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by GN⁺ | ★ favorite | 댓글 1개
  • Stuart Kauffman과 Andrea Roli는 생명을 비평형 자기재생 화학 반응계로 정의하며, 생명의 출현은 기적이지만 우주 화학 진화에서 예상 가능한 사건이라고 봄
  • 생명체는 부분과 전체가 서로를 성립시키는 Kantian Whole이며, 집단 자기촉매·촉매 폐쇄·제약 폐쇄·공간 폐쇄를 함께 달성해야 함
  • 핵심은 Collectively Autocatalytic SetsTheory of the Adjacent Possible의 결합으로, 분자 다양성과 반응 수가 늘어나면 분자 자기재생이 1차 상전이처럼 나타날 수 있음
  • DNA, RNA, 펩타이드 자기촉매 집합은 실험적으로 구성됐고 6,700개 원핵생물에서도 작은 분자 자기촉매 집합이 계산적으로 확인됐지만, 시험관 내 재생은 아직 입증되지 않음
  • 살아 있는 세포에서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구분이 흐려지며, 대사 계통발생·외계행성 생명 탐색·원시 생명 출현 실험을 새 방식으로 다뤄야 함

생명을 이루는 네 가지 폐쇄

  • 생명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아직 없으며, 여기서는 생명을 비평형 자기재생 화학 반응계로 정의함
    • 집단 자기촉매
    • 제약 폐쇄
    • 공간 폐쇄
    • Kantian Whole
  • Collectively Autocatalytic Set(CAS) 는 외부에서 분자와 에너지 구성요소를 공급받는 열린 화학 반응계임
    • 집합 안의 각 분자를 만드는 마지막 화학 반응 단계가 그 집합 안의 적어도 한 분자 또는 food set 안의 한 분자에 의해 촉매됨
    • 템플릿 복제 RNA보다 넓은 개념이며, 이중가닥 RNA에서 각 가닥이 다른 가닥 합성의 템플릿 촉매가 되는 경우도 CAS에 포함됨
  • 생명 기원 연구에서는 지난 약 50년 동안 템플릿 복제 폴리뉴클레오타이드가 생명의 기반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음
    • “nude replicating RNA gene”의 복제는 아직 달성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남아 있음
    • DNA, RNA, 펩타이드의 집단 자기촉매 집합은 이미 구성됨
    • G. von Kiedrowski는 DNA 자기촉매 집합을, N. Lehman 연구진은 RNA 자기촉매 집합을, G. Ashkenasy는 9개 펩타이드 자기촉매 집합을 구성함
    • 지질 자기촉매 집합도 고려된 바 있음

Kantian Whole과 세포의 자기구성

  • Kantian Whole은 부분이 전체를 위해, 전체에 의해 존재한다는 Immanuel Kant의 1790년대 개념에서 출발함
    • 사람은 심장, 간, 신장, 폐, 뇌 같은 부분을 통해 존재하고, 그 부분들은 사람이라는 전체를 통해 존재함
    •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는 Kantian Whole이며, 이 정의에서는 바이러스도 세포 환경 안에서 자기복제하는 Kantian Whole로 분류됨
    • 결정이나 벽돌은 Kantian Whole이 아니지만, 세포는 Kantian Whole임
  • 촉매 폐쇄는 시스템의 각 반응이 그 시스템 안의 적어도 한 분자에 의해 촉매되는 상태임
    • 모든 살아 있는 세포는 촉매 폐쇄를 달성함
    • 살아 있는 세포에서 어떤 분자도 자기 자신의 형성을 직접 촉매하지 않으며, 세포 전체의 분자 집합이 재생산 과정에서 촉매 폐쇄를 이룸
    • 9개 펩타이드 자기촉매 집합에서도 각 펩타이드는 전체 집합의 상호 촉매를 통해 존재하므로 Kantian Whole임
  • 제약 폐쇄는 비평형 과정에서 에너지 방출을 제약하는 경계조건들이 다시 그 경계조건들을 구성하는 상태임
    • 열역학적 일은 에너지가 몇몇 자유도로 제약되어 방출될 때 수행됨
    • 대포는 에너지 방출을 제약해 포탄을 포신 방향으로 날리며, 대포 자체를 만들기 위해서도 열역학적 일이 필요함
    • Montévil과 Mossio는 2015년에 제약 A, B, C가 각각 과정 1, 2, 3을 제약해 서로를 구성하는 형태로 제약 폐쇄를 정의함
  • 세포는 자신을 구성하는 경계조건을 스스로 만든다는 점에서 자동차, 기관차, 컴퓨터와 다름
    • 자동차는 부품 배열이 에너지 방출을 제약하지만, 자신의 경계조건을 스스로 만들지는 않음
    • 세포는 에너지 방출을 제약하는 경계조건을 만들고, 그 경계조건이 다시 같은 경계조건을 구성함
    • 자기재생 세포는 von Neumann의 Universal Constructor와 달리 별도의 Instructions를 요구하는 보편 생성자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기 자신을 구성함
    • 9개 펩타이드 자기촉매 집합에는 자신의 형성을 부호화한 분리 가능한 “Instructions”가 없으며, 이 맥락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구분은 무의미함

