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관리직 폐지 및 직원 자율 관리로 21억 5천만 달러 절약 계획 중인 제약 대기업 바이엘
-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 대기업 바이엘의 CEO가 중간 관리직을 없애고 약 10만 명의 직원들에게 자율 관리를 허용하여 21억 5천만 달러를 절약할 계획임
- 바이엘은 아스피린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160년 된 독일 회사로, 몬산토 인수 이후 시가 총액이 20년 내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침체에 빠져 있음
- 새로 취임한 CEO 빌 앤더슨은 위계 구조를 없애고 기업 관료주의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함
직원들의 불만 해소를 위해 지침서 대폭 축소, 자율 관리 도입
- 앤더슨 CEO가 취임 후 파악한 바에 따르면, 회사의 규칙과 절차 지침서가 '전쟁과 평화'보다 더 긴 1,362페이지에 달했음
- 이는 직원들로부터 반복적으로 제기된 불만의 원인이었음. 아이디어 승인을 받거나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과 상의해야 했기 때문
- 앤더슨 CEO는 "우리는 고학력의 훈련된 사람들을 고용한 뒤, 규칙과 절차, 8단계의 위계로 이루어진 환경에 그들을 배치한다"며 "그런 다음 왜 대기업들이 대부분 형편없는지 의아해한다"고 지적함
- 이에 따라 바이엘은 앤더슨 CEO가 '역동적 공유 소유권(dynamic shared ownership)'이라고 부르는 상사가 없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
직원들의 90일 단위 프로젝트 참여, 5~6천개 자율 관리 팀 구성
- 향후 바이엘의 인력은 각자 선택한 프로젝트에 90일 동안 협업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 재편되는 '5,000~6,000개의 자율 관리 팀'으로 구성될 예정
- 바이엘 소비자 건강 부문 직원들은 이미 이러한 새로운 구조를 맛보고 있으며, 관리자 없이 서로의 아이디어에 실질적으로 서명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음
- 한 교육 세션에서 기업 트레이너는 "일어서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라"고 지시하며 "여러분은 스스로 조직할 것"이라고 강조했음
앤더슨 CEO의 개혁안, 시간 벌기용인가 근본적 해결책인가
- 앤더슨 CEO의 계획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에게는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보임. 바이엘의 기업 가치는 9년 전 정점 대비 1/4 수준이고, 주가는 작년 대비 50% 이상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회사 분할을 요구하고 있음
- 바이엘은 약 375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이는 작년 매출 517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
- 게다가 2018년 몬산토 인수 이후 바이엘은 제초제 Roundup이 암을 유발한다는 수천 건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음
- 앤더슨 CEO조차 현재 회사의 상태를 그가 스케이트보드 타다 다리를 심하게 부러뜨린 것에 비유했음. 하지만 그는 "우리의 근본적인 혁신이 직원들을 해방시킬 것"이라며 2026년까지 연간 21억 5천만 달러의 조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함
중간 관리직 축소는 새로운 것이 아님
- 정확히 얼마나 많은 관리자가 해고되거나 강등될지는 불분명함. 바이엘은 포춘지에 정확한 수치를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 아니라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힘
-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제약 부문에서만 관리직의 40%가 감축 대상이 될 전망
- 앤더슨 CEO가 기업 위계 구조를 혁신하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 조치를 홍보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간 관리직을 축소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님
- 실제로 직원을 감독하는 비임원 관리자로 정의되는 중간 관리자는 작년 전체 감원의 거의 1/3을 차지했음
메타, 구글 등 다른 기업들의 중간 관리직 감축 사례
- 마크 저커버그가 2023년을 '효율성의 해'로 선언한 메타에서는 중간 관리자들이 그 대가를 치렀음.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한 후 저커버그는 내부 위계를 '평평하게' 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말했고, 영감의 원천으로 일론 머스크를 언급함
- 3만 명 이상의 관리자를 고용하고 있는 구글에서는 1만2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인텔에서는 관리자 급여가 삭감됨
- 기술 업계 외에도 씨티그룹과 페덱스의 감원은 관리자들에게 큰 타격을 줌
GN⁺의 의견
- 바이엘의 시도는 흥미롭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보임. 회사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과 소송 등의 문제를 고려할 때 단순히 관리 체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임
-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지만, 完全한 자율 관리 체제로의 전환은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책임 소재 문제, 장기 프로젝트 추진의 어려움 등이 우려됨
-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볼 때, 중간 관리직 축소가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님. 조직의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해서는 관리자의 역할도 여전히 중요함
- 앤더슨 CEO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 조직문화 혁신, 新사업 발굴, 전략적 제휴 등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해 보임. 동시에 직원들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임
- 제약산업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바이오텍 기업과의 협력,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진출 등이 주요 화두인 만큼, 바이엘도 이에 발맞춘 과감한 혁신과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