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거의) 액체 같은 특성
(cell.com)- 반려묘 30마리 실험에서 고양이는 좁고 높은 구멍보다 낮은 구멍 앞에서 몸 크기를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행동을 보임
- 연구진은 높이 50cm에서 폭을 13→5cm로 줄이는 조건과, 폭 15cm에서 높이를 43→15cm로 낮추는 조건을 비교함
- 폭이 가슴보다 좁아져도 고양이는 대부분 그대로 접근했지만, 가장 낮은 구멍에서는 접근·통과 중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는 행동이 늘어남
- 낮은 구멍 조건에서는 반복 시행이 망설임에 유의한 영향을 줬고, 키가 큰 고양이는 마지막 낮은 구멍들에서 대안 행동을 더 자주 선택함
- 고양이는 모든 공간 문제에 같은 방식으로 몸 크기 인식을 쓰기보다, 좁은 폭에는 시행착오로 대응하고 불편하게 낮은 높이에는 선택적으로 몸 크기 정보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임
고양이는 자기 몸 크기로 구멍을 판단하는가
- 여러 동물은 자신의 크기를 바탕으로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지 사전에 판단할 수 있음
- 고양이의 자기표상(self-representation), 특히 몸 크기 인식은 이전에 직접 검증된 적이 없었음
- 민첩한 매복 포식자인 고양이는 좁은 공간, 장애물, 높은 장소를 자주 다루기 때문에 몸 인식이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 대상임
- 이 연구는 고양이가 작은 구멍을 만났을 때 자신의 몸 크기 지식을 사용해 통과 가능성을 미리 판단하는지 확인함
실험 설계와 참가 고양이
- 실험에는 보호자가 있는 반려묘가 참여했고, 최종 분석에는 30마리의 데이터가 사용됨
- 처음에는 38마리를 테스트했지만, 동기 상실, 방 이탈, 보호자 지시 미준수 등으로 8마리가 제외됨
- 최종 표본은 domestic cat 27마리, half-Persian 2마리, Sphynx 1마리였고, 수컷/암컷은 13/17마리였음
- 평균 나이는 3.51±2.39세였고, 범위는 8개월부터 11세까지였음
- 실험은 고양이 보호자의 집에서 진행됨
- 낯선 실험실보다 집이 고양이를 테스트하기 적합하다는 이유로 가정 환경이 사용됨
- 각 고양이는 두 종류의 판을 모두 경험했고, 조건별 5회씩 총 10회 시행을 수행함
- 조건 사이에는 5분 휴식, 같은 조건 내 시행 사이에는 2분 휴식이 주어짐
- 구멍 크기는 별도 예비 설문에서 수집한 고양이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설계됨
- 예비 설문에는 32마리의 측정값이 사용됨
- 평균 신체 치수는 전체 높이 37.12cm, 가슴 폭 11.48cm, 스핑크스 자세 높이 19.61cm, 체고 27.97cm, 머리 최대 폭 10.14cm였음
두 가지 구멍 조건
- 장비는 두꺼운 골판지 판으로 만든 문틀 차단 구조였고, 한 번에 하나의 구멍만 열어둠
- 같은 높이 조건은 높이를 50cm로 고정하고 폭만 줄임
- 폭은 13cm, 11cm, 9cm, 7cm, 5cm 순서였음
- 마지막 두 구멍은 고양이 머리 폭보다 좁았음
- 같은 폭 조건은 폭을 15cm로 고정하고 높이만 낮춤
- 높이는 43cm, 37cm, 28cm, 20cm, 15cm 순서였음
- 마지막 구멍은 고양이가 엎드린 직립 자세에서 귀 끝까지 잰 높이보다 낮았음
- 보호자는 판 반대편에서 음식이나 장난감으로 고양이를 불렀고, 고양이는 최대 30초 안에 열린 구멍을 통과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음
행동 측정 방식
- 연구진은 영상을 바탕으로 개별 행동을 코딩한 뒤, 빈도가 낮은 행동들을 세 가지 복합 행동 변수로 묶음
- 접근 망설임은 판에 도착하기 전 멈춤, 앉음, 속도 감소를 포함함
- 통과 중 망설임은 구멍에 들어간 뒤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거나, 앉거나, 되돌아서는 행동을 포함함
- 대안 행동은 판을 냄새 맡거나 살피기, 다른 통로를 찾기, 뛰어넘으려 하기, 실제로 뛰어넘기를 포함함
- 분석에는 SPSS 29와 GEE 이진 로지스틱 모델이 사용됐고, 반복 시행, 가슴 폭, 체고가 요인으로 포함됨
- 다중 비교 보정을 위해 조건별 유의수준은 0.017로 조정됨
좁은 구멍에는 거의 그대로 접근함
