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 by GN⁺ 16시간전 | ★ favorite | 댓글 1개
  • 최근 많은 사람들이 AI를 잘 쓰려면 취향(taste) 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자신들은 과거에 뚜렷한 취향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음
  • 취향은 미적 품질에 대한 비판적 판단, 식별, 감상을 의미하며, AI 맥락에서는 맥락 적합성, 품질 인식, 반복 개선, 윤리적 경계 인식 등의 요소로 구체화됨
  • 그러나 과거부터 이미 존재하던 이 능력들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AI 세상에서도 무미한 결과물을 양산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AI 탓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
  • 취향은 깊이(depth)넓이(breadth) 모두가 중요하며, 특히 AI 시대에는 다양한 맥락을 다루기 위한 폭넓은 취향이 더 큰 가치를 가짐
  • 결론적으로 AI는 새로운 취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필요했던 취향을 드러나게 할 뿐이며 지금부터라도 기본기와 자기 비평을 통해 취향을 기르는 것이 핵심

취향과 AI

  • 최근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 등 여러 직군에서 'AI를 잘 쓰려면 취향을 키워야 한다' 는 메시지가 퍼지고 있음
  • 하지만 이 주장에 앞장서는 사람들조차 과거에 자신의 결과물이 판에 박힌 디자인이었거나, 문제 해결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음
  • 이는 단순히 AI 시대만의 문제가 아닌, 오랜 시간 직장과 프로젝트 현장에서 꾸준히 중요했던 기본적인 문제임

취향이란 무엇인가

  • 기술 산업계에서는 여러 의미를 가지는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고, 취향 역시 명확한 정의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음
  • AI와 관련될 때 이야기하는 '취향'은 주로 다음과 같이 해석됨
    • 비판적 판단 능력, 분별력, 미적 완성도를 감상하는 능력
  • 이 정의는 AI 맥락에서 여러 방식으로 나타남
    • 맥락 적합성: AI 생성물이 실제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을 구분하는 능력
    • 품질 인식: AI가 만든 콘텐츠의 진짜 가치를 식별할 수 있는 도메인 전문성
    • 반복적 개선: AI 결과물을 시작점으로 삼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 대한 인식
    • 윤리적 경계: AI가 진정성, 합법성, 존중의 선을 넘는 순간을 바로잡는 태도
  • 이런 능력들은 모두 새로운 것이 아님. 원래부터 우리에게 필요했던 기본 역량
  • AI 덕분에 새롭게 필요해진 것도, 갑작스럽게 중요해진 것도 아님
  • 취향을 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

무취향의 현상

  •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취향을 갖추지 못한 상태임
  • 이는 경험 부족 또는 무지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예시로 자주 드러남
    • 이해 없이 코드를 복붙
    • 이메일, 이력서를 제대로 검토, 수정하지 않음
    • 코드 리뷰를 요청하면서 스스로 검토조차 하지 않음
    • 품질 문제를 인지하고도 기록하거나 해결하지 않음
    • 모든 회사 사이트가 비슷하게 보이도록 디자인함
    • 유명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반복함
  • 여기서 '취향', 즉 비판적 판단과 미적 안목이 전혀 드러나지 않음
  • AI가 무취향 콘텐츠를 만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정작 스스로도 그런 결과물을 내고 있음
  •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모든 결과물이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이 도드라져 보임
  • 즉, '모두가 요리할 수 있지만 모두가 셰프인 것은 아님'이라는 말이 적용됨
  • 스스로도 평범한 작업만 양산하면서, 남의 미흡함을 비판하는 것이 모순임

취향의 스펙트럼: 깊이와 폭

  • 그러면 어떻게 취향을 키워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
  • 취향은 한 분야에 대한 깊이(Domain Depth)를 기르는 방법과, 여러 분야에 대한 폭(Breadth)을 넓히는 방법으로 나눠봄
    • 깊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
      • 오랜 시간 경험과 전문성을 쌓으며, AI가 만든 결과물의 품질을 세밀히 구분하는 능력을 가짐
      • 이 능력은 해당 영역에서의 깊은 실무와 학습을 필요로 함
    • : 여러 분야에서 기본기를 쌓는 것
      • 여러 역할과 도메인에서 경험을 쌓아, AI가 만든 결과물이 맥락에 적합한지, 실제로 활용 가능한 품질인지 파악할 수 있음
      •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경험이 중요함
  • AI와 함께 일할 때는 폭이 더 큰 가치를 발휘함
  • 개발자가 문서 작성, 마케터가 디자인 등 여러 도메인을 오가며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감각과 기준이 일관성 유지와 빠른 반복에 필수적임
  • AI를 잘 쓰는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 대한 성공 기준을 알고 있고, 직관적으로 '이상함'을 인지하는 힘이 있음
  • 혹시 부족한 영역이 있으면 전문가와 협업할 줄 아는 겸손함도 있음
  • 단일 분야에 깊이가 있는 사람도 성공 가능하지만, 오히려 AI보다 지식이 많기 때문에 AI를 덜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

