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P by GN⁺ 3일전 | ★ favorite | 댓글 3개
  • 아흔 살 무렵 내 삶을 되돌아보며, 얼마나 자주 길에서 벗어나 있었는지 후회 섞인 성찰을 하게 됨
  • 여기까지 살아남은 것은 결의나 의지, 현명한 조언 덕분이 아니라, 대부분 덕분이었음
  •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잘못들은 결과가 불운한 것부터 파국적인 것까지 이어졌음
  • 그 모든 잘못은, 평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나서야 몇 가지 기본 원칙을 깨닫게 된 탓에 발생했다고 의심함
  • 이제 그 원칙들을 여기에 적어둠
    • 혹시 누군가 미리 알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임

Nine Things I Learned in Ninety Years:

Chapter 1. To be self-constituted

  • Christine Korsgaard는 *Self-Constitution: Agency, Identity, and Integrity (2009)*에서
    • 칸트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빌려 자기구성(Self-Constitution), 즉 “일관성(consistency), 통일성(unity), 전체성(wholeness)”, 곧 성실성(integrity) 을 주장함
    • Korsgaard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칸트가 말한 “보편적 법칙(universal law)” 에 따라 행동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설명함
    • 나는 이 보편적 법칙을 “덕을 갖춘 도덕적 틀(a virtuous moral framework)” 로 대체하고 싶음
  • 그 도덕적 틀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 철학의 한 흐름은 도덕 규범이 과학적으로 확립될 수 없으며, 특정 문화나 종교의 사고방식을 반영한 지표(indicia) 에 불과하다고 주장함
    • 그러나 이에 반대해 “우리는 이러한 진리를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인다(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는 범주의 명제들이 있음
      • 고통과 불행을 일으키는 것은 나쁨
      • 기쁨과 행복을 일으키는 것은 좋음
      • 분노, 증오, 시기, 질투, 불성실, 비열함, 복수심, 잔혹함, 원망, 절망은 나쁨
      • 기쁨, 명랑함, 친절, 공정함, 연민, 정직은 좋음
    •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 발전시켜온 도덕적 틀
  • 나는 인생을 시간의 강 위를 떠내려가는 뗏목 여행에 비유함
    • 다른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동안, 나는 장대를 밀며 최선의 항로를 잡으려 애씀
    • 때로는 모래톱에 걸리고, 때로는 잠들었다가 바람에 밀려 의도치 않은 강가에 닿음
    •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예기치 못한 날씨 속에서 흘러가며 결국 바다에 이르게 됨
    • 그래서 나는 Huck Finn의 도덕적 틀을 존경함

      “뗏목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모든 이가 만족하고, 서로에게 올바르고 친절한 마음을 갖는 것”

  • Korsgaard의 말
    • “당신의 움직임은 당신이 스스로 다스리는 헌법적 규칙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충동의 무더기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 이 말은 내 의식 깊이 스며듦
    • 자기 구성적이지 않고, 통합적이지 않으며, 성실성이 없다면 삶은 혼란이 됨
  • 하지만 만약 자기 구성된 사람이 자기 확대적 나르시시스트라면?
    • 돈·권력·지배를 얻는 것을 일관되고 통합적이며 온전한 인생 목표로 삼는다면?
    • 이는 내가 세운 도덕적 틀, Huck Finn의 기준, Kant와 Korsgaard의 보편적 법칙과는 부합하지 않음
    •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요소가 자기 구성된 성격에 직조되어야 함
  • 덕을 갖춘 자기 구성에 도달했을 때의 상태
    • 자신감과 그럴 충분한 이유를 갖게 됨
    • 감정적으로 남에게 휘둘리지 않음
    • 무의미한 충동을 품지도, 굴복하지도 않음
    •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본성이 되는 상태

