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by GN⁺ | ★ favorite | 댓글 1개

의사로서의 어두운 면

  • 의사로서 13년 동안 훌륭한 외과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음. 훌륭한 가족의 지지, 아내도 의사라서 내 일을 이해해줌.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적 없음.
  • 브리즈번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앤드류 브라이언트 박사의 자살 소식이 마음에 와닿음. 그의 아내가 솔직하고 용기 있는 편지를 썼음.
  • 심각한 자살 충동은 없었지만, 많은 의사들처럼 어두운 시기를 겪었음. 우울증, 불안, 탈진, 자살 충동, 절망감, 무기력, 무쾌감증, 걱정 등은 모두 내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 인간 반응의 다른 모습들임.
  • 어두운 시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 공통적인 주제가 나타남. 직장은 종종 그런 어두운 시기를 악화시키고 지속시키는 중요한 요인. 외과의사로서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기에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결혼, 가정, 사회생활 등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침.
절망의 어두운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3가지:
1. 통제력 상실
  • 하루 일과에 대한 통제력을 잃음. 14일 중 12일을 24시간 대기하는 병원에서 일한 적 있음. 2주마다 주말 휴무.
  • 수술 시험 준비할 때는 매일 아침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 공부하며 주말 점심에만 가족을 봄.
  • 4개 캠퍼스를 포함하는 병원 네트워크에서 일하며 주당 500km를 운전.
  • 며칠씩 집에 못가고 병원 숙소, 외래 진료소 벤치, 차에서 자기도.
  •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몰라 차 트렁크에 침낭, 세면도구, 옷 보관.
  • 응급상황 때문에 매일 계획이 바뀜. 당직 때는 다음 한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확신할 수 없음.
  • 일을 줄이는 게 쉽지 않음. 내가 일을 덜 하면 누가 병원을 커버할 것인가? 병원이 다른 의사를 고용하지 않는다면 환자를 방치할 수 없음. 당직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
2. 지원 상실
  • 아침 6시 출근. 작성하지 않은 퇴원 요약지 수와 완료해야 할 컴퓨터 기반 모듈(손 씻기, 개인정보 보호, 환자 들어올리기 등)에 대한 이메일 알림으로 하루 시작.
  • 7시 회진 시작. 15-20명의 환자를 만나 여러 이동 서식, 증명서, 처방전 등 작성해야 함. 사용하기 불편하고 로그인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자 의료 시스템을 통해 모두 처리.
  • 8시 과부하 수술 시작. 7건 예약됨. 수술대 순서나 환자 결정권 없음.
  • 첫 환자 체크인 안됨. 당뇨 환자는 저혈당. 유아는 까다로움. 자폐 아동은 도망감. 통역사 도착 안함. 컴퓨터 로그인 안됨. 비밀번호 만료.
  • 병원 예약실에서 컴퓨터에 기록된 평균 시간에 따라 모든 편도선 절제술이 14분 걸린다고 판단. 수술 시작하면 타이머 시작. 긁어내면 타이머 정지.
  • 통역 시간, 마취 전 시간, ICU 이송을 고려하지 않아 수술이 지연됨. 간호 책임자는 제시간에 끝내라고 압박. 케이스당 14분 정도 걸렸지만 외부 임상적 이유로 팀이 지연됨.
  • 응급실, GP, 다른 부서에서 전화 12통 받음. 이제 응급실에 3명 대기 중이고 1명은 다른 병원에서 이송 중. 오후 진료 늦게 도착하니 간호사들 불만. 전화 받으며 8-10명 진료.
  • 복잡한 수술에 대해 환자와 상의하려 해도 전화와 서류작업으로 계속 방해받음. 응급 수술 위해 수술실로 달려감. 피곤하고 불만스러우며 해야 할 일들로 머리 가득 차서 실패하기 쉬운 상태.
  • 오후 회진, 더 많은 협진, 입원 등 처리하고 편지 받아씀. 24시간 당직 동안 70통 이상 전화 받음. 오후 6시 완전히 지침.
  • 칩, 생강 맥주 집어 들고 작성하려던 서류 시작. 앞으로 며칠간의 증례 노트 검토. 오후 7-8시 귀가해 저녁 먹고 아이들 재움.
  • 한밤중 응급 수술 위해 병원으로 불려감. 자정 직후 돌아와 잠.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4번 더 호출당함.
  • 아침 6시, 반복.
3. 의미 상실
  •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는 비교적 관리 가능. 일의 흥분과 지적 도전이 많은 개인적 만족감을 가져다줌.
  • 죽어가는 암 환자, 응급 기도 재난, 아픈 복잡한 아이들을 다루며 정서적으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견딤.
  •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은 환자와의 의미 있는 임상적 관계를 앗아가는 끊임없는 행정적 압박임. 많은 젊은 의사들도 이런 경험을 하는 것 같음.
  • 의학은 의미 있는 추구였으나 지금은 피곤한 산업이 됨. 기쁨, 목적, 의미가 규격화, 살균, 프로토콜화, 산업화, 규제화 됨.
  • 의사들은 더 이상 숭고한 소명이 아닌 효율성, 생산성, 핵심 성과 지표의 족쇄에 갇힘.
  • 수술 목록이나 진료 일정을 정하는 데 거의 발언권이 없음. 심지어 수술 목록 순서를 정하는 권한조차 외과의에게서 빼앗김.
  • 하고 싶은 일(수술 & 환자 진료)이 측정, 기록, 벤치마크 됨. 숫자를 채우기 위해 진료 예약이 초과됨. 환자 한 명당 서류작업은 해마다 늘어남.
  • 비임상 부서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함. 그 기치는 "비용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 환자를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의학에 입문. 오늘날 현대 의학에서 의사는 복잡한 산업의 많은 상품 중 하나일 뿐.
  • 더 이상 환자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병원 사업에 관한 것. 환자 만족 담당자, 수술실 활용 담당자, 환자 흐름 조정자 등은 모두 사업 역할.

