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by opula | ★ favorite | 댓글 2개

"AI 투자 에이전트"에 매매 결정을 통째로 맡기는 건 아직 이르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문제의 구조가 안 맞아서다.

  • 투자 결정은 현재 정보만의 함수가 아니다. 종목·미래에 대한 개인의 믿음과 기대치가 섞인다(테슬라 매수는 재무제표가 아니라 자율주행이 열린다는 믿음에 대한 베팅). LLM은 현재-정보 추론기라, 결과물은 베팅이 아니라 "현재 정보 요약을 매수/매도 문장으로 포장한 것"이 된다. 확신의 문체는 있는데 그 근거인 신념이 없다. 같은 데이터·같은 질문에 답이 매번 달라지는 재현성 문제도 있다.

  • 퀀트가 먼저 밟은 함정과 닮았다. 퀀트 자체가 함정이 아니라(잘하는 퀀트는 돈을 번다), 과거·현재 데이터에 최적화한 규칙을 미래 베팅에 자동 적용하는 것의 한계 — 오버핏·국면 의존이 문제. LLM 에이전트는 규칙이 가중치 속에 숨어 불투명하고 재현도 안 돼, 더 나쁜 조건에서 같은 함정을 밟는다.

  • 그래서 AI에 맞는 역할은 결정이 아니라 재료다. 정보 수집·정리·일관된 계산·쏠림 진단까지가 AI의 몫이고, 미래를 믿고 방아쇠를 당기는 건 사람의 몫. 투자 실수의 상당수는 신념이 아니라 재료(분산 착각, 평균수익률과 실현 복리수익률 혼동)에서 나온다. 재료가 정확하면 신념이 제 몫을 한다.

  • 이 human-in-the-loop 원칙을 도구 설계로 옮기면 방향이 분명해진다. 숫자 계산은 LLM에 맡기지 말고 결정론적 규칙으로 고정해 "언제 3억 도달?"에 날짜가 아니라 확률 분포로 답하고, 미래 수익률·변동성 같은 가정값은 도구가 대신 채우지 말고 사람이 넣게 하고, 판단의 재료(쏠림·ETF 실효 노출 등)를 정확히 까는 데 집중하는 것. 자문이 아니라 진단.

댓글과 토론

혹시 오픈소스 AI에이전트들에 비해서 제가 이 서비스를 돈을 내고 구독할만한 기술적 가치가 무엇이 있을까요?

날카로운 질문 감사합니다. 솔직히 오픈소스 에이전트로 직접 구성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특히 미국 상장 종목의 공개 데이터 조회 같은 건 생 Claude나 Perplexity로도 상당 부분 대체됩니다. 그래서 그런 '데이터 조회'는 저희가 파는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돈 내고 유지할 만한 지점은 좁게 잡으면 세 가지 정도입니다.

  1. 숫자를 LLM이 아니라 서버가 결정론적 규칙으로 계산합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나오고, 복리·프로젝션 값이 대화마다 흔들리지 않아요. 본문에서 말한 재현성 문제를 도구 층에서 막는 부분입니다.

  2. 계산 중에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걸 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TF look-through는 VOO·QQQ·직접 보유에 겹친 AAPL을 전체 자산 기준 실효 노출로 합산하는데, 순진하게 티커 집중도만 보면 브로드 ETF 하나가 '몰빵'으로 잘못 읽힙니다. 이걸 정확히 붙이고 유지하는 게 일이에요. 몬테카를로 FIRE 프로젝션도 비슷하고요.

  3. 생 LLM이 구조적으로 못 보는 축입니다. 내 실제 포트폴리오 상태(생 Claude·Perplexity는 내 보유자산을 못 봅니다)와, 전세보증금·KRX 금·비상장 지분처럼 미국 상장이 아닌 자산까지 멀티통화로 일관 평가하는 부분이요. 리스크 성향이나 목표도 대화를 넘어 기억하고요.

정리하면 '결정을 더 잘 내리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이 재료 층을 셋업·유지 없이 Claude/ChatGPT에 바로 붙여 쓰게 해주는 값입니다. 직접 만들어 유지하실 분이면 굳이 구독 안 하셔도 되고, 장부 기능 자체는 무료라 분석 층이 값을 하는지는 써보고 판단하시는 게 정확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