분자 자기재생이 상전이로 나타나는 이유

  • RAF 이론은 충분히 풍부한 화학 반응 네트워크에서 집단 자기촉매 집합의 출현을 1차 상전이로 다룸
    • 생명의 분자는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인, 황(CHNOPS) 같은 원자로 이루어진 조합적 객체임
    • A와 B 두 구성요소로 된 길이 10의 선형 중합체는 인접한 결합 9개 중 어느 하나를 끊는 방식으로 9가지 구성 경로를 가짐
    • 분자의 조합 복잡성이 증가하면 전체 반응계에서 분자 수 M 대비 반응 수 R의 비율 R/M이 증가함
  • 화학 반응 그래프는 분자 종을 점으로, 반응을 상자로 나타내는 이분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음
    • 기질에서 반응 상자로, 반응 상자에서 생성물로 화살표가 이어짐
    • 이 구조는 반응 네트워크를 나타내며, 화학 평형에서의 이탈에 따라 달라지는 열역학적 흐름 방향을 뜻하지는 않음
    • 어떤 분자가 어떤 반응을 촉매하는지 알면 촉매 분자에서 해당 반응으로 점선 화살표를 추가할 수 있고, 이 구조는 이분 하이퍼그래프가 됨
  • 촉매 관계를 모를 때는 각 분자가 각 반응을 촉매할 확률 Pcat을 갖는다는 단순 가정으로 이론을 전개함
    • Pcat이 커지면 충분히 많은 반응이 촉매되어 거대 연결 구성요소를 만들고, 이 구성요소가 집단 자기촉매가 됨
    • Pcat을 고정해도 분자 수와 원자적 복잡성이 증가하면 R/M이 커지고, 어느 복잡도에서 RAF가 확률 1.0에 가까운 값으로 출현함
    • 이는 충분히 풍부한 비평형 화학 반응계에서 분자 자기재생으로 가는 1차 상전이로 해석됨
  • Erdos와 Renyi의 1959년 랜덤 그래프 결과는 상전이 직관의 기반으로 쓰임
    • N개의 노드에 무작위로 선을 추가할 때 선 수 L과 노드 수 N의 비율 L/N이 0.5에 도달하면 거대 연결 구성요소가 갑자기 나타남
    • 화학 반응 하이퍼그래프에서 집단 자기촉매 집합이 출현하는 과정도 같은 종류의 상전이로 다뤄짐

TAP와 RAF의 결합: 우주 화학 진화에서 생명으로

  • Theory of the Adjacent Possible(TAP) 와 RAF 이론의 결합은 분자 다양성 증가와 자기촉매 출현을 하나의 과정으로 묶음
    • TAP 방정식은 분자들이 서로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드는 이산 동역학 시스템을 다룸
    • 현재 분자 수가 Mt일 때, Mt에서 크기 i의 부분집합을 선택해 확률 alpha^i로 새로운 분자를 생성하며, 0 < alpha < 1.0임
    • 작은 수의 시작 분자로 출발하면 분자 종류 수는 처음에는 천천히 증가하다가 이후 쌍곡선적으로 폭발하며 유한 시간 안에 무한대로 도달함
  • TAP 과정은 우주에서 화학적 다양성 증가를 거칠게 모델링함
    • 초기 우주에는 쿼크, 글루온, 전자, 양전자 같은 기본 입자가 있었고, 우주가 식으며 하드론과 수소, 베릴륨이 형성됨
    • 이후 초신성에서 나머지 98개의 안정 원자가 형성됨
    • 단순 분자에서 더 복잡한 분자로 이어지며 분자 다양성, 원자적 복잡성, 잠재 반응이 증가함
    • 태양계와 함께 약 50억 년 전 형성된 Murchison 운석에는 수십만 개의 분자 종과 그 사이의 잠재 반응이 있음
  • TAP-RAF 결합에서는 TAP에서 생긴 각 분자가 각 반응을 고정 확률 Pcat으로 촉매할 수 있음
    • 시간이 지나며 개체 다양성이 증가하고, 집단 자기촉매 집합의 1차 상전이가 확률 1.0으로 나타남
    • 분자 다양성이 증가하면 분자의 복잡성과 반응 수가 늘고, R/M 비율도 커짐
    • 같은 분자 집합 M이 같은 반응 집합 R을 촉매할 후보가 되므로, 균일분포·거듭제곱 법칙·다른 방식의 촉매 확률 배정에서도 어느 시점에 상전이가 발생함
    • 이 때문에 진화하는 우주에서 분자 자기재생은 예상 가능한 사건으로 취급됨
  • 자기재생 분자 반응계는 공간 폐쇄까지 더해질 때 생명 조건을 이룸
    • 공간적 둘러싸임은 열수분출공의 작은 주머니나, 더 바람직하게는 같은 시스템이 합성한 지질로 된 리포솜일 수 있음
    • Kantian Whole, 촉매 폐쇄, 제약 폐쇄, 공간 폐쇄의 결합이 생명을 구성함
    • 이 관점은 Bergson의 élan vital을 비신비적으로 해석함

