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진행되는 인간의 장기 프로젝트들
(michaelnotebook.com)- 인간만이 매우 긴 시간 동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이를 위해 기관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임
- 수십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장기 목표 지향 프로젝트들의 예시를 중심으로 설명함
- 대성당 건설, 대규모 과학 연구, 표준 및 오픈소스 시스템 지속성 등 다양한 사례가 포함됨
- 몇몇 프로젝트는 정말로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어떤 프로젝트는 가속화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질문을 제시함
- 인간이 세대를 넘는 목표에 도전해 온 기록은 기술 및 조직 설계에 시사점을 제공함
개요
- 이 글에서는 인간이 오직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관 설계 문제를 다룸
- Twitter 사용자의 추천을 바탕으로, 특별히 목적 의식이 뚜렷했던 프로젝트들 위주로 장기 프로젝트 목록을 소개함
- 언어 변화, 도시·종교 형성 등 비계획적, 분산된 변화보다 명확한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 예시를 우선함
- 본 글은 Patrick Collison의 /fast 프로젝트 목록을 패러디한 것으로, 두 종류 프로젝트 사이에서 흥미로운 공통점도 발견됨
대표적인 장기 프로젝트 목록
- Fermat's Last Theorem 증명: 수십 년~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수학 이론이 발전하며 증명에 기여함
- 여러 대성당 건설: Notre Dame(1163~1345년) 등, 건축이 수백 년간 이어진 사례가 많음
- Sagrada Familia: 1882년 착공 후 현재까지도 건설 중임
- Cape Grim Air Archive: 1978년부터 대기 샘플을 보관해, 장기적 대기 연구에 활용됨
- Framingham Heart Study: 1948년 시작, 심장 질환에 대한 장기간 추적 연구임
- Central England Temperature series: 1659년부터 현재까지 온도 자료 시리즈를 수집함
- LIGO 중력파 검출기: 초기 구상(1967년)부터 수십 년간 개발이 이어져 2016년 최초 검출 성공함
- E. coli 장기 진화 실험: 1988년부터 지속된 미생물의 진화 연구임
- Pitch drop experiment: 1927년 시작 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점성 실험임
- Clock of the Long Now: 1만 년 동안 작동할 시계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임
- 리눅스, Wikipedia와 같은 오픈소스 시스템 및 표준(TCP/IP, 유닉스 타임 등)은 수백~수천 년 지속될 수 있음을 예측함
- 2번가 지하철(맨해튼) : 1942년 준비 착공, 2017년 1단계 완공 등 수십 년 진행된 사회기반시설 사례임
- 가장 오래된 기업 목록: 578년에 시작된 건설사 Kongo Gumi 등, 몇몇 기업과 신사(예: Izumo-taisha)는 세대를 걸쳐 지속함
- Study of Mathematically Precocious Youth: 1971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영재 연구임
- Wikipedia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장기 실험 사례 목록이 있음
주요 논의점과 질문
- 이러한 장기 프로젝트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평가됨
- 반면, 어떤 프로젝트는 기술·조직적 지원으로 더 빠르게 추진될 수 있었던 가능성도 제기됨
- 인류가 세대를 뛰어넘는 문제 해결에 도전하며 남긴 경험은, 오늘날 복잡한 목표를 위한 기관 설계에도 통찰을 제공함
Hacker News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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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옥스퍼드 건물의 중심 기둥을 교체해야 했던 일화를 떠올림. 기존의 100피트 길이의 목재는 구할 수 없어 큰 고민이었지만, 관리인이 "대체할 나무가 있다"고 말하며 150피트가 넘는 고목을 보여줌. 이 나무들은 200년 전에 전임 빔을 교체할 때 심은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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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도시 전설임. 실제로 1862년에 대학 측이 자체적으로 소유한 숲에서 오크나무를 벌목하여 새 기둥을 만든 기록이 남아 있음. 오크를 키워 건축용 목재로 쓰는 것은 표준 숲 관리 방법이고, 기둥 교체만을 위해 따로 나무를 관리한 건 아님. 이런 혼합 활엽수림 관리 방식에 대한 추가 설명과 역사적 참고 자료는 http://www.new.ox.ac.uk/NC/Trivia/Oaks/">여기에서 확인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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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이야기가 성장 해커나 LinkedIn 자기계발 글에서 성공을 위한 계획의 예시로 흔히 쓰일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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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가 위대해지는 것은 늙은이들이 자신이 쉴 그림자를 누릴 수 없는 나무를 심을 때"라는 명언을 떠올림 (Elton Trueblood의 명언 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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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이었으면 좋겠는 바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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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ch drop experiment를 여기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음
