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P by ffdd270 2020-12-08 | favorite | 댓글 2개

옛날 MS-DOS 시절, 기본 메모리 640k와 그 중에서도 256k는 시스템에 할당해줘야 하여 얼마 있지도 않는 메모리를 쥐어 짜가며 맞춤법 검사기를 작성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지 설명하다가. 글 마지막에는 오늘날에 맞춤법 검사기를 만드는 건 Python 튜토리얼의 첫 단계 정도의 연습용밖에 안 될 거라는 글입니다.

조금 충격적인 건 이 글이 작성된 시기는 2008년인데, 12년 전 글이네요 블로그 부제가 글쓴이의 생각을 가장 잘 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21세기의 프로그래밍 : 기술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게임 엔진 블랙 북: 울펜슈타인 3D]라는 책을 봤는데, 2장 전체가 당시 하드웨어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쓰였더군요. 2장의 요약 문단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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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게임 프로그래밍을 어렵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 정말 악몽과도 같았다. CPU는 잘못된 일을 하는 데에 능숙했고, 최고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더블 버퍼링이나 정사각형 픽셀을 허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메모리 모델은 개별 16비트 레지스터 2개로 구성된 주소로 표준 1MiB만 허용했으며 near/far 포인터는 표준 C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본 사운드 시스템은 사각파만 생성할 수 있었으며 사운드 카드를 설치한 사용자는 세 가지 주요 브랜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 모든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팀은 야수를 길들이고 게임 애호가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모였다. 이 중 한 팀이 그들 스스로를 이드 소프트웨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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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책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