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기업은 어떻게 눈이 멀어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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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eo](https://news.hada.io/@neo)
- Published: 2026-07-12T08:34:15+09:00
- Updated: 2026-07-12T08:34:15+09:00
- Original source: [ianreppel.org](https://ianreppel.org/how-successful-companies-go-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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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ic Body

- 성공한 기업은 과거의 성장을 이끈 역량을 더 이상 식별하거나 보상하지 못하는 **역량 실명(competence blindness)** 에 빠질 수 있으며, 좋은 실적에 기대어 이런 상태로도 수십 년간 생존할 수 있음
- 급성장기에 채용 기준을 낮추고 내부 방식만 배운 직원이 다시 사람을 뽑는 과정이 반복되면, 현재의 혼란에 잘 적응하는 구성원만 늘고 **신중한 엔지니어링**은 발현되지 않는 퇴화 형질이 됨
- 외부에서는 브랜드·마진·인원 증가가 건전해 보이지만, 내부에는 작성자만 실행할 수 있는 빌드 파이프라인과 고참의 상시 대기가 필요한 배포, 낡은 위키가 남아 **실적과 기술 기반의 건전성**이 어긋남
- 문제를 해결하려 만든 **우수성 센터(Centre of Excellence, CoE)** 가 표준·템플릿·의무 절차를 중앙에서 통제하면, 실무자의 내재적 동기와 조직 전반에 분산돼야 할 우수성을 오히려 억누를 수 있음
- 진입 장벽이 높은 안정적 시장에서는 낭비와 관료주의를 교정할 경쟁 압력이 약하고, 남은 구성원은 자신도 모르게 환경에 적응해 외부를 상상하는 능력을 잃지만 다른 환경으로 옮기면 억눌렸던 역량이 다시 발현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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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환경이 시력을 결정함
- 멕시코테트라(*Astyanax mexicanus*)는 불과 수 킬로미터 떨어진 두 환경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존재함
  - Sierra del Abra의 강에서는 눈을 가진 일반적인 물고기처럼 행동함
  - 같은 산 아래 석회암 동굴에서는 [눈이 멀고 색소가 없으며 반투명한 모습](https://doi.org/10.1098/rstb.2015.0487)을 보임
  - 두 형태의 **유전체는 사실상 동일함**
- 동굴 환경에서는 수정 후 몇 시간 안에 수정체 형성 프로그램이 조기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일으킴
  - 시각 조직에 쓰일 에너지는 더 나은 후각, 더 깊은 곳에서의 먹이 활동, 먹이가 부족한 해를 견딜 지방 비축으로 전환됨
  - 시각 유전자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력의 발현이 중단**된 상태이며, 같은 물고기도 강에서 부화하면 볼 수 있음
- 멕시코 동굴어는 눈이 사라진 뒤에도 [100만 년 넘게 눈 관련 유전자를 유지](https://doi.org/10.1038/s41559-018-0569-4)했으며, 기업에서도 환경에 따라 기존 역량이 발현되지 않는 유사한 현상이 생김

### 역량을 알아보지 못하는 조직
- 성공의 기반을 잊은 기업은 채용한 사람에게서 필요한 역량이 더 이상 발현되지 않자, 그 역량 자체를 식별하지 못하는 **역량 실명**에 빠짐
- 이는 기존 시장의 고객과 마진에 집착하다 실패하는 [파괴적 혁신의 전형적인 기존 기업 문제](https://hbr.org/2015/12/what-is-disruptive-innovation)와 다름
  - 역량 실명에 빠진 기업이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님
  - 오히려 이런 상태로 수십 년간 존속할 수 있음