Chapter 2. To keep awake and aware

  • 깨어 있지 않고 의식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몽유 상태(sleepwalking) 와 같음
    • 나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고, 그 상태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음
    • 몽유 상태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것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것이 자신과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음
    • 그렇게 방치하면 길에서 벗어나도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방황하게 됨
  • 몽유 상태와 판단의 문제
    • 몽유 상태가 반드시 지적 능력을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판단력에는 필연적으로 영향을 줌
    • 많은 몽유 상태의 사람들이 오히려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함
    • Christopher Clark의 The Sleepwalkers: How Europe Went to War in 1914을 접했을 때,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바로 이해함
      •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주요 국가들의 지도자들은 지혜롭고 사려 깊은 이들보다, 오만하고 명예심에 부풀어 있던 인물들이 정책을 주도함
      • 그들은 대륙 전체를 파괴할 재앙의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오히려 근거 없는 확신 속에 결정들을 내림
      • 오스트리아-헝가리 지도자들은 대공이 암살된 뒤 강경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믿었지만, 실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근거는 없었음
  • 문학 속의 사례
    •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 Charles Swann이 보여주는 몽유 상태의 시작
      • 그는 지적이고 교양 있으며 사교적이었지만, 불편한 사실을 직면해야 할 순간마다 선천적이고 간헐적이며 우연적인 정신적 무기력이 뇌 속의 모든 빛을 꺼버렸음
      • 그 결과 합리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 묘사됨
  • 몽유 상태의 위험
    • 불편한 사실을 외면할 수 있는 손쉬운 대안이 바로 몽유 상태
    • 그러나 그 상태가 습관화되면, 깨어 있는 상태라면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을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게 됨
    • 행동해야 할 순간에 행동하지 않거나, 하지 말아야 할 순간에 행동하게 되는 위험 발생
  • 깨어 있음과 불교적 통찰
    • 몽유 상태에서 벗어나고 깨어 있고 의식적으로 사는 방법은 부처(buddha)가 되는 것
    • 이는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Thich Nhat Hanh와 나의 경험에 따르면 가능한 일임
    • Thich Nhat Hanh의 The Art of Living에 따르면, 부처가 되기 위해 특별한 믿음이나 수행이 필요한 것은 아님
      • 단지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며, 이해하고, 자비롭고, 사랑하는 것”이 전부임
    • 그의 말: “부처가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단지 하루 종일 깨어 있음(awakening)을 유지하면 된다.”

Chapter 3. To consider what others may be thinking and feeling

  • 내 삶의 대부분 동안, 내가 말하거나 행동할 때는 주로 내게 이익이 될 것만을 생각하거나,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음
    • 내가 말하거나 행동하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는 경우는 드물었음
  • 대학 시절에 있었던 대화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음
    • 나보다 한 세대 연장자인 한 남자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나는 그에게 인상을 남기고 싶었음
    • 그의 보트에 대해 재치 있는 말을 떠올렸고, 그것이 내 세련됨을 보여줄 것이라고 상상했음
    • 그러나 몇 초만 더 생각했더라면, 그가 그것을 영리하게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동시에 천박하고 불쾌한 말로 느낄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임
    • 실제로는 후자였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 말을 반복하기조차 꺼려질 만큼 무례한 경험으로 남아 있음
  • 그 기억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헤아리는 법을 배우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림
    • 공감적 차원: 다른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능력
    • 인지적 차원: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를 추측하는 능력
    • 후자는 흔히 ‘마음 이론(theory of mind)’ 이라고 불리며, 타인의 정신 상태에 대한 가설 세우기 의미
  • 내 기억 속에는 쓰레기처럼 흩어진 장면들이 있음
    • 나는 그것이 인상을 주거나, 설득하거나, 존경을 얻게 하리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내게 불리하게 작용한 발언들
    • 뒤늦게 깨달은 것은,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관한 결정은 반드시 그들이 내 말과 행동에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지를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임

Chapter 4. To make happiness my default state of mind

  • 몇 년 동안 매일 Facebook을 내려보다가 가끔 달라이 라마의 글을 접한 경험
    • 어느 날 읽은 구절

      “우리가 일상에서 타인에 대한 사랑과 그들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존중을 지킨다면, 학식이 있든 없든, 부처나 신을 믿든, 종교를 따르든 아니든 상관없이, 타인에 대한 연민과 책임감 있는 절제 속에서 행동한다면, 행복할 수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이 글을 읽고 나는 무심히 기대 앉아 있던 자세에서 곧바로 허리를 펴게 되었음
    • 단순한 몇 가지 원칙만 따르면 행복이 보장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됨
    • 명상 기술을 마스터할 필요도, 복잡한 종교적 의례를 지킬 필요도, 고대 문헌에서 지혜를 찾아낼 필요도 없음
  • 물론 달라이 라마도 과학을 존중하는 실용적 인물이므로, 극도의 정서적·육체적 고통 속에서 행복할 수 없다는 점에는 동의할 것임
    • 하지만 끔찍한 고통을 거의 경험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달라이 라마가 권한 방식대로 느끼고 행동한다면 행복은 습관적 상태, 즉 기본 마음 상태(default state of mind) 가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음
  • 나중에 접한 달라이 라마의 또 다른 글

    “우리가 받는 따뜻함과 애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는 따뜻함과 애정임. 사랑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것임.”

