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 by GN⁺ 19시간전 | ★ favorite | 댓글 1개
  • Valve는 전통적인 관리 구조 없이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지향함
  • 신입 사원은 프로젝트 선택과 업무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문화에 적응 과정이 필요함
  • 핸드북은 실무 팁보다Valve의 기본 원칙과 의사결정 시 고려할 점을 중심으로 설명함
  • 채용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일로 평가됨
  • Valve는 혁신적이고 주도적인 인재가 자유롭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함

서문

Valve는 1996년 설립 이래로 위대한 게임 개발을 목표로 삼으며, 그러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특별한 근무 환경을 먼저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음. 직원이 가진 아이디어와 재능, 에너지가 Valve의 미래를 밝힐 핵심 요소임. 이 핸드북은 Valve의 주요 원칙을 간추려 신입 구성원 모두에게 안내 역할을 하도록 구성됨.

이 책의 활용 방법

이 핸드북은 복리후생이나 업무용 PC 세팅 같은 실무 지침서가 아님. Valve만의 비직관적인 일하는 방식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선택지, 그리고 그 선택 과정에서의 사고방식을 안내함. 추가적인 실무 정보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확인 가능함.

이 책은 인트라넷에서 수정 및 개선이 가능한 오픈 형태로 제공되며, 신입 사원들이 읽은 후 알맞게 내용을 추가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음.

Valve 입문

첫 출근

Valve에 합류한 것을 환영하며, 기존 회사와는 전혀 다른 혁신적인 일하는 방식을 경험하게 됨. 이 핸드북은 새로운 환경에 부드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존 직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됨.

알아둬야 할 Valve의 특징

  • Valve는 자본 조달 없이 자체 자금으로 운영하며, 이를 통해 회사와 사업 방식에 있어 큰 자유도를 확보함
  • 지적 재산권을 직접 소유하고 있음. Half-Life 출시 후 직접 지재권을 확보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독립권을 얻었음
  • Valve는 게임 회사이면서도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방향으로 제품 및 사업 다각화를 추진함
  • 중심에는 열정적인 인재들이 있으며, 이들이 다양한 역할과 혁신을 주도함

수평적인 조직(Flatland)

Valve는 직급이나 관리자 없이, 누구도 누구에게 직접 보고하지 않는 구조를 가짐. 회사의 창립자이자 대표가 있기는 하지만, 그조차 상사가 아니며 회사 전체 운영에 대한 주도권은 직원 각자에게 있음. 모든 직원은 프로젝트를 승인하거나 제품을 출시할 권한을 가짐.

수평 구조는 고객 가치 창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모든 직원에게 높은 책임감을 요구함. 채용이 중요한 이유도, 새로운 인재가 회사 전체 운영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임.

이동 가능한 책상

직원 책상에 달린 바퀴는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든 언제든 자신이 더 가치 있게 기여할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 사람 또는 팀 단위로 책상이 자주 이동하며, 업무에 가장 유익한 동료들과 가까이에서 협업할 수 있음.

이로 인해 사내에서 사람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 현재 책상 위치를 확인하는 인터넷 시스템도 갖추고 있음.

적응 과정

첫 한 달

책상 위치를 정하고, 기본적인 사무실 환경에 익숙해지면, 이제 자신의 업무 선택이 핵심 과제가 됨. 이 과정에서는 Valve 내의 프로젝트 운영 방식, 협업 구조(카발·팀), 그리고 제품 출시 흐름을 배우게 됨.

스스로 일거리 선택

Valve에서는 업무의 100%가 스스로 선택한 프로젝트로 이루어짐. 각 직원은 발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 자신의 강점이 가장 잘 발휘되는 일, 회사나 고객에게 의미 있는 일을 자발적으로 골라 참여함.

다른 사람이 일감을 배정해주지 않고, 직원 각각이 직접적인 스테이크홀더로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결정함.

프로젝트 정보 파악 및 의사소통

진행 중인 프로젝트 현황은 공식 목록이 존재하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과의 직접적인 대화임.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현재 고민, 경험 등도 자연스럽게 공유하면서, 동료에게 자신을 알리고 상호 정보 소통을 촉진함.

내부적으로 회사/프로젝트 현황을 더 잘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직접 제안해 실행할 수 있음.

단기 vs. 장기 목표

각자 업무 우선순위를 자율적으로 설정하다 보면 단기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김. 하지만, 단기성과에만 치중하면 장기적인 변화나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으므로, 장기적 목표에도 노력을 분산해야 함이 강조됨.

다양한 의견 경청

경력이 오래된 동료가 특정 프로젝트에 관여하라는 조언을 하더라도, 자신의 주도권을 잃지 말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더 많은 사람과 논의를 넓혀 의사결정의 폭을 확장해야 함. 최종 결과에 대한 책임자는 자신이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이익이 최우선임.