GN⁺의 의견

  •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가진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것이 병원이라는 조직 내에서 구조화되면서 더 큰 문제를 낳는 것 같음. 의료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병원 경영진의 입장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의사 개인의 입장이 상충되는 지점이 있어 보임.

  • 의사 개인이 환자를 위해, 그리고 스스로의 업무 만족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임. 의사회 등 직역 단체나 시민사회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나 자세 못지않게 의사를 대하는 병원/사회의 태도와 인식 개선도 중요함. '슈퍼맨'처럼 무한정 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휴식과 보호가 필요한 전문직 종사자로서 인정받아야 함.

  • 의료사고 등 문제 발생시 의사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근본 원인을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문제의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면 방어진료 등 부작용만 키움.

  • 의사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주저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담 시스템과 휴식 보장 제도 등이 필요해 보임. 의사도 인간이므로 정신건강 측면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

댓글과 토론

Hacker News 의견들
  • 영국에서 왜 매년 의대 정원을 제한하는지 늘 이해가 잘 안 됨
    의사가 되고 싶어 했던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 지원에서 떨어진 뒤 박사과정을 밟고 과학자가 되는 경우를 봤음
    지금처럼 번아웃을 강요하기보다, 합리적인 시간으로 일하는 의사가 두 배쯤 있는 편이 낫다고 봄
    이를 바꾸자는 요구도 있는 듯함: https://commonslibrary.parliament.uk/research-briefings/cbp-...

    • 미국, 이탈리아 등도 마찬가지임
      의사는 국가가 독점권을 부여한 카르텔에 가깝고, 결국 그게 전부라고 봄
    • 관련된 문제로, 시골이나 가난한 지역의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은 필요한 성적을 못 받아 의대에 못 들어가는 경우가 있음
      반면 도시 중산층 아이들은 좋은 직업이라서 들어가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자기 도시 밖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도 않음
      내 형제도 30대까지 의사로 일하다가 그만뒀는데, 훈련 비용이 너무 아깝게 느껴짐
    • 의사협회와 규제기관, 예를 들면 미국의 AAMC 같은 곳이 직업 가치를 유지하려고 그런 구조를 계속 로비하기 때문임
    • 온라인에서 뒷받침할 자료는 못 찾겠지만, 의대 정원 제한이 NHS 창설 당시 정부와 BMA 협상에서 비롯됐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분명히 있음
      당시 쟁점 중 하나가 의사들을 제도에 참여시키는 것이었고, 의사들은 소득 감소를 걱정했음
      인구와 의대 정원을 비교해 보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분석하는 건 꽤 간단함
      몇 년 전 교육 정원이 확대되긴 했지만, 이건 파이프라인 문제라 하룻밤에 해결되지 않음
      정말 해결하려면 몇 년간 의사와 간호사를 빠르게 양성하는 특별 과정 같은 게 필요할 가능성이 큼
    • 직접 올린 링크 안에 답이 들어 있음