    • 이 이해 또한 행복을 기본 마음 상태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음

Chapter 5. To seek an eternal perspective

  • 아흔 해를 살며 배운 다섯 번째 교훈은 영원한 관점(eternal perspective)을 추구하는 일
  • 17세기 철학자 Benedict Spinoza의 사상 인용
    • 자기 자신을 넘어 타인의 시각, 더 나아가 그가 “신(God)” 혹은 “자연(Nature)”이라고 부른 우주 전체의 시각으로 확장
    • 지식과 이해를 통해 자연 질서 속에서 기쁨과 평정심을 찾을 수 있다고 믿음
    • 불교와 유사한 관점, Joseph Campbell이 설명한 바 “애착 없는 연민(compassion without attachment)”과 연결
      • 행동 속에서 살아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에서 벗어난 상태
  • Spinoza의 결론

    “강한 성격의 사람은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화내지 않고, 누구도 시기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분개하지 않고, 누구도 경멸하지 않고, 전혀 교만하지 않다.”

  • 의문 제기
    • 도전적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욕망이나 두려움 없이 무관심하다면, 온전히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는가?
    • 성공에 기뻐하지 않고 실패에 실망하지 않는다면, 삶이 무채색이 되는 것은 아닌가?
    • 극도의 평정심은 분명 가치가 있지만, 감정적으로 분리된 상태가 삶의 흥분과 만족을 빼앗는 것은 아닌가?
  • 반례와 통찰
    • Peter MatthiessenThe Snow Leopard (1978) 언급
      • 조류학자 George Schaller와 함께 히말라야에서 설표를 찾아간 여정 묘사
      • 배설물은 발견했으나 실제 설표는 보지 못하고 귀환
      • 승려가 “설표를 보았느냐?” 묻자, Matthiessen이 “아니오”라고 대답하자 승려가 말함
        • “아니! 그것 참 멋지군요!”
      • 불교적이지 못했을 것은 “안타깝군요”라는 반응
      • “멋지다”라는 말은 애착으로부터의 해방, 탐험 자체가 멋지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멋지고, 살아 움직이는 것이 멋지고, 보이지 않는 장엄한 동물이 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라는 의미
  • 철학적 논쟁
    • 일부 철학자들은 영원한 관점을 추구하는 것이 정당한 자기 이익 추구와 모순된다고 봄
    • Thomas Nagel은 *The View from Nowhere (1986)*에서 이를 균형 행위로 설명

      “희망은 개인적 관점을 포괄하면서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분리된 관점(detached perspective) 을 발전시키는 것”

    • 그러나 Spinoza의 입장은 다름
      • 영원한 관점은 자기 충족적 삶을 위한 보조 요소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필요조건
      • 그것이 평정심과 기쁨을 가져옴

Chapter 6. To guard against self-deception

  • Oliver Wendell Holmes, Jr.의 말 인용

    “확신은 확실성의 시험이 아니다(Certitude is not the test of certainty).”

  • 자기기만(self-deception) 의 정의
    • 왜곡된 신념, 불균형한 감정 상태, 희망적 사고 등에 의해 결정과 결론이 좌우될 때 발생
    •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근거 없는 결론을 정당화하는 데 매우 교묘해질 수 있음
  • 흔한 예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 자신이 이미 가진 신념을 지지하는 데이터에는 더 큰 신뢰와 무게를 부여
    • 반대로 그것을 약화시키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축소함
  • 자기기만의 보편성
    •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도 똑같이 취약
    • 오히려 그들은 뛰어난 지적 능력을 사용해 대부분이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교묘한 궤변을 만들어냄
  • 철학자 Galen Strawson의 Things That Bother Me (2018) 인용
    • Francis Bacon (1561–1626)
      • 인간의 마음은 한 번 특정 관점을 선호하게 되면 모든 것을 그에 맞추고 지지하도록 끌어당김
      • 더 강력한 반대 증거가 있어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경멸하거나, 미묘한 구분을 만들어내어 무력화하거나 거부함
      • 결과적으로 이전 입장의 권위를 건드리지 않은 채 유지함
    • Daniel Kahneman (1934–2024)
      • 사람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도, 같은 생각을 가진 공동체가 뒷받침해 준다면 흔들림 없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음
  • 신경과학자 Eric Kandel의 The Disordered Mind (2018) 언급

