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P by krucible 3일전 | ★ favorite | 댓글 4개

지금까지 곁에서 코치 역할을 했던 미국인과 유럽인 창업가 대표들의 약 1/4에서 1/3 정도가 공통적으로 고치고 싶어한 습간이 있었다.

바로 해야 할일을 잊거나 미루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은 ADHD 판명을 받지는 않았으나 모두 자신이 ADHD를 보유하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했다. 나도 내가 ADHD를 보유하고 있는게 아닌가 오랜 시간 의심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의심이 특별히 흥미로웠다.

ADHD는 서양 심리학자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병명”이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단어가 아니다. 때문에 ADHD가 있다 없다를 논하기 보다 창업가 대표들이 CEO역할을 수행할 때 마주하게 되는 장애물 중 하나인 “할일을 잊거나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는데에 집중하고 싶다.

자신이 이와 같은 습관을 가졌다면 자신이 타인에 비해 무언가가 부족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가정하고 (예를 들어 타인과 뇌의 연결 구조가 다르다거나) 그 이유가 무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맥락에 적합한 개선책을 발견 혹은 창작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본다.

만일 투자자나 공동 창업자가 이런 자신의 습관이 당신이 무언가가 부족해서 그런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면 그 말을 믿지 말기 바란다. CEO 역할 수행을 위하여 그 행동을 개선해야하는 것과 자신이 한 인간으로서 부족한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며 사랑하는 것은 물론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뛰어난 CEO로 성숙하는 길이라고 굳건히 믿는바이다.

도움이 될까 하여 ADHD 전문 포드캐스트 ADHD Chatter의 최근 에피소드에서 진행자 알랙스 파트릿지가 이야기 한 내용을 번역해본다.


할일을 잊거나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는 17가지 증명된 방법 / 알랙스 파트릿지

  1. 방법 #17: 고무 팔찌 사용하기
  • 개인적으로 뇌가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 (예: 저녁)에 다음 날 할 5가지 핵심 과제를 하나씩 고무 팔찌에 적음.

  • 아침에 5개 팔찌를 모두 착용하여 과제를 상기시키는 기억 보조 장치로 사용.

  • 과제 완료 시 해당 팔찌를 벗어 그릇에 담고, 5개 모두 완료 시 아마존 위시리스트 구매 등으로 보상함.

  • 보너스 팁: 아침에 팔찌 착용을 잊어버릴 것 같으면 세탁기 위에 팔찌를 두어, 빨래하러 갈 때 팔찌를 착용하는 것을 기억 할 수 있음.

  1. 방법 #16: 바디 더블링 (Body Doubling)
  • 물리적 또는 가상 공간에 타인을 두면 그들의 에너지에 기대어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고 작업을 시작하게 됨.

  • 예시: 친구가 소파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청소 시작 에너지가 생김.

  • 예시: Zoom 통화로 서로 이메일을 처리하는 것을 지켜보며 서로 문책(Accountability)의 권함을 부여함.

  • 글쓰기 시 혼자 있을 때보다 파트너와 함께 있거나 코워킹 스페이스에 있을 때 동기 부여가 되어 작업이 가능했음 [63]

  1. 방법 #15: 냉동 다진 채소 구매하기
  • 신선한 채소/과일을 사놓고 재때 먹는 것을 까먹으면 쉽게 상해 돈 낭비와 건강식 실천 실패를 유발함.

  • 미리 다져진 냉동 채소를 구매하면 상하지 않아 보관이 용이하고, 식사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음.

  • 초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실제로 섭취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비용을 절약하고 건강을 유지하게 됨.

  1. 방법 #14: 칫솔을 침대 옆에 두기
  • ADHD 보유자는 도파민이 없는 양치질 같은 저효율/저도파민 활동을 쉽게 잊거나 미룸.

  • 침대 옆 탁자에 주로 사용하는 칫솔이나 일회용 칫솔을 두어 잠들기 직전이라도 빠르게 닦을 수 있게 함.

  • 치약이 없어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나음.

  • 이는 충치와 비싼 치과 비용을 예방하는 현실적인 방법임.

