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를 신경 쓰이게 만들어라
(gwern.net)-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독자가 ‘왜 읽어야 하는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임
- 대부분의 논픽션 글은 배경 설명으로 시작해 독자의 흥미를 잃게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은 독자를 계속 읽게 만듦
- 독자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지식의 공백이나 이상한 점을 제시해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유도해야 함
- 베네치아 제국 사례처럼, “농장이 없는 제국”이라는 역설적 문장이 독자의 궁금증을 일으키는 효과적인 도입이 될 수 있음
- 글의 첫 문장은 독자의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음을 설득해야 하며, “먼저, 나를 신경 쓰이게 만들어라” 는 모든 글쓰기의 핵심 원칙임
독자의 관심을 끄는 글쓰기의 핵심
- 좋은 글은 첫 문장에서 독자의 호기심과 감정적 반응을 유발해야 함
- “베네치아는 스스로 먹을 수 없는 도시에서 해상 제국을 세웠다” 같은 문장은 독자가 답을 알고 싶게 만듦
- 반면 “로마 제국의 몰락 이후 베네치아가 세워졌다”는 식의 배경 설명은 독자를 이탈시킴
- 독자가 계속 읽게 만들려면 첫 화면에서 흥미를 느끼게 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내용도 읽히지 않음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조
- 단순히 멋진 사실을 나열하기보다, 독자의 지식 속 빈틈을 드러내는 것이 효과적임
- 해결되지 않은 문제나 이상한 현상을 제시해 “생각해 본 적 없는데?”라는 반응을 유도
- 이후 그 의문을 함께 탐구하는 과정이 글의 전개가 됨
- 이런 구조는 ‘필요를 만들고 해결하는’ 고전적 글쓰기 방식으로, 독자와 함께 이해를 확장하는 형태
베네치아 제국 예시
- LLM이 작성한 전형적인 서론은 정확하지만 지루하고 감정이 없음
- 로마 제국의 쇠퇴, 이주, 지리적 조건 등을 나열하지만 “그래서 뭐가 흥미로운가?”를 제시하지 않음
- 반대로 “베네치아는 농장이 없는 제국이었다”는 문장은 즉각적인 역설과 질문을 만들어냄
- “어떻게 농업 없이 제국을 유지했을까?”, “적들은 왜 굶겨 죽이지 않았을까?” 같은 의문을 유발
- 이런 문장은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장치
흥미로운 도입의 예시
- “농장이 없는 제국들: 베네치아의 사례”라는 허구적 예시에서는 베네치아를 감각적 이미지와 상징으로 묘사
- “진흙 위의 도시”, “세계를 지배한 함대”, “비밀스러운 암호와 스파이망” 같은 표현이 등장
- 이어서 베네치아 귀족의 식탁을 묘사하며, 음식의 출처를 묻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전개로 이어짐
- 이런 도입은 독자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라는 탐구심을 갖게 함
글쓰기의 실천 원칙
-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도 시작을 못할 때는 핵심 문구를 추출해야 함
- 자신이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부분, 위키백과가 놓친 점, 세상이 이 사실을 몰랐을 때 달라질 점을 떠올릴 것
- 친구에게 급히 설명하듯, 가장 흥미로운 부분부터 말하기
- 글쓰기의 첫 임무는 명확함
- “먼저, 나를 신경 쓰이게 만들어라(First, make me care)”
Hacker News 의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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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kTok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 몇 초 안에 시청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면 바로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 버리는 구조 때문임
한 가지 훅(hook)을 계속 재활용할 수 없고, 모두가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심리적 실험을 반복하는 플랫폼 같음- 실제로 성공한 계정들은 오히려 그 한 가지 훅을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많음
결국 “오이 남자”나 “웃긴 옷 여자”처럼 정체성이 굳어지고,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려면 새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 운명임 - 보안 연구자가 말하길,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마음을 해킹하는 분산 공격 같다고 함
마치 유전 알고리즘처럼, 무작위 시도를 반복하며 성공한 패턴을 복제하고 변형하는 과정임 - “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말처럼, 결국 집중력 자체가 자원이 되어버린 세상임
그런데 이게 직장, 운전, 육아 등 실제 필요한 주의력까지 잠식하는 초무기급 기술처럼 느껴짐 - TikTok 이전에는 YouTube에서 썸네일이 훅의 역할을 했음
자동으로 선택된 프레임을 고려해 가장 시각적으로 강렬한 순간을 그 시점에 배치하는 식으로 제작자들이 적응했음 - 그래서 TikTok을 싫어함
SiriusXM처럼 선택권이 적은 매체를 일부러 듣는 이유가, 스스로를 훈련시켜서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지 않게 하려는 것임
TikTok은 우리를 “즉시 흥미 없으면 패스하는 인간”으로 만드는 훈련장 같음
- 실제로 성공한 계정들은 오히려 그 한 가지 훅을 반복해서 쓰는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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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y experience at work with an automated HR system”이라는 글을 썼는데 반응이 거의 없었음
제목을 “The Machine Fired Me”로 바꾸자 폭발적인 반응이 왔음
결말을 먼저 제시하면 오히려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는 걸 깨달음- Veritasium 영상이 떠오름. 처음 몇 초 안에 관심을 붙잡는 훅을 설계하고, 이후에 내용을 풀어가는 구조임
“The Machine Fired Me”라는 제목은 바로 그런 내러티브의 시작점으로 작용함 - 원문은 idiallo.com/blog/when-a-machine-fired-me에서 볼 수 있음
- 이건 LinkedIn의 ‘broetry’ 공식과 비슷함. 한 문장 티저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방식임
