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N⁺: 의사라는 직업의 어두운 이면
(drericlevi.substack.com)의사로서의 어두운 면
- 의사로서 13년 동안 훌륭한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음. 훌륭한 가족의 지지, 아내도 의사라서 내 일을 이해해줌.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적 없음.
- 브리즈번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앤드류 브라이언트 박사의 자살 소식이 마음에 와닿음. 그의 아내가 솔직하고 용기 있는 편지를 썼음.
- 심각한 자살 충동은 없었지만, 많은 의사들처럼 어두운 시기를 겪었음. 우울증, 불안, 탈진, 자살 충동, 절망감, 무기력, 무쾌감증, 걱정 등은 모두 내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 인간 반응의 다른 모습들임.
- 어두운 시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 공통적인 주제가 나타남. 직장은 종종 그런 어두운 시기를 악화시키고 지속시키는 중요한 요인. 외과의사로서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기에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혼, 가정, 사회생활 등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침.
절망의 어두운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3가지:
1. 통제력 상실
- 하루 일과에 대한 통제력을 잃음. 14일 중 12일을 24시간 대기하는 병원에서 일한 적 있음. 2주마다 주말 휴무.
- 수술 시험 준비할 때는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공부하며 주말 점심에만 가족을 봄.
- 4개 캠퍼스를 포함하는 병원 네트워크에서 일하며 주당 500km를 운전.
- 며칠씩 집에 못가고 병원 숙소, 외래 진료소 벤치, 차에서 자기도.
-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몰라 차 트렁크에 침낭, 세면도구, 옷 보관.
- 응급상황 때문에 매일 계획이 바뀜. 당직 때는 다음 한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확신할 수 없음.
- 일을 줄이는 게 쉽지 않음. 내가 일을 덜 하면 누가 병원을 커버할 것인가? 병원이 다른 의사를 고용하지 않는다면 환자를 방치할 수 없음. 당직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
2. 지원 상실
- 아침 6시 출근. 작성하지 않은 퇴원 요약지 수와 완료해야 할 컴퓨터 기반 모듈(손 씻기, 개인정보 보호, 환자 들어올리기 등)에 대한 이메일 알림으로 하루 시작.
- 7시 회진 시작. 15-20명의 환자를 만나 여러 이동 서식, 증명서, 처방전 등 작성해야 함. 사용하기 불편하고 로그인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자 의료 시스템을 통해 모두 처리.
- 8시 과부하 수술 시작. 7건 예약됨. 수술대 순서나 환자 결정권 없음.
- 첫 환자 체크인 안됨. 당뇨 환자는 저혈당. 유아는 까다로움. 자폐 아동은 도망감. 통역사 도착 안함. 컴퓨터 로그인 안됨. 비밀번호 만료.
- 병원 예약실에서 컴퓨터에 기록된 평균 시간에 따라 모든 편도선 절제술이 14분 걸린다고 판단. 수술 시작하면 타이머 시작. 긁어내면 타이머 정지.
- 통역 시간, 마취 전 시간, ICU 이송을 고려하지 않아 수술이 지연됨. 간호 책임자는 제시간에 끝내라고 압박. 케이스당 14분 정도 걸렸지만 외부 임상적 이유로 팀이 지연됨.
- 응급실, GP, 다른 부서에서 전화 12통 받음. 이제 응급실에 3명 대기 중이고 1명은 다른 병원에서 이송 중. 오후 진료 늦게 도착하니 간호사들 불만. 전화 받으며 8-10명 진료.
- 복잡한 수술에 대해 환자와 상의하려 해도 전화와 서류작업으로 계속 방해받음. 응급 수술 위해 수술실로 달려감. 피곤하고 불만스러우며 해야 할 일들로 머리 가득 차서 실패하기 쉬운 상태.
- 오후 회진, 더 많은 협진, 입원 등 처리하고 편지 받아씀. 24시간 당직 동안 70통 이상 전화 받음. 오후 6시 완전히 지침.
