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nisław Lem의 1964년 소설 The Invincible는 “artificial life”라는 분야명이 1986년 Christopher Langton에 의해 정착되기 20여 년 전, 자율적이고 자기복제하는 기계에서 진화한 생명 형태를 상상함
- Regis III의 자동기계는 생물학적 방문자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 토착 생명체와 다른 자동기계들과 경쟁하며, 진화 과정에 따라 변형된 자기제작 능력을 가진 존재로 등장함
- 이 존재들은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더 작을수록 유리하고 지능보다 군집 행동이 진화적 우위를 갖는 경로를 만듦
- 현대 인공생명 연구의 군집 행동 시뮬레이션은 물고기·새·벌 같은 생물에서 개체가 가까운 몇몇 이웃과 간단한 규칙만으로 복잡한 집단 행동을 만든다는 점에서 Lem의 통찰과 맞닿아 있음
- 소설은 인간 생명의 고유성과 연대라는 가치가 Regis III의 “파리” 군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비를 통해, 지구에서 형성된 인간중심적 가정의 한계를 드러냄
The Invincible가 상상한 인공생명
- The Invincible는 지구와 통신이 끊긴 자매 우주선의 운명을 확인하기 위해 외딴 행성으로 향한 우주 순양함의 이야기임
- Regis III에 착륙한 항법사 Rohan과 승무원들은 자율적이고 자기복제하는 기계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 생명 형태를 발견함
- 이들은 “로봇 전쟁”의 생존자일 가능성이 있음
- 인간들은 지식의 한계에 도달했을 때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는지라는 문제와 마주함
- 소설은 인물들이 분석 가능한 범위 바로 바깥에 있는 설명 불가능하고 기이한 존재를 대면하게 만듦
인공생명 논쟁보다 앞선 Lem의 상상
- 과학소설은 우주여행, 위성, 원자폭탄, 텔레비전, 인터넷, 가상현실 등 20세기의 여러 기술을 예견한 전통을 갖고 있음
- The Invincible는 그중 또 다른 기술적·과학적 주제인 인공생명을 앞서 다룸
- 자기재생 인공 시스템에 대한 추측은 1940년대부터 있었음
- “artificial life”라는 과학 분야 명칭은 Christopher Langton이 1986년에 붙였음
- 이는 The Invincible의 폴란드어 원판 출간 연도인 1964년보다 20년 이상 뒤임
- 인공생명 분야의 중심 논쟁 중 하나는 진화 프로그램과 장치가 실제로 살아 있는지, 아니면 생명을 모사할 뿐인지임
- 강한 버전은 유전 알고리듬 같은 소프트웨어 과정이 생명 자체만큼 “자연적”이라고 봄
- 이 입장에서는 인공적인 것이 과정이 아니라 그 과정이 일어나는 매체임
- Robert Rosen 등은 지구의 탄소 기반 생명뿐 아니라 외계 행성계에서 가능한 life-as-it-could-be를 통해 “생명 자체”의 본질을 사유함
- 실리콘 기반 인공 생명 형태는 이런 이론적 사유에 통찰을 줄 가능성이 있음
Regis III의 자동기계가 택한 다른 진화 경로
- 소설 속 Dr. Lauda의 가설에 따르면 Lycran 계의 우주선이 수백만 년 전 Regis III에 착륙함
- 생물학적 방문자들은 죽었지만 자동기계는 살아남음
- 이후 자동기계와 행성 토착 생명체, 그리고 서로 다른 자동기계들 사이에 진화적 투쟁이 벌어짐
- 이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지구 생명체를 지배하는 “살아남고 번식하라”는 명령이 Regis III에서도 작동해야 함
- Lem은 자동기계가 진화 과정에 따른 변형을 포함해 스스로를 제조할 수 있다고 설정함
- John von Neumann은 비슷한 문제에서 호수 위에 떠 있는 금속 부품들이 자기조립하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Lem의 초점은 구체적 메커니즘을 채우는 데 있지 않음
- Lem의 관심은 Regis III에서 Homo sapiens가 지구에서 성공한 이유와 전혀 다른 이유로 진화 경쟁에서 승리한 인공 생명 형태를 상상하는 데 있음
- 결정적 차이는 에너지 획득 방식임
- Regis III의 자동기계는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태양광을 사용함