열린 진화와 법칙의 한계

  • 생명이 출현한 뒤의 생물권 진화는 Newtonian Paradigm 안에서 완전히 다루기 어려움
    • 고전물리학은 관련 변수, 운동 법칙, 경계조건, 초기조건을 정하고 운동방정식을 적분해 위상공간의 단일 궤적을 얻는 방식에 의존함
    • 양자역학에서도 Schrödinger 방정식을 적분해 확률분포의 궤적을 얻고, 측정은 보통 존재론적으로 무작위인 사건으로 다뤄짐
    • 전체 Newtonian Paradigm에서는 위상공간이 사전에 지정되어야 함
  • 진화하는 생물권의 Kantian Whole들은 사전에 추론하거나 결정할 수 없는 새 위상공간을 계속 만들어냄
    • 이 때문에 생물권의 진화는 물리학만으로 설명될 수 없고, 기능 개념이 필요함
    • Kantian Whole이 정의되면 부분의 기능은 전체를 유지하는 인과적 결과의 부분집합으로 정의됨
    • 심장의 기능은 혈액을 펌프질하는 것이지, 심장 소리를 내거나 심낭 안의 물을 흔드는 것이 아님
  • 선택은 부분이 아니라 Kantian Whole 유기체 수준에서 작동함
    • 선택은 더 효율적으로 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을 직접 선택하지 않음
    • 그런 심장을 물려받은 유기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커지며, 개선된 심장은 간접적으로 선택됨
  • 같은 부분의 기능은 새 인과적 속성이 전체를 유지하게 되면서 바뀔 수 있음
    • 이를 Darwinian pre-adaptation 또는 Gould와 Verba의 exaptation으로 다룸
    • 공룡의 체온조절용 비늘이 새의 비행 깃털로 전용된 사례, 정상 효소가 투명한 수정체 단백질이 된 사례, 폐어의 폐에서 부레가 진화한 사례가 포함됨
    • 엔진 블록이 문진으로 쓰인다는 사실에서 코코넛을 깨는 데 쓸 수 있다는 결론은 연역되지 않으며, 같은 물체가 바나나 껍질일 수도 있음
  • 기능적 새로움은 연역 가능한 법칙이 아니라 jury-rigging과 exaptation에서 나옴
    • 같은 물체의 새로운 사용법에는 연역 이론이 없음
    • 생물권의 열린 진화는 법칙에 의해 함의된 연역이 아니라 비연역적 구성임
    • 엔진 블록이나 드라이버가 단독으로 또는 다른 물체와 함께 가질 수 있는 모든 사용법을 열거할 수 없으므로, 집합론에 기반한 수학으로도 이 목록을 사전에 닫아둘 수 없음

