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P by ffdd270 2021-09-14 | favorite | 댓글 12개

저는 프로그래밍을 하거나, 노래를 듣거나, 샤워를 하다보면 끌리는 걸 운 좋게 찾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끔 그건 프로그램이기도, 아니면 프로젝트이기도 한데요. 요즘 여러분들이 끌리고 계시는 건 무엇인가요?

저는...

- Godot 엔진에 끌리고 있습니다. https://godotengine.org/ 오픈 소스라서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데, 엔진 크기도 컴팩트해서 주말에 한번 만져보려고요! 'ㅁ '

- Golang에 끌리고 있습니다. 이걸로 서버를 짜고 싶어졌어요!

- 요즘 헤드폰에도 끌립니다. 젠하이저 660S를 샀어요!

- 재미있는 SRPG에 끌립니다.

- 게임을 만드는 직업을 가지겠다는 생각 이후부터, 계속 게임 만드는 거에 끌립니다. 'ㅁ '

- 소설 쓰는 게 완전 끌립니다. 7달동안 쓰고 있었는데, 요즘은 쓰는 게 점점 더 즐거워 지네요.

- Rust 는 일단 배워뒀는데 영 손에 익지가 않네요.
- 작년 초에 뜬금없이 식물에 관심 생겨서 라즈베리파이 가져다가 스마트팜 자동화하려고 했다가 냅두고 있었는데 다시 식물에 관심이 가는중입니다. 라즈베리파이에 Rust 올려서 스마트팜 자동화 해보면 오랫동안 이것저것 쪼물딱거릴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여기 계신분들 모두 대단하네요!
Golang에, 고도엔진에, 소설에, 워해머에.. 모두 엄청나고 방대한 스펙트럼의 취향들을 가지고 계시군요.
저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네요^^

- 요즘 이동하면서 파인만의 컴퓨터 강의 책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보는 컴퓨터 강의인데, 양자 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가역 계산이나 계산과정에서의 엔트로피, 소요되는 물리적 에너지 같은 것들도 다뤄서 흥미롭습니다.

- 올해 내로 새 앨범 하나를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얼추 곡은 추려졌는데도 성에 안차 미루고 있었는데... 이젠 마지노선을 정하고 타이트하게 작업하려구요

왠지 달달한 글이로군요.
- ask 랑 show 글과 댓글들에 끌립니다 👉👈
- 벡터 이미지 그리기에 끌립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울까 싶은데 시동 거는 건 아직입니다.
-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일에 끌려요. 고기를 좋아하지만 다큐 우리의 지구를 보고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고기를 안쓰고도 맛있게 요리될 때 조금 뿌듯해요. 하지만... 플라스틱은 줄이고 싶으면서도 자꾸 편의성에 끌리네요 ㅠㅠ

그런데 와.. 소설 7달 쓰신거면 생각해두신 줄거리의 어느정도를 작성하신건가요? 쓰시는 툴이나 버전 관리법, 들이는 시간, 발행 계획 (독립출판, 소설플랫폼 등) 등 전해주실 팁이 있으시다면 궁금합니다.

- 소설의 큰 줄거리는 '판타지 세상에서 잘나갔던 시절을 기념하며 적는 회고록' 이었고, 이 소재르 한 4년 전부터 망상만 해오다가, 이번년도 초부터 적고 있습니다. 저 모티브 하나로 여러가지 바레에이션을 칠 수 있었고, 4년 전부터 생각한 만큼 이야기를 엄청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

- 버전 관리법은...

- 제가 소설을 몇 번 써보고 자연스럽게 접게 된 적이 몇번 있었는데요. 대부분 완성까지 너무나도 먼 길이라서 지쳐 나가 떨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적기 시작했는데요.

- 2주마다 1화, 약 2만자에서 3만자정도를 목표로 적고 있습니다. 첫째주 3일간은 DRAFT, 대충 이번화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걸 아웃라이너겸 초안으로 적습니다. 굵직굵직한 사건과 인상깊어야만 하는 장면만 자세하게 적고, 대화문은 그냥 '어떤 내용이 스쳐갔어' 라고만 적어요.

- 나머지 4일은 그걸 기반으로 글을 적습니다. '어떤 내용'을 등장인물간의 대사로 풀어적고, 인상깊은 내용이 좀 더 인상깊도록 연출도 신경쓰고, 어디라고만 적혀있던 곳을 좀 더 살아있도록 느낄 수 있도록 살을 붙여요.