### 급성장과 채용이 만드는 동굴 개체군
-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면 인원 목표를 맞추려고 채용 기준을 낮추다가 결국 기준 자체가 사라짐
- 다른 조직에서 일해보지 않은 엔지니어가 내부 방식을 익힌 지 1년 만에 채용 면접에 참여하기도 함
  - 비교할 외부 기준이 없어 현재의 혼란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선발함
  - 이 과정이 반복되면 선의는 있지만 무엇이 잘못됐는지 의심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조직을 채움
  - 이들은 **동굴 밖을 경험하지 못했고**, 동굴 안의 생활에도 만족함
- 외부에서는 강한 브랜드와 괜찮은 마진, 늘어나는 인원 때문에 회사가 건전해 보임
- 내부에서는 기술 기반이 이미 취약해져 있음
  - 빌드 파이프라인은 최초 작성자만 실행할 수 있음
  - 배포가 불안정해 고참 엔지니어가 항상 대기해야 함
  - 위키는 상형문자나 다름없을 정도로 오래됨
- 회사의 수치가 여전히 양호하므로 경영진은 **기술 기반도 건전하다고 판단**함

### 신중한 엔지니어링의 세포자멸사
- 신중한 엔지니어링 역량은 존재하더라도 투입한 에너지를 돌려주지 않는 환경 탓에 발현되지 않는 **퇴화 형질**이 됨
- 이 역량을 고집하는 엔지니어는 동굴이 영양을 공급하지 않는 기관에 에너지를 쓰는 셈이며, 제안이 몇 차례 묵살되고 나면 역량의 세포자멸사가 시작됨
- 외부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에게는 문제가 즉시 보이지만, 업계가 이미 오래전에 받아들인 개선안을 내놓아도 과도한 설계이자 학술적 접근이며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다는 답을 들음
- 뒤늦은 유지보수 제안은 기존 인프라를 이어 붙인 엔지니어들의 [정체성에 대한 공격](https://ianreppel.org/the-emperors-new-xerox/)으로 받아들여짐

### 우수성 센터의 역설
- 조직은 이런 문제에 대응해 **우수성 센터**를 구성함
- 건강한 기업에서는 우수성이 조직 전반에 분산돼 일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동굴형 조직에서는 별도의 프로세스 조직으로 추출됨
  - 표준을 작성함
  - 템플릿을 강제함
  - 의무적인 절차와 행사를 운영함
- 중앙 조직이 통제에 집착하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결과물이 더 이상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내재적 동기가 약화](https://hbr.org/1998/09/how-to-kill-creativity)됨
- 우수성을 육성한다는 이름과 달리, 이 조직은 육성해야 할 **바로 그 역량을 억제**하도록 설계됨

### 안정적인 시장이 관료주의를 보호함
- 시장 진입 장벽이 매우 높으면 기존 기업은 [신뢰할 만한 신규 진입자가 가하는 규율 압력](https://doi.org/10.1093/wbro/6.1.1)을 받지 않으므로 관료주의를 축적하고 낭비를 감수할 수 있음
- 지질학적으로 안정적인 동굴에서는 새로운 눈을 기를 필요가 없음
- 그 결과 스스로 기술 기업이라 부르는 회사가 콘퍼런스에서는 대형 기술 기업처럼 말하면서도, 실제 제품 출시는 **1990년대 지역 공공서비스 기업**처럼 수행할 수 있음

### 들어오는 사람과 남는 사람
- 브랜드와 현금은 계속해서 외부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를 끌어들임
- 새로 합류한 엔지니어는 회사가 이전 시기에 축적한 지방으로 버티고 있으며, 어둠 속에서 자신의 기술이 퇴보한다고 느낌
  - 일부는 눈이 멀기를 거부해 1년 안에 퇴사함
  - 경영진은 명백한 조직적 원인 대신 세대의 변덕, 문화 적합성, 노동시장 등을 퇴사 이유로 삼음
- 남는 구성원에게는 일이 예측 가능하고 급여가 적절하며 내부 게임이 익숙함
  - [조직의 게임을 수행하는 법](https://ianreppel.org/ironclad/)을 익힌 사람에게는 정치도 보상을 제공함
  - 시간이 지나면 편안함이 시력을 끄고, 동굴 규칙에 능숙해지는 대신 동굴 밖의 자신을 상상하는 능력은 계속 줄어듦