  1. 방법 #13. 분류함 사용하기
  • 분류함을 미리 구비해 두어 정리의 복잡성을 단순화함. 예시) 옷장에 세 가지 분류함 구비.

  • 더러움: 세탁이 필요한 옷.

  • 깨끗함: 바로 걸 수 있는 옷.

  • 재착용 가능: 깨끗하지는 않지만 다시 입을 수 있는 옷.

  • 이 시스템은 옷을 바닥에 두고 정리하는 것을 미루는 현상을 막고, 불필요한 세탁을 줄여줌.

  1. 방법 #12 중요 물건 곳곳에 비치하기
  • 휴대폰 충전을 잊어먹는 경우 집안의 다양한 활동 공간(주방, 화장실 등)에 휴대폰 충전기를 두어 배터리 부족을 방지.
  1. 방법 #11: 할일 쪼개기
  • 큰 과제에 압도당하고 미루지 않기 위해 작은 단위로 철저히 분해함.

  • 예시: 집 청소와 같이 큰 과제를 싱크대 닦기, 거실 한 부분 진공청소기 돌리기 등으로 나눔.

  • 번아웃이 심한 날에는 더 작게 쪼개야 하며,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님.

  1. 방법 #10: 2분만 하기
  • 전체 과제 완수를 목표로 하기보다 2분만 하겠다고 스스로 속여 미루는 허들을 넘음.

  • 예시: 2분만 청소, 2분만 이메일 시작

  • 일단 시작하면 모멘텀이 생겨 도파민이 축적되고, 결국 과제를 완전히 끝낼 가능성이 높아짐.

  1. 방법 #9: “아이디어 선반” 사용하기
  • ADHD 보유자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충동적인 흥분을 다스리지 못하고 즉시 행동으로 옮겨서 다른 해야할일을 미루게 됨.

  • 새로운 아이디어(사업, 취미, 관계 등)가 떠오르면 은유적인 '아이디어 선반'에 올려두고 즉시 행동하지 않는 방법이 있음. 벽에 포스트 잇을 붙혀 놓을 수 도 있고 휴대폰 앱에 적어 놓을 수 도 있음.

  • 일주일 후에도 그 아이디어가 여전히 흥미를 끈다면 실행을 고려하여, 충동적인 결정으로 인한 번아웃과 후회를 방지함.

  1. 방법 #8: 위치 기반 알림 사용하기
  • 자동차 트렁크에 있는 재사용 쇼핑백을 까먹고 휴대하지 않아 마트에서 매번 일회용 쇼핑백을 구매하는 문제를 해결함.

  • 구글 맵스 위치 기반 알림을 설정하여, 슈퍼마켓 주차장에 진입하면 "재사용 쇼핑백 챙겨라"는 알림이 울리게 함.

  1. 방법 #7: “내일 알려줄게”라고 하기: 거절 회피 및 경계선 설정
  • ADHD 보유자중 다수가 거절에 대한 두려움(Rejection Sensitive Dysphoria)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상대에게 거절당하지 않기 위하여 그들을 기쁘게 하려고 하는 (People pleasing) 성향을 보임.

  • 때문에 타인의 요청에 대해 즉시 수용적인 답을 하는 대신 “내일 알려줄게”라고 말하여 반응과 요청 사이에 시간적 간격을 두는 것이 좋음.

  • 이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는 성향으로 인한 과부하를 막아줌.

  1. 방법 #6: 내려놓지 말고, 즉시 제자리에 돌려놓기
  • 스트레스 상황에서 물건을 아무 곳에나 내려놓고 순간 충동적인 반사 행동을 하고 물건을 수납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함.

  • 물건을 내려놓지 말고 즉시 서랍이나 수납장의 '제자리에 두는' 습관을 들여 집이 엉망이 되는 것을 방지함.

  1. 방법 #5: 무료 구독 즉시 취소하기
  • SaaS 무료 체험 기간 가입 시 즉시 취소하여 취소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자옫 갱신되어 예상치 못한 자동 결제가 진행되는 것을 막음.

  • 특히 취소 절차가 복잡한 경우(전화 통화 요구 등)는 ADHD 보유자에게는 악몽이므로, 가입 즉시 취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함.

