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보단 몇 발짝 하이레벨에 있는, 파이썬 위주의 하드웨어 제어 개발자입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바이브 코딩에 저항하는 게 뭔가 자랑스러웠고, 디버깅 세션을 세팅하기 곤란할 때 주욱 짠 코드를 지피티한테 붙여넣기하고 "여기서 내가 실수한 거 잡아줘" 한 게 그나마 양보해서 LLM을 많이 활용한 거였어요.
클로드를 세팅하고, 친절히 설명해줘가면서 같이 CLAUDE.md 작성하고, 한번 두번 활용하다 보니 어느새 얘한테 정말로 제가 의존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간단한 루프문에서도 break/continue문 실수하는 거 아닌가 신경쓸 필요가 사라지고, 말로 표현하는 게 귀찮으면 귀찮은대로 일단 주욱 짠담에 "오타 없나 봐 줘" 하면 되고, CLAUDE.md에 정리된 구조만 갖고도 얘가 알아서 금새 맥락을 찾아내고, 그러다 새로운 서브시스템을 구현하려니 '이건 오히려 의존할 맥락이 없으니 얘가 그냥 짜면 되겠는데?' 하게 되네요.
그러다 정말로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해요. 이렇게 머리 비우고 코딩하다가 현장에 갔을 때 ~내가 짠~ 얘가 짠 이 코드를 내가 못 알아먹으면 어떡하지? 하는 건 오히려 가벼운 걱정이고, 내가 정말로 바이브 코딩이란 물결에 뒤쳐진 게 맞는 것 같다는 조바심, 거기에 매뉴얼을 들여다보는 걸 재밌게 느끼는 사람이었는데, 매뉴얼을 볼 일이 사라지는 것도 그렇지만 매뉴얼을 통해 쌓아온 지식이 부정당하는 것만 같은 existential fear까지...
정말로, 지금 너무 무서워요..
임베디드는 아직 한두줄때문에 새벽2시까지 디버깅 합니다 .. ㅋㅋ 문서에 없는건 claude code도 모르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