쓴맛을 느낀다면

  • 이 글을 읽으며 스스로 취향 개발이 필요함을 느낀다면 훌륭한 출발점임
  • 취향은 AI 때문에 필요해진 특별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중요했던 기본기
  • AI 전에도 취향이 부족하면, AI 시대에도 마찬가지임
  • 진짜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니라, 근본적인 역량임
  • 다음은 취향을 키울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임
    • 내일: 자랑스러운 작업 한 가지와 그렇지 못한 작업 한 가지를 고르고, 그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적어보기
    • 이번 주: 내가 속한 분야에서 우수 사례 세 가지를 찾아서 분석하고, 창작자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조사하기
    • 이번 달: AI로든 아니든, 내가 만든 결과물을 반복적으로 개선하며, 각 반복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고치기
    • 항상: 누군가 'AI 취향의 중요성'을 주장한다면, 그들의 AI 이전 작업을 확인하고 실제로 취향을 보여줬는지 점검해보기
  • 성공하는 사람들은 AI 도구 자체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던 취향을 새 기술에도 적용할 줄 아는 기본기를 지닌 사람임
  • AI가 취향 개발을 강요하기 전에, 바로 지금 스스로 실천하는 것
Hacker News 의견
  •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들과 일하다 보니, "취향" 이야기가 나오면 양쪽 모두 방어적으로 굴고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경향을 많이 보게 됨—패션 디자이너 타입이든, 나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든 마찬가지임. 이 글이 논란 거리가 되어도 놀랍진 않을 것 같음. 하지만 통찰이 있음. 취향이 부족하거나(아니면 솔직하게 그냥 취향이 없는 경우) 누군가가 미리 큐레이션 해놓은 옵션에서 고르면 돼서 감춰지거나 무시될 수 있음. 이것이 쇼핑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중 브랜드를 골라서 한결같이 입는 이유임. 자동차나 프라이팬도 마찬가지임. 진짜 못생긴 프라이팬은 본 적 없음. 눈가리고 골라도 무난할 것임. 하지만 생성형 AI 같은 도구가 이런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상황이 드러남. 선택의 폭이 무한히 열리고, 이제 큐레이션은 본인에게 달림. 진짜 취향 있는 사람이 끼지 않으면, 결과가 세상에 공개될 때 결국 들통남

    • 취향은 어쩔 수 없이 변하는 속성을 가짐. 개인적 취향도 그렇고 사회 전체의 취향도 계속 바뀜. 과거를 돌아보면 진짜 별로인 디자인 선택도 많았음. 그래서 지금 멋진 것들도 결국 후대에선 촌스러워 보일 수 있음.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취향이란 사회적 개념이 아닌가 생각됨. 그리고 소셜이라면 결국 우리가 가진 것은 동기 압박에 의한 취향일 뿐임. 네 말처럼 이미 예쁘게 골라준 옵션에서 고르거나, 스타일이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식임—꼭 성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좋은 취향이 있다’는 신호임. 머리 스타일도 마찬가지로 취향으로 불렸다가, 10년 전엔 예쁘던 게 한순간에 촌스럽게 바뀜. 미의 기준도 바뀜—한때는 깡마른 게 미인, 또 어느 시대엔 통통한 게 미인. 어느 때는 근육, 어느 때는 날씬함. 결국 전부 또 peer pressure, 사회적 지위 신호임