      Expanding the cap on medical and dental school places is complicated by the cost of training, current university and clinical placement capacity, and the current number of clinically qualified academic staff who design and deliver courses.
      게다가 NHS가 실제로 직원을 고용할 예산도 필요함
      핵심은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의료 요구가 더 복잡해지며, 치료 가능한 질환은 늘고, 의료는 대개 비싸지만 아무도 그 비용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데 있음

  • 뇌수술 의사가 내 여동생의 목숨을 구해줬음
    회복 직후 며칠 뒤 아버지가 밤 11시에 병원 식당에서 그 의사가 밥 먹는 걸 봤고, 근무가 언제 끝나냐고 물었더니 의사가 그냥 “나는 병원에 산다”고 답함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던 거임
    보람 있는 일이지만 혹독한 일이기도 함

  • 이제 막 의료계에 들어가는 의사들이 왜 과하게 배치되고 과하게 일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됨
    응급실 외과의인 사촌은 지금은 주 3일 일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음
    의료계의 노동 문화는 끔찍할 정도로 비효율적으로 보임
    젊은 의사들을 갈아 넣어서 얻는 이점이 대체 뭔지 모르겠음

    • 현대 전공의 제도의 엄격하고 끔찍한 일정은 코카인 중독자가 자기 중독을 유지하고 숨기려고 만든 구조라는 점이 하나 있음
      그래서 모든 의사가 시작부터 정상 근무시간에 대한 감각이 왜곡됨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7828946/)
      또 하나는 의료인들이 자존심을 세우게 해주는 독성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는 점임
      초과근무를 둘러싼 독성 문화는 어디에나 있지만, 의료계는 그중에서도 별격임
    • 시스템 안에서 권력을 가진 기존 구성원들이 변화를 실행할 유인이 부족함
      이미 의대생 수를 제한해 급여를 통제하고 있으니, 젊은 의사들을 번아웃시키는 것도 같은 목적을 채우는지도 모름
      인위적 제한 때문에 의사가 부족한 상황을 일시적으로 메우는 역할도 하고 있을 수 있음
    • 정말 위중한 환자가 있는 일부 병동은 긴 교대근무가 도움이 되기도 함
      환자 상태 변화를 계속 볼 수 있고 교대 인계가 줄어들기 때문임
      예를 들어 12시간씩 2명이 일하는 편이 8시간씩 3명이 일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임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 경과를 직접 보고 다음 근무자에게 전달해야 할 정보가 줄어듦
      다만 응급실처럼 환자가 하루 종일 들어오고 나가는 곳에는 이런 장점이 별로 없을 것임
    • 개인적으로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체로 꽤 나이가 많고, 젊은 성인들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 큰 부분이라고 의심함
      병원에는 온갖 규칙을 따르게 하면서도, 이 경우에는 노동법을 무시하게 놔둠
    • 규율 때문일 수 있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은 아니고, 잘 모르겠음
  • 다소 냉정하고 극단적으로 보자면 의료계에는 영웅 문화가 있음
    죽도록 일하고 일을 위해 사는 데 명예가 붙음
    일과 삶의 균형은 버티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의 것이고, 그런 사람은 진짜 의료인이 아니며 자격이 없다는 식임
    구호 활동에서도 같은 문화를 봤음
    의료인과 구호 활동가 모두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하지만, 서로를 위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아이러니함
    그 안에서는 냉혹함

