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박사과정에 들어간 한 연구자는 경동맥 스텐트 환자와 전자기장을 연구하기로 했지만, 3년 동안 환자·의료기기·의사·실험 장비와 거의 만나지 못함
- EU 지원 프로젝트는 “Knowledge-Based Society”를 내걸고 월 €500 장학금과 학위 취득 조건을 제공했지만, 실패하면 장학금을 돌려줘야 하는 구조였음
- 연구는 실제 스텐트와 인체 대신 구와 금속 원통으로 단순화한 시뮬레이션에 의존했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조차 동료 도움으로 겨우 확보함
- 대학 안에서는 논문 실적, 호칭, 복장, 수기 출근부, 부적절한 강의 배정, 표절 의심 사례가 얽히며 학문보다 형식이 앞서는 분위기가 드러남
- 학위논문 방어 직전 돼지고기와 금속 물체로 2시간짜리 실험을 급히 추가한 뒤 학위를 받았고, 연구자는 지도교수의 협업 제안을 거절하고 대학을 떠남
박사과정의 시작과 사라진 연구 일상
- 2009년 가을, 박사과정에 합격한 직후 정규직이 있다고 알리자 지도교수는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함
- 직장을 그만두고 연구를 시작하려 했지만, 지도교수는 대학에서 할 일이 없으니 당분간 집에 있으라고 함
- 연구 주제는 경동맥 스텐트 이식 환자에게 전자기장이 미치는 영향이었지만, 지도교수는 관련 자료도 추천하지 못함
- 몇 주가 지나도 연락이 없자 사무실과 컴퓨터를 요구했고, 학과장과 학장을 거친 뒤에야 지하 사무실과 컴퓨터를 받음
- 배정된 공간은 대학 지하의 넓지만 삭막한 방이었고, 책상·의자·높은 창문·금속 사물함 정도만 갖춰져 있었음
“지식기반 사회” 프로젝트가 요구한 것
- 프로젝트 이름은 “Doctoral Studies in Engineering Sciences for Developing the Knowledge-Based Society”였음
- 이 프로젝트는 연구자와 약 100명의 박사과정생에게 월 €500 장학금을 지급했고, 이는 당시 평균 임금 정도였음
- EU의 Operational Program for Human Resources Development가 지원한 4,000개 프로젝트 중 하나였음
- 해당 프로그램은 €5 billion 예산으로 인적 자본 개발, 경쟁력 강화, 교육과 평생학습을 노동시장과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함
- 프로그램 목표에는 1,650,000명의 미래 기회 확대와 15,000명의 박사과정생 양성이 포함됨
- 박사과정생에게는 3년 안에 다음 성과가 요구됨
- 과학 논문 최소 3편 게재
- 국제학회 1회 발표
- 공개 학위논문 방어
- 실패하면 장학금 전액을 반환해야 했고, 이후 노동시장 복귀도 본인이 해결해야 했음
장비 없는 의료공학 연구
- 문헌 조사에서는 사람을 무반향실에 넣고 다양한 전자기장을 쬐며 땀, 호흡, 체온, 혈압 등을 측정한 실험들이 등장함
- 본인의 연구는 전자기장 영향으로 스텐트가 가열될 때 목 동맥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는 일이었음
- 그러나 실험실 장비는 사실상 없었고, 디지털 온도계나 필요한 의료 장비도 없었음
- 의료공학 실험실은 컴퓨터 10대, 칠판, 작은 창문, 지도교수 사무실로 이어지는 문이 있는 방에 가까웠음
- 실제 스텐트는 보지도 만지지도 못했고, 환자 접촉, 의사 협업, 다른 공학자와의 기술적 대화도 없었음
- 지도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 충분하다고 했지만, 필요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현실적인 스텐트·머리 모델은 돈이 들고 구하기 어려웠음
- 연간 €20k짜리 소프트웨어는 공공기관당 무료 라이선스 2개가 제공됐지만, 지도교수는 자신의 노트북과 사무실 컴퓨터에 모두 설치돼 있다며 사용을 허락하지 않음
- 같은 학과의 다른 박사과정 동료가 공공기관을 통해 무료 라이선스 2개를 신청했고, 그중 하나를 빌려줌