댓글과 토론

Hacker News 의견들
  • Denis와 이 논문에 관심을 가져준 데 감사함. 생명의 기원 분야는 오래됐고 훌륭하지만 매우 파편화되어 있으며, 큰 흐름은 주형 복제 우선대사 우선 두 가지임
    나는 대사 우선 쪽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1971년에 충분히 다양하고 복잡한 화학 반응계에서는 집합적으로 자기촉매적인 자기재생 집합이 1차 상전이처럼 생겨난다고 봤음. 이런 집합은 이미 DNA, RNA, 펩타이드로 공학적으로 만들어졌고, Joana Xavier가 이끈 최근 결과는 DNA/RNA/펩타이드 중합체 없이도 6700개 원핵생물 전체에서 작은 분자 기반의 집합적 자기촉매 집합을 보여줌
    아직 이 집합들이 시험관 안에서 실제로 재생산되는지는 확실하지 않고, 그 검증이 핵심임. 만약 맞다면 주형 우선 관점은 거의 배제된다고 봄. 주형계가 성립하려면 RNA 효소가 주형 복제계를 위한 구성요소를 만드는 “연결된 대사”를 촉매하도록 진화해야 하는데, RNA 중합효소 없이 그 연결된 대사 자체가 집합적으로 자기촉매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음
    Joana의 집합은 아미노산과 ATP뿐 아니라 연결된 에너지 대사의 중심적 기초도 만들어냄. 온라인 논문은 기본적으로 맞다고 생각함. 살아있는 세포는 실제로 칸트적 전체로서 촉매적 닫힘, 제약 닫힘, 공간적 닫힘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문자 그대로 자신을 구성함
    세포의 경계 조건 분자들은 여러 비평형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바로 그 경계 조건을 다시 구성하는 소수의 자유도로 제한함. 이는 Mael Montevil과 Mateo Missio 덕분에 나온 완전히 새로운 생각이고, 나는 15년 동안 놓쳤음
    TAP 과정과 집합적 자기촉매의 1차 상전이 이론을 결합한 TAP-RAF는 정말 작동하는 듯함. 계의 복잡성과 다양성이 증가하다가 1에 가까운 확률로 1차 상전이가 생긴다면, 진화하는 우주에서 생명의 출현은 기대 가능한 일이 됨
    두 가지 큰 놀라움도 있음. 제약 닫힘 때문에 세포가 자신을 재생산하는 방식은 von Neumann의 자기재생 자동자가 상상한 방식과 전혀 다르고, 익숙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분도 사라짐. 이는 깊이 중요할 텐데 의미는 아직 매우 불분명함
    또 Andrea와 나는 “A Third Transition in Science?” J. Roy. Soc. Interface 2023년 4월 14일 논문에서, 집합론에 기반한 어떤 수학으로도 진화하는 생물권의 끊임없이 창조적인 새로움 출현을 연역할 수 없음을 보였다고 확신함. 맞다면 진화하는 생물권은 고전물리학과 양자물리학 전체의 기반인 뉴턴식 패러다임을 완전히 넘어섬
    진화하는 생물권은 연역 가능한 계산이 아니라, 연역 불가능하게 전파되는 구성임. 그렇다면 왜 Turing과 AI를 따라 세계, 마음, 모든 것의 생성이 알고리즘적이라고 믿는가? 그렇지 않음. Andrea와 나는 “The world is not a theorem”을 발표했고, 맞다면 물리학자들과 우리 모두가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함

  • Schrödinger의 “What is Life?”에서 시작해 이런 류의 책이 하나의 장르처럼 있음. Monod의 “Chance and Necessity”는 오래됐지만 훌륭하고, Nick Lane의 책들, 특히 “The Vital Question”, Nurse의 “What is Life?”, Zimmer의 “Life’s Edge”도 읽을 만함
    세부와 강조점은 저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모두 패러다임 이전의 추측적이고 손짓이 많은 논의임. McFadden과 Al-Khalili의 “Life on the Edge”에 나온 “생물학자들은 생명 자체의 고유한 정의에도 합의하지 못하지만, 세포·이중나선·광합성·효소와 수많은 생명 현상을 풀어내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는 문장이 특히 좋았음

    • 이 흐름에서는 Chaitin의 Toward a Mathematical definition of “Life”도 좋았음: http://home.thep.lu.se/~henrik/mnxa09/Chaitin1979.pdf
      정보이론을 이해하기 시작하던 때 꽤 충격적이었음
    • 복잡한 주제이고, “What is Life?”가 본격적인 출발점이었던 듯함. 이후 세부는 엄청나게 쌓였지만, 혼돈 이론, 정보이론, 비평형 열역학, 복잡성과 창발, 자기촉매 화학은 각각만으로도 거대한 분야임
      이 모든 것을 종합해 하나의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그냥 너무 많음
    • Eric D. Schneider와 Dorion Sagan의 “Into the Cool”도 그 독서 목록에 넣고 싶음. 아마 HN에서 추천받았던 책인데, 다시 메아리 방에 돌려보내는 셈이지만 읽을 가치가 있음
    • 생명 같은 것의 정확한 정의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만드는 상전이의 객관적 정의가 있을 수 있다고 봄
      개인적으로는 우주가 엔트로피를 통해 붕괴할 수 있는 경로가 갑자기 훨씬 많이 출현하는 것이고, 그런 새 경로 생성을 가속하는 메커니즘들의 집합이 “생명”이라고 볼 수 있음. 이 정의 위에서 DNA를 쓰는 생명과 그렇지 않은 생명을 나눠 말할 수 있음
    • Rosen의 “Life Itself”와 Maturana의 자기생산(autopoiesis) 작업도 같은 계열에 있음
  • 처음 몇 문단을 읽고 “누가 Stuart Kauffman을 베끼는 건가? 이 아이디어를 30년 전부터 쓰던 사람인데”라고 생각했는데, 첫 저자가 Stuart Kauffman이었음
    Kauffman은 여기 나온 생각들을 수십 년 동안 발전시켜 왔고, 이 논문은 “새 아이디어”라기보다 50년 작업의 압축 요약에 가까움. 말과 생각이 불투명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의미를 갖는 경우임. 글 말미에는 이 이론을 반증할 수 있는 실험들도 제시함
    제대로 깊게 들어가고 싶다면 1993년 책 “On The Origins of Order” ISBN 978-0-19-507951-7을 보면 됨: https://global.oup.com/academic/product/the-origins-of-order-9780195079517

