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LM이 표면적 품질을 완벽히 모방하면서, 지식 노동의 실제 품질을 판단하던 대리 지표(proxy measure)가 무력화되고 있음
- 지식 노동은 본질적 품질 평가가 어려워 문서의 형식적 완성도 같은 대리 지표에 의존해 왔으나, LLM이 이 대리 지표를 쉽게 통과시킴
- AI가 작성한 코드와 보고서는 겉보기에 전문적이지만, 실질적 정확성이나 유용성은 검증되지 않은 채 통과되는 구조
- LLM 자체도 "정답인가"가 아니라 "그럴듯해 보이는가"로 훈련되어, 동일한 대리 지표 문제를 내재하고 있음
-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만든 시스템이 실제 업무가 아닌 업무의 허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경고
대리 지표(Proxy Measure)의 역할과 한계
-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받았을 때, 날짜 오류·오탈자·그래프 중복 같은 표면적 결함만으로도 보고서 전체를 폐기하는 경우가 흔함
- 실제로 관심 있는 것은 보고서가 현실을 반영하고 좋은 의사결정으로 이끄는지 여부이지만, 이를 직접 검증하는 비용이 높음
- 표면적 품질은 검증 비용이 낮고, 실제 품질과 충분히 상관관계가 있어서 대리 지표로 기능해 왔음
- 모든 지식 노동에 이 문제가 존재하며, 타인의 작업 품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므로 대리 지표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
LLM이 대리 지표를 무력화한 메커니즘
- 대리 지표는 인센티브 불일치(misaligned incentives)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LLM이 이를 깨뜨림
- LLM은 실제 작업의 품질을 재현하지 않으면서도 글쓰기 스타일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탁월함
- ChatGPT에 시장 분석 보고서를 요청하면, 결과물이 최상위 컨설팅펌의 전문가가 작성한 것처럼 보임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AI로 수천 줄의 코드를 작성하면, 몇 초간 훑어보는 수준에서는 고품질 코드처럼 보임
- 동료들도 AI에 코드 리뷰를 맡기고, 발견된 문제를 기계적으로 처리하면서 작업의 의례(ritual)만 유지되고 실질적 품질은 담보되지 않음
LLM 자체에 내재된 동일한 문제
- LLM 훈련 과정 자체도 "답이 참인가" 또는 "답이 유용한가"를 평가하지 않음
- 훈련 기준은 "훈련 데이터에 나올 법한 답인가" 또는 "RLHF 판정자가 만족하는 답인가"에 해당
- 결과적으로 LLM은 고품질 산출물처럼 보이는 출력을 생산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으며, 그 최적화 능력이 매우 뛰어남
현재 상황에 대한 경고
-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만든 시스템이 업무의 시뮬라크럼(허상)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고 있음
- 기업들은 토큰 소비량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려고 경쟁 중
- 작업자들이 LLM 산출물을 더 많이 생산할수록, 그 산출물을 깊이 살펴보는 시간은 줄어듦
- 남은 것은 훑어보고 "LGTM"을 붙인 뒤 17번째 Claude Code 세션을 여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