- 시간이 줄어들자 사람 머리는 큰 구, 스텐트는 긴 금속 원통, 주변 장치는 간단한 안테나로 단순화됨
- 더 복잡한 모델은 컴퓨터가 버티지 못했고, 연구자는 이런 방식이 아이들이 물총으로 경찰 놀이를 하는 것 같다고 느낌
- 첫 논문은 이 방식으로 게재됐고, 라이선스를 빌려준 동료가 감사 표시로 공저자에 포함됨
논문 실적과 형식이 앞선 학과 문화
- 대학 과학저널을 읽던 중 문체가 갑자기 바뀌는 대목들이 보였고, 온라인 검색으로 출처 표기 없는 복사·붙여넣기 사례를 다수 찾음
- 표절 의심 사례에는 학과장의 이름도 있었지만, 대학 안에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전국지에 보낸 내용도 대화로 이어지지 않음
- 이후 학교 저널을 읽는 일을 멈추고 남은 논문 작성에 집중함
- 논문들은 첫 논문의 변형에 가까웠고, 제목과 그림, 시뮬레이션 시나리오, 강조점을 조금씩 바꾼 결과물이었음
- 학과장은 학문적 복장 규정을 강조하며 공식 지침까지 배포함
- 교수들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서로를 격식 있게 불렀고, 지도교수를 성으로만 불렀다가 “professor”라는 호칭을 빠뜨렸다는 이유로 지적받음
- 박사과정생은 한 학기 동안 강의 직책을 맡아야 한다는 학과 지침을 통보받음
- 전자공학과 교수에게 조교 제안을 받았지만, 학과장은 박사과정생에게 그 자리를 주지 않는다며 막음
- 한 동료는 C++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금요일에 배정받아 월요일까지 배울 시간이 있다고 답함
- 회의에서 지도교수는 의대생에게 고전압 송전선 설계가 적절한 과목이 아니며 생물학·의학 관련 과목이 더 필요하다고 말함
- 학과장은 교수별 최소 수업시수 배정을 이유로 기존 입장을 유지함
- 다음 회의 안건은 수업 경험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칠판 교육이었고, 대학은 해당 장비에 돈을 투자함
- 출근 기록은 매달 손글씨 노트에 직접 서명하는 방식이었고, 공휴일 칸에 서명하면 담당자가 꾸짖음
- 여름에는 청소 담당자가 건물의 거의 유일한 상주 인원이었고, 가끔 만난 교수들은 항상 일하고 공부한다며 칭찬한 뒤 며칠 또는 몇 주씩 사라짐
학위논문 방어와 급조된 마지막 실험
- 학위논문 제출 3개월 전, 지도교수는 “우리 도시의 수치”라며 “almost impossible”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음
- 해당 문장을 고치고 오타와 일부 문단을 수정한 뒤 지도교수의 승인을 받음
- 학과 전체 발표도 통과했지만, 며칠 뒤 지도교수는 기술대학에서 이론 논문만 방어할 수 없다며 실제 실험이 필요하다고 함
- 지도교수는 공공기관에서 수박 크기의 무반향실을 2시간 빌렸고, 실험용 “사람 머리”로 슈퍼마켓에서 돼지고기를 삼
- 연구자는 동적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죽은 고기를 쓰는 문제를 말하고 싶었지만, 2012년 가을이었고 더 이상의 대화는 늦었다고 느낌
- 지도교수는 소형 온도 센서를 금속 원통에 붙여 돼지고기 안에 넣었으며, 민감한 장비는 직접 다룸
- 연구자는 사진을 찍고 결과를 노트에 적으며 2시간 동안 온도 데이터를 모음
- 이후 실험 결과 논문을 발표하고 지도교수 이름을 붙였으며, 학위논문도 갱신함
- 학위논문 방어 전, 박사과정 담당 부서는 심사위원을 위한 음식·음료·커피를 직접 준비하라고 요구함
- 연구자는 대학이 학생당 €1000을 받으며 심사위원 비용과 교통·숙박이 이미 프로젝트로 지원된다고 지적했고, 해당 요구는 철회됨
- 며칠 뒤 학위논문 방어에 성공했고, 저녁에는 학과와 5명의 심사위원이 함께한 식사에 참석함
- 지도교수는 학과장 앞에서 많은 소동을 일으켰지만 좋은 결과를 냈다고 칭찬함
- 식사 후 지도교수는 함께 계속 일하자고 제안했지만, 연구자는 정중하게 거절하고 지하 사무실과 대학을 떠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