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M. ibiricus 여왕 개미는 M. structor 수컷과 교미해서, 그의 정자를 이용해 불임의 잡종 암컷 일개미들을 만든다는 점이 정말 놀라움 그리고 이 여왕이 심지어는 가끔 스스로도 M. structor 수컷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수컷을 복제해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충격적임 즉, 자신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예전에 교미한 수컷의 유전자만 남겨 새로 수컷을 만드는 것과 같음
유전자가 진화의 주 대상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서로 다른 유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파레토 최적’ 조합은 결국 무작위적 탐색을 통해 찾아지게 됨
나도 같은 부분이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함 어떻게 한 개미 여왕이 다른 종의 수컷을 완전히 복제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움 일반적으로 수컷의 정자는 생식에 필요한 유전자의 절반만 있어야 하는데, 개미는 성 결정이 다르게 작동함 관련 자료를 보니, 수컷 개미는 한 세트, 암컷 개미는 두 세트의 염색체를 갖는다고 함 그래서 수컷 개미의 정자 하나만으로도 완전한 한 마리의 수컷 개미를 만들 수 있는 듯함 그리고 이 방식으로 암컷의 유전자를 지운 난자를 만들어, 오로지 수컷의 유전자만으로 새끼를 복제한다는 이야기로 이해함
나도 이 이야기 다른 데서 읽었는데 너무 헷갈리고 이해가 잘 안 됐음
개미는 정말 자연이 실험하기 좋아하는 대상임
사실 개미 수컷이 ‘반수체(haploid)’이기 때문에(염색체 세트가 하나뿐임) 생각만큼 이상한 일도 아닐 수 있음 물론 여전히 엄청나게 신기한 현상임
개미와 말벌 모두 정말 놀라운 다양성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생명체임 어떤 종은 여왕을 여러 마리 두기도 하고, 어떤 종은 진딧물을 기르거나, 또 어떤 종은 견과류만 한 둥지를 짓고 어떤 건 적도만큼 커다란 둥지를 만들기도 함 심지어 특정 종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경우도 있음 사막 햇볕을 반사하는 개미, 아마존강을 떠다니는 개미, 단내로 가득한 ‘컨테이너 개미’, 강력한 힘의 턱을 가진 기계 개미, 스스로 몸으로 다리를 만들어 다리를 이루는 개미 등 정말 다양함 유전적 속임수 역시 끝이 없어서 마치 SF보다 더 흥미진진한 생물 세계임 이상하고 신기한 생명체에 관심이 있다면 myrmecology(개미학)에 한번 빠져보는 것을 추천함
내가 알기로는 말벌이 개미에서 진화한 게 아닐까 했는데, 반대일 수도 있겠음
정말 놀라운 현상임 사회성 곤충(개미, 벌 등)은 성 결정 방식에도 이상한 경향이 많음 식민지에서 번식할 수 있는 개체는 1%도 안 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오직 그 1%의 번식을 위해 존재함 일개미들은 여왕의 생존 확률을 0.1%라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절단, 희생, 자살까지 감수함 이런 수준에서는 전체 군체를 하나의 개체처럼 바라보는 편이 도움이 됨, 개체 단위의 개념이 흐려지기 때문임
진화라는 것도 결국 개체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하위집단(아종 또는 아종 집단) 단위에서 작동하는 경향임 서로 번식을 교환하는 하위집단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쌓이다, 환경이 크게 변할 때 그동안 쌓아온 차이가 생존의 분기점이 되기도 함 예를 들면 숲 코끼리와 평원 코끼리처럼 오랫동안 고립된 집단이 각각 진화해 오다가 환경 변화로 인해 서로 다른 결과로 이어짐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이야기하는 ‘길이 긴 기린=잎을 더 잘 먹어서 생존’ 같은 설명도 중요하지만, 실제 진화는 전체 집단/종 단위에서 일어남 치명적이지 않은 한, 개별 변이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
‘전체 군체를 개체로 보는 게 도움이 됨’이라는 내용인데, 각 개체가 공동의 목표를 가진 개체로 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함
생물학이 ‘도전’받는다는 표현은 맞지 않음, 종 개념도 사실 엄청나게 모호하고 인간이 구분을 위해 쓰는 도구에 불과함 자연계 자체는 확실한 경계나 ‘이음매’ 같은 건 없음
생물학이라는 것도 결국 인간이 정한 개념임 기사 본문을 보면 이런 내용임: ‘고전적 종 개념은 비슷한 신체적/유전적 특성을 가진 개체 집단이 자연에서 서로 번식 가능해야 한다는 것인데, 여기서는 서로 다른 두 종이 필요하니 종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기사에서 ‘자연의 이음매’ 같은 이야기는 나오지 않음
한편으론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생물학의 다양한 기묘한 기작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미친 일도 아님 예를 들어 난자를 만들고, 난자 핵을 제거하고, 저장된 정자의 핵(하나 혹은 둘)을 넣어 복제 성장을 시작하는 방식임(아직 정확한 작동 원리는 연구 중임) 비교해보자면 개미 좀비를 만드는 곰팡이(Ophiocordyceps unilateralis), 다른 새의 알로 위장하는 둥지 기생(Brood parasitism) 등도 있음 사실 그런 사례들에 비하면 이 사례도 덜 미친 듯한 느낌임
흔히 Ambystoma 도롱뇽이 생각남 이들은 모두 암컷이고, 3~4종에 걸쳐 다른 수컷의 정자를 ‘훔쳐서’ 번식함 대개 수컷 유전자는 버리지만, 가끔 흡수해서 여러 종의 염색체 세트를 가진 배아를 만듦 그래서 후손은 최대 4종의 유전자를 포함할 수 있음 정말 신기한 방식임
이번 발견이 특히 흥미로운 것은, 개미계에서는 한 종이 스스로 일꾼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고 다른 종의 정자를 빌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점임 그런데 이 경우엔 다른 종과 번식을 하므로 그들이 사는 범위 내에서만 확장할 수밖에 없음 만약 그 종의 수컷을 옆에 계속 데리고 다니며 번식할 수 있다면 더 멀리 확장할 수 있음 이 종은 바로 그런 방식임 여왕이 ‘가축화’된 종의 정자를 받으면, 알에서 ‘숙주’(여왕)의 유전자를 제거해서 전혀 다른 개미가 태어남 대신, 항상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미에게서 물려받음 ‘가축’ 수컷과 ‘야생형’ 수컷이 약간 다르게 생겼는데, 이게 미토콘드리아 때문인지 아닌지는 아직 불분명함 누군가는 이 사례를 ‘초유기체의 세포소기관’이라 부르기도 했음 원핵세포가 세균을 삼켜 진핵세포가 된 것처럼, 개미도 다른 종을 품어 일종의 하이브리드가 된 것임 얼마나 다양한 번식 방법과 생존방식이 더 있나 생각하면 정말 신기한 세상임
여왕이 하이브리드 암컷, Ibiricus 수컷, structor 수컷까지 3가지 타입으로 알을 낳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함 핵형분석(karyotyping)이 됐는지 궁금하고, 실제로 난자에서 여왕의 유전자가 제거된 건지 아니면 structor 유전자가 들어오면 여왕의 유전자가 침묵하게 되는지(이것만으로도 흥미로움) 복잡한 ‘각인(imprinting)’ 같은 현상일 수도 있을 듯함
현실판 Zerg Queen 같음
곤충 세계는 진짜 신기함 이 생명체가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도 너무 특이함 곤충이 없었다면 자연도 없었을 것임
Hacker News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