    “모든 의식적 지각은 무의식적 과정에 의존한다”

    • 무의식적 과정이 나의 의사결정에도 큰 혼란을 일으켰음
  • 이 장의 결론
    • 나는 처음에 “자기기만을 피하는 법을 배웠다”라고 제목을 붙이려 했음
    • 그러나 더 읽고 고민한 끝에, 내가 배운 것은 단지 자기기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경계하는 법임을 인정하게 됨
    • 그 순간, 불확실성의 구름이 나를 뒤덮는 듯했음
    • W. B. Yeats의 시 *The Second Coming (1919)*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말함
      • “가장 좋은 사람들이 모든 신념을 결여한다(The best lack all conviction)”는 말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라

Chapter 7. How to confront mortality

  • Epictetus의 말

    “매일 죽음과 추방을 눈앞에 두라”

  • Spinoza의 말

    “자유인은 죽음을 가장 적게 생각하는 자”

  •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들
    • 죽음을 미리 숙고하는 것이 지혜라는 생각
    • 죽음의 불가피성을 미리 생각해두면, 막상 죽음을 마주할 때 충격을 덜 받게 됨
    • 스토아적 태도를 기르면, 갑작스레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더 잘 견딜 수 있음
    • 그러나 나는 스토아보다는 Spinoza의 길을 선호함
      • 평정, 자기통제, 죽음에 대한 무관심은 지식과 이해를 통한 영원한 관점을 얻음으로써 가능하다고 믿음
  • Spinoza의 태도
    • 종교들의 초자연적 주장, 신을 인간처럼 상상하는 개념, 신이 부여하는 상벌 개념을 거부함
    • 단순하게 살았지만 금욕주의는 멀리함
    • 교리와 신화에 근거한 종교를 미신으로 여겼으나, 실용적인 태도를 유지함
      • 하숙집 주인이 종교적 믿음에서 위안을 얻는 것을 알았기에 그녀의 신앙을 해치지 않으려 애씀
  • George Eliot의 말

    “다시는 볼 수 없을 태양을 기뻐하려고 함… 이런 비개인적 삶이 더 큰 강렬함을 얻을 수 있고,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독립적이 될 수 있음”

    • Eliot은 Spinoza의 Ethics를 영어로 번역함
    • 이 편지는 영원한 관점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장면임
  • Bertrand Russell의 말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차 관심사를 넓고 비개인적으로 만들어서, 조금씩 자아의 벽이 물러나고, 삶이 점점 더 보편적 삶 속에 녹아드는 것”

    • 그의 에세이 A Philosophy for Our Time에서 Spinoza 철학이 불안을 넘어서는 비개인적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함
    • Spinoza는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항상 차분했고, 마지막 날에도 건강할 때와 똑같이 타인에 대한 친절한 관심을 보였다고 함
  • Katharine Hepburn의 말

    “나는 망각을 기다린다(I look forward to oblivion).”

    • 말년의 무력하고 미래 없는 상황에서조차 두려움 없이 삶을 마주한 태도
    • 평생을 관통한 기상과 따뜻한 성품을 보여주는 예시임
  • Michel de Montaigne의 말

    “나는 죽음이 내게 다가올 때 배추를 심고 있기를 바란다. 죽음이나 미완성의 정원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면서.”

