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 by GN⁺ 12일전 | ★ favorite | 댓글 1개
  • 읽기와 먹기 속도를 줄이는 실험을 통해, 느린 속도가 오히려 더 깊은 몰입과 만족을 가져온다는 경험을 다룸
  • 『반지의 제왕』을 입으로 소리 내어 천천히 읽으며, 각 문장에 세 배의 주의를 기울였을 때 이야기의 의미와 감정이 더 풍부하게 전달됨
  • 같은 원리가 식사 속도에도 적용되어, 천천히 먹을수록 적은 양으로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
  • 현대 생활의 ‘기본 소비 속도’가 지나치게 높아, 책·음식·정보의 진정한 가치를 놓치고 있음
  • 속도를 줄이면 소비의 질과 만족도가 높아지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경험이 그 안에서 드러남

느린 읽기의 발견

  • 『반지의 제왕』을 두 달간 읽으며, 소리 내어 천천히 읽는 방식이 몰입도를 높임
    • 입으로 읽는 속도는 눈으로 읽는 속도보다 느려, 세부를 놓치지 않게 함
    • 각 문장에 세 배의 시간과 주의를 들이자 중간계의 풍경과 감정이 더 생생하게 느껴짐
  • 속도를 늦추면 이야기의 ‘스토리성’과 문학적 즐거움이 세 배로 증가
    • 문장마다 잠시 멈추면 이미지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퍼짐
    • 빠르게 읽으려는 충동을 억제할수록 독서 경험이 더 깊어짐

먹기와 읽기의 공통점

  • 식사 속도를 절반 이하로 줄이면, 적은 양으로도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음
    • 각 한입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좋은 것’이 더 많이 전달됨
  • 빠르게 먹거나 읽으면 오히려 즐거움을 덜 느끼게 됨
    • 천천히 하면 의미나 맛이 자동으로 드러나며, 별도의 노력 없이도 만족감이 커짐
  • 이는 진공청소기 비유로 설명됨
    •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먼지를 놓치지만, 천천히 움직이면 깊숙한 곳의 먼지까지 빨아들임

기본 설정을 의심하라

  • 현대인의 기본 소비 속도가 지나치게 높아, 읽기·먹기·학습의 보상을 줄이고 있음
    • 무한한 콘텐츠와 음식 공급이 조급함과 불완전한 만족을 유발
  • 마음은 초콜릿 공장 컨베이어벨트처럼 과도한 입력을 처리하느라 바쁨
    • 의미와 감사를 느끼는 감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
  • 속도를 줄이면 책·정보·음식의 진짜 가치가 드러남
    • “적게, 천천히”라는 진부한 말조차 너무 빨리 소비되어 의미를 잃은 상태

속도가 취향을 바꾼다

  • 소비 속도를 늦추면 우리가 원하는 대상 자체가 달라짐
    • 천천히 읽으면 가벼운 기사나 AI 생성물의 공허함이 드러남
    • 반대로 고전 문학이나 정성스러운 글은 느린 속도에서 의미가 피어남
  • 음식도 마찬가지로, 정크푸드의 인공적 맛은 느리게 먹을수록 불쾌하게 느껴지고
    • 수제 음식이나 정성 있는 요리는 더 깊은 풍미를 드러냄
  • 대량생산 문화는 빠른 소비를 전제로 하며, 표면적 자극만 제공
    • 그 결과 문화 전반이 얕은 만족 중심으로 이동