    • 적어도 외과의처럼 더 경쟁이 심한 전문과를 목표로 하는 의사들에게는 실제로 그런 문화가 있어 보임
      35세쯤 컨설턴트가 되면 훨씬 덜 정신없어지지만, 그전까지는 완전한 갈림길임
      성공 보장도 없음
      벽에 자격증 종이가 잔뜩 붙은 GP를 본다면, 그 게임에서 이기지 못한 많은 사람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음
      그런데 좋은 대안이 뭘까
      이건 고임금, 높은 지위, 사실상 평생직장인 직업임
      당연히 엄청나게 경쟁적일 수밖에 없음
      목표를 얻기 위해 헌신과 희생을 감수하는 올림픽 선수들을 우리가 비난하진 않음
      지금 시스템이 훌륭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안이 더 나쁠 수도 있음
    • 의료 종사자들도 노조를 만들고 때로는 파업을 하므로, 서로를 챙기는 방식으로 볼 수 있음
  • 어릴 때 함께 자란 친구 중에 “그런 아이”가 있었음
    지역에서 제일 똑똑하고, 웃기고, 기타도 엄청 잘 쳤고, 모두가 좋아했음
    반에서 1등, Harvard, Harvard 의대, 전공의 최고 배치까지 갔음
    그런데 그 시기에 무슨 일이 생겼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
    친구들 모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충격이 컸음
    알고 보니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근무시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듯함
    누가 정확히 알겠냐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픔

    • 의사도 항공 승무원처럼 근무시간 제한을 둘 수 없을까
      그러면 과로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 “업무 스트레스, 근무시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드러났다”고 하면서도 “누가 알겠냐”고 말하고 있음
      또 그가 학업적으로 뛰어난 고성과자였다는 점이 왜 중요한지도 모르겠음
      그런 성취가 불안이나 건강에 해로운 선택으로부터 면역을 주지는 않음
      이야기의 색을 더하려는 건 알겠지만, “사랑받고 웃기고 기타를 잘 쳤다”는 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음
      쉬운 답은 다른 사람들 또는 자기 자신에게 떠밀려,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분야에 들어갔다는 쪽으로 보임
      결국 대부분의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아님
      Harvard를 나온 고성과자든 덜 유명한 학교를 나온 사람이든 마찬가지임
      그가 고압적인 다른 분야에 갔거나 다른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면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음
    • 우리를 무너뜨리는 건 압박이나 힘든 일이 아니라,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좌절감
      지금 벌어지는 일에 조금이라도 발언권이 있다면 모두에게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걸 아는데, 정작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사람들이 모든 권력을 갖고 있음
      그래서 사랑하는 일을 그만두거나, 심리적으로 안전하지 않고 건강하지 않으며 독성이 강한 시스템 안에서 계속 그 일을 해야 하는 선택지만 남음
  • “환자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걸 알고 의학에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날 현대 의료에서 의사는 이 복잡한 산업 안의 수많은 상품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 더 이상 환자가 중심이 아니다. 병원 사업이 중심이다. 환자 만족 담당자, 수술실 활용 담당자, 환자 흐름 조정자. 모두 사업 역할이다.”
    미국 의료가 훌륭하고, 가격이 공정하며,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아직 한 명도 만나지 못했음
    사모펀드와 인수합병이 의사, 환자, 간호사를 포함해 시스템 전체를 천천히 쥐어짜는 듯함
    우리의 생명이 달려 있다는 이유로 조종사의 과로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의사의 과로는 허용하고 과로한 의사 때문에 환자가 죽는 건 세지 않는다는 현실이 슬픔

    • 예전에 읽은 글이 떠오름
      https://philip.greenspun.com/flying/unions-and-airlines
      의료와 1:1 비교는 아니겠지만, 결론은 이랬음

      a sustainable long-term structure would be a pilot-owned airline
      의사들이 병원을 세우고 제1원칙부터 상향식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지 궁금함
      엔지니어들이 세우고 운영한 좋은 엔지니어링 회사들처럼 말임

