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실 회사를 고를 때 그냥 가보고 느낌이 괜찮으면 그다지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에 나올 때 즈음에, 누구든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큰, 좋은 회사보다 내가 창업할 회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회사를 겪어 보는 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게 얼마 안되는 급여로 돌아올지라도, 가능성이 높은 내 미래 중 하나일 것이고 그 상황에서 사는 게 큰 문제인지 어떤지도 알고 싶었고요.

그래서 마치 회사 다니기를 처음보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하게, 너무 이상하지만 않으면 그냥 다녔습니다. 그게 일종의 나에게 준비된 운명 같은 느낌도 들어서 재밌었어요.

요즘 분위기를 보면 뭐 하나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엄청 뒤떨어진 회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인 경험을 비추어 보면 그런 하나하나의 조건들은 결국 그 회사가, 그 회사가 속한 산업이 그걸 할 수 있게 허락되었는지에 달려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학때 학점 잘 맞은 친구들이 적지 않았듯 회사들도 나름 괜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하지 않고 급여가 높지 않고 멋진 에이스가 없고 그럴 뿐이죠.

고액 연봉을 받지 못한다고 살 수조차 없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사는 지역이 좀 달라지거나 좀 고단한 일이 생길지언정 다들 잘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미래를 위해서 "회사"를 고르는 기준을 세운다면 이럴 것 같네요.

1. 내가 되고 싶은 롤이 될 수 있는 회사 (가중치 40%)
마치 내가 iOS개발자로 전향하고 싶어서 앱 개발사를 찾는 것과 비슷하게, 다음 이직시에는 PM롤을 해 보고 싶어서, 혹은 아키텍트가 되고 싶어서 회사를 찾을 수가 있겠지요. 이건 마치 대학 간판보다 학과를 먼저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2. 급여와 복지수준 + 사내문화(40%)
이부분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할 것 같아서 설명은 스킵하겠습니다.

3. 회사의 발전 가능성(20%)
내가 발전하려면 회사 역시 발전하는 게 필요하지요. 회사에 다니는 건 회사의 성공을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서도 있으니까요. 나의 중장기 동기부여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게 이 부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 정보를 찾아보는 경로는 거의 100% 지인에게 문의한 게 기준이었던 것 같네요. 이유는 링크드인을 보함한 어떤 서비스도 회사의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를 못합니다. 결국은 지인찬스만한 게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경험은, 비 IT계열 분들과 업무를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아니라, 세일즈 혹은 운영팀, 총무, HR 등의 아예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분들과 일할 때, 정말 많은 보람을 (다양한 의미로) 느낄 수 있어요.

정말 재밌는 삶을 살고 계시군요! (이게 아마 선생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아닐까 싶습니다.ㅋㅋ)

마지막에 적어주신 아예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을 하면, 어떤 부분이 유니크하게 보람찬가요? 그런 경험이 없어서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