- 같은 높이 조건에서는 반복 시행과 고양이 신체 치수가 행동 범주와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음
- 폭이 점점 좁아져도 고양이는 접근 전 뚜렷한 사전 망설임을 보이지 않았음
- 통과 중 망설임은 좁은 구멍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듯했지만, 유의한 결과가 아니라 경향에 그침
- 뛰어넘기는 같은 높이 조건에서 2마리가 4번째 시행에서 보인 정도로 드문 행동이었음
- 이 결과는 고양이가 폭이 좁은 구멍을 만났을 때 몸 크기 기반 사전 회피보다 실제로 시도해보는 방식을 쉽게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줌
낮은 구멍에는 망설임과 대안 행동이 늘어남
- 같은 폭 조건에서는 반복 시행이 접근 망설임에 유의한 영향을 보임
- 접근 망설임: Trial χ²(4)=38.815, p<0.001
- 가슴 폭과 체고는 이 변수에 유의한 관련이 없었음
- 통과 중 망설임도 반복 시행의 영향을 받음
- 통과 중 망설임: χ²(4)=36.054, p<0.001
- 고양이는 4번째와 5번째, 즉 가장 낮은 두 구멍을 통과할 때 더 많이 망설임
- 대안 행동은 반복 시행과 체고의 영향을 받음
- 반복 시행: χ²(4)=12.527, p=0.006
- 체고: χ²(1)=7.771, p=0.005
- 키가 큰 고양이는 낮은 구멍에서 판을 살피거나 뛰어넘는 등의 대안 해결책을 더 자주 선택함
- 같은 폭 조건에서는 여러 고양이가 판을 뛰어넘었고, 이는 구멍 사용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해석됨
폭과 높이는 고양이에게 다른 문제
- 고양이는 가슴 폭보다 좁은 구멍에도 접근 전 망설임 없이 다가갔고, 좁지만 높은 구멍에서는 몸 크기 기반 사전 판단이 뚜렷하게 검출되지 않음
- 반대로 구멍이 체고보다 낮아지면 접근 전 망설임, 통과 중 망설임, 대안 행동이 증가함
- 고양이의 해부학적 특징은 이 차이를 설명하는 근거가 됨
- 유연한 몸과 작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쇄골 덕분에 매우 좁은 틈을 통과할 수 있음
- 수염은 가까운 장애물을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
- 좁고 높은 구멍은 고양이에게 큰 문제가 아니어서 시행착오가 적응적인 방식일 수 있음
- 낮은 구멍은 몸을 낮춰야 하고, 고양이가 더 취약하게 느낄 수 있는 상황임
- 피로 또는 동기 저하는 낮은 구멍에서만 망설임이 늘어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움
- 두 조건은 번갈아 진행됐고, 같은 높이 조건에서는 유사한 망설임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음
한계와 후속 연구
- 개 실험과 같은 원리를 적용한 구멍 테스트가 고양이에게는 일부 조건에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
- 특히 높고 매우 좁은 구멍은 고양이에게 사전 회피 판단을 유도하기 어려운 과제일 수 있음
- 고양이가 자신의 폭에 대한 표상을 발달시키지 않았을 가능성과, 몸무게 같은 다른 신체 속성을 더 잘 활용할 가능성이 함께 남아 있음
- 가정 방문 실험이어서 모든 고양이에게 동일한 시작 거리를 설정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접근 지연시간은 분석에 사용할 수 없었음
- 연구는 새 물질을 만들지 않았고, 통계 분석에 사용된 행동 데이터와 고양이 설명 데이터는 보충 자료 Table S1에 포함됨
- 향후 연구는 고양이의 몸 크기, 형태, 무게 등 여러 형태의 몸 인식을 더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환경에서 검증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음
댓글과 토론
Hacker News 의견들
-
대충 훑어봤는데 수염 얘기는 못 봤음
고양이는 머리만 공간에 넣어도 폭을 꽤 정밀하게 재는 것 같고, 높이 판단에는 추가로 생각이 필요한 듯함- 논문에선 수염을 과학명인 vibrissae로 다루고 있음