    • 가장 분별 있는 사람 중 하나였던 Montaigne이 보여준, 단순하고 합리적인 죽음에 대한 태도

Chapter 8. What an outsized role is played by luck

  • Wallace Shawn의 책 Night Thoughts (2009) 언급
    • 그는 자신이 운 좋게 태어났다고 고백함
      • 세련되고 지적이며 계몽된 부모 밑에서 태어난 행운
    • 대부분의 운 좋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는 어린 시절부터 운 좋은 사람과 운 나쁜 사람의 차이를 의식하기 시작함
    • “운 좋은 사람들은 자신이 얻은 공간을 확장하며 채운다”라는 그의 관찰 소개
  • 오늘날 우리가 잘 아는 ‘아주 운 좋은 사람들’
    • 초고층 펜트하우스를 사고, 정치인을 지원하며, 그 대가로 세법이 부자와 초부자에게 더 유리하게 바뀌는 현실
    • 그들은 권력의 저울추를 더 무겁게 누르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덕의 순환(virtuous circle)’ 을 영속시킴
    • 그러나 부의 사다리에서 훨씬 낮은 위치에 있는 이들조차,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사람보다 운이 좋음
  • Shawn의 지적
    • 폭격이나 박해, 공포 속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산다면 운이 좋은 것
    • 하루에 두세 끼의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운이 좋은 것
    • 인생에서 많은 것을 성취했다면, 그것은 상당 부분 기회의 행운 덕분임
      • 길이 열렸던 우연
      • 누군가 중요한 순간에 도움을 준 경험
  • 운이 차지하는 거대한 비중
    • 유전적 구성
    • 성장 환경
    • 성격과 성향을 형성한 사건과 영향
    • 선택하지 않은 방향으로 삶을 돌려놓은 우연한 사건들
    • 이 모든 것이 결국 행운에 크게 좌우됨
  • 따라서 내려야 할 결론
    • 더 운이 좋았던 사람일수록 겸손과 너그러움이 필요함
    • 더 운이 좋지 못했던 사람일수록 자기 연민과 끈질긴 결의가 필요함
    • 불공평하게 들리더라도, 불운한 사람일수록 더욱 억누를 수 없는 의지를 필요로 함

Chapter 9. To consider what you have at the moment

  • 일반적인 원칙
    • 역동적으로 행동하고, 주도성을 발휘하고, 고여 있지 말라는 조언은 옳음
    • 그러나 때로는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
    •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그때 잠시만 멈췄더라면” 하고 후회하게 됨
  • Shakespeare의 Much Ado About Nothing 인용

    “우리가 가진 것을 즐기고 있을 때는 그 가치를 충분히 알지 못하다가,
    그것을 잃고 난 후에야 가치를 올려잡고,
    소유할 때는 드러나지 않던 미덕을
    사라진 뒤에야 발견하게 된다.”

  • 결론
    • 지금 이 순간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를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함
    • 놓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 일이 없도록, 순간의 소중함을 자각해야 함

챕터 7이 두 번 있네요.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두 번 요약한 느낌.

앗 네 그렇네요. 이거 PDF 라서 내용을 나눠서 한걸 합친거라 ㅎㅎ 수정했습니다.