- 더 작은 인공 유기체일수록 필요한 에너지가 적음
- 진화 압력은 더 작은 형태를 향하고, 이들은 우수한 지능이 아니라 군집 지능으로 우위를 얻음
- “파리” 떼는 매우 강력한 전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음
-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행성의 진화적 승자이자 침입한 인간들에게 위협적인 힘이 됨
- 작품 제목 The Invincible은 우주선의 당당한 이름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위협하는 외계 자동기계 군집을 가리킬 수 있는 모호함을 가짐
현대 군집 연구와 맞닿은 통찰
- 현대 인공생명 연구는 인공 존재의 군집이 몇 가지 간단한 규칙만으로 복잡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Lem의 통찰을 뒷받침함
- 물고기, 새, 벌 등 생물의 군집 행동을 정확히 묘사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각 개체가 가까운 4~5개체에만 반응해도 충분하다는 점을 보임
- 이 규칙 집합은 몇 줄의 코드만 차지함
- 포식자를 피하는 물고기 떼에서는 포식자와 가장 가까운 물고기가 전체 방향을 이끎
- 가장 위험한 위치에 있는 개체가 가장 강하게 도망치려 하므로, 그 개체가 따르는 방향이 떼 전체의 움직임을 결정함
- 각 물고기의 행동은 단순하지만 집합적 결과는 상당히 복잡한 군집 지능을 만들어냄
- Lem은 이런 아이디어가 과학계에 널리 퍼지기 수십 년 전, 서로 다른 환경 제약이 생물학적 생명과 자동기계에서 완전히 다른 진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직관함
- 지구에서는 가장 지능적인 종인 인간이 대체로 가장 잘 살아남았지만, 그 지능에는 비용이 따름
- 긴 성숙 기간
- 개체마다 많은 자원 투자
- 짝 결합과 공동체 지원을 강조하는 사회화
- 개인적 성취에 대한 높은 가치
- 이런 특성은 우주적 보편 법칙이 아니며, 다른 행성의 역사는 전혀 다른 특성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음
인간 가치와 인간중심주의의 한계
- Captain Horpach와 First Officer Rohan의 장면은 인간과 자동기계 군집의 대비를 선명하게 드러냄
- Horpach는 실종된 네 명이 거의 확실히 사망했는지, 혹은 그중 일부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승무원을 큰 위험에 빠뜨릴지 결정하는 일을 Rohan에게 맡김
- 이 도박이 조금이라도 가치 있어 보이는 이유는 인간에 대한 몇 가지 전제에 기반함
- 인간 생명은 소중함
- 위험에 처하면 가능한 모든 구출 시도가 이뤄진다는 믿음이 승무원의 연대를 지탱함
- 모든 인간은 고유하며, 따라서 고유하게 가치 있음
- 이런 전제는 “파리” 군집에는 적용되지 않음
- 개별 자동기계는 거의 서로 동일함
- 각 개체는 쉽게 대체될 수 있어 소모 가능함
- 개체 자체가 아니라 군집만이 진화적 생존 가치를 가짐
- 인간과 “파리”의 대립은 서로 다른 생명 형태의 충돌인 동시에, 지구의 인간과 낯선 행성의 자동기계가 각기 다른 진화 경로에서 형성한 가치의 충돌임
- Lem은 Solaris에서처럼, 지구에서 태어난 가정이 근본적으로 다른 생명 형태와의 조우 앞에서 편협하게 드러날 수 있음을 보여줌
- 최고의 과학, 공학, 무기조차 더 넓은 우주적 관점에서는 인간이 완전히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을 드러낼 수 있음
- “파리”의 공격으로 승무원들이 유아 상태로 퇴행하는 장면은 이러한 깨달음의 은유로 읽힘
- Rohan은 행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한 인물임
- 그는 자신의 발로 지형을 횡단하고, 땀을 행성의 균열·계곡·언덕과 섞고, 그 대기를 폐로 들이마심
- 그가 “모든 곳의 모든 것이 우리 인간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릴 때, 이는 인간 윤리 체계와 지구 착취를 지배해 온 인간중심적 가정에 대한 도전으로 작동함
- The Invincible는 마주할 미래뿐 아니라 현재의 인간 상황에 대해서도 말할 것이 있는 과학소설로 남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