### 머무름도 적응의 한 형태임
- 기능 장애가 있는 회사에 똑똑한 사람이 남는 현상은 보통 상황을 묵인한 것으로 해석됨
- [Hirschman](https://www.hup.harvard.edu/books/9780674276604)의 세 가지 선택인 **이탈(exit), 발언(voice), 충성(loyalty)** 은 여전히 유효함
- 동굴어 비유는 네 번째 가능성을 더함
  - 남은 사람은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 채 동굴의 압력에 적응함
  - 적응이 충분히 진행되면 충성과 구분하기 어려워짐
  - 이때 **머무름은 세포자멸사**가 됨

### 환경을 바꾸면 시력이 돌아올 수 있음
- 멕시코 동굴어는 눈 유전자를 완전히 잃지 않았으며, 가까운 지표 개체군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볼 수 있음
- 시력을 다시 켜는 것은 물고기가 다음에 헤엄쳐 들어가는 **환경의 물**임
- 기업 환경에서 억제된 역량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다시 발현될 수 있음

## Comments



### Comment 61643

- Author: neo
- Created: 2026-07-12T08:34:16+09:00
- Points: 1

###### [Hacker News 의견들](https://news.ycombinator.com/item?id=48859678) 
- 현재 다니는 전통적 방산업체에도 잘 들어맞지만, **실명보다 관성**이라는 비유가 더 정확해 보임. 새 절차에 위험을 감수할 금전적 유인이 없고, 문지기·조직 간 장벽·관료주의·위험 회피가 변화를 막거나 늦춤  
  이전의 스타트업·초기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밀어붙여 시제품과 특허까지 만들었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동료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자주 제지당함. 선택받은 집단에 속하지 않거나 5단계 관리 승인을 받은 완성형 사업 계획이 없으면 출발부터 좌초됨  
  역량을 잃는 실명이 아니라 **정체**이므로 회사를 떠나는 순간 다시 움직일 수 있지만, 눈먼 물고기는 눈을 되찾지 못함
  - 반대편에서는 불완전한 방식을 한번 도입했다가 제안자가 퇴사해 버리고, 남은 이들이 골치 아픈 잔해를 치우는 상황을 겪기도 함. 획기적인 기술 시연보다 부족한 것은 **자기 결과물을 끝까지 정리하고 책임질 능력**을 입증하는 일일 수 있음
  - 가장 황당한 현상은 **비기술 관리자**가 자신이 구현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없애는 것임. 많은 관리자는 관리 능력이 아니라 기술력 덕분에 그 자리에 있다고 믿는 듯함
  - 회사는 어느 시점에 **작동하게 만들기**에서 **망가뜨리지 않기**로 전환함. 둘 다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후자에는 훨씬 많은 제약이 따름
  - 결국 선택받은 집단, 즉 **신뢰받는 집단**에 들어가야 함
  - 시스템이 성장하면서 결국 **스스로를 억누르게 됨**

- 지금 몸담은 회사도 **성공한 회사가 눈이 머는 과정**에 있음. 크게 성장한 뒤 내부의 두 집단 때문에 막혔는데, 첫째는 10년 넘게 작고 쉬운 프로젝트를 거치며 반복 승진해 경영진이 됐지만 대규모·복잡한 과제의 실전 역량을 쌓지 않았고, 지난 10여 년 밖의 관점도 없는 이들임  
  둘째는 8년가량 쉬운 프로젝트에서 성공 기록과 신뢰를 쌓아 감독과 책임에서 벗어난 기술 책임자들임. 역량 개발이나 다른 관점에 관심이 없고, 의사결정을 자기 자신에게 유리하게 내리며 새로 영입된 노련한 관리자조차 무시함  
  작은 프로젝트가 갑자기 훨씬 크고 복잡해져 까다로운 외부 고객 및 대규모 외부 채용과 맞닥뜨리면, **사후 대응식 의사결정**과 핵심 인력 의존, 계획·전략 부재가 한꺼번에 드러나며 조직이 무너지기 시작함