    •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개인적으로 매끄럽고 만족스러운 UX를 주는 소프트웨어는 디자이너가 만든 게 아니라 세심하게 설계된 경우임. Fish나 Elvish 쉘, fd 같은 유틸리티들은 유닉스의 전통적인 툴을 현대적으로 잘 다듬으면서 세련되게 만들어줌. 반면 개별적으로 더듬거릴 일 적은, 싫어하는 UI들은 오히려 디자이너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음. GUI 외에 인터페이스 '오트 쿠튀르' 같은 디자인 스쿨이 있긴 한지 모를 일임. 시각장애인 배려 경험도 디자이너들이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음. 진짜 유용하거나 즐거운 사용 경험을 신경 쓰는 디자이너는 거의 못 본 듯함(오히려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곤 함)

    • 취향의 영역에는 정말 머리가 복잡해지는 다이내믹이 있음. 대중적 취향이 다른 모든 취향을 압도하는 일도 흔함. 사회 전체가 취향을 한동안 잃어버리면서도 그걸 모를 수도 있음

    • 아직 원문을 보진 못했고, 일반적인 생각임.(네 의견에 반박하는 건 아님, 그냥 간단히 생각 정리중임) 취향이란 건 ‘스스로 사고하기’와 어느 정도 겹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함—같은 건 아니지만. 세세한 매 순간 스스로 판단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많으니, 적당히 “괜찮은” 옵션에서 고르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임. 이게 취향이 없는 건 아니고, 그냥 그 순간엔 에너지가 부족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임.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보면 뭘 좋아하는지는 아는데 미리 뭘 원하는지 설명은 못하는 경우가 많음. 즉, 선택할 때 좋은 걸 고를 수 있지만 말로 설명하거나 직접 만들어내는 능력은 없는 것임. 또한 '취향'이란 말은 자주 '스타일' 개념과 혼동되기도 하고, 이는 필요 이상으로 제한적임. 엔지니어 취향도 기기나 도구 선택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예쁘지는 않아도 성능상 더 나은 걸 고르는 식으로. 마지막에 언급한 예처럼, 요즘 Lodge 주물 프라이팬은 개인적으로 별로임. 못생겼다는 이유가 아니라 손잡이에 주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불편함. 표면도 거칠고. 예전 Griswold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함. 둘 다 외관은 멀쩡하지만, 내 취향으론 그렇지 않음

  • 취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어느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지키려는 기준을 가지는 게 또 다른 문제임. 수익 창출은 가장 무미건조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의 직업적 노력의 기반임. 이 역설은 이미 내재화되어 있고, 우리는 모두 이걸 나름대로 헤쳐나가고 있음

    • 수익 창출이 무미건조한 일이라는 데 전혀 동의 못하겠음. 이익이란, 결국 타인에게 네가 만든 것을 그만큼 가치 있게 여겨서 대가를 지불하는 것임. 예술이 본질적으로 수익 나긴 어렵지만, 수익 나는 모든 게 '취향'이 없다는 뜻은 아님

    • “퀄리티 기준을 지키는 것과 취향은 다르다”라는 착각은 원글의 저자도 하는 것 같음. 예를 들면, 이해 없이 코드 복붙, 검토 안 된 이력서 보냄, 셀프 체크 없이 코드 리뷰 요청, 품질 문제를 발견하고 고치거나 기록하지 않음—이런 건 취향 문제가 아님

    • “수익 창출이 가장 무미건조한 일”이라는 말에, 왜 그런지 궁금함. 이익이란 본질적으로 아직 거래가 끝나지 않은 가치의 총량임. 옛날 방식으로 비유하면, 내가 네 닭에게 먹이 줄 옥수수를 주고, 나중에 성숙하면 닭을 받는 거래에서, 아직 받지 못한 닭이 내 이익임. 결국, 네가 그걸 영영 안 주면 그냥 공짜로 준 셈이 됨. 그럼 그게 무미건조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네가 말하는 무미건조함은 ‘규제 장악’ 같은 현상을 떠올리는 걸 텐데, 그건 얘기가 다름. 테크업계는 미친 법률 없이도 존속함

    • 꽤 좋은 의견임. 결국 모든 건 스펙트럼임. 수익 창출에 올인하면 당연히 무미건조해짐. 조금만 이익을 챙기면 취향도 약간만 희생함. 많은 사람들이 직장 생활에선 취향을 거의 쓰지 않고, 개인적 공간에서만 취향을 발휘한다고 믿는 듯함. 직업과 개인을 완전히 합쳐 수익에만 몰두한다면—그때는 정말 무미건조해질 수도 있음