- Veritasium 영상이 떠오름. 처음 몇 초 안에 관심을 붙잡는 훅을 설계하고, 이후에 내용을 풀어가는 구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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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ern의 글을 읽을 때마다 서사적 긴장감이나 독자를 끌어들이는 장치가 부족하다고 느낌
David Foster Wallace가 말했듯, 글쓰기의 목적은 “내가 똑똑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임
Gwern의 글은 하이퍼링크와 주석이 많지만, 정작 본문은 건조하게 느껴짐-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Author: Gwern”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함
이미 작가에게 관심이 있으니 스타일보다 신뢰가 우선임 - Wallace가 Bryan Garner와 나눈 대화(<i>Quack This Way</i>)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룸
작가는 독자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설득해야 함
『Infinite Jest』는 처음엔 차갑고 단절된 서사로 시작하지만, 그 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암시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함 - Gwern의 글보다 SSC/ACX 블로그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짐
주제는 Gwern 쪽이 더 흥미로운데, 글의 질감이 다름 - Gwern은 마치 노트 앱에서 바로 퍼블리시한 것처럼 보임
아이디어 초안 수준이라 완성된 작품으로 느껴지지 않음 - DFW의 명언은 좋지만, 정작 『Infinite Jest』의 방대한 분량은 그 말을 스스로 부정하는 듯함
-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Author: Gwern”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읽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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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가 농업 없이도 번성한 이유를 정리함
강력한 해군력, 다양한 무역 상대, 풍부한 어업 자원, 그리고 소금과 향신료 무역 독점 덕분임- 베네치아는 작지만 유럽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대표적 사례임
샌프란시스코보다 작지만 수세기 동안 강대국으로 군림했음 - 아이러니하게도, 원문은 이 질문을 던져놓고 끝까지 답하지 않아 아쉬웠음
- 관련 흥미로운 배경은 Pietro Querini 위키 문서에서 볼 수 있음
- 베네치아는 작지만 유럽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대표적 사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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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관심을 갖게 만들어라”는 조언에 대해, 나는 독자를 붙잡는 것이 글쓰기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함
글은 판매 행위가 아니라 자기 표현이어야 함- 하지만 어떤 사람은 글쓰기의 목적이 소통이라면 독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함
훅이 너무 과하면 진정성이 사라지지만, 독자에게 솔직해야 함 - 또 다른 사람은 일대일이 아닌 일대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주목을 끄는 게 필수라고 함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읽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임 - “훅으로 시작하라”는 조언은 인터넷 이전부터 존재했음
다만 매체와 독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함
나도 개인적인 회고록을 쓸 때, 내게는 소중하지만 독자에겐 지루한 부분을 얼마나 덜어낼지 고민했음 - John Gardner의 말처럼, 좋은 글은 독자에게 생생하고 끊기지 않는 꿈을 만들어줘야 함
“Make me care”는 그 꿈의 첫 단어부터 시작되는 약속임
- 하지만 어떤 사람은 글쓰기의 목적이 소통이라면 독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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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부분부터 시작하라”는 조언이 “독자를 끌어들여라”보다 낫다고 생각함
억지 훅보다 핵심을 먼저 밝히는 정직한 글쓰기가 좋음- 글쓰기에는 두 가지 접근이 있음
-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어 관심 있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식
- 어떤 수단으로든 독자를 오래 붙잡는 방식
첫 번째는 독자를 위한 글, 두 번째는 트래픽을 위한 글임
- 나는 요즘 BLUF(bottom line up front) 방식을 따름
가장 중요한 내용을 먼저 제시하고 세부사항을 뒤에 두는 구조임
유튜버 Adam Ragusea도 같은 이유로 영상을 시작하자마자 결론을 말함
조작적 클릭 유도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
- 글쓰기에는 두 가지 접근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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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공급과 수요의 스펙트럼이 있음
독자가 원하지 않는 글이라면 주목을 끌기 위한 주의력 해킹이 필요하지만,
이미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한 글이라면 억지 훅은 오히려 역효과임
베네치아처럼 이미 궁금한 주제라면 “관심을 만들기”보다 답을 주는 글쓰기가 더 적합함 -
모든 좋은 소설은 일종의 미스터리라고 생각함
인간은 본능적으로 수수께끼를 풀고 싶어함
David Lynch의 작품처럼 “이 마을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어야 몰입함- 나는 반대로 의도적인 모호함이 싫음
괜히 페이지 수를 늘리려는 장치처럼 느껴짐
대신 감정(로맨스, 모험)이나 아이디어 탐구형 이야기(SF, 판타지)에 더 끌림
- 나는 반대로 의도적인 모호함이 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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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지도교수가 내 첫 논문 초안을 혹평하며 했던 말이 떠오름
“이제 네가 전문가다. 복잡한 수식으로 똑똑함을 증명하려 하면 아무도 읽지 않는다.
독자가 몇 문장 읽고 나가면 인용도 잃는다.”
결국 연구도 읽히는 글쓰기가 중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