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스타트업의 보상은 대기업·후기 단계에서 통하는 규칙을 그대로 가져오면 안 되고, 회사 규모·현금 사정·리스크 수준에 맞게 직접 설계해야 함
- 첫 10명 정도의 핵심 인재를 모실 때도 전체 옵션 풀의 10% 이내에서 일관된 보상 철학을 적용하고, 후보자에게 지분 가치 교육을 해주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
- 시세보다 높은 연봉을 “지금 줄 수 있으니 준다” 식으로 주거나, 연 1회 인사고과 때만 보상 조정하는 식의 형식 중심 운영은 피하고, 실제 임팩트가 보이면 수시로 보상을 조정
- 보상은 전 부서에 하나의 포뮬러를 씌우는 게 아니라, 영업·CS·Product 같은 각 기능의 동기 구조에 맞춰 다른 인센티브 구조를 두는 것이 조직 성과를 명확히 유도함
- 다만 어떤 규칙을 깨더라도,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주는지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하고 방어 가능한 보상 철학과 레벨링 구조만큼은 일찍 세워두는 것이 성장 이후의 혼란을 막는 핵심
보상을 둘러싼 기본 문제의식
- 스타트업 창업자는
“얼마를 줘야 할지”,
“현금과 지분을 어떻게 섞을지”,
“역할별로 보상이 달라야 하는지”
같은 질문에 대해 명확한 시장 규칙 없이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음
- 특히 시리즈 A 이전처럼 인원 수가 10명 안팎일 때는 레퍼런스가 되는 공개 포뮬러가 거의 없으므로 대기업·유니콘의 틀을 그대로 가져오면 과도한 보상이나 구조적 불균형이 생기기 쉬움
- 이 글은 Instacart, Google, Facebook, Quip, Atlassian, Credit Karma, Applied Intuition 등에서 실제 보상 프로그램을 설계해 본 HR·People·Founder 실무자들의 경험을 묶어 초기에 무엇을 깨도 되는지, 무엇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구분하려는 목적임
- 목표는 단순히 사람을 채용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을 적정한 조건으로 데려와서 이후에도 보상 여력을 남겨두는 구조를 만드는 것임
- 그래서 “초기에 많이 주면 나중에 희석되니 괜찮다”는 막연한 접근보다, “초기에도 스케일 가능한 규칙을 써라”는 방향으로 정리하고 있음
깨도 되는 규칙 1: 탑급 후보를 위해 지분을 과하게 푸는 것
- 흔한 초기 전략은 “현금이 없으니 지분을 많이 줘서 데려오자”는 방식인데, Pequity 공동창업자이자 Instacart·Cruise·Google에서 보상 프로그램을 설계한 Kaitlyn Knopp는 이걸 과감히 줄여도 되는 규칙으로 분류함
- “초기라서 1%는 줘야지”라는 식의 직감적 제안은 나중에 풀을 다 소진해서 투자자나 창업자 몫을 다시 떼어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음
- Knopp가 제시하는 기준은 첫 10명에게 전체 옵션 풀의 10%를 넘기지 말 것이라는 단순 룰임
- 예: 10명 × 1% = 10%인데, 이마저도 “공격적인 편”이라고 표현함
- 후기 성장 단계 회사에서 새로 온 CEO에게 1%를 주는 사례를 생각하면, 초기 직원 1명에게 1%는 결코 작은 비율이 아님
- “나중에 지분이 희석되니 지금은 크게 줘도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위험하다고 설명함
- 실제로 작은 직원 수에서 옵션 풀을 거의 다 나눠준 조직은 후속 스톡옵션을 위해 투자자·창업자 지분을 다시 당겨와야 했고, 이 과정이 “즐겁지 않은 작업”이라고 소개함
- 그래서 Knopp는 처음부터 보상 철학을 문서화하고, 면접·오퍼 단계에서 그 철학을 일관되게 설명하라고 권함
- “생각보다 창업자가 가진 레버리지가 크다”는 게 그녀의 핵심 메시지임
- 특히 후보자들이 지분 가치와 작동 방식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Facebook·Quip에서 했던 것처럼 ‘당신이 받는 지분을 이해하는 가이드’ 를 함께 주면 적은 지분도 설득력이 커짐
- 이렇게 교육을 해두면 “왜 저 사람은 이만큼이고 나는 이만큼인가”라는 비교 질문에도 같은 논리로 답변할 수 있음
깨도 되는 규칙 2: 시장 최고 연봉을 무조건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
- Applied Intuition 공동창업자이자 전 YC 파트너인 Qasar Younis는 지금 시장에서는 오히려 스타트업이 FAANG보다 높은 현금을 제시하는 역전 현상이 나온다고 지적함
