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niel Carney 팀의 새 모델은 중력을 기본 힘이 아니라 엔트로피 증가에서 생기는 집단 효과로 다루며, 양자중력 논의에 검증 가능한 틈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음
- 이 접근은 보이지 않는 미시 구성요소가 질량과 무작위 상호작용하고, 그 평균 효과가 지구의 공전 같은 익숙한 중력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봄
- 두 모델은 큐비트 격자와 위치가 정해지지 않은 큐비트를 통해 Newton 중력의 거리 제곱 반비례 형태를 재현하지만, Carney도 현실 우주 모델이라기보다 원리 증명에 가깝다고 선을 그음
- 회의론자들은 이 모델이 일반상대성이론의 시공간 곡률, 자유낙하의 특수성, 블랙홀 같은 강한 중력 영역을 다루지 못한다고 비판함
- 약한 중력장에서 통계적 요동이나 질량체의 양자 중첩에 따른 파동함수 붕괴를 찾는 실험이 이 가설의 실질적 시험대가 될 수 있음
중력을 집단 효과로 보려는 오래된 시도
- Newton은 1687년 만유인력 법칙을 발표한 뒤에도 두 물체가 멀리서 어떻게 서로 끌어당기는지 완전히 만족하지 못했음
- 당시에는 중력을 끌어당김이 아니라 밀어내는 효과로 보는 기계적 모델들이 제안됐음
- 보이지 않는 입자들이 모든 방향에서 물체를 때리고, 두 물체 사이에서는 입자 흡수 효과 때문에 순힘이 서로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생긴다는 방식임
- 이런 이론들은 성공하지 못했고, Einstein은 중력을 공간과 시간의 왜곡으로 설명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제시함
- 그러나 일반상대성이론도 최종 이론으로 보기는 어려워, 중력을 더 미시적인 규모의 집단 행동 결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짐
엔트로피 중력의 기본 아이디어
- Carney가 이끈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팀은 올해 초 새 논문에서 17세기식 기계적 모델의 현대적 버전에 가까운 접근을 제안함
- 핵심 가정은 보이지 않는 “가스나 열적 시스템”이 질량과 무작위로 상호작용하고, 평균적으로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 같은 익숙한 중력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임
- 이 접근은 엔트로피 중력(entropic gravity) 으로 불리며, 더 깊은 물리를 열의 물리로 해석함
- 증기기관, 자동차 엔진, 냉장고를 지배하는 입자의 무작위 흔들림과 뒤섞임
- 그에 따른 엔트로피, 즉 무질서의 증가
- 이런 과정이 중력을 낳는다는 관점임
- 엔트로피 중력은 수십 년 동안 반복해서 등장했지만 여전히 소수 견해로 남아 있음
- 이번 모델은 보편적 인력의 근원을 다루는 이론으로는 드물게 실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임
일반상대성이론과 열역학의 이상한 접점
- 일반상대성이론은 별이 붕괴해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지만, 블랙홀 중심에서는 중력이 무한히 강해지고 이론은 그 다음을 말하지 못함
- 개발 과정에 열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일반상대성이론에는 열역학과 닮은 성질이 있음
- 블랙홀은 커질 뿐 줄어들지 않음
- 삼킬 뿐 다시 토해내지 않음
- 이런 비가역성은 열의 흐름과 비슷함
- 양자역학으로 블랙홀 주변의 뒤틀린 시공간을 연구하면, 블랙홀은 뜨거운 물체처럼 에너지를 방출함
- 열이 입자의 무작위 운동이라면, 이런 열적 효과는 블랙홀과 시공간 연속체가 어떤 입자나 미시 구성요소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암시함
Jacobson의 1995년 논문과 기존 접근
-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에서 얻은 단서를 바탕으로 시공간이 더 미시적인 구성요소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 여러 방식으로 연구해왔음
- 대표적 접근인 홀로그래픽 원리는 시공간의 출현을 일반 홀로그램에 비유함
- 평평한 표면의 물결무늬가 깊이감을 만들어내듯, 우주의 미시 구성요소 패턴이 또 다른 공간 차원을 만들 수 있음
- 이 새 차원이 휘어져 있으면 중력이 자연스럽게 생김
- University of Maryland의 Ted Jacobson은 1995년 논문에서 엔트로피 중력을 도입함
- 기존 연구가 Einstein 이론에서 열과 닮은 결과를 끌어냈다면, Jacobson은 반대로 시공간의 열적 성질을 가정하고 일반상대성이론 방정식을 유도함
- Carney에게 이 결과는 중력과 열 사이의 평행성이 중요하다는 신호임
Carney 팀의 첫 번째 모델: 큐비트 격자
- Carney와 Manthos Karydas, Thilo Scharnhorst, Roshni Singh, Jacob Taylor는 중력적 끌림이 미시 구성요소에서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두 모델을 제안함
- 첫 번째 모델에서 공간은 양자 입자 또는 큐비트(qubit) 의 결정 격자로 채워짐
- 각 큐비트는 나침반 바늘처럼 방향을 가짐
-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까이 있으면 주변 큐비트들이 그 물체에 맞춰 정렬됨
- 질량 있는 물체는 원래 무작위 방향인 큐비트 격자 안에 높은 질서의 영역을 만듦
