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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의 부품을 분해하고 입체적으로 전시하는 모델에 대한 제작 과정을 기록한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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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실제 조립 순서와 공간 배치를 유지한 분해 전시물을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었음
- 여러 차례 수지(에폭시) 레진을 이용한 시도가 있었으나, 층마다 굴절률과 기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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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줄(모노필라멘트) 을 활용해 부품을 떠받치고 한 번에 전체를 주입하는 방법이 최종적인 해법이었음
- 수차례 프로토타입 시도를 거쳐, 정확한 위치 제어와 표면 코팅 등의 개선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얻은 경험임
들어가며
- 2022년 5월, Bartosz Ciechanowski의 블로그 글을 통해 기계식 시계 무브먼트의 동작 원리를 접했던 경험에서 시작됨
- 해당 글에서는 인터랙티브한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시계 무브먼트의 각 부품 구조를 시각적으로 "분해"하며 회전시켜 볼 수 있는 기능이 돋보였음
- 이러한 온라인 시각화와 달리, 실제 분해된 시계 모델을 실물로 손에 들고 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오랜 호기심에 도전하게 됨
현실의 분해 모델을 찾을 수 없음
- 시중에는 시계 부품을 수지 블록에 임의로 배치한 스팀펑크 아트가 종종 판매되나, 실제 무브먼트 구조와는 관련성이 적음
- 레진에 부품을 펼쳐 담은 "buffet style" 전시물도 있으나, 원하는 입체적 조립 순서와 거리를 유지하지 못함
- 무브먼트의 모든 부품을 정확한 위치관계로 "폭발적으로" 전개해 고정하기가 매우 번거로운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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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조립 경험자(워치메이커) 가 아닌 이상 제대로 이를 구현하기 어려운 이유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Bartosz Ciechanowski 블로그에서 참고한 ETA 2824-2 무브먼트는 미세부품이 지나치게 많아 프로토타입에는 적합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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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와치 무브먼트는 부품수가 적고 구조가 단순하여 초기에 실험하기 적합함
- 다양한 빈티지 포켓워치 무브먼트는 중고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초보 워치메이커의 연습대상이기도 함
수지 레이어드 캐스팅 시도
- 실물 모델은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견고해야 하므로, 투명 에폭시 레진에 부품을 층층이 임베딩하는 전략을 구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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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별 경화후 다음층 부으면 층간 경계가 명확히 남고, 노란 변색 및 경화시간 문제도 발생함
- 층간 굴절률차로 인해 시각적으로 이질적이고, 반쯤 경화된 수지는 다루기 어렵고 기포도 많이 생성됨
- 각 층을 따로 만들어 쌓는 방식은 시간과 노력이 지나치게 소모되어 중단함
낚싯줄을 이용한 부품 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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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플라스틱 봉 대신 모노필라멘트 낚싯줄(플라이피싱용)을 선택, 에폭시 레진과 굴절률이 유사해 존재감이 덜함
- 낚싯줄은 감겨져 기억된 형태가 남으므로, 고온 오븐에서 반복적으로 잡아당겨 일자로 곧게 만드는 작업을 시행함
- 트윅과 핀셋, 순간접착제(CA glue)로 부품과 낚싯줄을 정밀하게 부착하는 과정이 필요함
가정용 에폭시 레진 캐스팅
- 여러 종류의 투명 에폭시 레진을 시도해보았으며, 기본 투명도는 양호하고 점도, 경화시간, 기포 발생 특성이 다름
- 완전한 투명도를 위해 진공 챔버를 사용해 기포를 뽑아내는 방법을 적용함
- 레진 혼합, 진공 처리, 몰드에 주입 후 재진공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침
1차 프로토타입 실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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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린더 형태 몰드는 내부 구조 파악이 어려워 큐브형 몰드가 적합함을 알게 됨
- 낚싯줄은 거의 보이지 않으며, 순간접착제와 레진의 간섭 문제는 특이사항 없음
- 경화과정에서 레진이 수축하며 실린더가 깨지는 문제 발생
2차 프로토타입 및 조립법 개선
분해 및 청소
- 워치 무브먼트를 완전히 분해, 세척 후 세밀한 접착 조립 진행함
- 핀셋, 순간접착제, 낚싯줄 절단 지그 등을 활용해 정확하게 부품 위치를 맞춤
기관차측(트레인 휠 사이드) 조립
- 무브먼트의 복잡한 기관차 부분부터 작업을 시작해, 주요 브릿지 등 부품들은 낚싯줄을 나사에 연결해 정렬함
- 소형 부품들은 별도의 낚싯줄 단면에 접착 후 직립시켜 고정함
문자판측 플립 후 조립
- 완성된 하프 어셈블리를 잡아주는 보조지그를 제작해, 반대편 작업도 안정적으로 수행함
몰드 및 레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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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릴 판, 에폭시 방지 테이프, 구조용 접착제 등으로 큐브형 몰드 제작
- 프로토타입 결과, 정확한 높이 제어 및 보다 폭발적인 배열, 손쉬운 부품 정렬이 다음 개선 포인트로 도출됨
3차 프로토타입: 세밀한 위치 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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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식 리프트(랩잭), 자석 활용 핀셋 등으로 미세조정 정밀도 개선
- 순간접착제 가속제를 점적 도구로 미세하게 적용해 접착 효율성을 높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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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 휠과 헤어스프링을 자연스럽게 펼쳐, 시계의 심장을 시각적으로 강조함
- 전체 어셈블리 구조상 거꾸로 캐스팅하여 부품이 제대로 매달리게 구현
4차 프로토타입: ETA-2824/ PT5000 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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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인 ETA 2824 무브먼트(PT5000 호환모델)로 실험 진행
- 부품 소형화, 오일과 마감 불량문제, 도장 손상 등 난관을 맞았으나, 기본 조립 프로세스는 동일하게 적용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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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보호 스프링, 밸런스 어셈블리 등 민감한 부품의 서스펜션은 별도 노하우로 구현
- 몰드 크기 한계 등으로 조립물 각도가 비정상적으로 변하고, 레진에 의한 도장 해체 등 실수도 있었으나, 약 18시간 소요 결과물을 완성
완성품 제작과 도장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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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폭시 및 순간접착제가 도장을 녹인다는 사실로부터, 래커 스프레이 코팅이 최종 솔루션임을 확인
- 낚싯줄 절단 지그, 조립용 보조구를 개발해 반복 생산성이 향상됨
- 조립, 도장, 어셈블리 각 단계별로 상세 과정을 진행함
최종 결과 및 소감
- 완벽한 표면 마감은 어렵지만, 2.5년에 걸친 시도 끝에 원하던 구조를 손에 넣는 경험
- 블로그 글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도전할 수 있었음을 강조하며, 다양한 시계 무브먼트의 입체적 분해 모델로 확장 가능성을 기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