Hacker News 의견
  • 나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분들과 깊고 흥미로운 교류를 하면서, 나이 든 분들의 지혜를 읽는 것이 항상 좋았음. 사회는 80세 이상을 너무 쉽게 무시하지만, 실은 모두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실수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배워온다는 점을 자주 놓치곤 함. 90세가 되면 이미 웬만한 일은 여러 번 경험한 분들이라 진정한 삶의 관점과 조언을 얻을 수 있음. 인간이 서로 비슷하고 모두 감정, 욕구, 사회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분과 진솔한 우정을 쌓아보길 적극 권유하고 싶음. 이는 인생의 가이드와 시야를 넓히는 데 진짜 도움이 됨
    • 정말 중요한 건, 이분들은 단순히 한 번 경험해본 게 아니라 수차례 반복적으로 경험했다는 점. 바로 이런 반복 경험에서 진짜 지혜가 나옴
  • 운은 인생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함에 깊이 공감함.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환경, 부모, 유전자, 출생지, 사회, 경제와 같은 많은 요소가 통제 밖에 있음. 성공이나 실패가 순전히 개인의 노력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겸손해짐
    • 반대로, '운'이라고 이야기되는 많은 부분이 사실 타인의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는 생각임. 모두의 이익을 생각해 선택한다면 우리 모두가 더 '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봄. 자기중심적으로만 산다면 그 운마저 줄어듦
    • 많은 사람들에게 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점이 아쉬움.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게으르거나 자격이 없다고 여기고, 성공한 사람은 무조건 똑똑하고 열심히 일한 거라고 가정하는 듯함. 특히 예술이나 창작 분야에서 이런 '공정한 세상' 착각이 강함. 물론 노력은 절대 의미 없다는게 아니고, 인생을 포기하라는 말도 아님. 다만 성공과 실패 모두 외부 요인과 본인의 노력이 혼합된 결과라는 점, 누구든 실패한 삶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함
    • 사실이긴 하지만, 이 말을 접했을 때 독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궁금함. 이 아이디어로 실패에 대한 실망감을 줄이는 건 좋지만, 반대로 이게 '아무 시도도 하지 않을' 핑계로 쓰일까봐 걱정임. 기회와 행운을 잡으려면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함이 맞다고 생각함
    • 운이란 야망과 준비가 기회와 만났을 때 만들어짐. 많은 사람들이 기회 앞에서도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지나침. 준비된 사람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운 좋은' 사람이 됨
    • 우리가 흔히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실상은 타이밍, 출생배경, 뇌의 특성 등 보이지 않는 행운의 구조에 기초한 경우가 많음
  • Edward Packard는 80년대에 큰 성공을 거둔 Choose Your Own Adventure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임. 젊은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음. 최근 Jimmy Maher가 관련해서 글을 쓴 적도 있음
    • "The Cave of Time" 같은 책들은 8살짜리 나에게 제한된 선택지, 얇은 내용보다도 내가 이 책에 바랐던 상상력,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모험으로 훨씬 더 큰 감동을 줬음. 책의 한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의 힘이란 점에 완전히 공감함
    • Choose Your Own Adventure 관련 토론이 어제 있었음 (80개의 댓글)
    • 내가 사는 Manchester, CT의 The Time Machine 같은 동네 장난감 가게에서도 아직 Choose Your Own Adventure 책을 팔고 있어서 기뻤음. 특히 'The Cave of Time'을 다시 사게 되어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음
    • 원래 기사 제목에 Packard가 Choose Your Own Adventure 작가라는 사실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이후 빠짐. 조금 아쉬웠음
    • 이런 사실을 알려줘서 고마움. 어릴 때 엄청 좋아했던 책이라 읽으면서 연결고리를 찾게 되어 즐거웠음
  • "깨달음을 항상 유지하는 것이 부처가 되는 법"이라는 Thich Nhat Hanh의 말을 언급하며,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생각임. 현실은 마치 불붙은 검을 든 닌자가 날뛰고, 바다에 산성상어가 기다리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음. Edward Packard가 남긴 삶의 마지막 조언에서 인간적인 겸손과 따스함을 보게 되어 감사함
    • 혹시 Hanh 스님의 말이 '어렵다'기보다 '복잡하지 않다'는 의미의 번역 오류가 아닐까 생각함. 인생에서 어려운 것과 복잡하지 않은 것은 다름
    • 부처가 '되는' 일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존재하는' 일은 본질적으로는 쉽다는 것이 불가적인 관점임. 대부분은 깨달음의 찰나를 잠깐 경험할 뿐이고, 온전히 통합해서 살아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들음. 진정한 보살이 세계에 100명이나 될지 궁금함
  • '더 운이 좋았던 만큼 더 겸손함과 관대함이 필요하고, 운이 나빴던 만큼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필요하며, 불공평해 보여도 그럴수록 꺾이지 않는 결의가 필요하다'는 인용이 인상 깊었음
