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피겨들이 싸우던 시절
(animationobsessive.substack.com)- 2000년대 초 중국에서 등장한 Flash 애니메이션 시리즈 ‘Xiao Xiao’ 는 단순한 스틱 피겨 격투를 통해 세계적 인기를 얻은 인터넷 현상
- 창작자 주즈창(Zhu Zhiqiang) 은 정규 교육 없이 독학으로 Flash를 익혀, 저예산 환경에서도 홍콩 액션 영화와 매트릭스식 연출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 구축
- 시리즈는 Newgrounds, Albino Blacksheep 등 서구 웹사이트를 통해 확산되며, 중국과 해외의 젊은 세대에게 디지털 자가표현의 상징으로 자리
- 이후 주즈창은 자신의 캐릭터와 유사한 Nike의 ‘Stickman’ 광고에 대해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으나, 2006년 패소로 큰 타격을 입음
- ‘Xiao Xiao’는 창작자 개인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중국 Flash 세대와 글로벌 웹 애니메이션 문화의 기반을 마련한 전환점으로 평가
Flash 시대와 ‘Xiao Xiao’의 등장
- Flash는 .SWF 포맷을 통해 저속 인터넷에서도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하며 웹 문화를 변화시킴
- 1990년대 말 중국에 도입되어 젊은 세대의 ‘플래셔(闪客)’ 문화를 형성
- 학자 우웨이화(Weihua Wu) 는 “과거의 반항적 열정이 이제 Flash를 통해 표현된다”고 평가
- 2000~2002년 제작된 ‘Xiao Xiao’ 시리즈는 폭력적 액션을 단순한 스틱 피겨로 표현, 중국 인터넷 카페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음
- 이후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으로 퍼지며 글로벌 현상으로 확산
주즈창의 배경과 창작 과정
- 주즈창은 정규 애니메이션 교육 없이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Flash를 독학
- 1989년부터 책 귀퉁이에 스틱 피겨를 그리며 애니메이션에 관심
- 2000년 첫 작품 ‘Dugu Qiubai’ 를 제작 후 Flash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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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ao Xiao No.3’(2001) 은 7개월간의 개인 작업으로 완성되어 세계적 반향
- 미국 포럼과 언론에서 “Jackie Chan급 연출”로 평가
- 하루 1,200통의 이메일을 받을 정도로 국제적 관심 집중
세계적 성공과 중국 Flash 붐
- 2001년 ‘Xiao Xiao No.3’는 Flash Empire에서 80만 회 이상, Newgrounds에서 50만 회 이상 조회
- 주즈창은 “인터넷 인물상”으로 선정되고, 광고·방송 출연 등으로 주목
- 이후 3D 카메라워크를 도입한 후속편 제작, Flash 기술 발전에 기여
- 그러나 Flashers 대부분은 수익 구조 부재로 어려운 생활 지속
- 주즈창은 캐릭터 상표 등록을 시도하며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에 직면
Nike 소송과 이후의 전환
- 2003년 Nike의 ‘Stickman’ 광고 캠페인이 ‘Xiao Xiao’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주즈창이 소송 제기
- Nike 측은 “자기 홍보 목적의 주장”이라 반박
- 1심 승소 후 항소심에서 패소, 법원은 “스틱 피겨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님” 판결
- 이후 주즈창은 Flash 제작을 중단하고, 2008년경 VML 에이전시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로 전향
유산과 영향
- ‘Xiao Xiao’는 단순한 그래픽으로 누구나 이해하고 모방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
- 중국 Flash 세대의 성장 기반이 되었으며, ‘Legend of Hei II’의 장핑(Zhang Ping) 등 후속 세대에 영향
- 해외에서도 Flash 아카이브 프로젝트 Flashpoint가 이 시기를 “재현 불가능한 창의성의 황금기”로 평가
- “침실에서 ‘Xiao Xiao’를 보며 자란 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바꿨다”는 인용으로 마무리
최근 애니메이션 소식 요약
- 홍콩의 풍육송(Fung Yuk Song) 별세(85세), 문화대혁명 이후 대표작 ‘One Night in an Art Gallery’ 참여
- 프랑스 ‘The Night Boots’ 가 Fredrikstad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 수상
- 인도 ‘Baahubali: The Eternal War’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중, 극장 예고편 공개
-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 250억 달러로 성장, 해외 매출이 국내를 초과
- 일본 업계 18개사,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 문제에 공동 성명 발표
Hacker News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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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전, 남아프리카에서 스틱 피겨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지만 쓸만한 소프트웨어가 없어 직접 만들기로 했음
잡지 부록 CD에서 얻은 Delphi Personal Edition으로 TISFAT (This is Stick Figure Animation Theatre) 을 개발했음
‘역운동학(inverse kinematics)’을 스스로 구현했지만, 당시엔 개념도 몰랐고 atan2 함수를 알게 되면서야 제대로 이해했음
잡지사에 보냈더니 커버디스크에 실리며 사용자 피드백을 처음 경험했고, 파일 포맷 버전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음
이후 인터넷에 퍼지며 커뮤니티가 생기고, Pivot vs TISFAT 논쟁이 벌어져 Pivot 제작자에게 직접 연락해 포맷 지원을 제안했음
나중엔 Verlet 물리엔진과 Chipmunk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물리 기반 애니메이션을 추가했음
지금은 그 시절의 열정이 믿기지 않음. 완성해둔 Winamp 관련 영상도 공개가 두려워 묵혀두고 있음