- 역량보다는 **환경의 문제**에 가까움. 유능한 사람도 두꺼운 관료주의 안에서는 재능을 보여줄 수 없으므로, 기업 관료제에서 일한다고 반드시 눈이 멀거나 역량을 잃은 것은 아님  
  다른 팀으로 이적한 하키 선수가 갑자기 두 배의 성과를 내는 것처럼, 재능이 새로 생긴 게 아니라 시스템과 역량의 궁합이 맞아 비로소 드러난 것임

- 벤처 자금으로 **최소 기능 제품(MVP)** 방식으로 만들어진 회사 대부분이 이 조건에 해당함. 공학적 완성도보다 사업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품질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졌고, 이 비대화는 언젠가 유지보수 비용을 계속 끌어올릴 것임  
  정작 이런 잔해를 만든 이들은 더 나은 새 환경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큼

- 대기업이 혁신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창업자 편향**일 수 있음. 실제 목표는 사용자 기반에서 최대한 수익을 짜내고 독점적 지위와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는 것이며, 밖에서는 실명과 쇠퇴처럼 보여도 내부에서는 핵심 사업 그 자체임  
  앞을 보는 엔지니어도 단지 **다른 동굴에 적응한 존재**일 뿐임
  - 한 측면을 개선하면서 다른 측면을 해치는 관행을 택하고도 **장기적 상충 관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임. 상충 관계의 존재만 인정해도 비용이 더 낮고 기회를 넓히는 현명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짐

- **대규모 언어 모델(LLM)** 은 이 과정 전체를 가속하거나 증폭함. 모두가 같은 집단사고에 빠지고 그것이 LLM의 코드 생성에도 스며들면서 결국 팀 전체가 부패함
  - 컨설팅을 하며 많은 팀이 LLM으로 **레거시 코드베이스까지 질주**하는 모습을 봄. 미국 기업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실명보다 퇴적에 가까우며, 진화할 문화가 없고 다음 분기 실적과 주주 가치에 대한 집착이 큰 역할을 함
  - 기업이야말로 최초의 **인공지능**이었음. 더 느리고 예측 가능성도 조금 낮았지만, 언제나 가장 밋밋하고 비인격적인 결과물만 만들도록 훈련된 초인적 지능이었음

- Intuit 초창기에는 뛰어난 인재와 팀이 있었지만, 내가 합류했을 때는 실질적 경쟁자 없는 업계 선두라는 지위에 지나치게 안주해 있었음. 제품 관리자로서 제품 조직에 보고하면서도 수많은 교차 기능 담당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매트릭스 관리** 때문에 거의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었고, 이런 안주는 채용 기준까지 낮췄음  
  이후 일한 Facebook은 팀이 더 대담하고 빠르게 움직였음. 여러 직군과 협업해야 했지만 훨씬 협력적으로 느껴졌고, 팀이 분기 목표만 달성하면 **큰 자율성**을 누릴 수 있었음