느림의 실험 제안

  • 읽기·먹기·정보 소비 속도를 평소의 1/3 수준으로 줄여보는 실험 제안
    • 처음엔 어색하지만, 보상과 만족이 더 크게 돌아옴
  • 느린 속도는 도덕적 문제와 무관하며, 단지 더 많은 즐거움과 의미를 회복하는 방법
  • 우편함 확인이나 쇼핑 목록 작성 같은 사소한 일조차 천천히 하면 만족감이 증가
  • 결론적으로, 거의 모든 활동이 더 많은 시간과 의도를 들일 때 더 충만해짐
Hacker News 의견들
  • 아버지는 늘 바쁜 건설업자였음. 어느 여름, 일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호숫가에서 일주일간 보트 캠핑을 했음. 그런데 캠프 자리가 물에 잠겨 있었고,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삽을 들고 배수로와 둑을 만들기 시작했음. 한참 후 땀에 흠뻑 젖은 채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며 멈췄고, 결국 삽을 내려놓고 남은 일주일을 낚시, 수상스키, 일광욕으로 보냈음. 그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했는데, 나도 가끔 그걸 본받으려 노력함
    • 신혼여행 때 우리 부부도 비슷한 경험을 했음. 몇 달간 주 50~80시간씩 일하다가 리조트에 도착했는데, 첫날엔 효율과 일정만 따지느라 최악의 하루였음. 둘째 날 아침, 칵테일 한 잔과 함께 모든 걸 내려놓고 나서야 진짜 휴가가 시작되었음
    • 그 캠프에서 어디서 잤는지 궁금함. 인생을 즐기는 태도는 멋지지만, 솔직히 캠프 장소는 좀 끔찍하게 들림
  • 예전에 함께 일한 기술 매니저가 있었는데, 그는 어떤 문제에서도 서두르지 않는 태도를 가졌음. 복잡한 이슈가 나오면 30~60초 동안 완전히 침묵하며 생각했고, 나는 그 침묵이 불편해서 자꾸 말을 꺼냈지만 그는 아무 반응이 없었음. 그러다 “모르겠네” 혹은 완성도 높은 아이디어를 내놓곤 했음. 우리는 농담으로 그가 ‘** 원격 디스크에서 해답을 불러오는 중**’이라고 말하곤 했음. 그는 타자도 느렸지만 좋은 코드를 많이 썼음
    • 나도 회의 중 이런 식으로 잠시 멈추는 습관이 있음. “생각 중이에요”라고 말하면 서로에게 여유를 주고, 괜히 말을 채우지 않아도 되어 도움이 됨
    • “모르겠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에게 더 신뢰감이 생김. 나도 종종 침묵이 불편해 말을 쏟지만, 요즘은 멈추려 노력함. 사실 30~60초는 긴 시간이 아님. 그리고 코딩할 때 타자가 느린 건 전혀 병목이 아님. 오히려 그 시간에 디버깅과 단순화가 잘 이루어짐
  • 걷는 것도 비슷한 경험을 줌. 나는 Camino de Santiago를 걸으며 그걸 깨달았음. 걸으면 세상이 훨씬 크고, 느리고, 풍부하게 느껴짐. 차로 한 시간 거리라도 걸으면 하루 종일 볼거리와 생각거리가 생김. 운전은 마치 압축된 경험 같음. 물론 현실적 제약은 있지만, 느린 경험이 오히려 더 풍요로운 하루를 만들어줌
    • 그래서 나는 게임에서도 빠른 이동(fast travel) 기능을 쓰지 않음. 처음엔 Zelda: Breath of the Wild에서 시도했는데, 천천히 여행하며 풍경과 루트 탐험을 즐겼음. 지금은 Valheim에서 지도 없이 플레이 중인데, 안개가 끼면 길을 잃고 “이제 여기가 내 집이네”라고 생각할 정도로 몰입감이 큼. 직접 손으로 지도를 그리는 재미도 있음
    •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에서도 비슷한 명상이 있음. 바이크를 타는 것과 자동차를 타는 것의 차이는 자연과 얼마나 직접 연결되어 있느냐임. 차 안에서는 세상을 ‘관찰’하지만, 바이크 위에서는 세상을 ‘경험’함
    • “Buen Camino!” 나도 10년 전에 그 길을 걸었고, 곧 다시 걷고 싶음
  • 내가 좋아하는 인용문이 있음.