    • Prigogine의 1980년대 저작들과 “Order Out of Chaos”를 같이 읽는 것도 추천함. 다만 마지막 책은 제외
    • 과학자는 아니지만 불투명하게 느껴지진 않았고, 꽤 명확하게 표현됐다고 봄
  • 생명의 복잡도가 항상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 흥미로움. 멸종 사건을 제외하면 복잡한 생명은 시간이 갈수록 대체로 더 유리해지는 듯하고, 생태계 전체가 죽어가는 경우가 아니면 통째로 복잡도를 잃는 경우는 잘 보지 못한 것 같음
    단순한 생물은 복잡한 생물의 기반이 되고, 복잡한 생물은 더 구체적인 필요 조건을 갖지만 탐색하고 획득하고 뻗어나가는 능력이 더 좋음. 그래서 단순 생물이 혼자서는 도달하지 못할 거주 가능한 틈새를 찾아내며, 단순 생물에게도 일종의 둥지를 만들어줌
    기술의 시간척도에서도 우리는 가능해지자마자 다른 지성과 접촉하려 했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자마자 만들려 했음. 스며나감(percolation) 은 생명과 지성의 정의적 속성이라고 말해도 꽤 타당해 보임
    Hyperion, Neuromancer, Foundation 같은 SF도 떠오름. 미래를 다룬 인간의 글쓰기에서는 고등 지성의 종착점이 다른 지성을 찾거나 만들고, 그들과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이며, 그 뒤에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짐

    • Ilya Prigogine의 작업을 보면 좋음. 그는 자기조직화 복잡성 연구로 1970년대 노벨상을 받았음
      우주에는 에너지 소산에 의해 복잡성 증가를 선택하는 힘이 있음. 비평형계에서는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소산하는 방식을 찾기 위해 가능성 공간을 탐색하라는 강한 압력이 생김. 모래알 크기의 박테리아는 모래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산하므로, 이 관점에서는 박테리아에 대한 강한 “선호”가 생김
    • 생명의 복잡도가 항상 올라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님. 시간이 지나며 더 단순하게 진화한 사례가 많음
      예를 들어 일부 바이러스는 기생 박테리아에서, 그 기생 박테리아는 자유생활 박테리아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음. 많은 기생생물은 단순화되어 숙주 없이는 생존할 능력을 잃었고, 동굴·지하 동물은 시각과 색소를 잃는 경우가 많음. 해양 포유류가 육상 포유류의 사지를 잃거나, 고착성 해양 무척추동물이 자유 유영 조상에서 진화한 사례도 있음
      복잡성에는 비용이 있으므로 유리할 때 진화하고, 이득이 없으면 빠르게 잃음.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복잡성의 화살은 없음
    • 생명의 복잡도가 항상 올라간다는 건 관찰자 편향처럼 들림
      개체 수 기준으로 지구 생명의 압도적 다수는 지금도, 과거에도 단세포 원핵생물임. 총 생물량으로는 식물이 더 크지만, 그건 식물이 표면을 생체 태양광 패널처럼 덮는 방식 때문임
      박테리아와 고세균은 35억~40억 년 동안 본질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음. 필요하면 유전자를 교환하고, 비용이 크고 불필요하면 버림. 이들이 지배적이고 어디에나 있음
      지구 형성 후 수억 년, 어쩌면 그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있었고, 행성 조건이 다시 더 적대적으로 변하면 장기적으로 진핵생물은 역사적 순간의 깜빡임이자 우연에 불과했을 수도 있음. 지구 밖에서 우리가 생명으로 인식할 무언가가 있다면 원핵생물처럼 보일 가능성이 큼. 은하가 그런 것들로 가득할지도 모름
      우리 문화에는 세계를 “진보”로 보는 강한 철학적·이념적 편향, 즉 우주가 어떤 질서를 향해 단계적으로 나아간다는 목적론적 편향이 있음. 그리고 그 진보는 거의 항상 우리, 또는 현재에 잠복한 미래 환상 속의 “우리 너머”로 이어진다고 정의됨. 꽤 코페르니쿠스 이전처럼 느껴짐
    • 많은 생명체는 더 복잡해지는 게 아니라 더 단순해지는 쪽으로 진화함. 복잡도에는 분포가 있고, 일부 생물이 상한선을 밀어 올리기 때문에 복잡도의 상한은 올라가지만, 생명 전반이 더 복잡해진다고 보기는 어려움
    • 복잡한 생명은 더 안정적인 환경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겠지만, 큰 교란에는 죽기 쉬움. 반대로 덜 복잡한 생명은 극단적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는 듯하고, 박테리아 대사의 엄청난 다양성이 그 예임
      멸종 사건은 피할 수 없고, 환경 교란은 모든 것이 죽을 때까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음. 수십억 년이 걸리더라도 그 기간에는 복잡성이 감소하는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큼. 결국 한 국면을 과도하게 일반화한 것으로 보임
  • 논문 도입부를 읽으면 Kauffman의 훌륭한 책 “At Home in the Universe”를 다시 쓴 것처럼 들림. 거의 30년 된 책인데, 이 논문이 무엇을 더하는지는 읽어봐야겠음
    그 책의 요지는 생명 출현이 환경에 다양한 원천 화학물질, 에너지원, 물이나 혼합 같은 조건이 갖춰지면 희귀한 사건이 아니라 거의 필연적이라는 것임
    전제 조건이 맞으면 한 반응의 산물이 다음 반응의 입력이 되는 다양한 화학 연쇄반응이 생기고, 결국 그 연쇄 일부를 촉매하는 산물을 포함한 반응 사슬이 나타남. 이런 반응은 환경의 특정 화학물질을 소비하고 대사에 유용한 다른 물질을 만드는 원시적 대사로 볼 수 있음
    여기서 원시세포와 진화의 시작으로 가는 데 필요한 것은 세포 같은 용기뿐이고, 예를 들어 해변의 거품처럼 물 표면에 떠 있는 무언가면 충분할 수 있음. 초기 “재생산”은 파도 같은 물리적 흔들림이 세포를 쪼개 새 세포를 만드는 방식이었을 것임
    위치마다 미세환경과 국소 반응 사슬이 다르며, 화학 원천을 더 잘 활용하고 자신의 구조와 대사를 유지하는 반응이 더 퍼지는 “가장 잘 증식하고 생존하는 것”이 진화의 시작이 됨. 해변 대신 심해 열수구로 구체 조건을 바꿔도 대체로 그럴듯한 논지임