- 대형 펀드가 많아지면서 초기 라운드에서 현금이 충분히 조달되고, 그걸 채용에 바로 태워버리는 패턴이 생기면서 보상 레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갔다는 관찰임
- 문제는 이렇게 올려놓은 급여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지속 불가능한 고정비가 된다는 점임
- Younis가 강조하는 건 “초기에는 낮은 현금 + 의미 있는 지분으로, 성장의 보상을 주식 가치 상승에서 얻는 구조”가 스타트업에 맞는다는 점임
- Applied Intuition에서는 초기 오퍼가 아니라, 회사가 커간 결과로 총보상이 99퍼센타일까지 올라가게 하는 방식을 택했음
- 즉, “처음부터 최고 대우”가 아니라 “회사 성장에 기여하면 그 성장으로 부자가 되는 구조”가 더 건강하다는 것임
- 그가 이걸 절약이 아니라 무결성(Integrity) 문제라고 표현한 것도 중요함
- 현금을 많이 받은 시니어가 회사 기여와 무관하게 계속 그 급여를 받게 되면 ‘기여 → 보상’의 연결이 끊어지고, 회사 전체의 동기 부여가 무너짐
- 초기에 보상을 절제하면 이후에 성과 있는 사람을 더 세게 보상할 여지가 생김
깨도 되는 규칙 3: 연 1회 리뷰 시즌이 올 때까지 보상 얘기를 미루는 것
- Clay 공동창업자 Varun Anand는 “퍼포먼스 리뷰 때까지만 기다리라”는 말이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좌절을 주는 구조라고 봄
- 회사 입장에서도 지금 당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장 더 주는 편이 이득인데, 형식적으로 리뷰 시즌을 기다리면 그 기간만큼 회사가 싼 값에 그 사람의 높은 퍼포먼스를 쓰는 모양이 됨
- Clay는 이런 이유로 수시 보상 조정을 기본으로 가져감
- 입사 몇 달 안 된 사람이라도 “기대치를 명확히 넘어섰다”는 근거가 나오면 즉시 현금이나 주식 보상을 올려줌
- 이때는 시장 데이터(벤치마크)와 실제 퍼포먼스 지표를 같이 보면서 공정한 근거를 남기는 식으로 운영함
- 이런 유연한 구조는 결국 불필요한 불만·냉소를 없애고, 장기적으로 남을 사람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함
- 창업자가 항상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해야 하는 구조보다, “지금 잘했으니 지금 반영했다”는 구조가 신뢰를 더 빨리 쌓음
- 다만 이 방식을 쓰려면 조직 전체의 보상 현황을 정기적으로 스캔해서 특정인만 과도하게 올라가거나, 같은 레벨 간 불균형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함
깨도 되는 규칙 4: 빅테크의 보상 포뮬러를 그대로 복붙하는 것
- Knopp는 “대부분 회사가 자기 보상 포뮬러를 공개하지 않는 건, 회사마다 상황과 철학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함
- 투자금을 많이 받은 회사는 “연 10만 달러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는 전부 지분으로”라는 식의 극단적인 설계를 해도 되고, 이게 데이터로도 잡힘
- 그런데 초기 스타트업이 그 숫자를 보고 그대로 쓰면, 현금 흐름·핵심 인재 확보·후속 채용이 어느 것 하나도 맞지 않을 수 있음
- 그래서 그녀는 심리학·보상 심리·동기 부여 관련 자료를 읽어서 자기 회사에 맞는 내부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게 훨씬 강하다고 강조함
- Google이 “총 직접 보상에서 이 퍼센타일을 빼고, 보너스 캐시를 이렇게 더하고…” 식으로 하는 걸 그대로 가져오는 건 초기 조직에 불필요한 복잡성만 만든다는 뜻임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1: 보상 철학(Comp Philosophy)을 아주 일찍 세울 것
- Knopp는 직원이 10명, 15명밖에 안 돼도 보상 철학을 문서화하라고 권함
- 왜냐하면 이 시점 이후부터는 “저 사람은 왜 이만큼인가요?”, “왜 이번에는 옵션을 안 주나요?”, “왜 신입에게는 이 레벨을 주나요?” 같은 감정 섞인 대화가 필연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임
- 문서화된 철학이 있으면 “우리 회사는 현금 50퍼센타일, 지분은 포지션별로 이 밴드, 투명성은 여기까지”라고 항상 같은 설명을 할 수 있음
- 철학을 만들 때 던질 질문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제시됨
- 회사의 핵심 가치가 무엇이며, 그 가치를 보상에 어떻게 반영할지
