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을 확보하는 방법
(a16z.substack.com)-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팔 것인가?" : Microsoft에서 23년 일했고, 윈도우 부문 사장으로 퇴사한 스티븐 시놉스키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글
- 소프트웨어 기업이 전문가 시장에 진출하려면 제품의 우수성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술적 접근과 비전에 대한 신뢰성과 정당성을 입증해야 고객의 구매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음
- 1960~70년대에는 특별 관심 그룹(SIG)과 사용자 그룹이 소프트웨어 정당성의 핵심 채널이었으며, Bill Gates도 이를 통해 Microsoft의 철학을 전파하며 신뢰를 구축
- 1980~90년대에는 PC Magazine과 Walt Mossberg 같은 저널리스트가 킹메이커로 부상하여, 그들의 평가가 제품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로 전환
- 기업 시장 진출 시에는 제품 기능보다 10년 후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며, Microsoft 같은 대기업의 전략 발표가 CIO들의 구매 결정에 핵심 요소로 작용
- 오늘날에는 벤처캐피털, 깃허브 평판, 인맥 연결망이 새로운 합법성의 신호로 작동함
- 시대가 바뀌어도, 정당성(legitimacy) 은 여전히 고객이 선택을 내릴 때의 가장 중요한 기준임
1960~70년대: Special Interest Group과 초창기 정당성(legitimacy)
- 당시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희귀한 자원이었고, 판매보다는 공유가 중심이었음
- 프로그래밍 언어나 운영체제별로 SIG(Special Interest Group) 이 조직되어 교류함
- SIG는 일종의 초기 GitHub 커뮤니티로, 기술적 신뢰를 얻는 첫 무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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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C(Request For Comment) 가 공식 표준 제안서로 사용되며, 인정받은 인물만이 제안할 자격을 가짐
- 예: 네트워킹 관련 표준은 Bob Metcalf가 담당
- 이후 SIG는 User Group으로 발전하며, 더 반항적이고 클럽 같은 형태로 진화해 실제 소프트웨어 배포와 교류의 중심이 됨
- 사용자들은 직접 플로피로 프로그램을 교환했고, 특정 그룹의 버전이 “정식”으로 간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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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Gates의 ‘Open Letter to Hobbyists’ 가 이 "Home Brew Group"의 뉴스레터에 실리며,
소프트웨어 유료화와 Microsoft의 정체성 확립에 큰 전환점이 되었음"이봐요 당신들은 모든 소프트웨어를 훔치고 있어요. 돈을 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소프트웨어 회사가 존재하지 않을꺼에요"
- 빌 게이츠는 이러한 사용자 그룹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들이 정당성의 원천으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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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의 정당성 확보 전략은 기술적 청중 앞에 직접 등장하는 것이었음
- Bill Gates는 "운영 체제란 무엇인가?" 라는 긴 글을 썼고, Paul Allen은 마우스, GUI에 관한 글을 뉴스레터에 기고
- 대부분의 교류가 Q&A 형식이었고, 이를 통해 수집한 고객 피드백을 Microsoft로 가져와 제품 개발에 반영
- 양방향 교류가 중요했으며, Windows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도 Microsoft에 자신의 작업을 알리며 상호 정당성을 구축
- 이렇게 Microsoft는 기술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피드백을 얻었고, 이를 통해 커뮤니티 내 신뢰를 획득함
- 이러한 정당성 획득 방법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어, 시놉스키가 1993년 Windows용 C++ 그래픽 인터페이스 출시할 때도 자신의 질문 답변 능력이 제품 신뢰도를 좌우
1980~90년대: 매체와 리뷰의 ‘왕권 시대’
- 1981년 PC Magazine의 창간은 정당성의 중심을 잡지사로 이동시킴
- Basic과 C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뿐 아니라 워드 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 등 PC 소비자 경험 전체를 다루기 시작
- 모든 소프트웨어를 직접 테스트하고 비교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함
- 제품 출시 과정에 로비 활동이 필수 요소로 추가되어, 뉴스레터 기고와 대면 Q&A를 넘어서는 전략 필요
- Microsoft는 리뷰어를 만나기 위해 보스턴, 뉴햄프셔 등을 직접 방문하며 Byte, PC Magazine 등의 평을 확보하기 위한 실제 로비 활동을 벌였음
- Byte Magazine의 평가 프로세스는 뉴햄프셔의 거대한 건물(원래 소 수의사용)에서 진행되었으며, 모든 마이크로컴퓨터와 프린터를 갖춘 층에서 수십 명이 소프트웨어를 철저히 테스트
- PC Magazine Editor's Choice 수상은 Academy Awards급 권위를 가졌으며, Las Vegas Comdex에서 Caesar's Palace 블랙타이 만찬과 트로피 수여식 개최
- 수상 후 소프트웨어 박스 표지에 "PC Magazine Editor's Choice" 라벨을 붙일 수 있었고, Microsoft는 이러한 트로피를 전시하는 케이스도 있었음
- 시간이 흐르면서, 정당성 확보는 신문으로 옮겨감. 신문의 평가가 기업 구매 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쳤음
- Walt Mossberg(Wall Street Journal)가 선두에 섬. 전쟁과 세계은행을 취재하던 베테랑 기자가 컴퓨터 칼럼을 시작하며 제품 제조사에 책임을 묻는 역할 수행
- 뉴햄프셔 방문에 쓰던 시간을 5~6명의 핵심 기자들과 보내게 되었으며, Washington DC의 Walt나 David Pogue를 만나기 위해 수없이 비행
- iPhone 출시가 인쇄 매체 영향력의 정점을 보여주었으며, Wall Street Journal 독자 대부분이 Blackberry를 사용하던 시기에 Walt의 평가가 결정적 역할
- 월트가 이 기기를 몇주간 테스트하고 궁금한 건 전화로 문의했는데, Steve Jobs가 직접 전화를 받았을 정도로 핵심 저널리스트와의 관계가 제품 성패를 좌우
