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ker News 의견
  • 브라질 중앙은행이 몇 년 전에 Pix를 도입했음. 이 시스템은 전국적으로 기본 송금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됐으며, 개인과 회사 모두에게 즉시 무료로 송금할 수 있고, 모든 은행에서 이용 가능함. 그런데 최근 미국 대통령이 Pix를 미국에 대한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규정하고 조사를 시작했음. 이런 조치들이 보면 미국 정부가 현상 유지를 위해 움직인다고 느껴짐. 하지만 만약 달러에도 이런 공공 디지털 인프라가 생기면 얼마나 큰 영향이 있을지 궁금함

    • 세금 시스템과 연동된 그런 시스템을 보고 싶음. 매년 수령인의 총소득을 추적해서 소득세에 맞춰 세금을 자동으로 원천징수해주는 구조가 바람직함. 판매세와 주 소득세도 지원해야 하며, 각 거래를 올바르게 표시하기만 하면 세금 관련 처리가 자동으로 끝남. 사업 경비도 표시해서 공제까지 한 번에 처리될 수 있음. 물론 누군가는 거래의 성격을 속일 수 있지만, 그건 이미 세금 사기이며 기존에도 대응 메커니즘이 있음
    • 이런 댓글 볼 거라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너무 반가움. 사실 미국이 더 걱정하는 건 Pix가 세계적으로 퍼질 가능성임. 워낙 좋은 공공 프로그램이라 언젠가 많은 국가가 이걸 도입하거나 변형 버전을 채택할 거라 생각함. 이미 태국, 말레이시아처럼 도입한 곳도 있는 걸로 앎. 소비자는 무료에, 어디서나 되고 기업들은 이중으로 좋아하고, 정부 입장에서도 탈세 방지나 사기 근절에 도움이 되니까 정부도 좋아함. 신용카드가 아직 더 나은 건 잔고가 없어도 결제가 되고, 사기 상점에 대한 보호가 좀 더 크기 때문임. 하지만 미래에는 이것마저 Pix 같은 시스템으로 바뀔 거라 생각함
    • 내가 알기로 Pix가 급속히 확산된 건 코로나 때 브라질 정부가 지원금을 뿌릴 때 수령 방법이 Pix뿐이었기 때문임. 모두 어쩔 수 없이 쓰다가 익숙해졌고, 그 후 가맹점들도 Pix를 밀기 시작했는데 수수료가 ACH 수준으로 저렴해서임. 현재는 차지백 시스템(MED)이 썩 좋지는 않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음. Pix의 장점이 많긴 한데 사양이 너무 복잡하고 구현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음
    • Pix에 대한 배경 지식이 더 궁금하다면 BIS Bulletin이 좋은 출발점임
    • 브라질 중앙은행이 Pix 네트워크 운영 비용과 자금 출처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는지 궁금함. 어차피 완전 무료인 서비스는 없기 때문에, 결국 비용은 고객에게 전가되는 숨은 세금이 있지 않을까 의심됨. 네트워크 유지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그 인프라 비용도 반드시 누군가 지불하는 중임. 공개된 비용이 있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제품의 가격에 녹아들게 됨. 물론 그래도 기존보다 훨씬 쌀 수는 있지만, ‘완전 무료’는 아님
  • 인도는 2016년부터 UPI를 운영 중이고, 최근엔 Visa와 Mastercard의 전 세계 거래량을 뛰어넘어 하루 6억 5천만 건이나 처리함 관련 기사. Visa나 Mastercard 같은 결제 프로세서들은 한 나라 GDP의 1~3%에 해당하는 민간 "세금"을 걷는 셈이고, 어떤 거래를 허용할지 자기들 기준을 강요함. 이런 시스템 대신 UPI와 Pix 같은 대안이 있으니, 나라의 필수 인프라를 더 비싸고 불편한 민간회사에 맡기는 건 이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임

    • 우선 이 말이 맞음. 많은 얘기가 HN에서 Pix 얘기를 먼저 하지만, 사실 UPI가 더 먼저였고 Pix에도 영감을 줬음. 규모로 보면 UPI가 압도적이고 더 분산 구조임. 위에 올라온 링크는 참고로 엄청나게 편향된 인도 극우 매체(RSS 계열, BJP와 연관)의 기사라 객관성이 많이 떨어짐. 대체 리소스가 더 신뢰할 만함: UPI 위키피디아, National Payments Corporation of India 등에서 역사적 맥락까지 확인 가능함. 현 정부를 좋아하든 싫어하든(나는 후자지만), 결제 인프라 분야만큼은 인도가 세계 최고의 성과와 밝은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함. 인도는 이제 MC/Visa 같은 회사들의 세계적 독점 시도에 대놓고 맞설 수 있는 위치에 있음
    • EU에서는 수수료가 0.3%로 상한되어 있고, 각국마다 더 인기 있는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있음. 신용카드가 글로벌 호환이 된다는 점이 독점의 근본 원인임
    • 인도에는 RuPay라는 Visa/Mastercard와 경쟁하는 자체 시스템도 있는데, 이미 Visa를 제치고 점유율 1위임. 동남아나 걸프지역 등 세계 여러 시장에서도 사용됨
  • 신용카드 독점 문제는 EU가 규제로 상당히 잘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임. 유럽에서는 직불카드 결제 수수료는 0.2%, 신용카드는 0.3%로 상한임. 하지만 미국에서는 수수료가 약 2%임. 미국 기업들은 이 수수료로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을 카드 네트워크에 지불함. 유럽처럼 상한 적용되면 그 돈의 85%가 기업에 남게 됨