Hacker News 의견
  • Chet Faliszek가 밝혔듯이 Valve 핸드북은 실제로 직원들에게 배포된 것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홍보와 채용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임
    • 핸드북에서 말하는 원칙들이 적어도 잠깐이라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생각함. 웹사이트에도 공개되어 있는데, 주장에 대한 출처를 보고 싶음. 비위계 구조는 종종 내부 권력 다툼과 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실제로 해당 시스템이 지속됐을지 의심스러움. 참고로 Structurelessness의 폭정(https://www.jofreeman.com/joreen/tyranny.htm) 등도 그런 사례임
    • Chet Faliszek가 그런 말을 했다는 신뢰할 만한 출처를 찾지 못함. 구글 검색 결과에도 그런 직접적인 언급을 못 봤음
    • 핸드북이 처음 나왔을 때는 스텔스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아 감을 못 잡았음. 똑똑한 사람들도 광고에 별로 영향받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타깃 그룹별로 반응이 다르고, 이 핸드북은 Reddit 취향에 절묘하게 맞춰진 캠페인임
    • 이게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배포되지 않았다 해도, 입사 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공개됐다면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인지 궁금함. 만약 회사가 핸드북과 전혀 다르게 운영됐다면 큰 문제일 텐데, 실상 핸드북에 적힌 내용이 꽤 정확하지 않나 생각함
    • 실제로 직원들에게 배포한 건 맞지만, 본래 목적은 리크루팅 도구였음. 내부에서 일부러 유출되도록 진행한 뒤 홈페이지에도 공식 게시했음
  • Valve가 1st party 게임 콘텐츠 생산을 줄인다는 비판을 많이 받지만, Steam은 게이머 커뮤니티 전체적으로 볼 때 큰 긍정 효과를 줬다고 생각함. 개방성 때문에 혼란이나 문제도 생겼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임. Steam이 받는 30% 수수료도, 개발자와 시장에 제공하는 가치에 비추면 정당하다고 봄. 파트너사로부터 존중받으며 협력하는 것이 큰 메리트임. 넷플릭스처럼 모든 것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EA 같은 대형 개발사도 콘텐츠를 다시 Steam에 올렸음. HL3와 일관성 있는 게이밍 생태계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후자를 고를 것임
    • 앞으로가 걱정임. Gabe가 없어진 뒤 PC 게이밍이 Steam 중심의 독점 구조에 완전히 묶인 채로 남게 될까봐 우려임. 만약 Steam이 월 10달러 요금을 받겠다고 해도, 이미 샀던 게임 때문에 많은 유저가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임. 왜 Steam은 디지털 소유권의 위험 논쟁에서 늘 예외 취급받는지 불가사의함
    • Steam은 경쟁을 억압하지 않는 플랫폼임. 개발사가 직접 게임을 판매할 수 있고, 다른 플랫폼에도 올릴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이 Steam의 편의성과 유틸리티를 감안하여 계속 이곳을 사용함. 독점적 시장지배로 시장을 조이는 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선택한 결과임
    •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의하는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30% 커미션이 엄청난 비용임. 예를 들어 10만 부를 10달러씩 팔면 총 100만 달러 매출이 생김. 부가세와 환불(16%) 제외 후 84만 달러, Valve가 30% 떼고 나면 58.8만 달러, 퍼블리셔가 투자금 회수 후 38.8만 달러, 이 중 절반인 19.4만 달러만 받을 수 있음. 세금 까면 순수익은 약 15.5만 달러 남음. 퍼블리셔가 마케팅비 등 추가 회수해가면 더 줄어듦. Valve는 결제/배포만으로 25만 달러 이상을 가져가며, Steam은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해주지도 않음. 이런 구조가 작은 개발사에겐 매우 비효율적임
    • Steam의 30% 수수료가 정당하다는 의견은 충분히 논쟁거리임. Steam은 많은 부분에서 개발자들이 자신이 시장을 직접 만들고 Steam을 마케팅해준 덕분에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음. Steam은 별도의 노출을 제공하지 않고, 이미 외부에서 충분히 인기를 끈 경우에만 발견 기능(Discovery Queue) 등에서 다뤄줌. 참고로 리테일 시절이 오히려 스튜디오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Tim Sweeney의 언급도 있음 (링크). Steam은 모든 게임에 무료로 마케팅 효과를 얻고, 실질적인 마케팅이나 초기 유저 유입을 직접 지원하지 않음. 반면 수수료는 30%. Amazon처럼 추천 링크를 두는 것도 아님. 이런 점에 실망감이 큼
    • HL3와 생태계가 양자택일처럼 이야기되는 게 흥미로움. HL3 개발팀이 독립 스튜디오처럼, Valve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Steam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임. 수익이 충분히 나온다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음