- Outlook 97 출시 시 Walt가 "Byzantine(복잡하고 난해한)"이라 평가하여 충격을 받았고, New York Times의 "Leviathan(거대하고 통제 불능)" 평가 후 다음날 전 세계 CIO들에게 설명해야 했음
영향력 있는 ‘최초 사용자들’ - PC에서 ChatGPT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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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AI 도입 패턴은 1980년대 PC 도입과 거의 동일함
- 대기업 내 호기심 많고 업무 개선에 관심 있는 소수가 아무도 제지하지 않아 ChatGPT 사용을 시작
- 이들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저것 좀 봐, 저 사람이 방금 뭘 했는지!"라며 자연스럽게 확산되는 메커니즘으로 기술 전파
- 대학 시절 컴퓨터로 논문 작성 시 프린터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찾아와 "뭐 하는 거예요?"라고 물어봄
- 학장님을 만나서 워드 프로세서가 뭔지 설명해야 했는데, 당시 본인은 "영향력 있는 최종 사용자" 역할 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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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Orlando 국방 계약업체 인턴십 당시 PC를 카트에 실어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 환경에서 사무실로 가져옴
- 좁은 사무실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Lotus 1-2-3과 Word Perfect 사용법을 배웠고, 은퇴한 장군이 PC를 요청하자 그의 사무실로 직접 PC를 설치해줌
- 이러한 초기 사용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업무에 대해 창의적으로 접근하려는 의지를 가진 소수였으며, ChatGPT 초기 사용자들도 동일한 특성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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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95 출시 후 일반인들이 가정에서 PC를 구매하기 시작하자, IT 부서가 직원들의 개인 신용카드 PC 구매 비용 청구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게 됨
- IT 부서가 백오피스에서 프론트오피스로 이동하며, 영향력 있는 파워 유저뿐 아니라 마케팅과 영업 직원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리 역할로 확대
정당성을 확보하면, 스토리를 판매할 수 있음
- 이 시점부터 IT 부서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 방식이 완전히 바뀜
- 제품 정당성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는 단계로 진입
- Microsoft는 Executive Briefing Center에서 CIO들을 하루 종일 호스팅하며, 제품팀이 전략과 마스터플랜을 설득하는 프레젠테이션 진행
- 첫 미팅에서 Office 97 데모를 준비했지만, CIO들은 제품 기능이 아닌 "10년 계획" 만 듣고 싶어 했고, 이로 인해 낮은 평가를 받음
- 엔터프라이즈 영업팀을 이끌던 Steve Ballmer가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제품 출시자에게 어려운 교훈이 됨
- 제품 개발에 쏟은 엄청난 노력과 데모, 기능 구현의 순간을 생각하지만, 고객들은 "10년 후 워드 프로세싱은 어떤 모습일까?" 만 궁금해함
-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당성 활용은 미래 예측의 신뢰성에서 나옴
- 일단 영향력과 정당성을 확보하면, 고객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이라면, 그 비전을 구매했다고 해서 해고당하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 할 것
-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는 다름
- 스타트업의 비전 실패는 그 기업 구매자가 다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게 만드는 것으로 끝
- Microsoft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 회사의 CEO가 Sun Valley 같은 행사에서 Satya에게 불평하는 정도로 끝남
- 이는 다른 정당한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며, 대기업의 정당성이 주는 안전망의 본질을 보여줌
벤처캐피털: 정당성 은행
- 오늘날 AI 관련 스타트업이라면 누군가 당신에게 말을 걸 가능성이 높음
- 하지만, 그것이 진출하려는 분야에서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음
- 의료나 법률 같은 분야처럼 전통적 규칙이 여전히 적용됨. AI 기술만으로는 의사나 병원 관리자가 시간을 내어 소프트웨어 논의에 응하지 않음
- 그들을 정당성을 찾기 위해 노력할 뿐,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시도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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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와 엔지니어에게 GitHub의 활동 기록은 강력한 도구이고, 소비자 시장에는 Product Hunt 같은 신호가 존재함
- 그러나 기업 대상 판매를 하는 회사들에게는 Andreessen Horowitz 같은 곳이 제공하는 executive briefing center를 통한 중요한 소개가 큰 도움이 됨
- 이는 자격을 인증 받았다는 것
- 그러나 기업 대상 판매를 하는 회사들에게는 Andreessen Horowitz 같은 곳이 제공하는 executive briefing center를 통한 중요한 소개가 큰 도움이 됨
- 기술 세계에서 얼마나 상향식 인증을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음
- GitHub 스타 수와 상관없이 기업 입장에서는 “작은 회사 = 리스크”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함
- 트렌드는 왔다 가고, Walt 같은 킹메이커도 왔다 가지만, 정당성 신호는 구매 결정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남음
- 사람들이 가진 선택지가 많을수록 정당성 신호를 더 많이 찾아 선택하게 되며, 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패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