Pitch drop experiment란 초고점성 물질이 방울로 떨어지는 데 십수년씩 걸리는 긴 실험임. 자세한 설명은 위키피디아 링크 참고 -
여가 시간에 Collatz 추측을 증명하려 노력하고 있음. 나보다 똑똑한 수학자들도 실패했지만, 내 시도가 누군가의 증명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람. 수학은 이전 세대의 성과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쌓아가는 과정임. "완결"이란 없고, 계속 커지고 정교해지는 움직임임. 아직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이디어가 있어 시도하는 중인데, 보통 이런 것이 실패 원인이기도 함. 그래도 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함. 인류가 수 세대에 걸쳐 큰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 일이 인류의 위대한 점임. 대표적 사례로는 수백 년간 이어진 천연두 박멸 움직임을 꼽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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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wart Brand와 Clock of the Long Now, 그리고 장기적 프로젝트들이 생각남. Tim Ferris 인터뷰에서 Brand가 한 말 중 "자부심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행복의 원천임"이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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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결코 완결되지 않음. 또, 늘 사라질 위기에도 있음. Bill Thurston의 말을 빌리자면, 수학적 이해는 수학자 공동체라는 슈퍼유기체 안에 존재함. 나는 분산 파일 시스템의 일부로 지속성과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을 함께 제공하는 셈임
MathOverflow 관련 글 -
간단하면서 아직 풀리지 않은 새 문제 후보로 "The Antihydra"를 소개함
"이 프로그램은 멈추는지?"a = 8 b = 0 while b != -1: if a % 2 == 0: b += 2 else: b -= 1 a += a//2
(//는 정수 나눗셈, 즉 binary shift one to the right 의미)
문제 관련 설명1, 문제 관련 설명2 -
학계에서 굉장히 협소한 주제의 경우, 관련 논문 하나가 수십 년 후에야 다른 논문에 의해 언급되는 일이 종종 있음.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주제 세계 최고 전문가가 되기 쉬운데, 논문 수가 적고 전문가들이 시간적으로 띄엄띄엄 흩어져 있음. 마치 초희귀 주제의 웹 포럼 스레드 같아서, 몇 년에 한 번 새로운 댓글이 달리는 상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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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2번 애비뉴 지하철은 1942년에 준비 공사가 시작되었고, 첫 번째 구간은 2017년에야 완공되었음. 성공적인 결과 자체는 칭찬할 만하지만, 너무 느리고 그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는 반성해야 한다고 봄.
왜 맨해튼에서 지하철을 파는 일이 서울보다 20배, 파리보다 10배나 비싼지 명확한 설명이 부족함.
더 심각한 비용 문제를 다룬 기사: VitalCityNYC
최근 이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 중임: 관련 블로그-
오늘 이 주제를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음. 결론을 잘 정리한 짧은 글: volts.wtf 글
관련 추가 포스트: bsky 링크
이런 비관과 반대를 기본 정신으로 삼는 사회가 안타까움 -
"즉시 명확하지 않다"는 구절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봄. 만약 Ezra Klein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도 이 상황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임. 규제에 대한 단순한 비난은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함. 이런 문제가 왜 생겼는지에 대해 그 어떤 존경받을 만한 이론도 아직 완벽하게 접근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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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에서 느리게 진행되는 실험의 좋은 예로 "cosmic distance ladder"가 있음.
YouTube 영상, 위키피디아
수세기에 걸친 다양한 관측과 삼각법을 응용해 지구 반지름, 달과 태양까지의 거리, 행성마다의 궤도 형상, 은하의 거리 등을 하나씩 측정해 왔음. 이 과정에서 고대 에라토스테네스, 아리스타르코스의 고전 측량, 케플러의 타원 궤도 연구 그리고 금성 횡단 관측 기간에 걸친 혁신적 사례까지 이어짐.