고양이는 머리의 특정 위치에 있는 크고 민감한 vibrissae 덕분에 가까운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고, 근거리나 어두운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시각을 보완할 수 있다고 함. 그래서 실험에서 좁은 구멍 앞에서는 별로 망설이지 않고 접근한 뒤, 통과 전에 vibrissae로 적합성을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음 - 고양이에게 콘을 씌워본 적이 있으면 5분쯤 지나 미쳐 날뛰고 벽에 붙어 다니는 걸 보게 됨
수염은 고양이 지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함. 척추도 탈구하듯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음. 우리 고양이는 등은 90도쯤 구부리고 앞발을 앞으로 둔 “Buddha” 자세로 앉는 걸 좋아하는데, 꽤 흔한 자세처럼 보이고 한 시간도 그렇게 앉아 있음 - 어린 시절 집 고양이가 소파 끝과 벽 사이 틈에 끼어들려던 장면이 떠오름
수염으로 몇 번 재보더니 “아니, 너무 좁다”가 됐고, 갑자기 머리만 옆으로 돌려 다시 재봄. “충분하네!”라고 판단하고 몸을 들이밀었다가 그대로 끼어버림 - 수염은 나오긴 하는데 과학명인 vibrissae로 나옴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41870897
- 논문에선 수염을 과학명인 vibrissae로 다루고 있음
-
Calvin이 옳았음
https://www.gocomics.com/calvinandhobbes/1993/04/20- C&H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딱 맞는 만화가 있었다니 놀라움
XKCD가 항상 관련 만화를 갖고 있는 느낌이었음
- C&H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딱 맞는 만화가 있었다니 놀라움
-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다른 동물 기준으로 고양이를 생각했음
개나 말은 골격 구조가 강하게 드러나고, 살이 붙은 아이스크림 막대 골조 같은 느낌임. 지금은 고양이가 딱딱한 조각 몇 개가 박힌 무정형 덩어리에 더 가깝다고 봄. 고양이 키우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음- 참고로 고양이의 엉덩이와 어깨는 사람보다 가동 범위가 오히려 제한적임
매우 높은 근육 부착 지점 때문에 작은 몸집에 비해 놀랍도록 강하고 폭발적인 힘을 내지만, 그 대신 관절 범위는 줄어듦. 그래도 매우 유연한 척추와 핵심 관절을 탈구하듯 움직이는 능력 덕분에 작고 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음. 아마 굴을 파고 지하 은신처에 숨는 작은 설치류를 사냥하기 위한 적응일 테고, 그래서 상자나 찬장 같은 닫힌 공간을 열면 즉시 뛰어들어 확인하려는 본능이 있는 듯함. 안에 들쥐가 있을지 모르니까 - 우리 고양이는 종종 몸을 180도 이상 비튼 채로 누워 있음
자연 법칙을 거스르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함 - 고양이가 편안한 상태일 때 들어 올리면 푸딩이 든 긴 양말을 드는 느낌임
- 주인을 찾지 못해 입양한 길고양이에게 바로 그 특성 때문에 “Beanbag”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나중엔 “Mr Bean”으로 바뀌어 갔음. 코미디언과는 무관함
며칠 회복하고 편해지기 시작하자 소파에서 잠들다가 말 그대로 콩주머니처럼 흘러내렸음. 내가 코딩할 때 무릎 위에서 늘어지는 걸 좋아했고 타이핑과 마우스질도 참아줬음. 정말 액체 같은 고양이였고, 아직도 그 작은 녀석이 그리움 - 말은 사실상 거의 전부 공기임
그게 비밀임. 말은 다리 달린 비행선임
- 참고로 고양이의 엉덩이와 어깨는 사람보다 가동 범위가 오히려 제한적임
-
1930년대 A.S.J. Tessimond의 선구적 작업을 인용하지 않은 게 아쉬움
고양이는 그림자만큼이나 액체이고, 바람에 각을 내주지 않음. 자신보다 작은 구멍으로 줄어든 듯 말끔히 미끄러져 들어가며, 고정되지 않음
[1]https://www.blueridgejournal.com/poems/asjt-cats.htm- Fardin, 2014도 빼놓을 수 없음
-
90년대 말 분재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들에겐 새삼스러운 얘기임
https://web.archive.org/web/20050203111131/http://bonsaikitt...