  • Valve 핸드북 번역판은 여기에서 볼 수 있음. HN에서 예전에 여러 번 토론된 적도 있으며, (2012년 4월, 2014년 12월, 2015년 3월, 2016년 7월, 2018년 9월, 2022년 10월 등) 해당 토론 링크들도 남김
  • "가장 똑똑하고 혁신적이며 재능 있는 사람들을 뽑아 시키는 일만 앉혀두는 건 그들의 가치를 99% 파괴하는 셈임"이라는 문장이 나에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옴. 그런데 왜 다른 성공한 회사들은 반대의 방식을 고집하는지 궁금함
    • 똑똑하고 재능 있다고 자율적 협력 능력이 자동으로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임. 좋은 구조는 각자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하게 돕는 역할임. 자율적인 사람들도 꼭 동일 목표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구조가 필요하다고 봄
    • 대기업도 사실 저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음. 경쟁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팀 전체를 acquihire해서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일이 많음
  • Valve 핸드북이 이상적인 경영 사례로 자주 회자되지만 실제로는 Valve가 요즘 생산하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듯 보임
    • 나는 지금 어떤 PC 게임이든 자유롭게 즐기고 있고 Windows는 쓰지 않음. Valve 덕분에 리눅스 게이밍이 현실이 됐음
    • Valve의 Proton 덕분에 리눅스에서 게이밍 환경이 마련됐음
    • 매일 같이 Proton을 사용하고 있지만, 신작 MOBA인 Deadlock도 언급하고 싶음. 오리지널 DOTA 이후로 이렇게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MOBA는 처음임
    • 중요한 것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임. Valve는 Steam으로 이걸 해냈음. 내부적으로 별별 비효율적인 비즈니스 관행이 있더라도 돈이 계속 들어오면 아무 상관없음. 많은 사람이 Valve의 플랫 구조를 흉내 내면 성공할 거라 착각하지만, 실제 성공 원인은 그게 아님
  • 좋은 핸드북이나 직원 가이드 문서 사례를 찾고 있었는데, Valve 건은 철학적 내용이 많아 실제로 리크루팅 도구로 더 자주 언급된다는 점이 이해됨. 혹시 추천할 만한 사례가 있으면 공유 부탁임
  • 후속 편(2012년 이후)이 있다면 Valve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로울 듯함
    • 이건 결국 PR용이었음
    • 이게 한 번만 나온 단발성 프로젝트였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확실한 출처는 기억 안 남. 방금 다른 댓글에서 언급된 Chet Faliszek가 아마 그 정보 출처였을 것임
  • 게임 개발업계에서 워라밸, 자녀/가족에 관한 논의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게 의외임. Valve가 원래 이런 기업인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그런 것인지 궁금함
    • 게임업계는 정말 연봉도 낮고 열악한 업종임. FAANG 대비 1/5 수준, 일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대비 절반 수준임. Epic Games 등 일부만 예외로, 극히 소수만 경쟁력 있는 연봉을 줌. 게다가 크런치, 잡 안정성 부족 등 스트레스도 심함. 프로젝트 끝나면 잘리는 일도 흔함. Valve는 500명 미만 소규모라서, 업계 인재들에겐 일종의 꿈의 직장임. 대형사 대비 직원 수가 매우 적음. (인디 게임 회사 종사자임)
    • Valve는 평범한 회사가 아님. 엄청난 수익을 내고 외부 투자 없이 모든 이익을 R&D에 재투자하고 소규모로 운영함. 완전 플랫한 경영구조까지 갖춤. 돈 잘 버는 작은 회사가 모든 복지 다 챙기는 전형적인 사례임
    • 2012년 즈음이면 Valve가 이미 게임 개발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중심을 옮기는 중이었음. 그 시점에 주요 히트작들은 이미 다 출시됐고, 그 이후로 새로 나온 건 Half-Life: Alyx(2020), Counter-Strike 2(2023), Deadlock(TBA)뿐임
  • Valve는 “플랫 구조(Flat)”라며 공식적으로 관리 체계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프로젝트 리드가 자연스럽게 생겨 전체 정보를 모으고 모두가 그 리소스를 공유하는 구조임. 리드가 관리자는 아니지만 사실상 핵심 기술적 관리 역할 수행임. 창의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 이해하지만, 결국 이게 일반적인 관리자의 핵심 역할임
    • 플랫 조직에 대한 대표적 비판은, 어차피 관리 체계는 자발적으로 생성되며 결국 잘못된 방식으로 굳어진다는 것임. "Structurelessness의 폭정"이라는 고전 에세이가 이 점을 잘 설명함 (링크)
  • “우리는 Gabe Newell을 위해 돈을 뽑아내는 신성한 Steam이라는 기계를 지키는 신관임.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용하지 마라”라고 한 문장으로 줄일 수도 있었을 것임.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Valve에게서 많이 배워야 할 점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