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적절한 시기에 개밥 먹기' 였던 것 같아요.
그게 적용된 프로젝트들은...
- 사내에서 개발하다가 답답해서 만든 사내 개발툴의 기능 실증용 프로그램은 2주만에 나왔고. 그걸 써보면서 개발했고, 만족스러워서 그 개발툴에서 확장하고, 개밥먹고, 공개하고.. 를 반복한 1년째인 지금은 엄청 괜찮게 쓰고 있어요.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괜찮을 것 같은 점을 대충 만들고. 그걸 써본 다음, 괜찮으면 마지막에 다듬었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네요.
- 제 일정의 대부분이 뻔한 것 같아서( 출근 => 개발 => 퇴근 => 개발/게임/글쓰기 => 잠 ) 자동 뽀모도로 타이머를 만들어봤는데요. 이 친구도 2주간 만든 다음 2주동안 써봤어요. 하지만 시장에 있는 것들에 비해서 큰 메리트를 못 느꼈고. 그래서 버렸어요.
- cron for notion이라는 '스캐쥴마다 자동 노션 문서 생성기'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는데요. 이 친구의 거대한 목표는 Web 프론트엔드로 스캐쥴을 짜서 Backend로 스캐쥴을 보내고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로직을 거쳐 문서를 생성할 수 있는 REST API가 있는 많은 플렛폼을 지원하는 계획입니다만... 지금은 CLI 명령줄로 JSON을 보내면 예쁘게 문서를 찍어주는 귀여운 프로그램이에요. 이 친구도 쉬는 시간에 2주동안 만들었고. 이름과 달리 YouTrack도 지원하고, cron이 아니라 CLI 콜을 해줘야 하지만. 엄청 쓸만하다는 걸 깨달았죠.
그게 적용되지 않은 프로젝트들은...
- 고등학교 때는 거대한 오픈월드 MMORPG를 만들고 싶었고... 8주간 벌판을 뛰어다니는 캐릭터와 놀다가 접었어요.
- 물리엔진을 이용해서 대난투 + 슈팅 게임을 만들었었는데요. 개발 완료와 동시에 제출을 해야했고. 훨씬 재미있을 수 있는 게임을 그냥 그런 게임으로 바꿔버렸죠.
- 고등학교 때의 저는 모바일에서 터치스크린 제스쳐로 RPG를 할수 있으면 굉장히 멋질 줄 알았어요. 적어도 제 기획서 안에서는 멋졌는데, 6개월 후에 그걸 지원한 게임을 해본 다음에 알았죠 : 아. 구리구나! 6개월 동안 저는 제스쳐 인식만 짰었고, 그래서 그 공모전에서 떨어졌어요.
- 기타 이름을 짓지도 못한체 죽어버린 수많은 프로젝트들
여러분은 만족스러운 사이드 프로젝트들의 개발 경험중 공통점이 어떤 게 있으셨나요 'ㅁ '?
말씀하신 개밥먹기랑 비슷한데요,
제가 CD 모으던 시절에 MP3에 앨범 정보 태깅해주는 도구를 만들어서 배포도 하고 오래썼는데, 스트리밍으로 넘어오면서 CD를 안사니 요즘은 안쓰게 되었습니다. 근데 아직도 이 도구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원어데이 류 사이트가 많아졌을때 묶어서 보여주던 지름도우미도 제 필요에 의해서 만든거라 쓸만한 물품들이 줄어들고 사이트가 줄어들면서 안쓰게 되었고요.
중요한건 "내 필요에 의해서 만들었지만, 남들도 쓸만한 도구들"이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지름도우미는 어필리에이트 덕분에 약간의 수익이 나기도 했는데, 사이드 프로젝트 들도 그냥 광고 붙이는 것 말고 다양한 수익모델을 시도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더 오래 운영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