- 스타트업 대부분은 실패하고 대기업 프로젝트 대부분은 별 가치가 없는데, 이는 같은 동전의 양면임. **새롭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일은 아이디어부터 구현, 확장, 방향 조정, 피드백 수용까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  
  가치 있는 성공은 현지화, 관리자 제어, FedRAMP, 온보딩 개선 같은 누적 작업과 실험·점진적 확장·낭비의 비용을 댐. 아이디어와 MVP만으로는 부족하고, 수백만 사용자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내기는 힘듦  
  대기업 직원이 어리석거나 스스로 어리석어졌다는 데는 강하게 반대함. Adobe와 Salesforce에는 어떤 스타트업 직원보다 영리하고 박식하며 생산적인 부사장급 인재도 있지만, 구조상 큰 변화를 만들기 어렵고 그들의 성공은 TechCrunch에 실리지 않을 뿐임  
  지금은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해 정신적으로 만족스럽지만, 다른 모두가 눈멀었다고 착각하지는 않음
  - 개인 경영진이 영리하다는 점과 별개로, **당장의 유인**은 사람 자체를 바꿀 수 있음. 똑똑한 Adobe 임원도 성과를 위해 엔지니어끼리 경쟁시키고, 다수를 자극하려고 소수에게 보상을 몰아주며, 현 상태가 괜찮다는 이유로 미래에 대한 모험을 줄일 수 있음  
    스타트업 창업자는 그런 선택이 회사의 종말로 직결된다는 즉각적인 피드백과 결과를 받기 때문에 같은 행동을 피할 가능성이 큼. 거대 기업이라는 미로에서 유인은 어둠 속 길잡이이며, 그 유인에서 벗어나 과거 행동을 돌아보면 수치나 당혹감을 느낄 임원도 많을 것임
  - 큰 집단에 뛰어난 예외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대단한 통찰이 아님. 문제는 그들이 예외이고, 다수는 생계를 위해 출근하며 익숙한 과거를 반복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는 데 있음  
    Adobe의 마케팅 조직이 새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포장하지 못해 “우리는 Photoshop 회사이지 이런 걸 하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경영진을 설득할 수도 있음. 새 시도가 실패하면 메시지나 결함의 책임으로 해고될 수 있으니, 낡은 제품을 계속 밀다가 뒤처지는 편이 더 안전하게 느껴지는 일종의 조직적 보수주의임
  - 실제 문제는 **하위 관리자와 개별 기여자**에게서 생길 수 있음. 업계 기준에 못 미치면 기술 부채가 누적되어 적응하기 어려워지고, 유능한 이들이 계속 떠나거나 자신이 변화를 만들 수 없다고 느끼면 기준을 높이기도 힘들어짐
  - 새로운 것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애초에 늘 어려웠기 때문임. HTTP, 현수교, 대수학처럼 오늘날 당연한 개념도 기존의 **사고를 위한 발판** 없이 처음 고안하려면 엄청나게 어려웠을 것임  
    초기 논의를 읽어보면 지금은 단순하다고 여기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우회적인 논증이 가득한데, 보이지도 않는 원초적 공백에서 끌어내야 했다면 결코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님
  -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일 자체는 흔하며 과학자·발명가·예술가·작곡가가 가난하게 죽는 일도 흔함. 정말 어려운 것은 **판매하고 가치를 회수하며**, 그 위에 사업을 세우는 일임

- 이는 잘되는 것만 최적화하다가 큰 그림을 놓치는 **혁신기업의 딜레마**가 조직 내부에서 나타난 형태임. 기업에도 자연적인 헤이플릭 한계가 있는 듯함  
  이 책은 실제로 읽을 가치가 있는 몇 안 되는 경영서지만, 수천 개 회사가 ‘혁신’이라는 단어를 무작정 흉내 내게 만들기도 했음

- 글은 전반적으로 훌륭하고 사실도 많이 담았지만, 제목과 전체 서사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임. 묘사된 현상은 회사가 눈이 멀게 되는 과정이 아니라, 회사가 애초부터 **눈 없이 동굴에서 탄생**했다는 뜻에 가까움  
  회사라는 추상적 존재도, 다른 곳에서 일해 본 적 없이 동굴만 아는 엔지니어도 필요했던 적 없는 기관을 세포자멸사로 없앨 이유가 없음. 글에서 말하는 세포자멸사는 회사 자체보다 새로 합류한 사람이 조직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겪으며, 저항하다 떠나면 조직의 실명은 더욱 짙어짐  
  흡수되지도 떠나지도 않은 이들은 흔히 **조직 장벽을 세워 고립**됨. 드물게 정체된 회사 안에서 보석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개 팀의 고립과 추가적인 정체로 이어짐