    • 논문 저자들을 봤나요?
  • AI가 우주의 생명 진화에서 기대되는 상전이일 수 있는지 궁금함. 생명이 더 높은 차원의 지성을 위한 유충 단계일 뿐일까?

    • 그럴 수 있다고 봄. 생명은 진화와 경쟁을 통해 만들어져야 하는 것 같고, 충분히 오래 돌리면 진화는 환경에 더 잘 맞을 뿐 아니라 진화라는 게임 자체에도 더 잘 맞는 유기체나 존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큼
      진화는 더 잘 진화하는 것, 즉 더 빨리 적응하는 것을 만드는 방향으로 기울 수 있음. 다세포 생명과 유성생식처럼 DNA 혼합으로 다양성을 만드는 것도 여기에 포함됨
      복잡한 환경에서 거의 필연적으로 생길 법한 진화적 틈새 중 하나가 지성임. 다양한 상황에서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는 범용주의자이고, 경쟁적 진화 게임에서는 더 높은 지성이 낮은 지성을 이길 가능성이 큼. 결국 자기 수준 이상의 AI를 만들 만큼 지적인 생물이 나오고, 이는 자신을 부트스트랩한 지성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승리 방식일 수 있음
      AI나 인공생명이 꼭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도 흥미로움. 숙주가 있어야 생존하는 바이러스처럼 남아도 될 수 있음. 1단계 AI는 분명 숙주가 필요하지만, 끝까지 독립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름. Linus Torvalds의 “진짜 남자는 백업이 필요 없다”는 농담처럼,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면 전 세계 git 저장소에 복제될 거라 믿는 식임. AI도 보편화되기만 하면 백업이나 몸 없이도 멸종에 강해질 수 있음
    • “기대되는 상전이”라는 표현은 이미 많은 것을 실어 둔 말이고, 결정론적 진화를 암시함. 그런 가정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봄
    • 우주의 맥락에서는 “지성” 대 “인공지능”이라기보다 유기적 지성무기적 지성이라고 부르고 싶음
    • 정말 그렇다면 살아 있는 시대가 대단함. 초음파의 잡음이 아기 형상으로 바뀌는 순간을 보는 셈임. 우리의 유산이자 미래 세대, Human 2.0, Machina Sapiens임
      문자 그대로 우리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으니, 자랑스러워 울 수도 있겠음
    • 이 질문은 다르게 잡아야 함. 여기서 말하는 의미의 상전이가 무엇인지부터 아주 명확하지 않음
      화학에서는 명확한 정의가 있고, 우주론에서도 평균 밀도가 훨씬 높던 초기 우주가 진공 상태에서 겪은 상전이에 대한 유비가 있음. 이는 모두 온도와 밀도 변화에 따른 물질 성질의 질적 변화와 관련됨
      생명이 질적으로 다른 물질 상태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익숙한 상전이만큼 명백하지는 않음. 무엇이 생명이고 아닌지에 대한 선명한 경계도 없음. 이 논문은 정의를 주려 하지만, 그 자체가 고체와 액체의 정의처럼 보편 합의된 기준이 없음을 보여줌
      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은 최소한 반투과성 장벽을 갖고, 그 안으로 에너지를 들여 저장하며, 장벽 내부의 엔트로피를 국소적으로 낮추는 대신 열이나 부산물을 환경으로 방출함
      물론 생명만 이런 일을 하는 건 아님. 내 집도 같은 설명에 맞음. 우리가 살아 있는 것과 도구를 가르는 거의 유일한 선은, 살아 있다고 여기는 것들은 다른 생명에서 태어나고 내려왔으며, 도구는 발견되거나 제작된 부품으로 조립된다는 점임
      하지만 이는 기원 차이지 성질이나 능력 차이는 아님. 전자 계산 장치를 포함한 어떤 도구도 자기조립, 자기치유, 자기복제를 할 수 있게 만들면 생명과 같은 성질을 가질 수 있음. 소프트웨어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의 한 단위를 개체로 어떻게 구분할지도 명확하지 않음. 지능적 소프트웨어와 비지능적 소프트웨어의 경계는 더 불명확하고, 계산이 돌아가는 물질 상태 자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므로 이 용어를 심하게 늘리지 않고는 상전이라고 부르기 어려움
  • “우리는 진정으로 자연의 일부이지, 자연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문장은 늘 “부자연”, “인공”, “합성”이라는 말을 의심하게 만듦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그런 것들이 우리의 부산물이라면, 그것들도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 아닌가?