- 칩, 생강 맥주 집어 들고 작성하려던 서류 시작. 앞으로 며칠간의 증례 노트 검토. 오후 7-8시 귀가해 저녁 먹고 아이들 재움.
- 한밤중 응급 수술 위해 병원으로 불려감. 자정 직후 돌아와 잠.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4번 더 호출당함.
- 아침 6시, 반복.
3. 의미 상실
-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는 비교적 관리 가능. 일의 흥분과 지적 도전이 많은 개인적 만족감을 가져다줌.
- 죽어가는 암 환자, 응급 기도 재난, 아픈 복잡한 아이들을 다루며 정서적으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견딤.
-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은 환자와의 의미 있는 임상적 관계를 앗아가는 끊임없는 행정적 압박임. 많은 젊은 의사들도 이런 경험을 하는 것 같음.
- 의학은 의미 있는 추구였으나 지금은 피곤한 산업이 됨. 기쁨, 목적, 의미가 규격화, 살균, 프로토콜화, 산업화, 규제화 됨.
- 의사들은 더 이상 숭고한 소명이 아닌 효율성, 생산성, 핵심 성과 지표의 족쇄에 갇힘.
- 수술 목록이나 진료 일정을 정하는 데 거의 발언권이 없음. 심지어 수술 목록 순서를 정하는 권한조차 외과의에게서 빼앗김.
- 하고 싶은 일(수술 & 환자 진료)이 측정, 기록, 벤치마크 됨. 숫자를 채우기 위해 진료 예약이 초과됨. 환자 한 명당 서류작업은 해마다 늘어남.
- 비임상 부서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함. 그 기치는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 환자를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의학에 입문. 오늘날 현대 의학에서 의사는 복잡한 산업의 많은 상품 중 하나일 뿐.
- 더 이상 환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병원 사업에 관한 것. 환자 만족 담당자, 수술실 활용 담당자, 환자 흐름 조정자 등은 모두 사업 역할.
GN⁺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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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가진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것이 병원이라는 조직 내에서 구조화되면서 더 큰 문제를 낳는 것 같음. 의료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병원 경영진의 입장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의사 개인의 입장이 상충되는 지점이 있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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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개인이 환자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의 업무 만족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임. 의사회 등 직역 단체나 시민사회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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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나 자세 못지않게 의사를 대하는 병원/사회의 태도와 인식 개선도 중요함. '슈퍼맨'처럼 무한정 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휴식과 보호가 필요한 전문직 종사자로서 인정받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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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등 문제 발생시 의사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근본 원인을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문제의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면 방어진료 등 부작용만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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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주저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담 시스템과 휴식 보장 제도 등이 필요해 보임. 의사도 인간이므로 정신건강 측면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
Hacker News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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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의 제한과 과도한 업무량의 문제점이 지적됨. 영국에서는 의대생 수를 제한하고 있어 의사가 되고자 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과학자가 되는 경우가 있음. 의사 수를 늘려 업무 강도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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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보임. 호주,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영국,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 반면, 항공 분야에서는 피로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근무 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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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경영진의 문제로 의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 의사 개인이 근무 강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구조임. 의대 교육 과정에서부터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적응하도록 훈련되어, 과도한 업무량을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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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는 '영웅 문화'가 만연해 있음. 일에 매진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워라밸은 약한 사람들의 몫으로 치부됨. 정작 사람을 돕는 의료인들 사이에서는 각박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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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행정 업무 부담이 높은 점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함. 오래된 EMR 시스템 사용, 제한된 진료 시간 등의 문제가 있음. AI 기술이 의료 분야에 도입되고 있으나 실제 활용도는 미지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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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의사들은 과도한 업무량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음. 이는 캐나다 등지에서 의사 부족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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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의료 시스템을 악용한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음. 젊고 이상주의적인 의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요인이 되고 있음. 규제 당국으로서는 불량 의료인을 걸러내면서도 선량한 의사들의 열정을 꺾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