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 by GN⁺ 9시간전 | ★ favorite | 댓글 2개
  • 엔지니어의 적당한 냉소주의(cynical) 는 대기업의 작동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게 해주고, 역설적으로 과도한 냉소에 빠지는 것을 막아줌
  • 엔지니어가 나쁜 코드를 작성하는 이유에 대한 현실적인 냉소적 설명이 없으면, 의도적 사기 저하나 반노동 전략 같은 과도한 음모론으로 치우칠 위험이 있음
  • 소위 “이상주의적” 관점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부패하고 이기적인 구조로 보며, 긍정적 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냉소적임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론에서는 이상주의적 글이 과잉 대표되어 있고, 대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은 상대적으로 부족함
  • 2010년대에 형성된 대기업에 대한 사실과 어긋난 인식 모델을 내면화한 세대가 2020년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확한 작동 모델을 이해해야 자신의 이상주의적 목표도 더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

냉소주의자라는 비판에 대한 입장

이상주의적 관점이 생각보다 냉소적인 이유

  • 교조적 "이상주의자" 관점에 따르면:
    후기자본주의 지옥에서 대기업은 권력만 원하는 도둑 귀족들이 운영하며,
    순종적인 엔지니어 드론들이 빠르게 나쁜 코드를 찍어내 주가를 부풀리고,
    최종 사용자는 더 나쁜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에 시달림
  • 이 관점은 동료와 상사를 냉소적으로 보는 것
    • 실제로 대기업 경영진은 사용자에게 좋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싶어 함
  • 이 관점은 개인 엔지니어가 어떤 타협도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에서만 이상적으로 보임
    • 이 관점에 따르면 회사가 압박하더라도 형편없는 소프트웨어를 작성해서는 안 되며, 회사가 아무리 타협하고 결과물만 내놓으라고 강요해도, 도덕적으로 단호하게 거부해야 할 의무가 있음
    • 이름 없는 개인이 사용자도 알지 못하는 선을 지킨다는 서사는 영웅적 자기 인식을 강화함
  •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부패하고 이기적인 구조로 규정하고,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믿는 인식에서 출발함
  • 이 태도는 이상주의라기보다, 변화 가능성을 포기한 형태의 냉소주의에 가깝다고 봄

냉소적 관점이 생각보다 이상주의적인 이유

  • "정치적 게임의 도구"와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 사이에 뚜렷한 구분이 없음
  • 실제로 거의 모든 의미 있는 문제는 정치적 게임을 통해 해결됨
  •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매우 적으며, 대규모 제품 변경(예: GitHub의 1억 5천만 사용자가 마크다운에서 LaTeX 사용 가능하게 하기)은 많은 사람과 조정해야 하므로 정치에 관여해야 함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대기업에서 방향을 설정하지 않지만, 회사 방향을 구체적 기술 변경으로 번역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가짐
  • 대기업은 수억 또는 수십억 사용자에게 서비스하며, 작은 변경이 총체적으로 막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지저분한 정치적 과정에 참여하기로 선택하는 것은 이상주의적 행동
  • 대기업 엔지니어의 위치는 공공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과 유사: 정부 정책의 큰 방향은 설정하지 못하지만 선을 행할 수 있기를 이상주의적으로 희망함

예방 접종으로서의 냉소주의

  • 건강한 양의 냉소주의는 과도한 냉소주의에 대한 예방 접종 역할
  • 대기업에서 엔지니어가 나쁜 코드를 작성하는 이유에 대한 약간 냉소적인 설명이 없으면, 엔지니어들이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한 반노동 전략으로 의도적으로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과도한 냉소적 설명을 채택할 위험
    • 기업들은 이런 종류의 음모에 관여하도록 설정되어 있지 않음
  • 대기업이 비효율적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한 약간 냉소적인 설명이 없으면, 대기업이 무능한 패배자들로 가득하다는 과도한 냉소적 설명을 채택할 위험
    • 실제로 기업들은 강한 엔지니어와 약한 엔지니어의 정상적인 혼합을 가지고 있음

최종 생각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관한 글들은 이상주의적 글이 지나치게 많음
    • 좋은 코드를 가치 있게 여겨야 하고, 동료에게 친절해야 하고,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에서 일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책이나 블로그 포스트는 이미 넘쳐남
    • 그러나, 대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확히 설명하는 글은 부족함
  • 냉소적 글이 사람을 슬프게 하거나 쓴 냉소주의자로 만들어 해로울 수 있지만, 이상주의적 글도 해를 끼칠 수 있음
  • 2010년대에 배출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세대는 대기업 작동 방식에 대해 사실과 다른 모델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이 2020년대에 들면서 사실상 파쇄기에 갈려 들어가고 있음
  • 그들이 이러한 기업의 작동 방식에 대한 올바른 모델을 내면화했다면,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상주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더 유리했을 것