- 그리고 2주차부터는 3일간 리뷰를 합니다.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내용부터, '등장인물가 집에 나갔다' 같은 단순 오타들을 잡습니다. 4일간 글을 적을 때는 아예 틀린 내용을 적는 게 아닌 이상 고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기에 이 때 그런 것들을 찾아요.

- 그리고 하루동안 문서를 PDF로 Export 하고, 이번 화를 쓰면서 신경썼던 부분에 대한 코멘터리 문서를 작성합니다. 뭐, 어떤 등장인물이 이렇게 행동할 때 이런 느낌으로 적었다.. 같은 것들요.

- 그 다음, 제 글을 매번 봐주시는 지인 분이 있어요. 그 분에게 코멘터리와 PDF를 넘겨드립니다. 그리고 그 분이 읽으시는 동안 저는 잠시 쉬면서 프로그래밍을 조금 더 하거나, 심심풀이 단편 글을 적거나, 아이디어를 생각합니다.

- 그리고 다음주차가 되면 다시 위 단계의 처음으로 돌아가고요, 지인분이 글을 다 읽으신 다음 피드백을 해주시면 감사히 그걸 문서로 남기고. 슬슬 제가 썼던 내용을 까먹을 시점이라 다시 제가 쓴 글을 보는 걸로 1화가 완성됩니다.

- 들이는 시간은...

- 대충 하루에 2시간에서 1시간내지로 들입니다. 가끔은 몰아쓰고, 가끔은 저 일정 중 일부가 예상대로 안 흐를 때도 있지만. 2주마다 1화를 내는 건 꼭 지킵니다. 뭔가 더 적고 싶으면 다음 주차에 적습니다. 작업 중인 작업에는 목표를 늘리지 않고, 주기적으로 작업을 끊어서 회고하는 게 7달동안 꾸준히 쓸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 발행 계획은 ...

- 당장은 그냥 취미 생활이라서 분재를 기르는 마음으로 적고 있습니다. 제가 취향이 마이너해서, '마법이 있어도 교통부장관도 있지 않을까? 모험가들이 가정을 꾸릴텐데. 초등학생들을 학교에 어떻게 보내지? 비공정? 마차? 기차?' 라는 소재를 좋아하고. '웨스트윙(미국 정치드라마) 완전 재미있는데 이거 판타지판으로 만들면..' 라는 소재도 좋아하고. '몬티 파이썬!' 도 엄청 좋아해서. 그냥 제가 쓰면서 낄낄 대면서 쓸 수 있는 글을 적고 있거든요. 그래서 당장은 없습니다.

- 그리고 초반에 썼던 글과 지금쓰는 글의 퀄리티라던가, 느낌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서 ( 나레이터가 반말에서 존댓말로, 그리고 구어체로 바뀌었습니다 =ㅁ = ) 아마 출판을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심심하면 초반부부터 깨작개작 적고 있는데, 언제 완성될 지는 모르겠네요.

- 사용하는 툴은...

- 저는 Obisidian을 쓰는데요. 스크린브너도 써봤고, Bear도 써봤고,Roam도 써봤고, Notion도 써봤는데. 제가 글을 쓰는 도구로 중요하게 여겼던 점은 1. 빠를 것., 2. 참고를 위해 문서간 연결이 될 것, 3. 어디서든 열어서 볼 수 있을 것. 이었습니다.

- 스크린브너는 멋진 기능이 많지만, 철저한 근거 위에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즉흥적이고 사례들로 글을 쓰는 제 성격상 불필요한 기능들이 많았고. 또한 어디서든 열어서 볼 수는 없었습니다.

- Bear는 애플외에는 안 되더라고요. 제가 IT 기기를 좋아해서 노트북이 여러대에 데스크톱도 있고 모바일 디바이스도 여러개에 안드로이드 / IOS도 둘 다 쓰고 있는데. 생각날 때마다 보고 싶을 때 Bear는 그걸 막아주는 바리게이트를 쳤습니다.(...)