- 현금과 지분의 기본 비율은 어떻게 둘지
- 보상 정보를 조직에 어느 수준까지 투명하게 보여줄지
- 시장에서 어느 퍼센타일을 목표로 할지(50th, 75th 등)
-
고성과자에게는 어떤 추가 보상 루트를 줄지
- 이 구조가 공정하고 단순하고 설명 가능한지
- 그리고 무엇보다 스케일될 수 있는지
- 여기에 더해 3~4단계의 레벨 구조를 만들어두면 성장 시기에 훨씬 수월해짐
- Level 1: 주니어, 0~3년, 멘토링 필요
- Level 2: 미드, 4~7년, 독립적으로 수행
- Level 3: 시니어, 8~12년, 조직 내 기준·프로세스 설계
- Level 4: 프린시펄/리더십, 10~15년+, 도메인 오너십, 성과형 지분 또는 리더십 보너스 가능
- 이런 레벨을 두면 “지금 당장 승진은 어렵고, 이 레벨로는 올릴 수 있다”고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어 불만을 줄일 수 있음
- 레벨을 잡은 뒤에는 Radford, Mercer 같은 시장 데이터로 우리 숫자가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지 교차검증하라고 안내함
- 이때도 “항상 최고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철학에 맞는 포인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함
- Instacart에서 보상 전략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Udi Nir도 “항상 최고 보상이 이기는 건 아니고, 흥미로운 역할·미션·공정한 보상이 합쳐졌을 때 후보자가 온다”고 강조함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2: 컨트랙트 투 하이어(Contract-to-Hire)를 두려워하지 말 것
- Knopp는 “좋은 사람은 계약직 안 한다”는 말은 팬데믹 이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함
- 실제로 시니어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주 10시간짜리 계약으로 합류해서 10배 성과를 내는 사례를 봤다고 함
- 초기 스타트업은 이 방식으로 당장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이 사람이 우리와 맞나”를 서로 확인할 수 있음
- 이 방식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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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리소스를 투입해서 제품·고객 문제를 풀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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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자 입장에서도 팀과 문화·문제 크기를 직접 경험해보고 풀타임 전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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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금이 부족한 시기에는 지분 + 계약비 조합으로 1년을 버틴 뒤, 풀타임 전환 시에만 정식 오퍼를 주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음
- “계약이면 덜 헌신적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현장 경험을 덧붙임
- 이미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10시간만 빼는 시니어에게도, 그 10시간 동안 집중해서 성과를 내게만 하면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식의 설명임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3: 투명하게 설명하고, 교육을 시스템으로 만들 것
- Confluent(전 Credit Karma) Chief People Officer인 Colleen McCreary는 “불투명함에는 비용이 있다”고 단언함
- Credit Karma에 합류했을 때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급여를 받는지”, “추가 지분은 어떻게 생기는지”, “승진하면 어떻게 바뀌는지”를 전혀 몰랐고, 그냥 돈이 통장에 들어오면 “이 정도면 남아야 하나?”를 스스로 판단하는 상태였음