    • 조종사와 의사를 비교하자면, 조종사는 선택적 수술에 해당한다고 봐야 함
      즉 기다릴 수 있는 일임
      의사가 너무 부족해서, 피곤한 의사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는 식이 됨
      형편없는 진료라도 받으면 생존 가능성이 생기지만, 진료를 전혀 못 받으면 확실한 죽음일 수 있기 때문임
  • 글과 포함된 이메일에서 말한 대부분의 문제는 걱정스럽지만, 이상하게도 전 세계 여러 곳에서 흔해 보임
    언급된 외과의는 호주에 있었고, 나는 네덜란드에서 이런 문제를 직접 봤으며, 과로·인력 부족·극심한 피로 등으로 생기는 처음 세 문제 중 적어도 앞의 두 가지와 매우 비슷한 일이 벨기에, 독일, 영국, 인도와 그 밖의 수많은 곳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음
    반면 항공 같은 분야에는 엄격한 업무량 제한이 있음
    피로는 사람을 죽이기 때문에 너무 오래 대기하거나 근무할 수 없음
    경보 피로 같은 문제는 기관들이 연구하고, Boeing/Airbus 사람들은 그 결과를 구현함
    왜 의료인은 뼈가 닳도록, 때로는 이 글처럼 말 그대로 몸이 망가지도록 일해도 괜찮고, 다른 직업들은 이를 피하려고 신경 쓰는지 의문임
    덧붙이자면, 의사 수나 가용성 같은 흔한 논거들이 왜 설득력이 약한지에 대해 아래에 꽤 자세한 자기 답글을 달았음

