쁜지 아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음
- 그런 기술이 사라지면 아무도 모든 피아노가 얼마나 나쁜지 모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모두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조금 더 나쁜 피아노를 갖게 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