- Roam은 최근까지도 썼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만자쯤 되면 엔터를 한번 쳐서 새로운 Bullet List를 만들 때마다 엄청 버벅였습니다. 그리고 데이터가 로컬이 아니라 Remote only였고, 그래서 PDF로 뽑는 게 꽤 귀찮았습니다. 로컬에 있으면 바로 Export 할 수도 있는데. Remote다 보니까 매번 뽑고, 이거 관리하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 Notion도 글을 많이 쓰면 쓸 수록 느리고, 저는 Notion이 개인 데이터베이스/일정 관리 용도로 이미 정착이 되어있어서 뭔가 글을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Notion이 연결형 페이지를 만든 것도 얼마 되지 않았고. 지금도 썩 괜찮게 작동하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 Obsidian은 빠르고, 참조를 위해 문서간 연결도 가능하며 빠르게 작동하고, Sync 플러그인이 월정액이긴 하지만 Roam보다 훨씬 싸서 모든 디바이스에서 안정적으로 글을 적거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Roam과 다르게 강제 아웃라이너가 아니라 가끔은 아웃라이너, 가끔은 소설과 같이 문단들로 이뤄진 글도 쓸 수 있었던 점은 예키지 않은 보너스였고요.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취미활동 하시는것 너무 멋져요!

우와..... 정성 댓글 고맙습니다!
2주 단위로 글 쓰시는 것도 그렇고, 더 쓰고 싶을 때 멈춘다던가, 고치지 않는단 원칙들이 흥미로워요.
출판 계획이 없으면 대중이 읽고 싶은 글보단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써서 글 쓰는 과정이 보다 자유로울 것 같아요.
obsidian 언급하시는 것 몇번 봤는데 소설도 이걸로 쓰시는군요. 선택하신 이유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달리고 있는데 목적지가 도망치면 체감이 그리 좋지 않더라고여 ㅋㅋㅋㅋ 그리고 소중한 나의 분재를 깎는듯한 느낌으로 쓰니까, 조회수가 어떻던 추천수가 어떻던 별 신경을 쓰지 않게되는 선효과가 있습니다. 전업으로 쓰면 굶어죽겠지만, 당장 취미로 쓰는 것에 제 만족을 넘어선 뭔가를 더 바라고 싶진 않아요. 저는 제 이야기를 더 즐기고 싶거든요.

도움이 되셨으면 영광입니다 (__ )/

- 요즘 개발 언어로는 Rust 가 가장 끌립니다. 근데 이 언어로 뭘 만들지 고민이어서, 끌리기만 한다는 게 문제에요.

- 최근에 가장 끌렸던 Obsidian 으로 노트 도구를 변경했습니다. Daily 플러그인 깔아서 매일 뭐했는지 기록을 남겨보는데 재미나요. iCloud 싱크로 윈/맥/아이폰 모두 싱크 되는 것도 장점

- Tesla 차를 뽑아서 TeslaMate도 설치해보고 이것 저것 꾸며보고 있습니다. 자잘한 것들 쇼핑하는 걸 좋아하는데, 당췌 편의 장치 아무 것도 없는 테슬라가 오히려 취향에 맞네요 ㅡ.ㅡ;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탈수록 끌리는 차에요.

- 가장 끌리는 취미는 보드게임 피겨 아크릴 도색 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혼자 놀기 취미인 듯 해요. 유튜브에서 도색 영상을 보고 계속 배우고 있어요. 코로나가 끝나면 보드게임 돌릴 날을 기약하며 도 닦는 기분이에요.

- 두번째 끌리는 취미는 피아노 인데요. Simply Piano 앱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앱 정말 훌륭해요.

- 저도 Rust가 끌리긴 하지만 어디에 쓸지 깜깜하더라고요(...)

- Obisidan은 저도 쓰고 있습니다. 데일리 플러그인이 정말 잘만들 것 같아요. 시각적으로 내가 뭘했는지 트레킹이 되고, 게다가 Plain text 기반이라서 그냥 텍스트로도 볼 수 있고요. 저는 Sync 플러그인을 사서 쓰고 있습니다. Roam보다 싼데 Roam보다 좋아요. 버전 히스토리가 무제한 지원이라서...

- 최근에 카탄 3D를 샀는데 도색 퀄이 너무 좋아서, 단색 피규어들에 색칠을 할까.. 잘 할 수 있을까...라며 고민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추석때 친구들이랑 카탄 3D를 하기로 했어요 'ㅁ '/

요즘 물감이 좋아져서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함 시도해보세요!
https://orctown-store.com/category/paint-sets/100/ 요런 기본세트로 트라이 해보시는 것도 좋아요.

이번 테포마 빅박스의 3D 타일들은 Nuln Oil 만 좀 발라줘도 확 좋아질거 같아서, 저도 해보려구요.

헉. 빅박스 예판 성공하셨군여. 저는 이번 잔여분 노려봤는데 패배했습니다 OTL.

오오.. 제 사이드 보드게임의 미니어처를 한땀한땀 색칠해봐야겠네요 'ㅁ '! 새로운 끌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