    • 답은 첫 문단에 암시되어 있음: “... I’ve never been diagnosed with a mental illness.”
      적어도 미국 의사 사회에는, 그 글에서 묘사한 모든 것을 칭찬받을 만하고 고귀하며 본받아야 할 것으로 여기는 일종의 피학적 자부심이 있음
      그는 환자에게 미치는 위험이나, 최종적으로 그 비용이 가치 있는지, 다른 시스템이 더 나을 수 있는지 전혀 인정하지 않음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심혈관질환이나 암에 걸린 적이 없다는 것처럼 자랑할 일로 내세움
      도움을 구하거나 뭔가를 바꾸려 한 적이 없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셈임
      환자 진료 문제를 지나가듯 말하긴 하지만, 실제로 가장 화가 난 건 “그저 또 다른 직원”이 됐다는 점으로 보임
      결국 그의 사고방식에서는 불평하는 현재 상황이 대안보다 낫다는 것임
      그 대안이란 돌봄 책임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의료를 더 경쟁적인 시장에 열어서 자신만 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자가 아니게 되는 것임
      다른 의사의 수입을 빼앗는다는 식의 언급도 그런 맥락임
      AMA와 의사 노조는 진짜 경쟁, 소득 감소 등을 피하는 대신 사실상 이 구조를 보장함
      왜 항공과 다를까
      실패가 더 잘 보이기 때문일 것 같음
      저녁 뉴스에 나오고,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림
      어떤 이유에서든 조종사 조직은 의사들처럼 감시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하지 못한 듯함
      우리는 조종사를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로 보지만, 동시에 시스템의 일부로 보고, 대안이 있으며, 조종사가 아닌 엔지니어·안전 전문가·조사관 같은 외부자의 정당한 검토 대상이라고 봄
      반면 의료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면, 모두가 의사 집단 자체에 판단을 맡기는 듯함
      마치 그들을 검토할 만큼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말임
      또 어느 수준에서는 조종사 자신이 자기 실수의 피해자가 된다는 점도 있을 것임
      조종사가 비행기를 추락시키면 자기 자신도 함께 죽음
      외과의가 실수해 환자를 죽이면, 본인은 집에 걸어가서 원하는 만큼 합리화할 수 있음
      이런 글에는 점점 공감이 안 됨
      의사들이 더 공감받고 싶다면 정신적 불건강에 대한 낙인을 멈추고 자기 안에서도 그것을 인정해야 함
      직업 집단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일부 부담을 맡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더 잘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함
      스스로의 탐욕이나 자존심 때문에 엉망을 만들고 나서 나에게 안타까워하라고 기대하는 것처럼 느껴짐
    • 인력 부족인 의료 시스템은 과로한 의사를 쓰는 방식으로 굴러감
      피곤하고 과로한 의사가 없는 의사보다 많은 경우 낫기 때문임
      피곤한 머리로도 죽이는 사람보다 살리는 사람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음
      수술 생존율이 90%라면, 10%를 죽이더라도 0%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성공으로 간주될 수 있음
      반면 피곤한 조종사는 더 이분법적
      일이 잘 풀리면 승객 생존율 100%이고, 잘못되면 사망률 100%가 될 수 있어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너무 큼
      기본적인 게임 이론임
    • 관점 고마움
      의사 친구들이 있는데, 모두가 어떤 직업은 직업이 아니라 정체성이라고 그냥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함
      의사인 것을 멈추는 순간이 없다는 식임
      하지만 생명이 걸린 환경에서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도록 일을 조직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보여줌
      소방대도 또 다른 예임
      변화를 밀어붙일 때가 됐고, 몇몇 사람에게 연락해서 지금 정말 괜찮은지 물어볼 때이기도 함
    • 내 배우자는 영국의 외과의임
      올해 말에 직업을 떠날 계획임
      우리는 의료계의 문제가 무엇인지 많이 이야기함
      한 가지 문제는 이 직업에 끌리는 사람들의 유형임
      학업적으로 매우 뛰어나고, 돈이 주된 동기는 아니며, 지위와 인정을 원함
      외과의는 이런 성향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인데, 들어가기 더 어렵고 압박도 크기 때문임
      이런 사람들은 머리를 숙이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냥 해내는 유형임
      도움이나 추가 자원을 요청하는 데 익숙하지 않음
      남을 돌보는 사람들이기도 함
      의학은 스스로 순교자를 골라내는 구조임
      여기에 훈련, 전문화 등 통과해야 할 관문이 너무 많고, 막대한 시간을 투자했는데 교육 책임자나 선배 의사의 심기를 건드리면 한순간에 잃을 수 있음
      배우자는 상사들이 기대하기 때문에 계약 시간보다 더 일함
      물론 그들이 더 엄격한 규칙을 명시적으로 강제하지는 않음
      하지만 계약 시간만 일하면 컨설턴트 자리, 미국식으로는 attending에 해당하는 자리 추천서는 포기해야 함
      의학은 말 그대로 생사가 걸려 있어 강하게 규제됨
      영국 규제기관인 GMC를 둘러싼 끔찍한 이야기가 많고, 의사들은 조사받는 것을 두려워함
      그래서 기소되지 않을 확신이 있을 때만 치료하는 법률주의적 태도를 갖게 됨
      책임 추궁보다 학습을 중시하는 항공의 무비난 문화와는 매우 다름
      마지막으로, 의료가 힘들어진 또 다른 요인은 의료 자체가 성공 사례라는 점임
      사람들은 더 오래 살고, 한때 치명적이던 병도 점점 더 복잡한 치료로 관리 가능해짐
      인구가 고령화될수록 수요는 계속 늘어남
    • 입원 진료에서는 연구상 진료 인계가 환자에게 특히 위험한 순간으로 나타났음
      한 의사가 근무를 끝내고 다른 의사에게 환자를 넘길 때, 가끔 중요한 것이 빠짐
      이론적으로는 매끄러운 전환에 필요한 모든 자료가 환자 차트에 기록돼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항상 그렇지 않음
      게다가 특정 환자를 관찰하며 임상의가 쌓는 암묵지가 있는데, 말로 옮기기 어려운 부분도 있음
      이런 의인성 위해 위험이, 특히 수련병원의 전공의에게 긴 근무시간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쓰여 왔음
      그게 반드시 좋은 생각이라거나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그런 근거가 있다는 설명임
  • “14일 중 12일을 24시간 대기하는 병원에서 일했다. 2주마다 주말을 쉬었다.”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음
    가장 기본적인 육체노동 일자리 중에도 이보다 고용 조건이 나은 곳이 있음
    “왜 덜 일할 수 없냐고 물을 수 있다. 그렇게 쉽지 않다. 내가 덜 일하기로 하면 누가 병원을 커버하나?”
    맞음, 그렇게 물었음
    하지만 병원을 커버하는 건 본인 문제가 아니라 병원 경영진의 문제임
    “병원이 다른 의사를 고용하지 않으면 환자들을 방치할 수 없다.”
    합리적인 업무량을 위해 충분한 의사를 고용하지 않는다면, 환자를 방치하는 건 병원임
    글쓴이는 이어서 업무량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자세히 보여줌
    “외과의로서 어느 병원에서 1년간 출근길에 웃었고, 내 일에 감사했다.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긴 하루를 기대했다.”
    즐거울 수 있는 경우도 있다는 뜻인데, 또 다른 해에는 다른 병원에서 출근이 두려웠고, 대기근무가 싫었다고 함
    같은 외과의, 다른 일자리였던 것임
    왜 끔찍한 일자리를 선택하는지 이해가 안 됨
    외과는 수요가 높은 숙련 노동 아닌가
    어떻게 자기 노동 환경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요구하지 못하는 걸까
    추측하자면 의대 첫날부터 점점 더 스트레스가 큰 환경을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졌을 수 있음
    그래서 외과의가 되었을 때는 비합리적으로 스트레스가 큰 부담을 거부한다는 생각 자체가 상상 불가능해졌을지도 모름
    어쩌면 그것을 버텨낸다는 데서 오는 어느 정도의 자기만족도 있을 수 있음