- 이걸 없애기 위해 전사 미팅에서 보상 구조, 참조하는 데이터(Radford), 목표 퍼센타일, 비교 회사군, 리뷰 주기를 전부 설명하고, 온보딩·슬랙 채널·내부 문서 등으로 반복 노출하게 만듦
- 이렇게 하면 창업자와 리더가 보상 질문에만 시간을 쓰는 루프를 끊을 수 있음
- Molly Graham도 “10명 이상 팀을 데려본 사람은 다 안다, 보상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느낀다”고 같은 포인트를 짚음
- 즉, 내가 충분히 잘 받고 있어도 옆 사람이 2배 받으면 불만이 생기므로, 왜 그 사람이 그 돈을 받는지 설명 가능한 기준을 미리 세워둬야 함
- 그렇지 않으면 결국 모든 대화가 “저 사람은 얼마예요?”로 돌아가게 되어, 조직 운영 자체가 보상 설명에 갇힘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 4: 기능별로 다르게 보상 설계할 것
- 이 글은 “원사이즈 보상”을 명확히 반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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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Sales): 성과를 즉시 내고, 본인 몫을 스스로 회수하는 구조를 좋아하므로 기본급 + 공격적인 인센티브가 맞음
- Jason Lemkin이 공유한 초기 영업 보상 공식을 인용해, 목표를 잘 치는 팀이라면 인센티브를 20~22%까지 올려 성과에 따라 두 배로 보상하라고 설명함
- 계약서 서명 시점이 아니라 현금이 들어온 시점에만 커미션을 준다는 규칙은 팀이 현금 흐름을 의식하도록 만들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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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tomer Success: 단기 갱신만 보게 하면 그 일만 하게 되므로, 리뉴얼·확장·제품 채택률 같은 장기 고객 지표를 보너스에 얹는 게 효과적이라고 Smartsheet CCO이자 전 Atlassian SVP인 Stephanie Berner가 설명함
- CS가 뭘 책임지는 팀인지(단순 갱신인지, 채택과 통합까지 보는지)를 먼저 정의하고 그 지표에만 보상을 묶어야 조직이 그 방향으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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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팀: 전통적으로 변동급이 없었으나, Divvy·Wealthfront 출신이자 지금은 Pelion 파트너인 Tyler Hogge는 제품별 비즈니스 아웃컴을 정하고 그 달성에 인센티브를 얹는 모델을 제안함
- 예를 들어 기능 출시 후 ARR가 늘었거나 리텐션이 좋아졌다면 그 부분을 보상에 반영함
- Product가 이렇게 아웃컴과 묶이면, 이해관계자와 범위 조정 대화를 미루지 않고, “좋아 보이지만 임팩트가 약한 기능”에 시간을 덜 쓰게 되는 효과가 있음
- 정리하면, 보상은 그 기능이 회사에 기여하는 실제 가치·시간축·동기 구조를 그대로 비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팀이 엉뚱한 데 집중하게 됨
이 글이 주는 시사점
- 초기 스타트업의 보상은 “돈이 없으니 일단 많이 주고 본다”가 아니라, 나중에 50명·100명이 됐을 때도 설명 가능한 구조인지부터 거꾸로 생각해야 함
- 깰 수 있는 규칙은
- “탑 후보니까 많이 줘야 한다”
- “시장 최고 연봉을 무조건 맞춰야 한다”
- “리뷰 시즌에만 올려줘야 한다”
- “빅테크 포뮬러를 가져오면 안전하다”
- 정도이고,
-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은
- “보상 철학을 일찍 문서화할 것”
- “레벨과 밴드를 정의해 완충을 둘 것”
- “가능하면 컨트랙트 투 하이어로 서로를 시험해볼 것”
-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설명하고 교육할 것”
- “기능별로 다른 인센티브를 줄 것”
- 정도로 요약됨
- 이렇게 하면 첫 10명에게서 시작한 보상 결정이 나중에 회사 전체의 신뢰·동기·채용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일이 줄어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