Hacker News 댓글에 대한 추가 답변

  • 일부 댓글: 고용주가 비윤리적 활동에 관여할 때 "내가 하는 일은 사실 좋다"고 말하는 것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
  • 일부 댓글: C레벨 임원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싶어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 성공을 위해 이를 희생하지 않는다는 점 지적
    • 동의하지만 항상 제로섬이 아님, 좋은 소프트웨어가 소프트웨어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줌
  • 일부 댓글: High-Tech Employee Antitrust Litigation(고급 기술 직원 반독점 소송)을 대기업이 직원에 대한 음모에 관여한다는 예로 링크
    • 회사들은 급여에 대해 담합하도록 구조적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직원을 의도적으로 슬프게 만들도록 설정되어 있지 않음
    • 그런 종류의 세밀한 문화 통제가 없으며, 통제할 수 있는 한에서는 직원들이 더 적은 돈에 일하고 떠나지 않도록 행복하게 만들려고 노력함

냉소가 필요한 것 은 맞습니다.
코드리뷰와 같은 해당 영역은 이제 점점 AI로 역할을 옮겨줘야 하지 않을까요.
냉소에 적합한 인재니까요.

Hacker News 의견들
  • 나는 냉소주의, 이상주의, 낙관주의 같은 감정적 프레임이 개념적 통찰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함
    감정이 아니라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게 낫다고 봄
    대기업은 서로 다른 인센티브를 가진 사람들의 집합체이므로, 어떤 일은 구조적으로 수행할 수 없음
    하지만 인센티브가 일치할 때는, 다른 기업이나 정부가 반대하더라도 놀라울 만큼 빠르게 일이 진행됨
    결국 조직은 이해 가능한 현상으로 보고, 그 작동 원리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함
    다만 인간 집단의 복잡한 시스템을 조작하는 방법은 아직 미해결 문제이며, 만약 누군가 반복 가능한 해법을 찾았다면 투자자들이 이미 강제했을 것임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기업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관료적 비효율로 기울어짐

    • 용어 사용이 잘못된 것 같음. 저자는 냉소주의를 현실주의와 혼동하고 있음
      냉소주의는 본질적으로 부정적 성향이고, 사회 구조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음
      현실주의는 중립적임.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태도는 ‘파레시아(parrhesia)’ , 즉 솔직하면서도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 정직함임
      뉴턴의 말처럼 “요점을 말하되 적을 만들지 않는 기술”이 중요함
    • 저자가 말하는 냉소주의는 사실 확률적 사고방식의 약칭에 가까움
    • 기업을 인간처럼 분석하는 건 범주 오류라고 생각함
      기업은 감정이나 신념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분산된 최적화 시스템
      각 구성원은 지역적 인센티브와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움직이고, 그 결과 전체적으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부분적으로는 합리적인 행동을 함
      이런 구조 때문에 기업은 개인으로 치면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보이기도 함 — 공감 결여는 도덕적 실패가 아니라, 지표·목표·법적 책임 같은 추상화된 의사결정 구조의 부산물임
      조직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오직 인센티브의 기울기가 바뀔 때만 반응함
      따라서 냉소와 낙관의 문제는 기분이 아니라, 조직을 의도적 행위자로 볼지 맹목적 선택 과정으로 볼지의 차이임
      후자의 관점을 취하면, 많은 ‘비효율’이 사실 시스템이 설계된 대로 작동하는 것임을 알게 됨
      문제는 기업이 잘못된 목표를 너무 잘 최적화한다는 점임
    • 감정을 배제한 모델링은 불완전함
      감정은 사고에 영향을 주므로, 이를 인식하고 모델에 포함해야 함
      마치 카메라 렌즈의 왜곡을 보정하듯, 자신의 인지 렌즈를 모델링해야 함
  • 나는 C-레벨 임원들이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음
    그들이 신경 쓰는 건 주주 가치, 중간관리자는 승진과 권력 확장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은 정치가 아니라 단순한 협력 행위임
    정치란 쓸모없는 보고서 작성, 공로 가로채기, 동료를 희생양 삼기 같은 조직 내 권력 게임을 의미함