    • 개인적으로 0.2% 정도가 적당한 수수료임. 중국의 WeChat은 시스템 내에서 무료, 출금 시 0.1%만 부과함. 결과적으로 Visa/Mastercard 수수료는 민간 경제에 대한 ‘세금’이나 다름없음. 미국에서는 Visa/MC, TurboTax, PBM(약품 유통 등) 같은 중간 플랫폼들이 정치 자금으로 현행 체계를 고수하는 구조라 당분간 바뀔 것 같지 않음
    • EU(ECB)는 현재 SEPA(단일 유로 결제 지역)와 비슷한 시스템을 카드에 적용하는 걸 추진 중임 ECB 카드 결제 동향, Visa/Mastercard에 의존하지 않는 즉시 결제 시스템 Wero 개발도 추진 중임 wero-wallet.eu
    • 이런 규제의 1차적 이점만 보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소비자 가격이 더 직접적으로 저렴해지는지는 의문임. 신용카드가 소비 촉진 효과도 있어 경제활동에 활력을 줄 수 있고, 카드 업계 수익성이 줄면 카드 보급 자체가 줄어들 수 있음. 이런 현상이 소비자에게 더 이득인지, 혹은 현금/직불카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 진짜 좋은지 연구 결과는 혼재되어 있음. 미국엔 4개 정도의 결제망이 있지만 수수료는 늘 비슷하게 유지되어 왔음. 3% 정도가 시장 수렴값이 아닐까-그게 아니라면 큰 반독점 조사가 필요함
    • 이처럼 조용하고 지루해보일 수 있는 규제가 사실 엄청난 영향을 주는 사례임
    • 이런 변화는 최근 일이고, 오랜 기간 동안 영국 같은 곳에서는 신용카드 결제에 £3 회선 사용료를 무조건 부과하는 관행이 있었음. 지금도 정책상 불법이지만, 최소 금액 제한, 해외 사용 수수료 등은 여전히 랜덤하게 부과됨. 이 모든 건 원래 1970년대 해외 사용 감지용 하이테크 시스템에서 시작됐고, 그게 산업 표준처럼 굳어져 계속된 것임
  • 중국 사례도 흥미로움. 2001년 WTO 가입 당시 금융 서비스 시장을 외국계에도 전면 개방하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시행 안했음. 미국이 2012년 WTO 제소에서 이겼고(비자·마스터카드를 위해), 2024년이 되어서야 MasterCard가 전면 도입됨. Visa는 아직 미진입임. 그동안 중국은 자국망을 만들어 이중 독점을 피한 셈임. 관련정보

    • 그뿐 아니라 미국산 결제기술, 감시·통제에 대한 의존도 피했음. 반면 EU는 국경간 결제에 Visa/Mastercard 의존도가 높고, 독자적인 결제 네트워크를 못 만들어서 비상시 미국업체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 러시아는 2014년 크림 사태 직후 MIR 시스템 도입해서 자립에 성공함
  •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인데, 스테이블코인(USDC/USDT 등)이 앞으로 10년간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될 것임. SWIFT 기반 국제 송금은 최소 6개 이상의 중개자가 개입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송금은 입금-출금 중개자 2명만 필요해 비용이 1~5%보다 훨씬 낮음. 이미 10년 이상 운영 중인 메이저 블록체인(ETH) 위에 얹혀 동작하고, 이런 네트워크가 국내 결제에도 침투하게 되면(UPI처럼), 결제시장 판이 뒤집힐 시점이 올 것임. 한 가지 점은 Visa/Mastercard도 이 신세대 인프라에 합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

    • SWIFT 국제 결제는 대부분 0~1개의 중개자만 필요하고, ISO20022 포맷상 3개가 넘으면 훨씬 복잡해짐이라는 점을 짚고 싶음
  • 인도의 금융 포함 정책(Jan Dhan Yojana)이 의도치 않은 혁신을 만들었음. 정부가 극빈층에게 무료 은행 계좌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카드 수수료도 무료여야 효과가 있었음. Visa와 Mastercard에 수수료 면제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했고, 인도 은행들도 반대함. 그래서 인도는 자국 카드(네트워크 RuPay)를 집중적으로 키우기 시작했고, 이게 핀테크 혁신의 중심이 됨. 현재 5억 5천 9백만 건의 계좌 대부분이 RuPay 덕분에 개설됐음. 역설적으로 Visa/Mastercard가 허락했다면 RuPay의 성공은 없었을 것임

  • Visa와 Mastercard의 시장 지배가 순수한 기술 혁신 덕분이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와 은행과의 긴밀한 관계 때문임

  • 관련 사례로, Valve가 신용카드 회사의 압력으로 Steam에서 특정 어른용 게임을 내리게 된 사례가 있음

  •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2021년에 직불카드 결제가 1,000억 건, 신용카드는 510억 건이었음. 건당 결제 금액은 신용카드가 두 배쯤 많았고, 직불카드는 평균 0.73%, 신용카드는 1.5~3.5%의 수수료를 가짐. 나는 오래동안 직불카드만 썼고, 신용카드 수수료가 더 낮다는 점에서 소비자 혜택은 전혀 못 느꼈음. 최근엔 신용카드를 적극적으로 돌리고, 연회비 이상 캐시백과 포인트 혜택을 누리는 구조로 "승리" 중임. 결론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자 이익은 결국 직불카드 사용자 등 다른 집단이 보조하는 셈임

    • 참고로, 신용카드 리워드로 부유해진 사람은 없음. 하지만 본인이 즐긴다면 그 방식대로 하면 됨. 어쨌든 현금과 직불카드 사용자가 신용카드를 보조하고 있음
  • 미국 금융 시스템에 의존하는 나라는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됨. 그래서 국가 규모가 큰 곳은 스스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임

    • 이건 이념이 아니라 국가의 주권 문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