물론 장난이었고, 초기 인터넷 이용자 세대에 널리 퍼진 첫 장난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큼. 하지만 많은 사람이 속았음- 시간이 지나며 개 사육자들이 개에게 해온 말하기 어려운 일들과 비교하면, 분재 고양이도 그렇게까지 황당하게만 느껴지진 않음
-
고양이가 입자처럼, 혹은 파동처럼 행동하는지 보려면 이중 슬릿으로도 실험했으면 좋겠음
- 그러려면 에너지가 아주 낮은 고양이가 필요함
아주아주 오랫동안 관측할 수 없을 것임. 빠르게 계산해보면 고양이의 드브로이 파장이 몸 너비와 비슷해지려면 속도가 대략 10^-33 m/s 이하여야 함 - 그 실험을 하려면 충분한 수의 고양이를 몰아야 할 텐데, 그게 불가능할 듯함
일종의 귀류법 증명이라고 볼 수 있겠음
- 그러려면 에너지가 아주 낮은 고양이가 필요함
-
이건 이미 오래된 소식임
“On the Rheology of Cats”:
https://www.drgoulu.com/wp-content/uploads/2017/09/Rheology-...- 고양이에 관한 건조한 학술 논문이라면 딱 이렇게 생겨야 함
모든 페이지에 고양이 사진이 있어야 함
- 고양이에 관한 건조한 학술 논문이라면 딱 이렇게 생겨야 함
-
우리 고양이가 깨어나 크게 기지개를 켜고 하품했음. 그러더니 딸꾹질을 하다가 작은 용으로 변해 불덩이를 뱉음
“!!!”라고 했더니, 고양이가 다시 고양이 모습으로 돌아오며 “왜?”라고 어깨를 으쓱함. “너 변신수였어?”라고 묻자 “모든 고양이가 그래. 다만 고양이가 아닌 모습으로 있을 이유가 전혀 없을 뿐이야”라고 답함
/src https://mastodon.art/@MicroSFF/112928631782738642 -
불편할 정도로 작은 구멍에서는 개가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지만, 내가 아는 아주 착하고 그리 똑똑하진 않은 대형견 하나는 예외임
그 개는 자기가 볼 수 있는 코끝이 곧 자기 몸 전체라고 진심으로 믿는 듯함. 방충문에 난 2인치 구멍으로 그대로 걸어 들어간 적도 있고, 의자 팔걸이 같은 곳에 계속 앉으려 하면서 왜 안 되는지 이해하지 못함 -
고양이 7마리를 키워보면 다들 다름
가장 나이 많은 수컷은 몸을 뻣뻣하게 유지하고, 가장 어린 수컷은 아직 새끼인데 살육과 파괴의 국수 같음- 좋은 묘사임
우리 5마리 고양이 무리에 검은 국수 하나가 새로 합류했음 - 예전엔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고 아내는 더 원했음. 나는 두 마리면 충분했으니 타협해서 이제 네 마리가 됨
네 마리의 급식 동선은 어렵고, 그중 한 마리는 특수 식단이라 더 힘듦. 장기적으로 일곱 마리는 상상하기 어렵고, 특히 화장실 관리가 그렇겠음. 전에 새끼 고양이를 임시보호해서 집에 고양이가 아홉 마리였던 적이 있는데, 그 몇 주 동안은 먹이고 똥 치우는 일만 한 느낌이었음
- 좋은 묘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