    • 운이 좋은 사람 중 겸손한 사람은 드물고, 운이 나쁜 사람 중 평온한 사람도 드물며, 꺾이지 않는 결의조차도 때로는 저항할 수 없는 운명 앞에 좌절될 수 있음
    • 나 또한 이 인용문에 크게 공감함
  • ‘행복을 기본 상태로 만들자’는 주장은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현대 사회가 만든 신화라고 봄. 항상 행복할 수 없으며, 가끔 불행을 겪을 때 자기반성과 삶의 의미 추구가 촉진됨. 기쁨을 느끼려면 고통도 필요함
    • 심리학자 자체가 현대 사회의 신화라고 볼 수도 있음. ‘행복을 기본 값으로 한다’는 말은 항상 행복하라는 게 아니라, 불행에 매몰되는 대신 기본적으로 긍정적 태도를 유지하자는 것임. 시작점으로 삼고 돌아올 곳이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함
    • 행복과 기쁨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기쁨은 순간적이고 금방 사라지는 반면, ‘행복’은 보통 불만이나 슬픔이 없고 지금 상황에 안정감을 느끼는 상태라고 생각함. 지속적인 기쁨을 좇다 보면 오히려 행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음. 기쁨이 계속되는 순간이 있었다면 그것 자체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됨
    • 불행을 겪고 자기반성을 통해 다시 비슷한 상황이 생겨도 점점 영향을 덜 받게 됨. 이런 내적 평정이 쌓이며 기본적인 행복 상태에 가까워짐
    • 고통과 즐거움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함. 하지만 기본 상태를 극단적으로 오가는 게 아니라 조용한 진폭으로 유지하도록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봄. 내 경우 사건마다 자동으로 스스로를 탓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이걸 고치고 차분하게 반응하도록 하니 더 행복에 가까워졌음
    • '행복의 기본 상태' 개념은 항상 행복한 것과 무관함. ‘기본값’이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
  • 나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 너무 많이 고려하다 보니 결국 남에게 잘 보이려다 나를 소모하는 ‘people pleaser’가 되어 고치고 싶음
    • 타인의 감정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도, 내가 나 스스로와의 관계에서 확고해야만 ‘나를 소모하며 남을 돕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음. 온전히 내 존재가 단단해지는 건 오랜 탐구와 노력이 필요한 과정임; 좋은 치료사, 명상 지도자, 책, 꾸준한 실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빠른 길은 없음
    • 평생 남을 기쁘게 하려는 성향으로 살아왔지만, 결국 그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하는 나 자신에 집중하는 방식이었음. 진짜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걸 솔직하게 비춰주는 쪽이 나와 주변 모두에게 훨씬 보람 있게 느껴짐
  • 나이 많은 분들이 남기는 조언들을 볼 때, 진정 평화로운 삶을 쫓으며 살았는지, 아니면 성공과 모험, 지위에 집착하다가 이 나이에 뒤늦게 ‘다르게 살걸’ 후회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해짐. 진짜 그런 삶을 실천한 사람의 말만 신뢰하게 됨. 성공한 사람들이 주는 교훈은 결국 ‘생존자 편향’의 소산이기도 하니 맹신하지 말아야 함
    • 누가 했다는 건 신경끄고, 조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면 충분함. 나도 Packard가 누군지 잘 몰랐고, 전부 동의하지도 않았지만 글이 진실되고 자극적인 화두를 던졌기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
    • 이 부분은 100% 동의함. 성공한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게 오히려 나았던 경우가 너무 많았음. 대부분 자신의 희망사항을 조언처럼 내놓거나 진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음
    • 실제로 그런 삶을 살진 않았더라도, 결국 배우고 그 경험을 전하려는 시도 자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함
  • 이런 생각들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생 전반에 평화를 찾는 데 큰 힘이 됐음
  • “스스로 단단해지면 흔들리지 않고 감정적 면역력이 생긴다”는 조언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느낌. 나는 직장 상사가 온갖 비윤리적 일을 저지르고, 윗선도 무관심한 상황에서 내 신념을 고수하다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 현실에선 결코 감정적으로 무적이 되기는 어려움
    • 이 아이디어를 조금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함. 본인의 가치가 ‘윤리 준수’에만 있지 않고, 남이 규칙을 어기면 화가 나는 것도 가치에 포함된 것임. 자기결정이 충분히 단단해지면 남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무엇을 할지만 고민할 수 있음. 지금 스트레스를 겪는 건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있어서일 수 있음. 진짜 확실한 가치였다면 바로 사직했겠지만, 현실적인 가치(생계 등)도 같이 고려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음
    •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음. 만약 경제적으로 자립했다면 바로 떠날 텐데, 생계가 걸려있으면 당연히 고민이 생김. 자식이 있다면 더욱 힘들 어질 것임. 최소한 이 딜레마를 예상하고 스스로 빠져나갈 준비를 못한 건 내 책임인 듯함. 나 역시 비상계획이나 저축을 잘 못해서 이런 상황을 자초함. 잘 해결되길 응원함
    • 경영진이 중간관리자의 비윤리적 행동을 무시한다면, 그들은 최소 방조 또는 지시하는 셈임. 결국 그 회사 자체가 비윤리적임. 이직을 권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