    • 지난 500년간 아름답다 여겨지는 유물은 전부 여유로운 이익이 아름다움과 유산에 투자되어 남겨진 결과임

  • AI 시대 전에도, 지금도 나는 취향이 있음. “대다수에 해당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대체로 자주 하는 별로인 짓”이란 류의 논리에 설득력은 못 느낌—나는 취향이 있음

  • “취향과 AI에 대해 가장 시끄럽게 떠드는 이들이, AI 이전에는 취향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는 말 공감됨. 심지어 이런 사람들조차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좀 끔찍하고 무미건조하다고 느낀다면, 그게 AI의 현주소라 생각함

    • AI가 만드는 결과물의 무미건조함은 일종의 “맛이 안 나는 밍밍한 음식” 같음. 비유적으로 ‘소금이 부족하다’는 느낌임. 그도 그럴 것이, 학습 데이터 대부분이 지루한 기업 문체이기 때문임

    • 해당 인용이 블로그 글 쓴 저자도 포함하는 건지 궁금함. 그리고 네 코멘트 역시 본질적으로 같은 일을 하고 있음… “AI 사람들이 하면 나쁘다”는 기준인지 궁금함

    • ‘detect AI’라는 목표 자체가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LLM으로 코딩할 때 개개인이 내놓는 수준이 다르기 때문임. 이 사람들이 모든 AI 산출물을 구분할까? 절대 아님, 단지 형편없는 결과만 구분하는 것임

    • 저 글에서 인용한 부분 정말 놀라움. 글쓴이는 그냥 단정적으로 주장만 하고, 진짜 예술이나 음악을 접해본 적 없는 것 같음. 어느 정도는 프로그래밍 취향을 말하려는 것 같으나,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은 그것조차 없다고 생각함. 기사 취향도 얘기해볼 수 있는데, 요즘은 그냥 AI 긍정글만 무조건 추천받고 옹호받는 것처럼 보임

  • 대부분 사람들은 "취향이 있다"고 하면 "좋은 취향이 있다"로 등치시키지만, 이 글은 그게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줌. "취향이 있다"는 건 자기 생각을 스스로 가지는 능력을 의미함. 원문은 예를 들어서, 무비판적 코드 복붙, 모든 회사가 똑같은 웹사이트 디자인, 인기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현상—이런 데서 ‘취향’과 비평적 판단, 탁월함을 가르는 기준이 없다 함. 좋은/나쁜 취향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주관적이지만, 취향의 유무는 객관적임: 네가 스스로 사고하냐 아니냐임. 또한 이 둘 사이 상관관계는 없음. 아주 강한 취향을 가졌지만 모두가 볼 때 “나쁜 취향”일 수도 있고, 반대로 거의 취향이 없으나 잘 따라만 해도 “좋은 취향”으로 인식받기도 함

    •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취향이 없고, 그게 오히려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함. 1. 주의력은 한정되어 있어서 모든 영역에서 취향을 발휘하긴 불가능함. 예를 들어, 인테리어에 극히 신경 쓴다면, 사진 취향은 남이 다 해놓은 걸 고르는 게 자연스러움. 한 분야에 집중하는 게 차라리 괜찮음. 2. 사회적으로도 문제는 소수의 전문가가 취향있게 솔루션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그걸 도입하는 구조가 효율적임. 모두가 취향있게 결정하면 오히려 평균 미만의 결과가 생길 수 있음. 예를 들어, 처방약도 의사를 믿고 따르는 게 이득임. 최신 트렌드만 맹목적으로 따라도 대체로 사회적으로 긍정적 인식을 받게 되는 게 현실임

    • “실제로 취향이 없지만, 남들이 좋은 취향이라고 여기는 걸 따라 하기만 해도 좋은 취향처럼 보인다”라는 말에 공감함. AI가 바로 이 방법임

  • 내가 일하는 고객사 개발자들에게 “AI로 만든 코드가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자주 들음. 그래서 그들에게 ‘품질’이 뭐냐고 물으면, “스타일 X, linter Y 통과, N% 커버리지, 문서화…” 같은 기본적인 기준만 말함. 그런데 이상한 점은, AI 코드에 적용되는 새 품질 기준을 사람이 직접 썼던 코드 저장소들은 대체로 충족하지 못함. 이제라도 다들 품질에 신경 쓰는 건 다행인데, 과거엔 신경도 안 쓰던 걸 굳이 위선적으로 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함. 완전 자동화된 품질 표준 시대가 온 게 더 기쁨