  1. 방법 #4: 떠날 때 뒤돌아보기
  • 비행기, 기차, 식당 등 자리를 떠날 때마다 항상 뒤를 돌아보아 두고 온 물건(특히 노트북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임.
  1. 방법 #3: 두 가지 일 동시에 하기
  • 동기 부여가 최고조일 때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여 나중에 해야할일을 또 상기해야할 필요없이 효율을 극대화함.

  • 예시: 저녁 식사 준비 중 채소가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동시에 집 청소를 시작함.

  1. 방법 #2: 1분 이내 또는 노래 한 곡 안에 끝내기
  • 청소나 세탁기 비우기 같은 과제를 1분 이내에 끝내겠다고 스스로에게 도전장을 던저 재미를 부여하여 할일을 미루지 않음.

  • 더 큰 과제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약 3분 30초)가 끝날 때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모멘텀을 유지함.

  1. 방법 #1: 자기 인식 (Self-Awareness) 개발하기
  • ADHD는 정신이 산만한 것이 아니라, 순간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주의력 과잉 상태임.

  • 진짜 문제는 자기 인식 미성숙이며, 이는 타인에게 맞추기 위하여 오랜 시간 동안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기 보다 “정상”으로 보이기 위하여 가면을 써왔기 때문임.

  • 가면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집단 활동을 하기에 수월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 모르게 되어 기회가 왔을 때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 함.

  • 자기 인식 개발 방법: 매일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한 것/슬프게 한 것/쉽거나 어려웠던 것"을 질문하며 반사적 느낌에 집중함.

  • 반사적 느낌은 가면이 작동하기 전, 진정한 자아가 보내는 신호임. (예시: 잡지를 읽다가 연극 배우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순간 호기심이 느껴졌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연극 배우는 딴따라니까 관심 갖지 말라고 하는 말이 생각나서 호기심을 억누르고 다음장으로 넘긴다거나.)

  • 진정한 자신을 이해하고 가면을 벗을 때, 비로소 그 관심사가 자신의 잠재력 폭발로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복합적으로 나타남.

  1. 사용자 제출 아이디어
  • 앉지 말 것: 일단 앉으면 SNS에 빠지기 쉬우므로, 모멘텀이 있을 때 계속 움직여야 함.
    선약 조기 예약: 약속이 있으면 그 약속을 기다리는 대기 모드에 갇혀 다른 생산적인 일을 못 하므로, 약속을 가장 이른 시간으로 잡아야 함.

  • 박스 이론 (Box Theory): 청소 시, 그 방에 속하지 않는 물건은 일단 박스에 담아두고 나중에 처리하여 현재 방 청소에만 집중함.

  • 신발 신기: 신발을 신는 행위 자체가 '작업 모드' 진입을 위한 동기 부여와 도파민을 제공함.

  • 불편한 옷 입기: 하기 싫은 과제를 피하지 못하게 하려고 가장 불편한 청바지와 신발을 신고, 과제 완료 후 벗는 것을 보상으로 삼음.

  • 냉장고에 열쇠 두기: 열쇠를 냉장고에 두면, 외출 시 열쇠를 챙기기 위해 냉장고에 들르게 되어 점심 도시락을 잊지 않게 됨 (두 가지 작업을 시각적 알림으로 묶음)

  • 상시 라이브 카메라 연기: 마치 영화 트루먼 쇼처럼 나의 삶에 청중이 있다고 상상하여 그들앞에서 게을러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통제함.

계획을 하기 위한 계획을 하기 - 메타계획 세우기
처음에는 재귀 루프에 빠지는것 아닌가 싶어 유머 소재로 생각했는데 실행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생각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고 계획이 없어서 충동적으로 사는 일은 막아주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안 하는 날 -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 (놀거나 빈둥거리는게 아니라 진짜 "아무것도" 안 하는) 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계획세우는 습관을 들이면 좋더라구요

진짜 좋은 글이네요. 꼭 조금있다가 봐야지

와 정말 좋은 글이네요 나중에 봐야지

결국 핵심은 시스템화 + 기억의 외형화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결정이나 기억에 에너지를 덜 써도 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미루거나 까먹는 습관으로 일상생활이 힘드시거나 번아웃이 오면 진료를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