점점 더 먼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기초적 거리 측정에서 시작해 항성의 밝기, 변광성, 허블의 법칙 등 점진적으로 데이터를 쌓아 우주의 확장을 확인하게 된 역사임-
이 영상을 통해 천문학이 얼마나 방대하고 장기적인 데이터셋을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되었음. 특히 Galileo와 Tycho Brahe가 데이터 공유 문제로 다퉜다는 일화가 흥미로웠음 (Galileo가 데이터를 훔쳤다는 얘기도 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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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러운 정보 전달에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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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영어의 모든 한 음절 단어들을, 오직 다른 한 음절 단어만으로 정의한 사전을 만듦. 'A'부터 1년에 한 글자씩 작업해서 26년 만에 완성했음. 수백 페이지로 길지는 않지만, 만약 한 번에 다 하려고 했다면 'B'나 'C'쯤에서 질려서 포기했을 것 같음. 따라서 이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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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많은 단어들을 한 음절 단어만으로 정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프로젝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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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 Scrabble 게임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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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Second Avenue Subway)는 정말 한심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함. Fermat의 마지막 정리 증명같은 업적들과 같은 리스트에 이 노선을 올리는 건 다른 업적에 모욕임.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지하철 노선일 뿐 아니라, 이미 터널 굴착 기술은 현대적으로 발달해 있음에도 비효율이 극심함. 주요 원인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갈등과 쓸데없는 관료주의 때문임. MTA(교통청)와 공원관리국의 권력 싸움, 보여주기식 고용, 터널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인원에게까지 급여 지급, 정치적 싸움 회피 차원에서 비용이 더 드는 deep-bore 굴착 선택부터 각 부서가 각자 땅에 독자 권력을 행사하려는 행동 등이 모두 심각한 원인이었음
참고 링크: Hudson Tubes 비용 비교, 뉴욕타임즈 보도, Pedestrian Observations 블로그 -
꼭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피치 드롭 실험)와, 단순히 자원이 부족해서 오래 걸렸던 노트르담 같은 것엔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큰 성당 하나를 완성하려면 정말 많은 바위나 자원을 찾는 데도 시간 소요되는 경우임. 한편 피치 드롭 실험은 정말로 자연이 오랜 시간을 들여 우리에게 뭔가를 가르쳐주는 유형임. (코믹하고 강조를 위한 예시로 듦. 물론 노트르담도 인상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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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지을 때, 시작하는 이들이 완공되는 걸 자신이 못 볼 걸 알면서도 시작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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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이 여러 세대에 걸쳐 지어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음. 5년 만에 완성되어 바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나, 그리고 내 자녀가 모두 참여한 건축물이라면 그 규모와 깊이가 완전히 다름. 수십, 수백 년에 걸쳐 완성되는 프로젝트에는 삶을 뛰어넘는 숭고한 면이 있고, 그것이 꼭 신전을 넘어 백악관처럼 세속적인 건축일지라도 마찬가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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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느려야 하는 것과 불필요하게 느린 것, 그리고 주어진 시간만큼 일을 키우는 경계 어딘가에 프로젝트들이 자리잡는다고 봄. 수학 (특히 연구 분야)에선 실제로 '쓸모'보다 '흥미'를 중시하고, 우연히 큰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음. 간접 결과가 더 느리고 긴 프로젝트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속도란 본질적으로 문제에 달린 것인가, 아니면 지나가봐야 아는가, 혹은 자원이 잘못 쓰인 경우에만 알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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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에서 과학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풍자한 오래된 만화나 밈이 생각남
시위자: "우리가 언제 무엇을 원하죠?"
군중: "고품질 이중 맹검, 샘플 수 10만 명, 20년 장기, 사전 등록 임상 연구요!!"
시위자: "언제 원하죠?"
군중: "지금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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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t (2019, March)
Fast (2019, Dec)
Fast · Patrick Collison (2019,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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