    • “테스트나 문서도 없고, 린터 통과도 안 되는 PR은 내가 다닌 회사 중 어디서든 받아들여지지 않았음.” 그 기준은 동료들이 너무 낮게 잡은 건 아닌지 의문임

    • “대부분 수작으로 작성된 저장소들은 새롭게 생긴 AI 코드 품질 기준을 통과 못한다”는 지적에, 내가 내 코드를 믿는 건 내가 직접 썼고, 이해하기 때문임. 테스트를 안 한 것도 그만큼 확신해서 일 수 있음. 하지만, 수천 줄짜리 AI가 쓴 코드처럼, 실수와 중복, 구조적 문제, 이상한 패키지 생성 등이 만연한 경우엔, 책임 소재와 검증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함

    • “스타일, 린터, 커버리지, 문서화”—이건 AI가 스스로 체크할 수 있음. 문제는 AI에 상식이 없다는 것임. AI는 코드를 몽땅 인라인화해서 인간이 관리 불가하게 만들기도 쉽고, 추상화를 시키면 쓸모없이 무작위 함수로 구조를 더 복잡하게 만듦

    • 수작업 저장소 대부분은 그저 취미 프로젝트임. 0% 테스트 커버리지라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됨

  • 팀 내에 취향이 부족한 구성원들이 AI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해서 성과를 증폭시키는 문제로 최근 고생함. 그 분은 AI 결과가 곧 정답이라고 믿음—“AI가 하면 좋은 거다, 왜 수동으로 하냐?”는 생각임.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면 나쁜 결과물이 금방 대량 생산됨. 예를 들어, 읽지도 않은 대형 설계 문서를 AI로 한 번에 뽑아와서, 리뷰어들이 불필요하게 그걸 다 까내려야 하니 시간 낭비임. 취향 있는 사람이었다면, 처음부터 괜찮은 결과물 나왔을 거라고 생각함

  • AI는 여전히 mind virus 같음. vibe coding(감각 코딩) 덕에 내가 이해 못하는 마이크로서비스만 배포하게 됨. 예전에는 튜토리얼, 문서로 직접 배워서 결과적으로 지식이 남았는데, 이제 vibe coding은 지식 이전이 없음

    • “vibe coding엔 지식 이전이 없다”는 말엔 동의 못함. 나도 그 용어는 싫지만, LLM이 알려준 덕분에 예전엔 몰랐던 소프트웨어 패키지들을 많이 알게 됨. 지금은 LLM 없이도 그중 다수를 실제 업무에 사용함. 다른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학습 마인드에 따라 활용 가치가 달라짐. 어떤 지식 저장소든 당신처럼 비판하는 소리가 항상 있었고(책벌레, 티비충 등), 결국 우리에게 유익했음. 유튜브도 마찬가지, 꼭 인기 쓰잘데기 없는 걸 볼 필요 없고, 언어나 역사, 수학 배우는데도 쓸 수 있음. LLM 이용해 대충 넘기는 건 게으른 사람 때문이지, 기술 자체가 mind virus인 게 아님. 참고로 ‘mind virus’라는 용어 자체가 정말 진부하게 느껴짐. 최근 “마음에 안 들면 무서운 이름 붙이는” 게 너무 흔해져서 이제 시대 변화 따라잡기도 힘듦. 구글 트렌드 찾아보면 머스크가 시작한 용어로 보임
  • 취향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지만, 기사에서 나온 예 중엔 명백한 좋고 나쁨이 있는 경우가 많음. 그래서 난 그걸 예술이나 취향이라기보단 장인 정신, 디테일에 대한 신경씀 같은 ‘공예’라고 생각함

    • 용어를 바꾸는 게 더 낫겠음. 취향(taste)보단 tact, class(품격) 등이 더 어울림. 취향은 너무 개인적이라 핵심이 아닌 듯함
  •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 사람이 본질적으로 나쁜 사람일 거란 생각이 점점 강해짐. 농담이 아님

    • 현대 사회는 생산성을 보여주려는 외양 중시, 나쁜 행동들을 쉽게 보상하거나 심지어 유도하는 경향이 있음. 그래서 별로 놀랍지 않음

    • 특히 미국에서는 이제는 남 눈치 안 보고 뻔뻔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오히려 정상, 더 나아가 칭찬받거나 보상받는 사회가 됨. 품질이나 도덕, 노력하는 게 촌스럽고 한물간 것처럼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