    • 큰 일을 하려면 합의와 인센티브 정렬이 필요하고, 이는 관계 구축과 신뢰 형성을 포함함
      이런 과정도 넓은 의미의 정치에 속한다고 생각함
    • “좋은 소프트웨어”라는 말은 너무 모호해서 의미가 없음
      내가 생각하는 ‘좋음’과 경영진의 ‘좋음’은 전혀 다름
    • 정치란 조직 내에서 관계 자본을 쌓고 활용하는 기술
      일부는 이를 조작적 행위로 보지만, 사실 관계 구축 능력의 문제임
    • 주주 가치가 명시적 목표이며, 이는 모든 행동을 제약함
    •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은 정치의 핵심 요소임
      인간이 모이면 권력과 명예가 얽히기 마련이고, 이를 피할 수 없음
      결국 정치적 감각이 있어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
  • Sean의 글에 전적으로 동의함
    나도 직장에서 극단적 냉소주의를 시도했지만, 약간의 이상주의가 더 나은 결과를 줌
    다만 사회를 바꾸는 방법에선 의견이 다름
    직원으로 남는다면 그의 조언이 맞지만, 굳이 직원일 필요는 없음
    나는 컨설턴트로 독립한 뒤 훨씬 자유로워졌음
    이제는 CTO나 CEO처럼 자율성이 있는 역할이 아니라면 다시 정규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음

    • 냉소가는 똑똑해 보이지만, 낙관주의자가 결국 승리함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이루려면 약간의 순진함이 필요함
  • 나는 영국인이라 기본적으로 냉소적임
    미국 엔지니어들이 회사에 반복적으로 착취당하면서도 여전히 체계에 믿음을 두는 게 이해되지 않음
    진짜 냉소가 되려면,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의 동기와 의도를 파악해야 함

    • 그래도 미국 엔지니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으며, 모두가 그 자리를 원함
  • 기업이 직원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건 과한 해석임
    Meta와 Amazon은 일정 수준의 이직률 유지를 정책적으로 선호했음
    미베스팅된 스톡을 두고 떠나는 직원이 많을수록 회사엔 이익이었음

    • 하지만 일부는 고성과 환경에서의 경쟁과 교체를 선호함
      더 뛰어난 동료와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함
  • 이건 단순한 합리화 기제로 보임
    C-레벨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중간관리자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있음
    이런 구조가 생기면 조직의 피드백 루프가 끊기고, 회사는 독성 구조로 변함
    그때는 어떤 ‘건강한 냉소’도 도움이 되지 않음

  • 나는 딜레마를 이해하지 못하겠음
    엔지니어로서 내 역할은 매니저의 삶을 편하게 만드는 것
    조직의 가치가 내 가치와 어긋나면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됨
    그게 전부임

    • 개인비서가 아닌 이상, 당신의 일은 단순히 매니저를 돕는 게 아님
      오히려 매니저가 팀의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게 역할임
    • 맞음, 회사는 원래 그런 계약 구조임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비영리단체로 가야 함
    • 하지만 이런 태도는 위험함
      “명령받은 대로 수용소를 짓겠다”는 식의 도덕적 무감각으로 이어질 수 있음
  • 기술이 성숙하면 정치와 관리가 지배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임
    초기엔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일했지만, 산업이 성숙하면 관리가 개입함
    다리, 전력, 라디오 등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됨
    소프트웨어도 이미 그 단계에 들어섰음
    기술사를 보면 이런 순환이 계속 나타남

  • 나는 냉소주의가 왜 생기는지 궁금했음
    이는 부정적 경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결과
    젊을 땐 이상주의적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이며 냉소적으로 변함
    그러나 젊은 세대가 지나치게 냉소적이면 비극임
    사람을 설득하려면 공감과 진심 어린 대화가 필요함
    정치놀음이 아니라, 공통점을 찾고 존중하는 노력이 중요함

    • 젊은 세대의 냉소는 “최악을 대비하고 최선을 희망하라”는 격언의 실천형임
      희망만으로는 의사결정의 기반이 되기 어려움
  • 저자는 착한 사람 같지만, 대기업의 현실을 너무 순진하게 본다고 생각함
    그는 High-Tech Employee Antitrust Litigation에 언급된 기업에서 일하며, 감시·독점·군사 프로젝트에 연루된 조직의 일부임
    그가 높은 연봉을 받는 건 선택의 결과이며, 그 대가로 도덕적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음
    부패한 시스템 안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하는 건 돈이 되지만, 잘 사는 삶과는 별개임

    • 나도 기술 업계에 있지만, 지나친 자기합리화로 보임
    • 그는 GitHub에서 일하는데, 그렇게까지 비난할 일은 아닌 듯함
    • 나는 도덕적으로 납득 가능한 회사에서 일하며 절반의 연봉을 받았지만 만족함
      이런 선택을 하면 업계에서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괜찮음
    • 모든 개발자가 회사의 도덕적 결함에 전적으로 책임질 필요는 없음
      큰 조직 안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만들 수 있음
      미국에 사는 것 자체도 비슷한 딜레마임 — 완벽히 도덕적이지 않아도 현실적 이유로 남는 것처럼
    • 기업 간 인재 유출 방지 합의는 분명 담합 행위였지만, ‘직원 탄압’으로만 보는 건 과함
      이는 단순히 이익 극대화 구조의 결과이며, 반독점 소송이 이를 바로잡았음
      GitHub이 군사행동에 연루됐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