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사람은 대가리가 단단한 사람.
(nyanye.com)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변 분들께 '뭐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지 말아라'는 조언과 충고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어떻게하면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올바르게 인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평소부터 많이 해봤고, 그에 대한 고민의 과정을 글로 적어봤습니다. 제목은 저희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이라 문자 그대로 적어봤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어머니의 인사이트: 대단하다는 말은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말의 줄임말이다.
-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것은, 생각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 어떤 때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태도가 필요할 수도 있으나, 안 좋은 신호일 수도 있다.
-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은, 계속해서 남의 생각에 귀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뜻한다.
- 글쓴이가 글을 쓰는 이유
- 글쓴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대단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전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서다.
- 개발 천재도 아니면서 개발에 대해 글을 쓰고
- 디자인 전공하지도 않았으면서 디자인에 대해 글을 쓰고
- 창업 이제 처음 해보면서 창업에 대해 글을 쓰고
- 성공해본 적도 없으면서 성공에 대해서 글을 쓴다
-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어설픈 사람이라서 쓰는 것이다.
- 글을 많이 쓰면 여러 좋은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글쓴이의 어설픔이 만천하에 드러나니까 좋다.
- 누군가는 반드시 '아 이 사람 되게 글을 못 썼다', 혹은 '아 이 사람 이 생각은 좀 잘못됐는데?' 하는 생각에 댓글을 단다. 이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 글쓴이는 매일매일 어설픈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 어설픈 사람이 되기 위해선 쓰는 단어부터가 어설퍼야 한다.
- 대단한 사람처럼 대단한 단어와 언어를 가지고 있지 말아야 한다.
- 그렇기에 그 사람을 부르는 단어도 어설퍼야 한다.
- CEO니 코파운더니 파운더니... 미사어구는 대부분의 경우 아무 의미가 없다.
- 이런 단어들은 필요 이상으로 거창하다. 어설픈 사람의 어설픔이 감춰질까봐 별로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단어를 쓸까말까 고민을 하게 되는 타이밍이 있는데 이는 <내가 지금 직무적으로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할 때 뿐이다.
- 이 글은 다른 누군가를 폄하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 만약 누군가가 글쓴이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그분이 글쓴이를 <대가리가 단단한 사람>라고 느끼시는구나, 하고 반성을 하고싶다는 생각에 쓴 글이다.
-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 뿐 아니라, 어설픈 사람이 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에세이도 좋지만, 자기 포부나 생각만 담은 글보다는 경험이나 사례에서 얻은 통찰을 곁들이는게 더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요.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들이 훌륭한 이유는 공감하기 쉬운 명확한 사례들을 곁들이기 때문이거든요.
확장 불가능한 일을 하라는 글에선 뉴욕 집을 집집들이 방문한 airbnb의 사례를, 진정성에 대한 이야기에선 실리콘밸리에서 너드가 성공하는 사례를 곁들여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요.
bundlebee님의 피드백을 담아 사례를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https://news.hada.io/topic?id=7228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bundlebee님! 먼저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이번 글을 쓸 때에는 어떤 사례나 경험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대상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들어갈 수도 있고, 이런 내용을 납작하거나 단정적이지 않게 조리있게 말하기 위해선 정말로 깊은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 사례에 해당하는 인물이 건너건너 어딘가에 실존하기 때문에 저어하게 됩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공감하기 쉬운 명확한 사례를 넣어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