    한 남자가 자신의 그림자와 발자국을 두려워해 도망쳤지만, 결국 지쳐 쓰러졌음. 그가 그늘에 머물렀다면 그림자는 사라졌을 것이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면 발자국도 없었을 것임.
    또 다른 시 한 편은 여기서 볼 수 있음.
    숲속 오두막에서 세상일과 단절된 채, 해가 뜨면 옷을 기우고 달이 뜨면 불경을 읽는 삶을 노래함. 너무 많은 것을 좇지 말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음
  • 『LOTR』 팬이라면 Andy Serkis가 낭독한 오디오북 버전을 추천함. 그의 연기가 완벽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서사와 묘사를 생생하게 살려줌. 특히 읽을 때는 쉽게 흘려보내는 부분들이 배우의 낭독으로 새롭게 다가옴
    • 하지만 오디오북은 속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임. 문장마다 멈춰서 곱씹을 수 없으니, 글의 리듬을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함
    • 혹시 전편이 Gollum 목소리로 낭독된 건 아닌지 궁금함
  • 작년에 번아웃을 겪고, 느린 삶으로 회복했음. 긴 소설을 읽고 목적 없는 산책을 하며 마음이 정화되었음. 정신이 맑아지고 동기부여가 되살아남. 현대 사회의 기본 속도는 너무 빠르며, 의식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노력이 정말 가치 있다고 느낌
  • 이중언어자라면 자신이 덜 익숙한 언어로 책을 읽어보길 권함. 나는 네덜란드어로 『LOTR』을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많아 한 문장 한 문장에 더 집중하게 됨. 덕분에 언어 실력도 늘고, 읽기 몰입도도 높아짐
  • 나는 책을 읽을 때 속도를 조절할 수 없음. 흥미진진한 부분일수록 너무 빨리 읽어버려 최고의 장면을 가장 짧게 즐기게 됨. 그래서 요즘은 거의 오디오북만 듣는데,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어 나에게 더 잘 맞음
    • 나도 같은 경험을 함. 결말을 이미 알고 있을 때만 그 조급함이 사라짐. 그래서 좋아하는 책은 두 번 읽는 것을 추천함
    • 오디오북은 운전이나 산책할 때 훌륭하지만, 복잡한 주제에서는 문장을 다시 읽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
  • 이 글의 생각이 정말 마음에 듦. Hank Green이 말한 것처럼 인터넷의 문제는 ‘나쁨’이 아니라, 우리가 의미와 정보에 굶주린 상태에서 초가공된 콘텐츠(shorts, tiktok 등)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임. 저자가 제시한 해법처럼 양질의 콘텐츠를 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게 중요함
    • 그래서 나는 OpenBSD와 Emacs를 주 도구로 씀. 더 편한 도구도 많지만, 이 둘은 나의 철학과 일치하고 쓰는 즐거움이 있음. 굳이 다른 걸 쓸 필요를 느끼지 않음
  • 음악은 흥미로운 예시임. 연주자가 정한 속도로만 들을 수 있지만, 대신 집중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음. 헤드폰을 끼고 눈을 감거나, 콘서트홀에서 온전히 몰입할 때 음악의 깊이가 달라짐. 대부분의 음악은 이런 수준의 집중을 견디지 못하지만, 그만큼 깊은 감상을 가능하게 함
    • 사실 음악은 연주 속도를 바꿔도 됨. 나는 익숙한 곡을 5% 느리게 재생하면 새롭게 들려서 집중이 잘 됨
    • 나는 친구와 가족이 버린 CD 컬렉션을 복원해 로컬에 모아두었음. 4만 곡 넘는 리스트를 스크롤하며 듣는 게 큰 만족임. 스트리밍 알고리즘에 흔들리지 않고, 오래된 희귀 음반을 직접 복구하는 과정도 즐거움. DVD도 마찬가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