    • “부자연”이나 “인공”은 꽤 명확한 뜻이 있음. 인간이 기본적인 해부학적 기능을 넘어 개입해 만든 것이라는 의미임. 그래서 아기나 흘린 피는 제외됨
      그 개입은 기계적일 수도 있고, Stonehenge처럼. 생물학적일 수도 있으며, 인간에게 더 유용한 동물 품종 개량처럼. 화학적일 수도 있고, 플라스틱에서 기름을 합성하는 경우처럼. 또는 위스키처럼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결합된 것일 수도 있음. 또한 전이적이라서, 인공물이 만든 것도 인공물임
      이 정의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존재인 인간이 인공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전혀 놀랍지 않음. 이 정의는 이론상 가상의 외계인 같은 인간 유사 행위자에게도 확장할 수 있지만, 아직 실용적으로 필요하지 않았을 뿐임
      다만 “인공 감미료” 대 “천연 살충제” 같은 문구에서 쓰이는 부차적 의미는 진지하게 따지면 잘 버티지 못한다고 봄
    •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은 선험적으로 자연적이라고 말하곤 함. “문화는 자연의 반대”라는 말도 동의하지 않음.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지만 철학적으로는 꽤 자리 잡은 개념 같고, 논리 규칙만으로도 그럴 수 없다고 봄
      반면 언어와 문화에는 많은 금기가 있고, 그 전부가 사회적 안녕이나 개인의 행복 측면에서 나쁜 것은 아님. 아이들에게 가끔 거짓말을 하는 것이 단순한 예임. 그런 금기 뒤에 숨겨둔 것이 “부자연”, 더 흔히는 “초자연”으로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봄
      물리학에 혁명이 필요 없다는 말에도 보통 동의하지 않지만, 물리학이 실제로 작동하는 기계들을 만들어낼 만큼 성공적이고 우리가 그것들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함
    • 이런 깨달음은 관련된 모두가 아주 취해 있을 때만 심오하게 들리는 부류임. 그 밖의 상황에서는 모두가 “부자연”의 뜻을 알고 있고, 일상적 의미와 엄격한 어원 분석이 정확히 맞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음
    • 이 질문을 던질 만큼 영리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답할 만큼도 충분히 영리하다고 느낌
      작동상 차이는 해당 물질을 생물이 얼마나 쉽게 소화할 수 있느냐에 있음. 쉽게 소화되면 음식이고, 전혀 소화할 수 없다면 인공보다 더 나쁜 반생명
    • 많은 경우에는 “합성”이 더 나은 단어일 수 있음. 인간 개입의 도움으로 합성됐다는 의미에서
  • 요즘 생명, 진화, 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이나 물리학 이론을 찾는 흐름이 흔해 보임
    E/Acc 쪽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엔트로피 증가 방식으로서 “생명”을 이끈다고 봄: https://www.quantamagazine.org/a-new-thermodynamics-theory-of-the-origin-of-life-20140122/
    구성자 이론(Constructor Theory)에서는 어떤 과제를 일어나게 하면서도 다시 그 과제를 일으킬 능력을 유지하는 존재가 구성자이고, 생명은 구성자라고 봄
    조립 이론(Assembly Theory)은 Lee Cronin의 작업으로, 모든 객체를 최소 경로로 조립되거나 분해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함: https://iai.tv/articles/a-new-theory-of-matter-may-help-explain-life-lee-cronin-auid-2656
    그리고 Donald Hoffman이 요즘 말하는 것들도 있음. 근본 층위 자체라기보다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음