- 두 질량을 격자에 넣으면 질서가 높은 영역도 두 개 생기며, 높은 질서는 낮은 엔트로피에 해당함
- 시스템은 엔트로피를 최대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질서 있는 영역을 더 작게 만들기 위해 두 질량을 서로 가까이 밀어붙이는 효과가 생김
- 겉보기에는 두 질량이 중력으로 서로 끌어당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작용은 큐비트가 맡음
- 이 겉보기 인력은 Newton 법칙처럼 두 질량 사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줄어듦
두 번째 모델: 위치가 정해지지 않은 큐비트
- 두 번째 모델은 격자를 제거함
- 질량 있는 물체는 여전히 공간 안에 있고 큐비트의 작용을 받지만, 큐비트는 특정 위치를 차지하지 않으며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음
- 이 특징은 Newton 중력의 비국소성을 담으려는 장치임
- 우주의 모든 물체가 다른 모든 물체에 어느 정도 작용한다는 성질임
- 각 큐비트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저장량은 질량들 사이의 거리에 따라 달라짐
- 질량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큐비트 하나의 에너지 용량이 커져 전체 에너지가 몇 개 큐비트에 들어갈 수 있음
- 질량들이 가까워지면 큐비트 하나의 에너지 용량이 줄어 전체 에너지가 더 많은 큐비트에 퍼져야 함
- 더 많은 큐비트에 에너지가 퍼진 상황은 더 높은 엔트로피에 해당하므로, 시스템은 질량들을 서로 밀어 가까워지게 하며 Newton 중력과 맞아떨어짐
모델의 한계와 회의론
- Carney는 두 모델 모두 임의적(ad hoc) 이라고 경고함
- 이런 큐비트가 존재한다는 독립 증거가 없음
- 큐비트가 가하는 힘의 세기와 방향을 미세 조정해야 했음
- 중력을 기본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보다 나아졌는지도 불확실함
- 이 모델들이 재현하는 것은 Newton 중력 법칙뿐이며, 중력을 시공간 곡률과 동일시하는 Einstein 이론 전체는 아님
- Carney에게 이 모델들은 우주가 실제로 작동하는 현실적 모델이 아니라, 집단 행동이 중력적 끌림을 설명할 수 있음을 보이는 원리 증명에 가까움
-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Mark Van Raamsdonk는 이 모델들이 원리 증명인지도 의심함
- 홀로그래피 연구자인 그는 새 엔트로피 모델들이 자유낙하 중 중력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 같은 중력의 특수한 성질을 갖고 있지 않다고 봄
- Ben-Gurion University의 Ramy Brustein에게 중력 물리학의 진짜 과제는 블랙홀 같은 강한 결합·강한 장 영역이며, 이 엔트로피 모델은 그 영역에 대해 말하지 못함
약한 중력장에서 찾을 수 있는 신호
- 엔트로피 중력 지지자들은 약한 중력에서 중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물리학자들이 너무 확신해서는 안 된다고 봄
- 중력이 큐비트의 집단 효과라면 Newton 힘 법칙은 통계적 평균에 해당함
- 순간순간의 효과는 그 평균 주변에서 흔들릴 수 있음
- University of Amsterdam의 Erik Verlinde는 이런 요동이 관측 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아주 약한 장으로 가야 한다고 봄
- Verlinde는 2010년 논문에서 엔트로피 중력을 주장했고 이후에도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왔음
양자 중첩과 붕괴 실험으로 이어지는 방향
- Carney는 새 모델의 주요 장점이 중력에 대한 개념적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실험 방향을 연다는 데 있다고 봄
- 질량 있는 물체가 두 위치에 있는 양자 중첩(superposition) 상태라면, 그 중력장도 중첩되어 낙하하는 물체를 두 방향으로 끌어당길지 질문이 생김
- 새 엔트로피 중력 모델은 큐비트가 질량 있는 물체에 작용해 Schrödinger의 고양이 같은 중첩 상태에서 벗어나게 만든다고 예측함
- 이 시나리오는 파동함수 붕괴 문제와 연결됨
- 파동함수 붕괴 문제는 중첩 상태의 양자계를 측정하면 여러 가능한 상태가 하나의 명확한 상태가 되는 이유를 묻는 문제임
- 일부 물리학자들은 붕괴가 우주의 내재적 무작위성 때문에 일어난다고 제안해왔음
- 이러한 붕괴 모델들은 Carney의 모델과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실험적 결과를 낼 수 있음
- 고립된 양자계가 측정되거나 외부에서 영향을 받지 않아도 결국 스스로 붕괴한다는 예측임
- University of Trieste의 Angelo Bassi는 같은 실험 장치가 원칙적으로 두 종류의 모델을 모두 검증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봄
- Bassi는 이런 실험을 주도해왔고, 이미 일부 붕괴 모델은 배제됐음
장기적 함의
- Van Raamsdonk는 회의적이지만, 우리 우주의 실제 중력이 홀로그래피에서 나온다는 점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메커니즘을 탐색할 가치는 있다고 봄
- 이 장기 가설이 맞는다면 중력은 법칙이라기보다 통계적 경향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