그래도 YouTube엔 아직 TISFAT으로 만든 영상이 남아 있고, 멀티터치용 UI 없는 애니메이션 시스템도 하드디스크 어딘가에 있음- 그 영상 꼭 보여줘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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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Ben Latimore라는 아카이비스트가 Flash 시대를 기록한 전자책을 냈음
Adobe가 Flash를 퇴역시키기 시작한 2017년부터 .SWF 파일과 그 역사를 보존해왔고, 그 시절을 ‘잃어버린 황금기’ 로 표현했음
그는 “제한은 있었지만 창의성이 폭발하던 시대였고, 전 세계가 같은 기술 위에서 함께 놀던 유일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함
Flashpoint: A Tribute to Web Games -
내 기술 커리어는 Flash 덕분에 시작되었음
창의적인 사람들이 기술 장벽 없이 접근할 수 있었고, 복잡도를 점진적으로 배워갈 수 있는 도구였음
Adobe와 Steve Jobs가 함께 Flash를 없앤 게 아직도 아쉬움- Flash는 메모리 누수와 CPU 과부하가 심한 소프트웨어였음
iPhone에서 금지된 이유도 배터리 문제 때문이었고, HTML5가 등장하면서 대체가 가능해졌음
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Flash/Flex 앱 엔지니어였는데, Adobe가 “주기적으로 앱을 재시작하라”고 조언할 정도였음
결국 Flash는 스스로의 품질 문제로 사라진 셈임 - 지금도 Adobe Animate로 이름을 바꿔 존재함
SWF 대신 영상으로 내보내 YouTube 등에 공유하는 식으로 여전히 창작이 이어지고 있음 - 나도 10살쯤에 불법 복사판 Flash를 써봤는데, 며칠 만에 “프로그래밍으로 평생 살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음
지금은 JS로 대체되었지만, Flash IDE의 감각을 완전히 대체한 건 없음 - 예전 MacBook Core 2 Duo로 720p YouTube를 볼 때 CPU가 100%였던 기억이 있음
그걸 보면 Flash가 사라진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음 - Flash 게임으로 자란 세대지만, 보안과 성능 문제로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었음
- Flash는 메모리 누수와 CPU 과부하가 심한 소프트웨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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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Pivot Animator로 스틱 피겨 전투 애니메이션을 만들곤 했음
또 다른 관련 게임인 ToriBash는 근육 움직임을 조절해 싸우는 3D 멀티플레이 애니메이션 게임이었음
여름방학 내내 이런 걸 만들며 시간을 보냈던 게 그리움- ToriBash를 좋아했다면 Your Only Move Is Hustle (YOMI Hustle) 도 추천함. 2D 턴제 전투로 Xiao Xiao 감성이 남아 있음
- ToriBash의 사운드 효과가 멀티플레이의 웃음을 더해줬고, 지금도 YouTube에서 커뮤니티가 살아 있음
- 예전엔 droidz.org나 darkdemon.org 같은 포럼에서 ‘이징(easing)’ 같은 애니메이션 기법을 배우며 콜라보를 했음
예시 영상 -
ToriBash 공식 사이트는 아직도 운영 중임
예전 고수들은 마치 암흑 마법처럼 툴을 다뤘고, 언젠가 이런 pre-AI 소프트웨어가 재조명될 날이 오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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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게임 덕분에 게임 개발에 입문했음
Actionscript로 충돌 감지를 구현하려 애썼지만 제대로 작동하진 않았음
지금은 Ruffle이라는 오픈소스 Flash 에뮬레이터로 그 시절 게임을 다시 즐길 수 있음- 그 시절 인터넷은 창의력과 가능성이 넘쳤음
하지만 지금은 4~5개의 대기업이 모든 걸 장악해버렸고, AI도 비슷한 길을 걷는 게 안타까움 - Actionscript 3의 좋은 기억 덕분에 TypeScript에도 쉽게 적응했음
- 그 시절 인터넷은 창의력과 가능성이 넘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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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래된 폴더
E:\Storage\Old\Fun\old\XiaoXiao안엔
xiaoxiao1.avi부터 xiaoxiao9.swf까지 전부 보관되어 있음- 부럽다는 반응이 많았음. 예전 하드디스크 손상으로 파일을 잃은 사람도 있었고, 예술학교 시절 만든 Flash 작품이 모두 사라졌다고 함
- “City_Plaza.swf”라는 파일명을 보고서야 기억이 되살아났다는 사람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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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글이 Stick Death 얘기인 줄 알았음
그 시절엔 개인이 만든 애니메이션이 웹에 올라오는 게 너무 신기했음
2advanced 같은 Flash 인트로 붐도 그때였음- 나도 바로 Animator vs Animation을 떠올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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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Xiao Xiao나 Homestar Runner 같은 Flash 작품을 원본 벡터 그래픽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는지 궁금했음
- Ruffle을 이용하면 SWF 파일을 꽤 잘 재생할 수 있음. 호환성 목록도 있음
- 원문 기사에 링크된 버전이 원본 벡터 그래픽이며, Newgrounds의 제작자 페이지에서 모두 볼 수 있음
- Homestar Runner 공식 사이트는 Ruffle로 복원되어 다시 운영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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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피겨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살아 있음
지금은 Hyun’s Dojo가 그 중심지이며, 최근 토너먼트 우승작도 공개됨
전체 역사를 정리한 타임라인도 있음 -
Alan Becker의 YouTube 채널을 떠올렸음
그의 스틱 피겨 캐릭터들은 현실 세계와도 상호작용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감- 나도 바로 그의 대표작 Animator vs Animation을 생각했음
YouTube 링크
- 나도 바로 그의 대표작 Animator vs Animation을 생각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