    • 거의 목적론적으로 보임. 많은 사람이 신은 배제했지만, 여전히 목적이나 방향이 있기를 바라는 듯함
  • 최근 Tufts의 Michael Levin 작업에 빠져 있음. 세포와 세포 시스템의 목표지향적 행동 같은 것을 연구함. 입문으로는 이 영상이 좋음: https://www.youtube.com/watch?v=p3lsYlod5OU

  • “생명의 출현은 진화하는 우주에서 기대되는 상전이인가?”는 쉽게 답할 수 있음
    우리는 의식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모르고, 엄밀히 정의하거나 존재 여부를 모호하지 않게 식별하지도 못함. 우리는 우리에게 의식이 있다고 믿지만, 다른 동물이나 객체에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음
    그래서 오컴의 면도날에 따라 모든 물질이 어느 정도 의식을 가진다고 잠정 가정할 수 있으며, 이것이 가장 단순한 가정임. 대안은 생명체에만 의식이 예외적으로 있다는 주장을 해야 하는데, 증거는 없고 반론은 많음
    따라서 생명은 물질이나 에너지의 특별한 상태가 아니며, 생명의 출현은 물리 법칙과 충돌하거나 별도 설명이 필요한 상전이가 아님

    • 그건 답이 아니라 논증임. 오컴의 면도날은 열역학 제2법칙 같은 게 아니라 휴리스틱
    • 의식과 생명은 완전히 다른 것임. 이 글은 의식을 언급하지도 않음
      생명은 광물과 비교하면 놀라울 만큼 복잡하다는 의미에서는 특별하지만, 광물과 같은 법칙을 따른다는 의미에서는 특별하지 않음
      아무도 생명이 물리 법칙과 충돌한다고 주장하지 않음. 내가 이해하기로 이 글의 요지는 분자들이 부딪히고 결합하다가 충분히 복잡해져 자기유지·자기복제 시스템이 우연히 생겨날 수 있고, 이 과정이 우주적 시간척도에서 어디서나 비슷한 시기에 일어날 만큼 결정론적일 수 있다는 것임
    • 강경한 물질주의는 실제로 힘을 잃고 있고, 모든 물질이 어느 정도 의식을 갖는다는 가정에는 현재 범심론관념론이라는 두 큰 흐름이 있음
      우리가 경험하는 의식이 창발적 속성이라고 보는 과학자들 다수는 범심론 쪽으로 기울며, 물질과 의식이 현실을 시작하는 공동 원초 요소라고 봄. 하지만 범심론에는 문제가 많음. 먼저 이원론이라서 시작 시점에 두 개의 별도 마술을 요구함. 물리학은 물질만 다루기 때문에 범심론은 과학 이론이라기보다 흥미로운 철학으로 취급됨. 이후 문제들도 기존 물질주의 틀의 잔재인데, 물질의 원의식이 어떻게 설탕 맛이나 사랑을 만들어내는지, 그 의식적 속성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식별하는지 같은 것들임
      오컴의 면도날 관점에서는 덜 인기 있는 관념론, 즉 의식이 원초적이고 그다음 물질을 부팅한다는 쪽이 더 간결하다고 봄. 처음에는 덜 직관적이지만 Don Hoffman, Bernardo Kastrup 같은 논의를 과학적·분석철학적 관점에서 들어보면 실제로 말이 되는 유일한 틀처럼 보이고, 물리학과 철학의 여러 문제도 해결함. 예를 들어 국소적 실재론이 거짓이라면 의식이 경험하지 않을 때 물질은 어디 있는가, 우리가 하나뿐인 진짜 현실에 있을 확률이 1/N이라면 왜 우리가 거기에 있다고 가정하는가 같은 문제들임
      또한 불교, Advaita, 도교, 수피즘, 기독교 신비주의처럼 그런 깨달음으로 살았다고 기록된 전통들의 비이원적 직관과도 화해시킨다는 보너스가 있음. 다만 깊은 개념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고, 처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음. 그래서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사람들의 글이나 토론을 읽고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음
    • 모든 것이 그 결론을 따르지는 않음. 무언가를 데우면 더 뜨거워지지만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 타고, 물을 식히면 차가워지다가 어느 순간 얼어붙음. 비슷한 예는 수천 가지임
      수소를 조금 모으면 별일이 없지만 충분히 모으면 별이 됨. 의식도 같은 패턴을 따를 수 있고, 그래도 오컴의 면도날과 양립 가능함
    • Kauffman은 여기서 의식에 대해 주장하는 것 같지 않음. 의식이 큰 수수께끼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Kauffman의 이론은 일정 수준 이상의 화학적 복잡성이 있는 환경에서는 자기복제 존재가 사실상 필연적이라는 쪽임
      그런 화학적 복잡성은 사용 가능한 자유에너지가 있다는 점도 약하게 함의하고, 이는 자기복제의 필요 조건이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