    • 몇몇 의사를 알고 있는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가능한 한 남을 돕고 싶어 하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함
      과로를 견디는 건 결국 환자 곁에 최대한 있고 싶어 하기 때문임
      그들이 아니면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의사를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음
      맞음, 이건 그들의 문제가 아니어야 하고, 특히 외과의라면 충분히 쉬고 의료 같은 분야에서 가능한 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만들어야 함
      하지만 지금 그들과 환자에게 주어진 대안이 무엇인지가 문제임
    • 환자와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임
      기술 업계처럼 그냥 이직할 수 있는 게 아님
      이 사이트의 모두가 세상을 아주 좁은 “기술 노동자” 렌즈로 보고, 모든 직업이 똑같이 작동하며 모든 사람이 기술 업계 사람들과 같은 동기를 가진다고 가정하는 것 같음
    • 의사들이 그냥 출근을 거부하지 않는 이유는 이해함
      끔찍하지만, 변화를 얻는 거의 유일한 방법 중 하나는 열악한 근무 조건을 거부하는 것임
      사업을 소유한 소시오패스들은 의사들이 그렇게 느낀다는 걸 알고, 가능한 모든 추가 근무 시간을 짜내려 할 것임
      그들에게는 누가 무엇을 느끼거나 불평하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음
      그들은 지표만 이해하는 영혼 없는 악마들임
      의사들이 더 큰 집단으로 조직되어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파업까지 할 방법이 있어야 함
  • 글에서 말한 세 가지 요인, 즉 통제 상실, 지원 상실, 의미 상실은 Christina Maslach 같은 연구자들이 말하는 직업적 번아웃의 기둥임
    많은 경우 직업적 번아웃을 겪는 사람은 회복을 위해 업무 환경에서 장기간 떨어져 있어야 함
    심각한 경우 몇 년 동안, 혹은 영영, 온전한 역량으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음
    이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의사, 간호사, 다른 의료 종사자들에게 부정적인 되먹임 고리를 만듦

  • 의사들에게 동정심이 들지 않음
    그들은 착취적 시스템의 일부이고, 그걸 알고 받아들임
    애초에 대부분은 돈 때문에 들어간다고 봄
    글쓴이가 묘사한 경험은 고급 변호사나 Wall Street 금융인의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음
    모두 긴 근무시간을 알고 있었지만, 돈이 더 매력적이었던 것임

    • 그 직업을 계속 추구하려면 받아들이는 것 말고 선택지가 거의 없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음
      생각과 달리 많은 의사들이 돈 때문에만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일을 좋아하고 환자를 돕는 걸 좋아함
      다만 근무시간이 더 적기를 바랄 뿐임
      미국에서는 일부 병원의 전공의와 펠로들이 현재 상태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음
      착취적 시스템을, 적어도 수련의에 대해서라도, 뒤집을 수 있기를 바라며 노조 결성에 투표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